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77)
“주인님. 나 이거 다 먹어도 돼요?”
탐스러운 보랏빛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 넘기며 나름 애교있는 표정을 짓는 샤케나를 바라보던 천여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진 종주들의 시신을 만찬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기운이 증가했군.’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기운이 상승했다.
보통 무림인들이 알아차릴 수 없는 마족의 기운이었지만 대자연의 기운을 조화롭게 다스릴 수 있는 천여운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더 쓸 만해 지려나.’
그녀가 강해질수록 효용성은 높아졌다.
다만 게이트를 넘어온 이후로 줄곧 불잡혀 있었는지, 사회성은 극도로 떨어졌다.
“먹어라. 하나도 남김없이.”
“와아!”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천여운에게 자연스럽게 포옹하려고 했다.
하지만 천여운은 귀찮다는 듯이 그녀를 밀쳤다.
“치대지 마라.”
민망할 만도 하지만 샤케나는 오히려 더 좋다는 듯이 히죽 거렸다.
냉정하게 대할수록 천여운에게 강한 호감을 보였다.
그녀가 시신들의 심장을 먹어치우는 것을 보면서 유소화는 도저히 상종하지 못할 인간을 보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미친 년.”
그런 유소화에게 샤케나가 피를 질질 흘려가면서 말했다.
“하나 줄까?”
“당신이나 우욱….드세요.”
유소화는 빠른 발걸음으로 다급히 만찬장을 나가버렸다.
밖에서 토악질을 올리는 소리가 들렸다.
차마 천여운의 명이라 웬만하면 내버려두려고 했지만, 동료들이었던 자들의 심장을 뽑아서 우적우적 씹어 먹는 사케나의 모습에 질려버린 고왕현이 전음을 보냈다.
[저…..천마이시여. 아무리 죄인들이라고 하나 본교의 교인들인데 저렇게 시신들을….]그녀가 워낙 위험하게 여겨져서 전음으로 조심스럽게 의견을 보냈지만 천여운은 전혀 그렇지 않기에 육성으로 답했다.
“어차피 시신들을 처리해야 하지 않나.”
“그, 그건 그렇습니다만.”
“왜? 예를 갖춰서 장례라도 치러주고 싶었나?”
천여운의 그 말에 고왕현이 안타깝다는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사실 상 저들의 시신은 이 자리에서 처리해야 했다. 황산으로 녹이든 불로 태우든지 말이다.
‘……미안하외다.’
율법을 어기고 죄를 지은 자들이기에 차마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기에 고왕현이 속으로 그들의 명복을 빌었다.
그것보다도 인간의 심장이나 장기를 생으로 먹어치우는 모습에서 의아해진 우호법 섭형이 인상을 찡그린 채 물었다.
“천마이시여. 저 비서 분…..정말 인간이 맞습니까?”
인간이 저런 짓을 할 리가 없었다.
께름칙하게 쳐다보는 섭형에게 천여운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마족이다.”
“네?”
“게이트 특수 위험개체라고 하면 알아듣겠나?”
‘!?’
천여운의 그 말에 섭형과 고왕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게이트 특수 위험 개체라면 게이트 지수 A등급 이상으로 위험하다고 불리는 재앙이 아닌가.
어쩐지 인간 같지 않은 행동들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천마이시여. 어찌 저, 저런 위험한 존재를?]우려하는 고왕현에게 천여운은 딱 잘라 말했다.
“노예다. 신경 쓰지 마라.”
엄밀히 말하면 가장 위험한 존재는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를 너무도 손쉽게 제압한 천여운이야 말로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최악으로 위험한 존재였다.
천마의 명인데 그들이 뭐라고 항변하겠는가.
“알겠습니다.”
샤케나가 시신을 먹어치우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40분에 불과했다.
잔인함을 떠나서 대식가 그 자체였다.
그 많던 시신들을 바닥의 핏자국을 제외하고는 하나도 남김 없이 먹어치웠다.
몇 번 씹으면서 음미를 하고는 삼켜버리는 식이었는데, 그 많은 자들을 먹어치우고도 배가 불러온다거나 그런 것도 없었다.
‘정말 인간이 아니야.’
그런 그녀를 보면서 유소화는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 배불러. 후식으로 달달한 거 당기네.”
말하는 것만 보면 여느 여자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그녀의 입가와 흰 블라우스는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먹어치우는 즉시 기운으로 변화시킨 건가.’
천여운의 관심사는 오히려 다른 것에 있었다.
그녀의 소화력은 굉장했다.
먹어치우는 즉시 체내에서 곧바로 분해되어 에너지로 변환 되는 듯 했다.
‘흠.’
원래 그녀가 가지고 있던 기운을 수치상으로 100으로 친다면, 지금 느껴지는 기운은 130 정도까지 늘어나 있었다.
초절정의 고수 39명과 화경의 고수 네 명의 육신을 먹어치운 결과였다.
물론 이렇게 많은 고수들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드물지만, 기운이 증강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그 배신자란 놈이 궁금하군.’
특수 위험개체가 나타난 것이 약 15년 전.
마족의 배신자란 놈이 만약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그 긴 기간 동안 힘을 기르고 있다는 말이 된다.
-탁!
레스토랑의 건물 천장에서 섭형이 기름통을 가지고 내려왔다.
건물 안 쪽에는 고왕현이 맡았는지, 사방으로 기름 냄새가 진동을 했다.
“끝났습니다.”
“위에도 기름을 부었습니다.”
시신들은 처리했지만 쓸데없는 흔적을 전부 없애기 위해서 태워버리려는 것이었다.
-화르르륵!
천여운이 하기(火氣)를 일으키자 레스토랑 건물 전체로 순식간에 불이 번져나갔다.
이곳이 방벽에 가까운 외곽 지역인 게 다행이었다.
이렇게 방화 수준에 가깝게 불을 질러도 눈에 띨 일이 적었으니 말이다.
“음?”
건물 전체로 옮겨 붙은 불을 바라보던 천여운이 문득 고개를 뒤로 돌렸다.
고왕현이 의아했는지 물었다.
“왜 그러시는지?”
“어째서 안 보이나 했더니, 뒤늦게 도착하는군?”
“네?”
바로 그때였다.
워낙 외곽이라 도로에 등조차 없어서 인근이 어두웠는데, 그 어둠을 가로지르며 누군가 쾌속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굉장한 경공 실력을 지닌 자들이었다.
이윽고 그들이 도착했다.
등에 검은 목갑을 매고 있는 기이한 문양의 가면을 쓴 사내와 불꽃과도 같은 짧은 적발에 훤칠한 얼굴의 중년인이었다.
“대호법! 좌호법!”
같은 호법이기에 두 사람을 단번에 알아본 우호법 섭형이었다.
좌호법이라 불린 사내의 이름은 이종화.
그가 불타는 레스토랑을 보면서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우호법.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좌호법 이종화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했다. 그들은 지금으로부터 십 분 뒤쯤에 공증을 맡아줄 손님이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참석하기 위해 온 길이었다.
그런데 그 예정 장소가 불타는 모습에 다급히 온 것이었다.
“왕 부회장은 또 왜 이렇고?”
바닥에 누워 있는 왕신은 부상의 흔적이 역력했다.
이에 섭형이 말했다.
“문제가 있었네.”
“문제라니?”
섭형이 다소 침통한 얼굴로 답했다.
“천유성 이사님과 종주들 모두 율법을 어기고 모반을 꾀했네.”
“지금 무슨 소리야? 모반이라니?”
의아해하는 이종화의 말에 섭형이 인상을 찡그렸다.
당연히 이들 역시도 천여운의 정체를 알고 있을 거라고 여겼는데, 지금 반응만 보면 누군지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천마에 대한 예조차 갖추지 않았다.
그때 가면을 쓰고 있는 대호법 마라윤이 천여운에게 경계심이 가득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그대는 대체 누구입니까?”
마라윤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그 모습에 이종화가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교주를 비롯해 어떤 적을 만나더라도 이런 태도를 취한 적이 없는 대호법이었다.
“재밌구나.”
반면 천여운은 매우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마라윤을 바라보았다.
-흠칫!
두 눈이 커진 마라윤의 신형이 흩어지면서 열 보 이상 거리를 벌렸다.
마라윤이 다급한 목소리로 이종화에게 소리쳤다.
“거리를 벌려라!”
얼떨결에 이종화가 보법을 펼치면서 거리를 벌렸다.
마라윤은 지금 굉장히 긴장한 상태였다.
눈앞에 보이는 저 남자는 자신의 능력으로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역량을 지녔다.
마치 심연과도 같았다.
“대호법 이…”
-슥!
“읍!”
무례를 범하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왕현이 나서서 정체를 밝히려고 했으나, 천여운의 손짓에 입이 다물려지고 말았다.
우호법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잠시 입을 닫고 있어라.]천여운의 전음이 그에게 지켜보라고 당부했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천여운이 경계 태세를 풀지 않고서 마라윤에게 말했다.
“제법 기감이 민감하구나.”
“대체 누구십니까?”
마라윤은 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역량을 가늠할 수 없는 무위, 그리고 고왕현과 섭형이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보면 교주 취임식에 공증을 하러 온다는 그 자가 틀림없었다.
[공증인?] [두 호법들도 오시면 알게 될 겁니다.]천유성 회장은 그들에게 끝까지 정체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짐작한 것이,
‘혈계?’
가장 유력한 것이 교주 일가의 혈계였다.
하지만 교주의 혈계, 즉 천가의 혈통들의 얼굴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
‘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때 천여운의 신형이 흩어지듯 사라졌다.
‘이런!’
마라윤이 몸을 움직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상체가 뒤로 젖힌 것이었다.
“제법이군.”
그의 뒤로 젖힌 상체 위로 검결지를 쥐고 있는 손이 뻗어 있었다.
천여운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지금 정체를 알리지 않고서 마라윤을 시험하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마라윤으로서는 당혹스럽겠지만 말이다.
“한데 이런 자세면…”
-슥!
천여운이 그대로 뻗은 손을 아래로 내리치려 했다.
-휘릭!
마라윤이 유연한 허리를 가지고 있었는지, 젖힌 상태 그대로 뒤로 공중제비를 돌면서 천여운의 턱을 발차기로 차올렸다.
천여운이 살짝만 고개를 뒤로 젖히며 이를 피해냈다.
-팟!
그 틈을 타서 마라윤이 다시 거리를 벌렸다.
그러더니 이내 매고 있던 목갑을 벗어서 뚜껑을 열었다.
‘칠마검결지!’
마라윤이 검결지를 만든 손을 허공에 휘저었다.
그 순간 목갑에서 일곱 자루의 날카로운 검들이 튀어나왔다.
-슈슈슈슈슉!
일곱 자루의 검들은 제각각 의지를 가진 것처럼 빠르게 공중을 날으며 천여운을 향해서 쇄도했다.
“이기어검!”
이를 지켜보고 있던 고왕현이 놀라서 소리쳤다.
교주 천우진과 무쌍검종의 종주 왕신과 더불어 천마신교 최고 고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기예가 가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기어검은 현경의 고수만이 가능하건만.’
놀랍게도 대호법 마라윤은 숨겨진 현경의 고수였던 것이다. 현 무림의 정점이라 불리는 오대고수만이 현경의 고수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같은 수뇌부들조차 몰랐던 사실이었다.
‘일곱 자루나 다루다니?’
이 정도면 현경 초입이 아니라 제대로 된 현경의 고수였다.
슈슈슈슈!
이기어검이 천여운의 주위를 포진했다.
검 끝이 요혈들로 향하고 있었다.
“제가 먼저 손을 썼습니다. 그만 하시고 귀하께서 누구신지 부디 밝혀주십쇼.”
마라윤이 손끝을 까딱이기만 해도 이기어검은 그대로 요혈을 관통할 것이다.
자신은 이미 만전을 다한 반면 상대는 병기조차 뽑지 않았다.
아무리 역량을 가늠할 수 없는 고수라고 해도 이 거리의 공격만큼은 대응하기 힘들 거라고 여겼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라.]하지만 조심성이 많은 마라윤은 전음으로 좌호법 이종화에 경고했다.
이에 이종화가 공력을 끌어올리며 언제든지 초식을 날릴 수 있도록 염화의 기운을 보검에 담았다.
-스물스물!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전조가 좌호법가의 독문무공인 적염검법(赤炎劍法)의 절초가 시전되기 전의 모습이었다.
“지금 상황은 제 검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서 정체를 밝…”
“글쎄. 정체를 알고 싶다면 힘으로 알아내 보거라.”
천여운이 손을 움직이려 했다.
이를 눈치 챈 마라윤이 재빨리 검결지를 휘저었다.
-슈슈슈슈슉!
허공에서 천여운을 겨냥하고 있던 일곱 자루의 보검이 일제히 천여운의 요혈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했다.
“당신께서 자초하신…엇?”
그 순간 가면 틈새로 보이는 마라윤의 동공이 흔들렸다. 천여운을 향해서 가던 보검이 고작 반경 1미터 앞에서 멈춰 선 것이었다.
놀란 마라윤이 더욱 강한 진기를 보냈다.
하지만,
-부르르르!
허공에서 멈춘 검이 떨리기만 할 뿐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곱 자루의 보검이 이내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끼기기기기!
검의 방향이 반대로 향했다.
그러더니 천여운이 가볍게 마라윤을 향해 손을 뻗자, -슈슈슈슈슈슉!
일곱 자루의 보검이 그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마라윤의 주위를 포진해버렸다.
‘나, 나의 진기를 침식하다니?’
마라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미 자신이 조정하고 있던 이기어검을 말도 안 되는 압도적인 진기로 침식해서 그것을 빼앗은 것이었다.
“하압!”
마라윤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판단한 이종화가 천여운을 향해 검초를 펼쳤다.
-화르르륵!
그의 붉은 검신에 불꽃이 치솟았다.
활활 타오르는 화염의 검이 뜨거운 궤적을 그리며 천여운을 불사를 기세로 쇄도해왔다.
[대호법 벗어나시오!]마라윤을 도와주기 위한 검초였다.
이기어검을 다루는 자는 그 많은 검을 다루기 위해서 신경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위험하다고 판단한다면 조정권을 버릴 것이다.
그러나,
-팍!
“헉!”
이종화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천여운이 그의 적염검법의 절초인 화로십전(火路十戰)의 궤적에 불쑥 손을 넣더니, 검신을 두 손가락으로 잡아버렸다.
“어, 어떻게?”
더욱 놀라운 것은 검신이 불꽃으로 달아올랐는데,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다.
‘열기를 버틴단 말인가? 그렇다면!’
이종화가 적염공을 최대공력으로 끌어올렸다.
-화르르륵!
이종화의 검신의 불길이 성이 난 것처럼 더욱 몰아쳤다.
제 손으로 검을 놓게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천여운의 반응은 태연했다.
‘이, 이 자는 대체…’
놀라하는 그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이 정도는 되야 뜨겁다고 할 수 있겠지?”
“뭣?”
그 순간 천여운이 잡은 부위를 중심으로 더욱 붉게 달아오르더니, 검신이 눈이 부실 지경이 되어버렸다.
-지이이익!
“으악!”
이종화가 뜨거워진 검병의 열기를 참지 못하고 놓아버렸다.
손바닥이 새까맣게 타고 말았다.
‘나를 능가하는 화기라니?’
명색이 화검왕(火劍王)이라 불리는 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대호법.”
당황한 그가 보법으로 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마라윤을 바라보았다.
비록 자신의 검을 빼앗겼지만, 이 정도로 신경을 분산시켰다면 충분히 그가 벗어났으리라고 여겼는데,
“이럴 수가?”
일곱 자루의 보검이 마라윤의 전신의 일곱 요혈에 닿은 상태로 멈춰져 있었다.
가면의 밑에 있는 목줄기로 식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조금만 움직인다면 그대로 살을 파고들 것이다.
“다, 당신은 대체?”
이런 전율적인 고수는 본 적이 없었다.
놀라하는데 천여운이 검날을 잡고 있던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가져가거라.”
-휘릭! 팍!
“헛!”
그러자 이종화의 앞으로 붉게 달아올랐던 보검이 바닥에 꽂혔다.
열기에 바닥이 붉게 달아올랐다.
천여운이 마라윤을 향해 뻗고 있던 검결지를 거두자, 그의 요혈들을 노리고 있던 일곱 자루의 보검이 힘을 잃고서 바닥에 떨어졌다.
-투투투툭!
천여운이 어안이 벙벙해 있는 그들에게 말했다.
“의외로군. 다른 녀석들처럼 퇴보한줄 알았더니, 호법가는 오히려 선대들보다 무공이 늘었구나?”
‘!!!’
그 말을 듣는 순간 마라윤이 두 눈이 커져서 부리나케 달려 와 천여운의 앞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대호법 갑자기 어찌?”
이종화가 영문을 알 수 없어하는데, 마라윤이 큰 소리로 천여운에게 외쳤다.
“대호법 마라윤이 대 천마신교의 24대 교주이시자 천마를 배알하나이다.”
‘응?’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천마검을 보이지 않았는데, 자신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낸 교인이 등장한 것이다.
의아함에 그것을 물어보려고 하는데, 마라윤이 뜻밖의 말을 했다.
“천마께서 다시 나타나는 것을 차마 기다리지 못하고 선대의 유지를 저버린 신을 벌해주소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