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지난 어비스에서는 헌터들이 이것 때문에 서로 죽이고 죽였는데…….’
나도 모르게 지난 어비스의 참혹한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내 뇌리에 휘몰아쳤다.
‘킬 더 갓을 위해서는…….’
신을 죽이려면 고작 D, E등급 마석을 덕지덕지 바른 용의 뼈로 만든 검 정도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무리수가 분명한 일이지만 결심을 내렸다.
-마석(A등급)
무기나 방어구 조합에 사용되는 재료.
무기 조합을 통해 조합된 무기를 강화한다.
강화된 무기는 내구력이 표시가 된다.
강화 시 95% 확률로 강화하려는 무기가 파괴될 수 있다.
나는 천천히 용의 뼈로 만든 검을 바닥에 놓고 검의 날 위에 획득한 A등급의 마석을 올려놨다.
-장비의 조합 및 강화를 시도하시겠습니까?
장비의 조합 및 강화를 하겠냐는 메시지가 뇌리를 후벼 파듯 울렸다.
“……조합 시도!”
지이이잉!
내 말이 끝나자마자 마석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졌다.
쿵쾅! 쿵쾅!
내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본다면 이 용의 뼈로 만든 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다. 이 용의 뼈로 만든 검이 파괴가 되어 사라진다면 앞으로는 톱을 주 무기로 써야 할 판이다.
‘제발…….’
망할 놈의 신에게라도 성공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싶어질 정도다.
물론 망할 놈의 신이 지켜보고 있다면 바로 ‘싫어’라고 대답하겠지만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신과 맞서는 자이니까.
지이이잉! 지이이잉!
용의 뼈로 만든 검이 울듯 떨렸고, 검 자체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졌다.
검이 뿜어지는 빛에 덜덜 진동하고 있었다.
이 빛이 사라지면서 실패냐 성공이냐가 결정된다.
실패한다면 빛이 완전히 소멸하는 순간 장비와 마석이 동시에 분자 분해를 하듯 사라지고, 물거품처럼 빛은 반딧불인 양 사라진다.
그리고 성공한다면 좀 더 강한 빛이 뿜어졌다가 마석만 사라진다.
지이이잉!
-장비의 조합 및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장비 상태를 확인하십시오.
-천부의 검(명품)
용의 뼈로 만든 검과 A등급의 마석이 조합된 마력 검.
찌르기와 베기가 모두 가능한 칼. 특히 찌르기로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다.
휘두르면 천하를 베고 달을 잘라 낸다.
공격력 : 3,000
내구력 : 무한
“휴우우우…….”
성공했다는 메시지와 용의 뼈로 만든 검, 아니, 이제 천부의 검이 된 골검에 대한 설명이 뜨자 나도 모르게 안도해 긴 한숨을 터뜨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혹시 괜한 짓을 한 것이 아닌지, 지금까지 내 무모한 헌팅을 성공시킨 주역을 잃는 것이 아닌지 등 다양한 생각에 불안했었다.
그리고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뜨자 안도감에 지금까지 긴장이 쫙 풀렸고, 탈력이 된 듯이 온몸의 힘이 쫙 빠진 것이다.
“왜, 왜 그러십니까? 주, 주인님!”
이달투드워프1이 내가 한순간 맥이 탁 풀려 털썩 주저앉는 것을 보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좋아서!”
“예?”
“오늘 운발 제대로 터졌다!”
“그런 겁니까? 다행입니다. 저는 또…….”
“조용히 좀 해라.”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은근한 빛을 뿜어내고 있는 검을 봤다. 이름도 변했다. 이제는 용의 뼈로 만든 검이 아니라 천부의 검이다.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천부의 검?’
용의 뼈로 만든 칼이지만 마치 금속처럼 은은한 광택을 발산하는 천부의 검을 봤다.
‘혹시…….’
엉뚱한 상상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아니겠지, 내가 뭐라고…… 아니, 아니야!’
* * *
우리는 임시 부락인 대나무 목책으로 돌아왔고, 기쁜 마음에 주변에 사는 이런저런 야생동물들을 모조리 사냥해서 잔치를 벌였다.
오늘은 모두가 포식을 하고 있다.
‘딱 소주 한 잔만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쩝!’
아쉽다.
애연가인 내가 성장할 몸을 위해 담배를 만들고도 피우지 않은 것처럼 술 또한 만들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내 레벨이 210까지 상승하여 내 몸은 환골탈태를 하듯 평범한 성인만큼 성장했고, 온몸에는 군살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탄탄한 근육으로 가득했다.
물론 얼굴은 아직 앳되어 보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더 이상 나를 아이로 보지 않고 제 몫을 하는 전사로 볼 것이다.
“마음껏 먹어라. 고기는 많고 소금도 많다!”
“예, 주인님! 주인님을 만난 다음부터 항상 배불리 먹고 있습니다. 주인님을 만난 것이 정말 좋습니다!”
아첨꾼인 이달투드워프2가 모닥불 위에서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익는 고기를 보고 아부를 시작했다.
“오늘은 너 하고 싶은 대로 아부를 해라!”
“예,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이 되면 하늘 부족으로 출발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툭툭!
나는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를 또 가시려고 그러십니까?”
이달투드워프1이 내게 물었다.
“거머리 몇 마리 산 채로 잡아 오려고.”
“예?”
“키워 보자.”
예전 같았다면 이달투드워프1의 질문이 귀찮아서 넘겼을 텐데, 지금은 기분이 좋아서인지 꼬박꼬박 설명을 해 줬다.
‘그건 그렇고 가지고 오기는 했지만…….’
죽은 불개미 껍질을 모두 가지고 왔다.
아무리 봐도 방어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 입히고도 남을 양이네.’
강한 무기나 방어구는 부족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하루 이틀 동안 이곳에서 지내며 방어구를 만들어야겠다.
‘들고 가는 것보다 입고 가는 것이 좋으니까.’
슥삭! 슥삭!
나는 불개미 던전에서 확보한 거대 불개미의 껍질을 손질하고 있었고, 이달투드워프1과 다섯 명의 이달투드워프들은 돌아가면서 일행이 먹을 피라냐를 잡으러 갔다.
“이건 딱 투구로 쓰겠네.”
처음 딱딱한 개미 껍데기로 흉갑을 만들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집게가 달린 개미의 머리는 속을 파내고 적당히 손질한 후 안쪽에 가죽을 덧대면 투구로 쓰기에 딱인 것 같았다.
숙숙! 수우욱!
대나무를 쪼개서 거대 불개미의 머리에 들어 있는 물컹한 속살을 긁어내고 앞을 봤다.
‘비슷해.’
내 눈앞에는 설계도 비슷한 것이 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설계도에 그려진 투구와 거의 일치한 물건을 만들고 있다.
-투구 제작이 75% 진행되었습니다.
-투구 제작 성공률이 89%로 향상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떴고 나는 속살을 파낸 개미 대가리를 봤다.
“눈깔 부분에 구멍을 좀 더 파면!”
앞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불개미 투구 제작 작업은 빠르게 진행이 됐다.
“완성이다! 하하하!”
한번 시험 삼아 써 보자 내 머리에 딱 맞는 불개미 투구가 만들어졌다.
-투구 제작에 성공하였습니다.
-불개미 투구(최상급)
거대 불개미의 머리 껍질을 재료로 만든 투구.
그 어떤 재질보다 단단하면서 가볍다.
방어력 : 550
“하하하!”
그냥 웃음만 나온다.
투구 하나의 방어력만 550이라니 놀랍다.
-무기 제작 스킬이 7성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사실 무기도 아닌 방어구를 만든 것이지만 최상품을 하나 만든 것만으로 무기 제작 스킬의 숙련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거대 불개미 껍질로 갑옷도 만들면…….”
무기 제작 스킬의 숙련도는 또 한 번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아예 풀 세트로 만들어야겠다.”
재료는 넘쳐 난다.
나는 불개미의 대가리부터 가슴 부분과 배 부분까지, 그리고 다리까지 붙어 있는 놈도 던전 입구 쪽으로 던졌었다. 덩치에 비해 가벼운 놈들이다 보니 부서진 곳 하나 없이 멀쩡했다.
정말 욕심이 생기는 순간이다. 그리고 내가 만든 이 불개미 투구는 무척이나 가볍다. 그냥 야구 모자 정도의 무게감이었다.
나는 바로 손에 들고 있는 불개미 투구를 착용했다.
-땅속에서일어서
방어력 : 189(+550+50)
캭의 어미의 가죽으로 만든 털옷 속에 착용하고 있던 대나무 갑옷도 벗어 버렸지만 그래도 방어력이 더 높았다.
“좋았어, 이제 갑옷이다.”
나는 불개미 갑옷을 만들기 위해 그 모양을 상상했다.
그와 동시에 허공에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모형이 떴다. 그리고 불개미 투구를 만든 공정과 똑같은 공정으로 불개미 갑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금 품을 넉넉하게 만들어야겠지.”
나는 아직도 더 자라야 한다.
그러니 딱 맞게 만든다 해도 나중에는 쓰지 못하게 되니 조금 더 크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불개미 흉갑 제작에 성공하였습니다.
-불개미 흉갑(명품)
거대 불개미의 껍질을 재료로 만든 흉갑.
그 어떤 재질보다 단단하면서 가볍다.
방어력 : 1,500
3시간 동안 낑낑거려서 불개미 흉갑의 제작에 완성했다. 살짝 큰 감이 있기는 하지만 내 몸도 점점 성장할 것이니 곧 몸에 맞을 것이다.
“뭐, 그때까진 덧입으면 되겠지.”
약간 헐렁한 불개미 흉갑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 무척이나 가벼웠다.
* * *
척!
시험 삼아 이리저리 움직여 봤는데 걸리적거리지도 않고, 입었는데 입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팔과 허벅지에 찰 각반이다. 그리고 발바닥을 보호할 신발이다.
“다녀왔습니다.”
그때 피라냐를 잡으러 갔던 이달투드워프들이 가져갔던 대나무 통에 피라냐를 가득 잡아서 가지고 왔다.
“뭘 그렇게 많이 잡아 왔어?”
“헤헤헤! 잡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많이 잡아 버렸습니다.”
피라냐 낚시는 무척이나 쉽다.
강물에 미끼를 담갔다가 꺼내기만 하면 끝이니까.
“하여튼 수고했고, 구워!”
“예, 주인님!”
기분이 좋아서 뭐든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나는 바로 각반과 신발 제작에 돌입했다.
불개미의 다리를 이용해서 각반과 신발을 만들어 냈다.
‘저놈들이 드워프가 아니라 내가 드워프네.’
이렇게 무기와 방어구를 만드는 것은 진짜 드워프들의 일인데 이 원시시대에 와서 한 것이라고는 도구나 무기를 만들고 사냥한 기억밖에는 없다.
하여튼 그렇게 하루 종일 고생 고생을 해서 불개미 방어구 세트를 완성했다.
-땅속에서일어서
종족 : 헌터(현생인류)
레벨 : 210
생명력 : 7,600
근력 : 198(+257)
민첩 : 211(+235)
마력 : 300(+30)
지혜 : 386(+132)
명성 : 4,275
투지 : 1,080(+58)
공격력 : 285(+45+12(8)+124+1,100)
방어력 : 189{+3,000(+1,000)}
이능 : 초음파 감각, 점프/착지, 야간 시야 확보, 언어(이달투), 재생력
불개미 방어구 세트를 착용하니 이전처럼 각각 방어구의 방어력이 표시되지 않았고, 통합된 방어력이 표시됐다.
정말 다른 것은 몰라도 방어력만큼은 최상인 것 같다.
그리고 스텟 창 중괄호 안에 +방어력이 뜬 것은 세트 장비 효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