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14
114화
‘큰눈이…….’
늑대발톱도 큰눈이 땅속에서일어서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악어머리 족장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라는 것까지 추측했다.
늑대발톱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는 가시꽃을 힐끔 훔쳐봤다.
‘잘 감시하라고 했어.’
땅속에서일어서는 늑대발톱에게 가시꽃을 유심히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저도 제 짝인 땅속에서일어서가 강하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얼마나 더 가야 해요?”
그때, 쉬고 있던 여자 하나가 큰바위에게 물었다.
“한참!”
“예?”
“올 때는 해가 일곱 번 뜨고 졌지만, 갈 때는 느려서 열 번은 해가 뜨고 져야 할 것 같다.”
큰바위의 설명은 너무나 단순했고, 늑대발톱이 한숨을 내쉬고 설명을 해 주자 질문을 한 여자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때 큰바위가 자기 옆에서 자던 여자를 툭 쳤다.
“왜요?”
“자냐고?”
“뭐 하게요?”
그 모습이 늑대발톱이 피식 웃었다.
“밤에 하는 거.”
역시 큰바위는 단순했다.
“여기에서요?”
“저기 가서! 히히히!”
“형, 조심해야 해. 이런 곳에서 짝짓기를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괜찮다. 하늘에 끼옥이 있다.”
큰바위의 말에 늑대발톱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오면서 적이나 맹수를 만나지 않은 것도 끼옥이 길 안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늑대발톱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늑대발톱의 짝이 된 두 여자는 늑대발톱이 큰바위처럼 자신을 툭 건드려 주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 때문인지 늑대발톱은 그저 이글거리는 모닥불만 보고 있었다.
큰바위와 여자 하나가 숲 속으로 사라지자 끼옥도 따라 날아갔다.
“왜 짝짓기를 안 해요?”
연꽃이 모닥불만 보고 있는 늑대발톱에게 물었다.
원시시대이기에 짝짓기는 신성한 의식이었다.
“누군가는 지켜야지.”
“혹시…….”
연꽃은 늑대발톱이 제비꽃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꽃 역시 설명을 듣지 못해 제비꽃이 죽은 줄 알고 있으니 당연한 오해였다.
“그냥 지키는 거다.”
늑대발톱이 미소를 보였다.
“아아아~ 아아아~.”
그리고 숲으로 간 큰바위와 큰바위의 짝은 여자들의 애타는 마음도 모르고 민폐를 끼치고 있었다.
역시 원시시대는 원시시대다.
하지만 늑대발톱의 짝들은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자기 팔자를 한탄하며 뒤척였다.
“정말 괜찮겠죠?”
“땅속에서일어서 족장은 강하다. 그 어떤 전사보다, 또 그 어떤 족장보다 강하다. 그러니 걱정 말고 자라. 그런데 저기…….”
늑대발톱이 돌아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 가시꽃을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예?”
“아니다, 자라.”
“……예.”
연꽃은 대답을 하고 모닥불 옆에 누웠다.
‘나는 너도 아직은 못 믿겠다. 처음 제비꽃처럼!’
* * *
“먹자!”
모닥불을 더 크게 피웠다. 이렇게 크게 피운 불을 본 놈이 운이 없다면 어슬렁거리며 접근할 것이고, 그럼 헌팅 타임이다.
“예, 주인님!”
“자~ 먹어!”
구운 사슴 고기를 뜯어서 이달투드워프1에게 내밀었다.
“이런 거 못 먹어 봤지?”
동굴에서 주로 살았던 놈들이니까 민첩한 큰 뿔 사슴 고기는 절대 먹을 수가 없다.
아마도 이달투 놈들이 단백질 보충을 위해 잡아먹은 것은 쥐나 박쥐 정도일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벌레 정도일 것이다.
“예, 토끼를 잡아먹을 때가 횡재를 한 날이고 거대 불곰이 먹고 남긴 것을 주워 먹을 때가 제일 맛있는 것을 먹을 때입니다.”
역시 예상대로다. 다시 말해 이 산맥의 지배자는 이달투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이달투들은 승냥이처럼 이 산맥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먹어 봐라. 너한테는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예, 감사합니다.”
내게 사슴 고기를 받은 놈이 고기를 입에 넣고 씹었다.
그리고 소금을 처음 먹어 본 악어머리 족장처럼 눈동자를 부릅떴다.
‘소금도 안 뿌렸지만 저럴 수밖에 없지.’
모든 감탄은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상대적이다.
“사슴 고기는 많으니까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
“정…… 정말입니까?”
“먹어. 배 터지게 먹어.”
“저…… 배가 터지면 죽잖습니까?”
이달투드워프의 지능이 큰바위와 동급인지 마치 큰바위와 이야기하는 기분이다.
“먹으라면 그냥 먹어.”
“예, 주인님!”
“그건 그렇고 동굴 안에 이달투들은 얼마나 있냐?”
이제부터는 정보 수집이다.
“어…… 그게……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달투드워프는 수의 개념이 미흡하게 잡혀 있는지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다가 엄청나게 많다는 말을 했다.
“패스! 그럼 잡아 온 여자들은 얼마나 있지? 너희들 손가락하고 발가락을 합친 것보다 많냐?”
“예, 그 정도보다 더 많습니다.”
답답해진 나는 붉은개가 말한 것을 인용해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정말 수없이 많이 여자들을 납치한 것 같다.
“며칠 전에도 여자들을 잡아 왔지?”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모두 이달투들이 여자를 잡아갔기 때문이었다.
물론 전화위복으로 이렇게 일이 꼬였지만 그 덕분에 악어머리 부족에 뻐꾸기들을 심어 놓을 수도 있었고, 펫의 특성을 흡수하는 능력도 얻었지만 말이다.
‘결과는 좋게 흐르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달투드워프들도 꽤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너희들 여자를 먹는 거 아니야?”
원시인들은 식인 습성이 있다.
“먹었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는데요. 그리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여자를 잡아먹으면 이달투들은 무조건 그놈을 죽입니다.”
“그럼 왜 잡아 간 거야?”
“새끼를 낳게 하는데요.”
“너희들끼리 낳으면 되잖아.”
“이상하게 새끼가 안 나오는데요.”
이달투드워프1의 대답에 나는 이달투가 멸종한 이유가 이 동굴로 활동 범위가 좁혀진 것도 있지만 유전자적 결함으로 의해 번식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예, 새끼가 나와도 수컷만 나와요.”
‘여자들을 납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네.’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그건 그렇고 너희들 두목이 있지?”
“두목이라고요?”
“나처럼 너희들한테 시키는 놈!”
“있습니다. 큰어금니라고 있습니다.”
이달투드워프2가 바로 대답했다.
“큰어금니?”
“예, 이게 아주 좋습니다.”
이달투드워프2가 자기 머리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머리가 좋다면…….’
이달투드워프는 지시하는 우두머리의 이름을 큰어금니라고 했다.
그리고 그놈은 머리가 비상하게 좋은 편이었다.
아마도 이달투와 현생인류의 혼혈일 수도 있었다.
“잡아 온 여자가 낳은 놈이냐?”
“예, 키가 큽니다. 우리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큽니다.”
키가 크다는 말에 150센티미터 정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달투드워프1과 이달투드워프2의 키는 130센티미터 정도니 말이다.
‘수염까지 나 있는 것을 보니 다 큰 것 같고.’
평균적인 이달투 성체의 키는 저 정도일 것이라 짐작했다.
“저…… 저…… 저…….”
그때 사슴 고기를 뜯고 있는 이달투드워프1이 기겁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늑대들이 접근하고 있답니다요!
그리고 바로 배트맨의 초음파를 통해 이달투드워프1이 왜 저러는지 알게 되었다.
“늑대냐?”
“어…… 어떻게 안 보시고도 아시나요?”
“내가 다 아는 수가 있다.”
으르르릉! 크르륵!
발자국 소리를 지우고 오던 놈들은 우리가 저희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위협하듯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합니까요?”
토끼를 잡으면 횡재했다고 말한 부분에서 이달투들이 이 거대한 산맥의 먹이사슬에서 거의 최하위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내 짐작대로 이달투드워프1과 2는 마치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간헐적으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흐흐흐! 내 경험치들이거든.”
툭툭! 툭툭!
나는 바로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늑대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열 마리군.’
늑대들의 덩치는 깽보다 작았고, 그런 늑대가 열 마리니 손을 풀기에는 딱 적당한 수준이었다.
‘나는 사악하다.’
속으로 그렇게 뇌까리며 나를 보며 으르렁거리는 늑대들을 노려봤다.
아마도 내가 처음 이 동굴을 발견하고 이달투들을 셋이나 죽였을 때 이곳으로 왔던 늑대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피 냄새가 나자 다시 온 것일 것이다.
“저…… 저희들도 도울게요.”
“고기나 뜯고 있어라. 괜히 방해만 된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달투드워프들의 전투력으로는 늑대 한 마리도 상대하지 못한다.
“충성심은 있어 가지고!”
으르렁!
“도망치지 말고 짖기나 하세요.”
다다닥! 다다닥!
나는 바로 견제를 하듯 짖고 있는 늑대들에게 달려갔고, 그와 동시에 늑대들도 사나운 이빨을 보이며 내게 달려들었다.
서걱!
퍽퍽!
깨애앵!
깽, 크악!
-레벨 업!
-검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열 마리의 늑대를 몰살시키는 데 고작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놈들은 한 마리도 도망치지 못했다.
‘저번처럼 할까?’
벌판에서 하이에나를 죽이면서 야생동물을 유인했던 때를 떠올렸다.
아마 유인하지 않아도 거대한 산맥이니 늑대 무리보다 더 강한 맹수가 있을 것이고, 피 냄새를 맡고 알아서 몰려오겠지만 말이다.
“정…… 정말…….”
“대단하지?”
“예, 대단하십니다. 주인님!”
“저 늑대들 한쪽으로 쌓아라.”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이달투드워프들이 마치 존경스럽다는 눈빛을 지으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달투드워프1과 이달투드워프2는 우리 부족으로 가면 해가 뜨기 전에 일을 시작해서 달이 떠도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제는 이달투드워프1과 2의 삶을 증명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나는 사악하니까.’
물론 배불리 먹이기는 할 것이다.
원시시대판 열정 페이를 강요할 생각이다. 하지만 교통비와 식비까지 안 주는 진정한 열정 페이와는 달리 먹일 것은 먹이며 일을 시킬 생각이니까.
인류 최초의 악덕 업주의 탄생의 서막이 열렸다.
“으으윽!”
그때 나무에 묶어 놓은 놈이 정신을 차렸는지 신음을 터트리며 눈을 뜨더니 온몸에 묶인 덩굴을 풀려고 안간힘을 썼다.
딱!
대나무 몽둥이로 놈의 대가리를 후려 갈겼다.
“컥!”
정수리를 그대로 맞은 놈은 ‘컥’ 소리를 내며 바로 기절했다.
‘이것 봐라? 엄살이 심하네…….’
-1,080/1,200
기절할 정도로 강하게 후려친 게 아닌데 저러는 게 의심스러웠다.
‘기절한 척을 하네.’
그냥 죽은 척을 하는 것 같다.
“이게 어디서 엄살이야? 죽어 볼래?”
팍팍! 팍팍!
“으악! 악악!”
-80/1,200
나는 잔뜩 화가난 척하며 제대로 후려갈겼고, 놈의 생명력이 빠르게 하락했다. 그리고 바로 테이밍 몬스터 메시지가 떴고, 나는 바로 테이밍을 했다.
물론 이름은 외우기 쉽게 이달투드워프3이다.
“앞으로 인생이 달라졌으니 내게 충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달투드워프3은 충성이라는 뜻도 모르면서 내 말을 따라 충성을 다하겠다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