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180
180
주영이는 어때요?
-아위 매니저 결혼식에 태웅이 왔어ㅠㅠㅠ
출처는 하객 인스타에서 긁어왔는데 문제되면 펑할게ㅠ
└장발ㅁㅊㅁㅊ개잘생겼어
└어떡해 태웅이 실력 그새 늘었어ㅠㅠㅜㅠㅜ
박동수와 서수련의 결혼식은 아직 피로연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하객들의 SNS를 통해 사진과 영상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늘 아위 매니저 결혼식 상황.myt
블랙러시 완전체에 조태웅 복귀 아위 신곡부름
└노래 개좋다
└와 미친
└근데 조태웅 복귀 맞음? 결혼식만 잠깐 간 거 아냐?
-아위 신곡이 아니라 그냥 특별축가?라는데?
다른 영상 박진혁 멘트 보니까 음원 안나온다고 함ㅇㅇ
└음원 진짜 안나와?
└아 음원 풀어달라고ㅠㅠㅠ
└딴말이지만 매니저랑 사이 좋은가보다 축가를 직접 작곡해오다니ㄷㄷ
아위는 식만 참여한 뒤 다음 앨범의 녹음을 위해 회사로 향했다.
“우리 오랜만이었는데 개쩔었지 않았냐.”
“애드리브 미쳤고요.”
축가를 불렀을 때의 상황이 생각난 멤버들이 흐뭇하게 웃었다.
“아까 우리 축가 부른 거 누가 영상 올렸다.”
“개빠르네.”
“찍는 사람 많더라.”
멤버들이 핸드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주차장에서 내렸다.
-이안이 첫 소절 부르는데 홀리하지 않냐
-곡까지 새로 만들어올정도면 매니저 진짜 애들한테 잘해줬나보다
└체크무늬 매니저 ㅂㄹㄹㅅ때부터 친절하기로 유명했음 애들 케어도 잘하고ㅇㅇ
-태웅이 표정 밝아보여서 다행이야ㅠㅠㅠ그래서 컴백은 언제? 그컴제?
-느낌 왔어 각이다 애들 곧 컴백 각이야
-일단 고굽척해 개똥촉들아
-아직 컴백은 기대하지말자 결혼식 잠깐 왔다간거로ㅇㅇ 근데 난 기대함><
SNS에서는 아위의 결혼식 참여 관련 영상을 본 팬들이 글을 올리고 있었다. 폭발적인 화력에 아위 관련 해시태그가 실시간 Top10 안에 올라오기도 했다.
그들이 회사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왔을 때쯤 조태웅이 말했다.
“우리 이거 사진 찍어서 올리는 건 어때?”
“좋다. 모여 봐.”
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 셀프 카메라로 7명을 다 담아야 했다.
어쩌다 보니 아위의 단체 셀카는 이안이 전담하게 됐다. 그가 팔을 뻗어 자리를 잡자 다들 익숙한 듯 그의 뒤에 서서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아, 나 눈감은 거 같아. 다시 찍자.”
“서담이 내 머리 뒤에 손가락 치워라.”
“쳇.”
인원이 많으면 타이밍 잡기가 어려워진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나마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잘 나왔네. 톡방에 보낼 게. 팬카페 글은 태웅이 니가 쓸래? 우리 진짜 컴백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 많은 거 같은데.”
“태웅이 복귀 사실 아직 말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아 맞다. 비밀이지.”
조태웅의 복귀와 더불어 아위의 팀 활동 재개는 아직 오피셜로 나오지 않았다. 회사에서도 아위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어느 날 갑자기 티저 이미지를 올리는 것으로 깜짝 컴백 계획을 짜 놓은 상태였다.
“근데 어차피 지금도 결혼식 영상이랑 사진 오지게 뜨는데? 플랜 약간 망한 거 아니냐.”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잖아. 비밀로 하란다니 비밀로 해야지. 우리 또 사고 치면 동수 형 뒷목 잡는다.”
조태웅이 어깨를 추욱 늘어뜨리고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결혼식에서의 짧은 무대를 해 보고 나니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빨리 무대 위에 올라서고 싶었고, 연기도 하고 싶었고 Y앱에서 팬들과 놀고 싶었다.
“일단 보내 봐. 안 올릴게.”
그가 서울에 올라온 뒤로 팬카페에 글은 자주 올렸었지만, 복귀 사실은 아직이었다. 그래서 더욱 기다려 준 팬들에게 먼저 소식을 알리고 싶었었다. 주눅 들은 조태웅의 어깨에 이주혁이 팔을 얹었다.
“어?”
이안이 찍은 사진을 단체 톡방에 보내려는 찰나, 진동이 울리면서 핸드폰 화면이 바뀌었다.
‘블랙 아웃’에서 짧게 연기 합을 맞췄던 조민환이 걸어 온 전화였다.
‘이 형이 웬일이지.’
가끔 연락은 주고받았었지만, 연락해 봤자 톡 메시지만 주고받았던 터라 통화는 거의 처음이었다.
“이안이 안 와?”
“먼저 들어가. 나 전화 좀.”
멤버들을 먼저 보내고 로비에 남은 이안이 통화를 받았다.
“네, 민환이 형. 오랜만이에요.”
(어 이안아,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요? 영화 촬영은 다 끝났고요?”
(나야 얼마 전에 촬영 끝났지, 잘 지냈어? 너는 요즘 뭐 하니?)
이안이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조민환의 말에서 약간의 ‘방송용’ 어투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저 방금 매니저 형 결혼식 다녀왔어요.”
(그래? 축하드립니다!)
“형, 지금 말해 봤자 이미 식은 끝났어요.”
수화기 너머로 누군가의 웃는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듣고 있나?’
[조민환 지금 ‘귀촌 생활’ 찍고 있을걸?]‘그게 지금이구나?’
어쩐지 말투가 평소와는 살짝 다르더라니. 아니나 다를까 조민환이 본론을 말했다.
(이안아, 혹시 너 강원도 올 수 있어?)
“강원도요? 아, 형, ‘귀촌 생활’ 하고 계시죠?”
(어, 지금도 찍고 있어.)
“진짜요? 와! 안녕하세요! 아위, 이안입니다!”
방송 중이니 장단을 맞춰 줘야지. 이안이 반갑게 소리치자, 조민환 쪽에서도 환호성이 크게 들렸다.
(내가 이거 찍는 건 어떻게 알았어?)
“기사 떴던데요? 저는 형의 생각보다 형에게 관심이 많아요.”
(야! 거짓말 치지 마. 간지럽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얘가….)
조민환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소리 내 웃었다. 이안도 웃음을 흘렸다.
(혜지 알지? 너랑 같이 ‘희빈 장씨’ 했던.)
“혜지 누나요? 당연히 알죠.”
임혜지, ‘희빈 장씨’에서 인현왕후 역할을 맡았던 배우였다.
(얘가 게스트로 널 꼭 초대해야 한다고 해서.)
“저를요? 와, 그럼 저 성 피디님 예능 들어가는 거예요?”
(너만 된다면 당연하지.)
조민환이 촬영하고 있는 ‘귀촌 생활’은 시즌2다.
출연진들의 핸드폰을 압수하고 시골으로 강제 귀촌시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예능인데, 어딘가 허술한 네 명의 배우들과 그들의 머슴이 된 조민환으로 촬영 전부터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었다.
예능 쪽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성동학 피디가 연출을 맡고 있기도 했다.
[이건 해야지.]미래에서도 시즌 1보다 조민환이 출연한 시즌 2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면서 나중에는 시즌 10까지 나오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된다.
(올 거지?)
“글쎄요….”
당장 수록곡의 녹음이 있었다. 게다가 아직 조태웅의 복귀는 비밀이라서, 활동 준비로 바쁘다는 얘기는 아직 할 수 없었다.
(에이, 너네 스케줄 없는 거 다 알아. 딱 이틀, 아니 하루라도 자고 가면 안 돼?)
“형, 저도 스케줄 있어요.”
진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이안의 얼굴에 렌즈를 가까이했다. 어쩐지 진의 크기가 조금 작아진 듯한 느낌이었지만, 이안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대신 주영이는 어때요? 우리 멤버요.”
[왜? 너네 앨범 스케줄이야 조정하면 되는 거 아니야?]좋은 기회는 맞다. 하지만 이안은 자신이 가는 것보다는 김주영이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나는 앞으로도 더 좋은 기회가 많잖아.’
‘귀촌 생활’은 워커 홀릭이라 일머리가 없는 네 명의 배우, 마찬가지로 생활력이 바닥인 조민환이 뭉쳐서 예능적으로 좋은 장면이 나왔을지는 몰라도 한편으로는 출연진들이 너무 일을 못 한다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내가 거기 가사 일을 캐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나보다는 김주영이 낫지.’
여기서 음식도 잘하고, 정리와 청소도 잘하는 김주영이 합류한다면 어떨까?
출연자들이 밭에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썩히면서 제대로 밥도 챙겨 먹지도 못하고 유일하게 검색할 수 있는 핸드폰도 뺏겨서 망연자실하던 상태였다.
그런 출연진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고구마를 먹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한 줄기 빛. 그림이 좋지 않은가.
(그, 주영 씨는 내가 안 친해서….)
안 친해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몇 시간도 채 안 돼서 절친을 먹는 게 조민환이었다. 이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그래?’
임혜지가 얼굴을 밝히긴 했지. 이안은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주영이가 우리 그룹 셰프예요, 형. 진짜 장난 아니에요. 요리 자격증도 땄어요.”
(…피디님 들었어요? 요리 자격증까지 있대.)
조민환이 환하게 웃으면서 성 피디를 쳐다봤다. 그도 답이 없어서 지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요리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고 청소도 잘해서 우리 멤버들 다 주영이랑 룸메 되고 싶어 해요. 가면 일 진짜 잘할걸요?”
스피커 폰을 통해 다 듣고 있었던 성동학 피디가 제 턱을 만지며 고민했다. 시청률을 위해 화제성이 높은 이안을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인물이 선택지에 들어왔다.
이안이 안 되는 것 같아 내심 아쉬웠지만, 그도 출연자들이 이렇게까지 일을 못 할 줄은 몰랐다. 김주영도 같은 아위 멤버이고, 얼굴도 준수하게 생겼으니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형, 잘생긴 건 눈만 즐겁잖아요. 하지만 주영이는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고 몸도 편하게 할 수 있어요.”
조민환은 괜히 찔려서 어깨를 움츠렸다. 잘생긴 애로 데려오라는 선배 배우들의 말을 어떻게 알아챘지?
조민환이 성 피디의 눈치를 봤다. 성 피디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덩달아 조민환의 표정도 밝아졌다. 드디어 머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그래? 그럼 혹시 그분 연락처를 받을 수 있을까?)
“제가 매니저 형이랑 스케줄 얘기해 보고 바로 톡 드릴게요.”
(좋아. 진짜 고맙다. 너 유상 가지? 나중에 보자.)
“네, 형. 조만간 봬요.”
조민환과는 다가올 시상식에서 마주칠 예정이었다.
조민환이 통화를 먼저 끊자, 이안도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하 연습실로 향했다.
‘김주영 어딨지. 연습실인가.’
‘귀촌 생활’은 김주영에게도 좋은 기회였다. 믿고 보는 성 피디의 예능. 시청률도 높은 프로그램인데다가, 예능 한번 대박 터뜨리면 해외 팬이 상상 이상으로 붙는다.
게다가 김주영도 예능감이 나쁘지 않으니 가서도 잘할 것이다.
“어, 노을아. 여기서 뭐 해?”
이안이 지하 계단의 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서자 휴게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임노을이 보였다.
이안이 임노을의 어깨를 살짝 치자, 임노을이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려 했다.
“어, 형. 안녕하세요.”
“일어나지 마. 앉아.”
뭘 그렇게까지. 생각해 보면 아위도 블랙러시에게 이런 식으로 대했던 것이 문득 떠올라 이안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너네도 식 끝나고 바로 온 거야? 다른 애들은?”
“이제 올 거예요.”
힘없이 대답하는 임노을의 표정이 그리 좋지 못했다. 자세히 보니 울었는지 눈가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아이고.’
[멘탈 너무 약한 거 아니야?]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울 일이 뭐가 있겠나. 아마 최근에 시달렸던 악플이나 날조 루머 때문이겠지.
그 모습을 발견한 이상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이안은 모르는 척 질문했다.
“너 울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