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 Heaven examination RAW novel - chapter (91)
94화. 소림 도착
이튿날 아침.
이벽 일행이 묵고 있는 객잔 앞으로 일련의 사내들이 다가섰다.
열 명가량의 면면에는 중년과 청년이 뒤섞여 있었으나, 크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머리를 밀고 가사를 두르고 있다.
물론, 그 의미는 명백했다.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중들이다.
허나 기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어쩌다 무리와 마주친 행인들은 저마다 길을 비켜서며 황급히 머리를 숙였다.
이 불영촌에서, 나아가 하남 전체에서 소림승의 지위는 그만큼 절대적인 것이다.
“아미타불! 비룡대주라 하는 시주께서는 어디 계시오—?!”
선두에 선 중년의 중이 외쳤다.
음성에 실린 은은한 기세가 거리를 쩌렁하게 울렸다.
물론, 이벽이 듣지 못할 리 없다.
기실 그들이 객잔으로 다가올 때부터 이미 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소림승들은 기척을 숨기지 않는 것을 넘어 마치 과시하듯 존재감을 밖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벽은 객잔 밖으로 나섰다.
“시주께서 비룡대주이시오?”
“…그렇소.”
“아미타불! 빈도는 소림의 공암이라 하오. 본산으로부터 시주를 모시러 왔소이다.”
“…….”
이벽은 면면을 살펴보았다.
철면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행들이 이제 막 일어난 참이니 채비할 시간을 주시오.”
“알겠소. 허나 본산의 일과가 결코 느슨하지 않으니 서둘러주시면 감사하겠소.”
말투는 퍽 완고했다.
이벽은 묘한 찜찜함을 느끼며 다시 객잔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반 각 정도가 지났다.
부랴부랴 채비를 마친 일행들이 객잔의 일 층에 모여들었다.
서로를 둘러보았다.
일행들 사이에서는 지난밤의 일로 약간의 어색함이 감돌았다. 어쨌거나 시선을 교환한다.
일제히 객잔의 문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기 무섭게 소림승들이 일행을 빙 둘러쌌다.
“그럼 갈 길이 머니 시주들께서는 잘 따라와 주시오.”
타다닷!
가타부타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소림승들이 땅을 박찼다. 내공을 끌어올리며 속도를 높인다.
물론, 둘러싸인 일행들 역시 반강제로 신법을 펼쳐야 했다.
“…….”
분위기는 퍽 강압적이었다.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이것은 ‘초대’라기보다는 오히려—
“헹, 아침 댓바람부터 밥도 못 먹고 발바닥에 땀나게 뭐 하는 짓이래? 불러서 와줬더니 무슨 죄인 압송하나?”
파진성이 이죽거렸다.
찌릿, 일행의 좌측을 가로막은 젊은 중의 시선이 파진성을 향했다.
“뭐? 째려보면 어쩔 건데 이 빡빡이 달걀대가리가? 노른자 터지고 싶냐?”
으득, 젊은 중이 이를 갈았다.
그러나 이내 시선을 피해버렸다.
“…….”
이벽은 분위기를 살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가 예상했던 것과는 무언가가 다르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 일행들은 반 시진 가깝게 달렸다.
마을을 벗어나 평지였던 길은 어느덧 산이 되었고, 길은 점점 더 험악해졌다.
그러나 소림승들은 휴식을 권하기는커녕 속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딱히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일행 중에서 가장 내력이 약한 공손수조차 이 정도로 지칠 만큼 수행이 얕지는 않았다.
다만.
‘…문제가 없다고 해서 모든 것이 괜찮다는 건 아니지.’
이벽은 모종의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산길에 접어든 이후 다시 이 각 정도가 흘렀다.
이윽고 일행들 앞에 거대한 산문이 나타났다.
문은 양옆의 담으로 이어져 있었으며, 그 넓이의 끝이 보이지 않아 마치 산 하나를 통째로 아우르듯 했다.
과연, 천년소림의 이름에 걸맞게 고색창연함이 흐르고 있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서는 무를 갈고닦는 이들의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부리부리한 눈매의 무승 들이 문 양쪽에 시립한 채 산문을 지키고 서 있다.
차악!
“잠깐, 멈추시오.”
그때, 소림승들이 예고도 없이 자리에 멈춰 섰다. 일행들도 함께 발을 멈추었다.
이내 공암이라 자신을 소개한 중년의 중이 뒤를 돌아보았다. 시선이 이벽을 향한다.
“비룡대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주들은 이곳에서 대기해주시기 바라오.”
“…….”
일행들 사이로 침묵이 흘렀다.
“…그게 무슨 말이오?”
“본산에서 초청을 드린 것은 비룡대주 한 분이니, 그 외의 나머지 시주들은 산문 안으로 들어오시긴 어려울 것 같소. 부디 본산의 입장을 헤아려주시길 바라오.”
일행들의 표정이 서서히 흔들렸다. 이벽이 입을 열려던 그때, 송영영이 먼저 나섰다.
“나는 무당파인데 나도 안 돼?”
“뭐, 뭣—?”
공암이 당황한 소리를 내었다.
그제서야 송영영을 보았다. 옷에 새겨진 태극무늬를 확인한다. 그리고 얼굴을 확인했다.
“나 몰라 스님? 예전에도 한 번 왔었는데. 십 년 전에.”
“태, 태극무봉?! 어째서……?”
공암이 침음을 삼켰다.
흡사 귀신이라도 본듯 당황을 감추지 못한다. 잠시 주변의 무승들과 시선을 교환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좋소, 보살께선 들어오시오.”
송영영이 흘끗, 이벽의 눈치를 살폈다. 다시 뒷걸음질 쳐서 일행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미안, 그냥 해본 말.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
“…….”
“…아, 그러니까 고매한 무당은 되고 더러운 사파놈들은 결국 소림 산문 안쪽으로는 들여놓지 못하겠다 이거네?”
그때, 파진성이 나섰다.
케케케, 웃음을 흘리지만 흔들리는 눈썹은 분노의 기색을 감출 수 없다.
“카악, 퉤!”
별안간 파진성이 침을 뱉었다.
훅, 날아간 침 덩어리가 굳게 닫힌 산문의 아래쪽 틈을 파고들었다.
“케케! 이보쇼, 내 침이 산문을 넘어갔는데? 이럼 사파의 더러운 타액이 소림을 침공한 건가? 응?”
“이… 이 무도한—!”
조금 전 파진성을 노려보았던 젊은 승이 발끈하며 한 발 나서려 했다.
“그렇군.”
그러나 그때, 이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공암이 팔을 뻗어 젊은 승을 제지했다.
“소림의 뜻은 잘 알겠소.”
“…이해해주셔서 고맙소. 그러면 이쪽으로—”
“아니, 들어가지 않겠소.”
“…뭐라?”
“소림이 나를 찾는다 하여 기꺼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여기까지 왔소만, 길게 헛걸음을 했군. 손님 대접이 형편없다 못해 절망적인 수준이야.”
공암이 뭐라 답을 하기도 전이었다. 이벽이 고개를 돌려 송영영을 향했다.
“송영영.”
“…응?”
“아무래도 소림에는 ‘우리’가 먹을 밥이 없는 모양이군. 무당에는 남는 밥이 있나?”
잠시의 침묵이 흘렀다.
송영영이 세차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응, 많아. 완전 많아.”
“돌아가지. 호북으로.”
이벽은 돌아섰다.
일행을 가로질러 다시 지나온 길을 향했다. 그러나 뒤를 가로막은 중들이 당황하며 길을 막았다.
“어, 어딜 가시오?!”
“예까지 와서 그 무슨—”
후욱.
그 순간, 이벽에게서 기세가 뿜어졌다. 헉, 시선을 받은 중들이 뒷걸음질 치며 호흡을 들이켰다.
“나는 화가 나오.”
“…….”
기세는 곧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그 여파는 가볍지 않았다.
일순 뿜어진 기세는 공암을 비롯해 최소 삼십 년 이상의 수행을 거친 공자 배의 무승들조차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개방과 하오문, 양쪽을 모두 찔러대면서 사람을 찾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내 일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
“이렇게까지 모욕을 받고도 내가 아직까지 참고 있는 이유는 여기가 소림이고, 당신들이 소림승이기 때문이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아미타불, 비룡대주께서는 퍽 광오하시군. 지금의 말, 책임질 수 있겠소?”
“글쎄, 뭘 어떻게 책임지라는 건지 모르겠군. 천년소림을 내가 감히 어찌할 수 있겠소? 다만.”
챙!
이벽이 마침내 검을 뽑았다.
청강유엽공이 선천의 힘을 따라 흘렀다. 후욱, 검신의 주위로 선명한 푸른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가… 강기.”
“허어… 어찌.”
공암의 안색이 흔들렸다.
제아무리 사숙의 뜻이라 하나, 어째서 사파의 후기지수 따위를 본산에 들여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룡 중 누구를 꺾었느니, 천하제일 후기지수니 하는 가당찮은 풍문이 돌 때도 그는 콧방귀조차 뀌지 않았다. 헌데.
이벽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허나 ‘당신들’ 정도는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군. 들어가지도 돌아가지도 못 하게 한다는데 나로서도 방법이 없지 않소?”
“케!”
파진성이 웃음을 흘렸다.
“케케, 케케케! 암! 그래야지! 그래야 우리 대주답지! 소림이고 나발이고 꼬운 건 못 참지!”
“…하아, 정파무림 관광 한 번 제대로 하네요. 고작해야 보름 만에 의혈맹에 칼침 맞고 정도맹에 수발받고 이제는 소림한테 시비를 다 털려보네.”
“아하하…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리고 비룡대 일행들이 일제히 병장기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무승들 역시 기세를 끌어올린다.
그때 다시 송영영이 나섰다.
“…나 때리면 우리 장문인이 아주 화낼 텐데, 괜찮아? 아주아주 엄청나게 재미없어질 수도 있는데.”
움찔.
그 말에는 천하의 소림승들조차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당의 장문인이자 정도맹주인 태허진인은, 물론 절대로 가볍게 생각할 이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타악, 뻐억!
“커헉!”
그때, 인영 하나가 나타났다.
땅에서 솟아나듯 불쑥 나타난 인영이 훅 몽둥이를 휘둘렀다. 공암이 신음을 내며 쓰러졌다.
“예라이, 못된 놈들!”
“…….”
꾀죄죄한 몰골.
그리고 손에 쥐어진 타구봉.
비룡대 일행은 일순 철면개를 떠올렸으나, 곧 생각을 달리했다.
나타난 인영은 철면개가 아니라 훨씬 더 나이가 들어 노인이라 할 만한 백발의 거지였다.
“야! 이 심보 고약한 땡중 놈들아! 느그들 사숙께서 곱게 모셔오라 일렀거늘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부처님께서 밥 처먹고 중생 차별하라고 가르쳤더냐? 앙?”
* * *
일행은 소림의 산문을 넘었다.
소슬하게 정돈된 소림의 내부를 지나 과하다시피 넓은 처소 하나를 통째로 배정받았다.
“이 아해들은 비단 소림의 객일 뿐 아니라 나의 객이기도 하다. 고로 내 다시 돌아왔을 때 혹 무례한 짓거릴 했단 얘기가 들렸다가는 단단히 경을 칠 것이야!”
늙은 거지가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소림의 소속조차 아님에도 소림의 무승들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것은 노거지의 정체가 소림의 최우방인 개방의 방주이자 천하십대고수인 취풍신개(醉風神丐)이기 때문이었다.
“헐헐, 이거 미안하게 됐네! 우선 아해들은 이곳에서 절간 구경이라도 하도록 하시고, 비룡대주께선 잠시 이 늙은이를 따라와 주지 않겠나?”
“…….”
취풍신개가 이벽에게 말했다.
이벽은 짐을 풀며 잠시 일행들과 시선을 교환했다. 이내 순순히 취풍신개를 따라나섰다.
털레털레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장서며, 취풍신개는 다시 산문 밖으로 벗어났다.
십만 개방도의 정점에 이르는 자.
사패련주 혁군악과 무당의 태극검존에 이어 천하십대고수가 또 한 명 나타났지만, 이제는 크게 놀랍지도 않다.
‘…적응이 되어가는 건가.’
애시당초 방주의 직전제자인 철면개를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이가 개방에 몇 명씩이나 있을 리 없는 것이다.
물론, 방주 본인을 제외하고서는.
훅.
산문을 나선 취풍신개가 가볍게 발을 굴렀다. 다음 순간, 그 신형이 오 장 가까이 멀어져 있었다.
“…….”
바람조차 일지 않는 신법.
산기슭 아래에서 취풍신개가 뒤를 돌아보며 어서 따라오라는 듯 흘흘 웃는다.
이벽은 침음을 삼켰다.
청강유엽공을 끌어올렸다.
타앗!
땅을 박찼다.
그러나 따라잡았다고 느낀 순간, 취풍신개는 다시 오 장 바깥으로 멀어져 있었다.
‘…과연.’
보법과 경신법의 공부로는 천하제일을 다툰다 하는 개방의 주인다운 몸놀림이다.
이벽은 열심히 뒤를 쫓았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허깨비를 쫓는 것과 같아서, 산을 내려가나 싶으면 어느새 다시 오르고 있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마치 이벽이 낼 수 있는 속도의 한계에 맞추어 한 걸음 앞에서 노니는 듯했다.
“허헛! 잘 달리는구만!”
‘…일종의 시험인가.’
이것이 단순히 후학을 향한 노고수의 가벼운 장난인지, 혹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찌 되었건.
이미 나선 길이다.
따라잡지는 못하되 뒤쳐지지도 않는다.
이벽에게는 선천의 힘이 있으며, 신법을 극한까지 끌어올린들 내력이 끊기는 일은 없다.
탓, 타앗.
취풍신개는 구름처럼 노닐었다.
급기야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은 기다란 밧줄 하나를 다리처럼 타고 건너기 시작했다.
아래는 까마득하다. 허나.
이벽은 망설임 없이 뒤를 따랐다.
두어 번 발을 헛디뎌 휘청했으나 밧줄 위에서 떨어지지 않은 채 무사히 반대쪽에 내려섰다.
“헛, 허헛! 좋아 좋아!”
그러나 밧줄을 건너자마자 나타난 것은 깎아 내지른 듯 거대한 절벽이었다.
저벅저벅.
그리고 취풍신개는 절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지면과 수평한 모양으로 마치 평지를 걷듯, 편안하기 짝이 없는 걸음걸이였다.
“…….”
이벽은 이를 악물었다.
그것은… 물 위나 밧줄 위를 달리는 것과는 아예 묘리를 달리하는 신기였다.
기를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절벽에 흡착시켜야만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없는 가르침이기도 했다.
허나…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절벽을 올라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벽은 절벽타기의 요령을 생각했다.
안력으로 절벽의 표면을 살피고, 몸이 떨어지기 전에 적당한 홈을 디뎌 몸을 밀어 올린다.
탓, 탓, 탓.
이내 이벽이 발을 디뎠다.
절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취풍신개의 모습과는 달리 퍽 위태로웠으나, 속도는 느리지 않았다.
탓, 훅.
중턱 즈음에 이르렀을 때였다.
일순 마땅한 홈을 찾지 못한 이벽의 발이 슥 표면을 미끄러졌다. 일순 까마득한 아래로 추락한다.
채앵, 푸욱!
이벽이 황급히 검을 꺼냈다.
검신이 절벽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대로 이벽은 몸을 위로 밀어 올렸다. 반동으로 검을 회수한 뒤, 다시 발을 절벽에 붙였다.
홈이 없다면, 만들어낸다.
탓, 탓, 탓.
그렇게 몇 번을 반복했다.
마침내 절벽의 정상에 착지했다.
“껄껄껄! 선재로다, 선재야!”
“…….”
그곳에 취풍신개가 서 있었다.
더 이상은 멀어지지 않는 듯하다.
“…이곳이 목적지가 맞소?”
“암, 그래! 따라오느라 고생했네. 끌끌! 과연 훌륭해. 사패련주 그 친구가 후계 하나는 제대로 된 걸 구했구만!”
“…….”
오해가 있는 모양이었으나 설명을 하기에도 마땅치 않다. 그때, 저만치에서 끙끙대는 소리가 들렸다.
이벽은 시선을 돌렸다.
초라한 암자가 하나 있었다.
울타리가 없으므로 집터와 집터가 아닌 곳의 구분조차 명확하지 않다.
“윽, 끄으윽!”
그리고 그 마당 한가운데에는 누군가가 머리를 땅에 박은 채 거꾸로 엎드려있었다.
끙끙대며 앓는 소리를 낸다.
“헉, 스승님! 헉, 살려주십쇼! 헉, 하나뿐인, 제자의 모가지가! 부러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에잉! 시끄럽다 못난 놈!”
취풍신개가 역정을 내었다. 엎드린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이에게 다가갔다.
뻐억, 몽둥이로 엉덩이를 후렸다.
“끄악! 스승님!”
“너보다 이십 년은 덜 산 아해가 너보다 세 배는 잘 달리더라 이눔아! 에라이, 한심한 놈! 뉘집 후계는 저렇게 쌩쌩한데! 이 빌어먹을 놈!”
“비, 비교하지 마십쇼! 기 죽습니다! 그리고 빌어먹을 놈인 건 스승님도 마찬가지… 끄악!”
뻐억!
엎드린 이는… 철면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