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134
134
제대로 연기할 수 있겠어요?
이안이 오디션을 보겠다 확정한 다음 날, 박동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1팀박동수) 다음 주에 식사 자리 있을 거야
‘식사부터 하네?’
[일단 물망에 오른 배우들과 편한 자리에서 연기 보는 게 윤 작가 스타일이야.]‘그래?’
[맘에 안 들면 나중에 오디션을 하거든. 보통 거기까진 잘 안 가. 그래서 윤 작가 드라마에 신인이 별로 없잖아.]‘그랬었지….’
이안이 하품을 쩌억 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조태웅이 잠에 취해 멍하니 시리얼을 퍼먹고 있었다. 이안이 쯧쯧 혀를 찼다.
“얼마 못 잤지? 그러게 그냥 방에서 쉬라니까.”
“대본이 너무 재밌더라.”
조태웅은 새벽까지 이안과 대사를 주고받다가 흐느적거리며 자기 방으로 향했다. 이안은 주방의 찬장을 뒤적거렸다.
“라면 끓이면 먹냐?”
“그런 당연한 거 물어보지 마라.”
“먹겠다는 거지? 세 봉지 끓인다.”
먹으면 먹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대답을 이상하게 한단 말이야. 이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
임태우와 함께할 무대를 준비하는 와중에 이안은 틈틈이 대본을 연습했다. 드디어 오늘, 작가와 감독을 만나는 식사 자리가 있었다.
“그게 대본이야?”
“연습하다 보니….”
“대본 받은 지 일주일도 안 되지 않았어?”
박동수가 너덜너덜한 이안의 대본을 보며 허허 웃었다.
“이 정도면 잘되겠다.”
“잘돼야죠.”
이안이 초조함에 괜히 대본의 가장자리를 접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원래대로라면 이 역할에는 김민재가 캐스팅된다. 그가 사고를 당해 연준서에게 넘어간다지만….
‘어때?’
[점심에는 김민재 만났었나 봐.]‘그렇겠지….’
이안, 자신이라는 변수가 생긴 이상 김민재가 미래에 사고를 당해서 하차할지 아닐지는 아직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김민재보다 더 작가와 감독의 마음에 들어야 했다.
“다 와 간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너라면 잘할 거야.”
“네 형. 고마워요.”
이안이 밴의 문을 열었다.
그 시각, 윤미숙 작가와 박표현 감독도 식당 근처에 다가오고 있었다.
박표현 감독은 이안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다.
“잘생겼네. 이미지는 딱 좋네요.”
“근데 너무 하얗게 생겨서 나중에 수염이 잘 어울릴까요?”
“이런 얼굴이 의외로 수염이 잘 먹을 때도 있어요.”
마침, 아위의 해외 팬들이 아위 멤버들의 얼굴에 수염을 합성한 이미지가 있었다. 윤미숙 작가가 그 이미지를 보며 무릎을 쳤다.
“어머, 이런 합성도 하나 보네 잘 어울리네요.”
“서양 애들은 수염 좋아하잖아요.”
박표현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춘택은 그 당시에도 미남이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 역을 맡을 배우는 얼굴이 빼어나야 했다. 일단 외형으로만 보면 합격이었다.
그들은 이안이 출연한 드라마의 클립 영상을 하나씩 재생했다.
“당소듣, 이거 좋았죠.”
‘당신의 소리를 듣고 싶어’의 애청자였던 윤 작가는 내심 이안이 그녀의 드라마에 출연해 줬으면 싶었다.
“사극은 아직 모르겠지만 연기력이야 흠잡을 데 없네요.”
“정 작가 알죠?”
“쪽대본 쓰시는 그분이요? 알죠.”
“걔가 어찌나 칭찬을 하던지…. 개인적으로 궁금한 배우 중 하나였거든요.”
윤 작가의 말에 박 감독은 이안도 괜찮다 생각했지만 단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아위가 너무 유명하다는 점이다. 마이디어의 군백기 이후로 아위의 인기는 내리막길이 없었다.
“근데 아이돌보다는 신인 배우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데….”
“김민재도 신인은 아니죠 감독님, 모델 출신이잖아요.”
“그렇긴 하죠.”
박 감독이 팔짱을 끼며 눈을 감았다. 점심시간에 만나 봤던 김민재도 연기를 꽤 괜찮게 했었다.
아위 멤버인 이안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왕왕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업계에서는 이안을 캐스팅하고 싶다는 작가와 감독들이 꽤 많았다. 그 얼굴에 연기도 잘하고 팬덤도 끌어올 수 있으니….
박 감독은 그래서 이안보다는 김민재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냐, 어쩌면 이게 역차별적인 생각일 수도 있어.’
박 감독이 생각을 바로잡았다.
‘만나서 얘기해 보기 전까진 아직 모르는 법이야.’
그들이 식당에 들어와 미닫이문을 열자 먼저 와 있던 이안이 벌떡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안녕하세요!”
“미리 와 계셨네, 반가워요. 나는 박표현 감독이에요. 이름 특이하죠?”
“연출자 같은 이름이네요.”
박 감독이 하하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에 악수 한 이안이 그들을 따라 자리에 앉았다.
‘와, 욕 나오게 잘생겼네.’
‘화면빨이 안 받는 거였나?’
박 감독이 큼큼 헛기침을 했다. 미리 검색해 보지 않았더라면 계속 이안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을 것이다. 그의 헛기침에 윤 작가도 정신을 차렸다.
“어머 어머, 실물이 더 잘생겼다.”
“내가 이십 년 넘게 이 바닥에 있었지만 이안씨만큼 잘생긴 배우는 못 본 거 같은데?”
“감사합니다.”
이안이 하하 웃었다.
음식이 나오고, 그들은 서로의 근황을 물어보며 편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안은 괜히 작품 얘기로 자신을 어필하려 하기보다는 감독과 작가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쳐 주면서 편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우리도 스태프 인원 많이 줄였거든요. 이안 씨 쪽은 어때요?”
“콘서트는 아마 온라인으로 할 것 같고, 음악방송도 아직 무관중으로 해요.”
“내년쯤에는 괜찮아져야 하는데… 앨범은 언제 나와요?”
“두 달 뒤에요. 작가님 따님이 저희 팬이라고 하셨죠?”
윤미숙 작가와 박표현 감독 콤비는 드라마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많은 배우들이 그들의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 한다.
“따님은 태웅이 좋아하세요? 에이, 왜 저를 안 좋아하지?”
“너무 잘생겨서 현실감이 없대요. 나는 우리 딸이 왜 그런 소리를 하나 했더니 실제로 보니까 진짜 그러네.”
“칭찬이시죠?”
“칭찬이죠.”
잔뜩 긴장해서 주눅 들지도, 눈에 띄려고 무리수를 두지도 않았다. 대화를 주도하는 이안의 모습에 박 감독이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역시 잘나가는 아이돌이라 그런가 자신감 있고 당당했다. 박 감독은 그런 이안의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
“그럼, 대본에 있는 대사 아무거나 해 보세요.”
윤 작가가 기습적으로 던진 말에 이안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애절하면 다치기 쉽고, 즐거우면 음란하기 쉽지. 그대는 어떠한가.”
낮은 목소리와 사극 톤의 대사가 조화롭게 잘 어울렸다.
이 대사의 핵심은 욕망을 경계하는 김춘택의 속마음을 나타냈는데, 표정은 잔잔한 웃음을 머금고 눈은 가늘게 떠 나른하고 방탕한 분위기를 풍겼다.
‘좋은데? 내가 생각한 것 그 이상이야.’
작가가 의도한 김춘택의 모순점을 아주 잘 파악했다. 윤 작가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안은 등을 꼿꼿이 세워 먼바다를 바라보는 듯 감독과 작가 사이 빈 공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훗날, 향토지에 누가 나를 기록해 주겠는가.”
후회,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을 띤 눈빛에 박 감독이 고개를 숙이곤 미소 지었다.
‘더 볼 것도 없네.’
연기 경력도 짧은데 이 정도의 깊이를 표현하다니. 박 감독은 하루빨리 그를 카메라에 담고 싶어졌다.
“좋네요.”
박 감독의 만족스러운 대답에 이안이 긴장을 풀고 편하게 웃었다.
“이안 씨한테 하나만 질문할게요.”
“네.”
“김춘택과 김작은애기, 우리 드라마에서는 김소아로 바뀔 이름이지만, 그들의 관계는 사랑이었을까요?”
윤 작가의 말에 이안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사랑이 연인 간의 사랑이라면,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되어서도 안 되고요. 불륜이잖아요.”
박 감독과 윤 작가가 하하 웃었다. 그들의 드라마는 불륜을 다룬 드라마 ‘부부의 위기’ 후속작으로 나올 예정이었다.
“그렇지. 그럼, 왜 그렇게 생각하죠?”
“김춘택은 지나친 욕망은 경계하면서도 자신의 얼굴과 재능을 이용할 때는 이용했거든요. 기생을 이용할 때 특히 그랬죠.”
외형이 잘생기면 대우가 달라진다. 그걸 이용한 것이다. 그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체감하고 있었는데, 김용민 때와 지금 최이안의 모습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온도 차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를 꼬시는 것도 김춘택에게는 쉬운 일이었죠, 근데 처음으로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여자를 만납니다.”
장희재의 조강지처였다가 첩으로 물러난 김작은애기, 김소아가 그랬다. 그녀는 김춘택에게 순순히 이용당해 주지만은 않았다.
“흔한 클리셰,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라고 생각해도 재밌는 그림이 나오겠지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녀도 장희재의 집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점을 이용해 김춘택과 줄다리기를 한다. 상대를 고발하려 하기도 한다. 그 아슬아슬한 텐션이 이들 조연의 핵심이었다.
“마음대로 휘둘려 주지 않는 김소아에게 인간적인 흥미는 가질 수 있었겠죠. 근데 사랑이라기엔 김춘택의 목표가 너무 확고했거든요. 그리고 작가님의 시놉을 보니까 틈만 나면 서로를 물어뜯으려 하죠? 마치 친구처럼.”
윤 작가의 대본에서 김소아는 김춘택을 천박한 놈이라 싫어했고, 김춘택은 이용하기 좋은 도구로 생각했다.
“남녀 사이가 사랑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사랑보다는… 애증에 가까운 동지애라고 생각합니다.”
윤 작가가 짙은 미소를 지었다. 앞서 점심에 있었던 김민재와의 식사 자리에서 김민재는 사랑이라 답했다.
김민재는 이안이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나에게 관심 없는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라는 해석을 가져왔었다. 하지만 이안의 대답이 더 작가의 의도와 부합했고 마음에 들었다.
“해석이 아주 좋네요. 그럼 그렇게 해석한 대로 연기를 할 생각인가요?”
“아뇨, 반씩 섞으면 좋을 거 같아요.”
박 감독이 팔짱을 끼며 등을 편히 기댔다. 마치 ‘요것 봐라?’하는 듯한 속마음이 내비쳤다.
“애증에 기반한 동지애냐 연인 간의 사랑인가. 시청자들이 해석할 여지를 남기면 재밌을 것 같거든요. 감독님 생각은 어떠세요?”
심지어 여유롭게 감독의 의견까지 물어본다. 박 감독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어려울 텐데… 제대로 연기할 수 있겠어요?”
“해 보겠습니다.”
“좋습니다. 맘에 드네요.”
자신만만한 태도가 아주 좋았다. 박 감독은 이 자리에 오기 전 했던 생각은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진짜 역차별할 뻔했네.’
인기 많다고 이 정도의 배우를 거절할 뻔하다니, 참으로 배부르고 편협한 생각이었다. 어쩌면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박 감독이 자신을 돌아보는 동안 윤 작가와 이안은 번호를 교환했다.
“연기 연습할 때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요.”
“감사합니다.”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식당 입구 앞에서 악수를 나눴다.
“대본 리딩 때 봅시다.”
“네, 그때 뵙겠습니다.”
이안이 허리를 꾸벅 숙였다. 박 감독과 윤 작가가 탄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이안의 앞에 아위의 밴이 정차했다. 이안이 밴의 문을 열고 의자에 몸을 던지듯 앉았다.
“딱 맞춰 왔네요, 형.”
“어떻게 됐어?”
“대본 리딩 때 보자는데요?”
“잘했다. 그 윤미숙 드라마라니.”
박동수가 맥주 한 잔을 들이켠 듯 상쾌한 얼굴을 했다.
윤미숙 작가, 이번엔 사극이다. ‘희빈 장씨’ 화려한 배우 라인업 화제
아위 이안, 윤미숙 사단 합류… ‘희빈 장씨’ 조선판 카사노바 김춘택 役 캐스팅
-연기ㅠㅠㅠㅠ 드디어 연기한다ㅠㅠㅠㅠㅠ
-사극 존좋ㅠㅠㅠㅠㅠㅠ
-바로 미숙드 들어가네ㅋ 역시 빽이 좋아
└빽은 뭔빽이야 ㅅㅂ 루머유포 피뎊땄다
└└미숙드 빽 있다고 못하거든? 미숙드 할라고 배우들이 줄을 섰는데ㅋㅋ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연기 잘하니까 볼맛나겠다
-쵱앉한테 중국 갑부 붙었다며ㅋ 바로 대박 들마 들어가네ㅋㅋㅋ 투명하다 투명해ㅋㅋㅋ
└중국 자본이 달달하긴 하지ㅋ 윤미숛도 돈 앞에선 별거아니네ㅋ
└미남계로 들마도 꽂히고 개꿀인생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