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325
325화
저벅! 저벅!
받아든 활을 들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척!
넓은 공터에 홀로 섰다.
쩌어억!
성벽 위에 선 여왕을 향해 시위를 당겼다.
‘이 화살로 저년을 죽이지는 못하겠지.’
이번 공격은 저 망할 것의 강함을 가늠해 보기 위함이다.
“네놈도 헌터인 것이냐!”
성벽 위에 선 여왕은 나를 향해 소리쳤다.
성벽은 활활 불타오르고 있지만 여왕은 그 상태로 서 있다.
‘저 눈빛, 익숙하군.’
이 순간 내 뇌리에 떠오르는 존재는 심장 강탈자다.
‘그 망할 것인가…….’
헌터 중 가장 사악한 존재가 그녀였다.
“너는 헌터인가!”
활의 시위를 당긴 상태로 소리쳤다.
“왜 나를 공격하지? 나는 네놈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다.”
나의 공격이 여왕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혈족이 네년에게 잡혀갔다.”
“공격할 명분으로 그게 충분한가?”
“한 명의 백성을 보살피지 않는다면 그게 왕인가!”
시위를 당긴 상태에서 놓지 않았다.
“네놈의 눈빛이 무척이나 익숙하군. 오호, 그래 잘난 척을 하던 그놈이구나.”
여왕도 내 눈빛을 통해 내가 누군지 짐작하기 시작한 것 같다.
“헌터 최강욱이구나.”
“이곳에서는 나를 땅속에서일어서라고 부른다.”
“재수 없는 놈!”
“너는 심장 강탈자?”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지. 좋다. 어디 덤벼 봐라. 누가 더 강한지 보자. 나는 심장 강탈자인 오초희다.”
스스로 자신을 밝혔다.
‘저 망할 것은 꼭 죽여야 한다.’
살인을 밥 먹듯 하는 미친 헌터다. 문제는 내가 1 대 1로 심장 강탈자인 오초희를 이길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패싸움에는 장사 없다.’
내가 믿는 것은 펫이다.
쩌어억!
반드시 죽이겠다는 마음으로 당겨진 시위를 더욱 뒤로 당겼다.
틱!
슈웅!
내 분노와 결심을 담은 한 발의 화살이 빠르게 심장 강탈자 오초희를 향해 날아갔다.
슈융!
팍!
심장 강탈자 오초희는 놀랍게도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그 자리에 선 상태로 손으로 낚아챘다.
바지직!
그리고 두 손으로 화살을 부러트렸다.
“최강욱, 네놈의 허리도 이렇게 부러트려 주마.”
내게 분노를 뿜어내면서도 쉽게 덤벼들지 못하는 것은 20명의 설인과 30명의 이달투드워프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들 역시 헌터니까.
‘역시 강하군.’
나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이제부터는 완벽한 화력전과 소모전이 펼쳐질 것이다.
그 방법이 승산 있다.
“투석기를 준비해라.”
이제는 제대로 된 전투다.
“이얍!”
그때 5미터가 넘는 성벽에서 줄을 내리고 뛰어나오는 노예 전사들의 모습이 몇 보였다.
“노예들이 도망칩니다.”
성벽 위에서 당황한 전사 조장의 목소리가 내 귀까지 들렸다.
“살려 줘! 살려 줘!”
노예 전사들은 성벽을 뛰어내린 후에 다리를 절며 내게로 달려왔다.
“도망치는 것은 모두 죽여라!”
그때 심장 강탈자 오초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분열이 시작되고 있다.’
내가 십자가에 묶인 아이들을 구한 것이 노예 전사들의 동요를 일으킨 것이다.
슈슈슈! 슈슈슈!
수십 발의 화살이 도망쳐 오는 노예 전사들로 향했고 나는 바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 순간 사각방패를 든 이달투드워프들이 일제히 나를 보호하기 위해 따라 뛰었다.
“내 백성이 되려는 자를 지키지 않는 것은 왕이 아니다!”
내 외침과 함께 우리는 달렸다.
“정말 재수 없는 새끼!”
바드득!
여왕이 이를 가는 모습이 내 눈에 보였다.
퍼어억! 퍼억!
“으악!”
순식간에 내게로 도망쳐 오는 노예 전사들은 화살에 맞아 고슴도치처럼 변했다.
“막아라!”
척척척! 척척척!
30개의 방패가 날아드는 화살을 막았다.
“으으윽!”
나는 쓰러진 노예 전사를 품에 안았다.
“저, 저 안에…….”
“말하지 마라.”
곧 죽을 것 같다.
“저, 저 안에 제 자식들이…….”
“꼭 구해 주마.”
툭!
내 손을 꼭 잡던 노예 전사의 손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첫 번째로 탈출을 감행했던 노예 전사들이 모두 죽었다.
“쏴라! 어서 쏴라!”
분노한 오초희의 외침이 여기까지 들렸다.
“피하셔야 합니다. 폐하!”
단단히가 내게 소리쳤다.
“그래야겠지.”
나는 내 품에서 죽은 노예 전사를 품에 안고 당당히 일어섰다.
척!
“오초희! 너는 내가 죽일 것이다.”
맹세하고 돌아서 내 본진으로 돌아왔다.
“공격할 준비는 끝이 났습니다.”
“공격해라.”
엄청난 화력전이 펼쳐질 것이다.
‘구출과 공격을 동시에 한다.’
노예들을 구할 것이다. 그리고 그 노예를 이용해 저 거대한 성의 내분을 일으킬 참이다.
* * *
조선 왕국의 임시수도 밖.
“야크에 전차를 채워라.”
늑대발톱은 땅속에서일어서의 지시 그대로 야크 두 마리에 전차를 결합했다.
음모오오! 척!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
200명의 전사가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렇게 땅속에서일어서의 명령대로 전차조작 훈련이 시작됐다.
“달려라. 달려!”
철썩!
음모오오오!
두두두! 두두두!
200대의 전차가 달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 자체가 장관이라면 장관이었다.
“던져라!”
달리는 전차의 선두에 선 늑대발톱의 외침에 뒤에 따르던 전차들에서 일제히 나무토막들이 앞으로 던져졌다.
투두둑! 두두둑!
“회전!”
늑대발톱은 어느 순간 땅속에서일어서가 쓰는 말을 쓰고 있었고 그의 명령 그대로 전차들은 일제히 회전했다.
“활을 쏴라!”
그리고 허수아비가 세우진 곳으로 전차들이 달렸고 전차 안에는 불이 붙은 화살이 허수아비를 향해 날았다.
슈슈슝! 슈슈슝!
퍽! 퍽!
“워워워!”
그렇게 1차 훈련이 끝이 났다.
“투척까지는 되는 것 같은데 화살을 명중률이 떨어지는군.”
늑대발톱은 불타는 허수아비에 박혀 있는 화살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죽뇌를 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전사 조장이 늑대발톱에게 말했다.
“그런 것 같군.”
“예,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기동 훈련이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야크 전차를 능수능란하게 조작하는 거였다.
* * *
여와와 여명이 쉬고 있는 통나무집.
“폐하만큼 강해.”
여와는 땅속에서일어서의 조선 왕국의 힘을 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 반해 여명은 마냥 노느라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다.
“들어가도 될까요?”
그때 제비꽃이 말린 과일을 들고 통나무 집 안으로 들어섰다.
조선 왕국의 백성들이 제비꽃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여와는 제비꽃이 제법 높은 지위를 가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것 좀 여명에게 먹이세요.”
“말씀 놓으십시오.”
자신보다 나이가 많기에 여와가 제비꽃에게 말을 놓으라고 했다.
“그대는 왕비이시니 제가 어찌 말을 놓겠어요.”
제비꽃이 미소를 보였다.
“여명아, 이것 좀 먹어 봐라.”
제비꽃이 여명에게 말린 무화과를 내밀었다.
“이곳에서는 과일도 말리는군요.”
여와가 놀라 제비꽃에게 물었다.
여와가 이곳에 온 다음부터 모든 것이 놀랍기만 했다.
연기가 나지 않는 등잔불부터 말려서 불려서 국처럼 끓인 고깃국과 과일들.
그리고 고래 고기로 만든 수육까지 레드의 용성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이라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서, 먹어 봐라. 호호호!”
“고맙뜹니다.”
남자애들보다 여자애가 말이 빠른 법이다. 거기다가 여명은 레드의 자식이기에 다른 아기들보다 성장이 빨랐다.
“호호호, 말까지 잘하는구나.”
“다른 아이들보다 빨라요.”
왜 그런지 이해가 되는 제비꽃이었다. 자신의 손자인 왕검 역시 여명보다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는 그 발육이 무척이나 빠른 것을 봐왔으니까.
“우리 두 왕국이 아주 잘 지냈으면 해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여자들에게는 전쟁보다는 평화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왕국 사람들이 피를 흘리는 것보다 서로 나누고 사는 것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
남자는 야망으로 생을 이어가지만 여자는 안정된 삶 자체를 행복으로 느끼니까.
“하지만 방법이 있을지…….”
여와가 말꼬리를 흐르자 제비꽃이 담담한 눈빛으로 여명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왕검의 짝으로 여명이 좋을 것 같아요.”
제비꽃의 말에 여와는 제비꽃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끼리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식 때문에 화해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비꽃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이 없었다. 레드와 땅속에서일어서의 두 왕국이 하나가 되면 결국 왕이 될 존재는 왕검밖에 없다고 생각한 제비꽃이었다.
‘여명이 왕비가 되도 되니까.’
그리고 이 순간 여와는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맛있어. 헤헤헤!”
“그래, 그래 많이 먹어라.”
두 절대자가 자신과 자신의 혈족 그리고 왕국의 미래를 걸고 사투를 펼치고 있는 이 순간 조선왕국에서는 평화 모드가 형성되고 있었다.
* * *
레드의 용성에 위치한 연꽃의 벽돌집 앞.
“단단히 지켜라.”
“예, 금치 총군장!”
200명의 전사가 연꽃과 왕검이 쉬고 있는 벽돌집을 단단히 경호하고 있었다.
저벅, 저벅!
그때 레드가 천천히 벽돌집으로 걸어왔고 금치는 레드가 강한 존재이기에 머리를 숙였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
“지키는 것뿐입니다. 언제 괴물들이 다시 공격해 올지 모르니까요.”
“너의 왕이 내게 요긴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을 줘서 당분간 얼음이 팽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광역필드와 함께 움직이는 몬스터는 얼음이 팽창하면서 공격을 해왔다. 하지만 투석기와 화염병을 이용해 얼음이 팽창을 시작하면 원거리에서 공격을 시작했고 그래서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었다.
“안에 연꽃 계신가?”
레드는 연꽃을 칭할 때 하대를 하지 않았다.
“계십니다.”
“내 잠시 보고자 한다.”
“전하겠습니다.”
금치가 돌아섰다.
“레드께서 뵙고자 하십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벽돌집 안에서 연꽃의 목소리가 들렸고 레드는 천천히 벽돌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낼만 합니까?”
레드의 모습을 보자마자 연꽃은 왕검을 품에 꼭 안았다.
“괜찮습니다.”
“불편한 것이 있으면 언제나 말하십시오.”
“예, 그러겠습니다.”
“나는 당신을 극진히 돌볼 것입니다. 그래야 내 아내와 딸이 그런 대우를 받을 테니까요.”
레드의 말에 연꽃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하나.”
찰나의 순간 레드의 눈빛이 떨렸다.
“내가 이곳을 막지 못하게 된다면 피하셔도 됩니다.”
“진, 진심이십니까?”
“이곳에서 다 죽을 필요는 없으니까.”
“고맙습니다.”
“무사히 돌아간다면 내 혈족들을 부탁하오.”
이 순간 연꽃은 레드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이곳 역시 평화 모드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자식의 힘일 것이다.
“그럼 이만!”
레드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금치라고 했지?”
“그렇습니다.”
“내가 이 용벽을 더 막을 수 없다면 땅속에서일어서의 왕비와 왕검을 데리고 도망쳐라.”
레드의 말에 금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정말입니까?”
“인질은 허망한 것이다. 내 비록 네 왕에게 빚이 남아 있지만 그 빚을 잊어야 할 것 같구나. 이곳은 다른 세상이고 새로운 세상이니까.”
금치는 레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레드의 눈빛만큼은 지금 자신에게 하는 소리가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쿵! 쿵! 쿵!
그때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거대한 설인들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용벽 위에서 거친 외침이 들렸고 레드는 바로 돌아섰다.
“저도 돕겠습니다.”
금치가 레드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라.”
그렇게 레드와 금치가 용벽을 향해 뛰어 올라가 당당히 용벽 앞에 섰고 30마리의 에티가 얼음이 팽창하는 것과 발을 맞춰서 다시 진격을 시작했다.
‘광역필드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레드는 에티의 모습을 보고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투석기를 준비하라.”
레드가 우렁차게 외쳤고 하얀말이 만든 투석기는 투석을 위해 빠르게 뒤로 젖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