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18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118화
내가 서울에 다녀온 며칠 뒤 ‘그것이 알고 싶다면…’이 방송되었다.
최진기 검사에 대한 일탈이 방송에 나간 후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최진기란 이름 석 자가 대놓고 나간 것은 아니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이었다.
“조 부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차장검사가 조용석 부장을 불러서 방송 여파로 윗분들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전달했다.
“저도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자네까지 불똥 튀지 않으려면 이쯤에서 최 검사 버려야 해.”
“그동안 궂은일 도맡아서 했는데 아까운 친굽니다.”
“그래도 어쩌겠어. 우리부터 살고 봐야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 검사가 모두 떠안고 가도록 분위기 정리 잘해. 그래야 나머지가 살아.”
“네, 차장님.”
조직 차원에서 방송국에 항의도 하고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지만 이미 방송이 나간 뒤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방송에서 제기한 최진기 검사의 의혹은 뇌물수수, 살인 교사, 증거 조작, 사기, 횡령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러니 차장검사도 분위기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서 마음속으론 이미 최진기를 버린 것이다.
“지청장님도 신경 쓰고 계시니까 정리 잘하고 일간 밥이나 한번 먹자고.”
“네. 차장님!”
조용석은 차장검사실에서 나온 뒤 복도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방에는 최진기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부장님!”
“여기 있었나?”
“차장님이 뭐라십니까?”
“자네도 이미 짐작하고 있을 거 같은데…….”
“절 버리는 겁니까?”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
“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자네가 모든 것을 안고 가야 해.”
“부장님!”
“실형을 면하기 어렵겠지만 자네가 안고 들어가야 우리가 정리를 할 수 있어. 내 말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조용석은 사정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네가 다 안고 가야 해결이 가능하고 실형을 살겠지만 금방 빼내 주겠다고 뻐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진기는 부장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부장님! 저한테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최 프로. 이러면 정말 곤란해.”
“부장님이 저한테 이러시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최 프로, 진정해. 내가 살아야 자넬 도울 거 아닌가. 막말로 자네도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거 알잖아. 이런 상황에서 나까지 그렇게 돼봐. 그럼 우리 전부 다 망하는 거야.”
“그렇다고 실형을 살아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길어야 1년이야. 자네도 모아둔 돈은 많잖아. 그러니까 딱 1년만 고생해. 아니지, 6개월이면 될 거야. 원래 우리나라 여론이란 것이 쉽게 끓었다가도 금방 사그라들잖아.”
“하지만…….”
“최 프로! 차장님도 약속하셨어. 내가 이렇게 부탁하잖아. 틀림없이 6개월 안에 빼내 줄 테니까 조금만 고생하라고.”
아까보단 살짝 누그러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른 방법은 없다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최진기가 덮어 쓰기 시작하면 이게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검찰도 이참에 털어버릴 것은 모두 최진기에게 덮어 씌워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정말 그 방법 말고는 없는 겁니까?”
“최 프로, 나만 믿어. 몇 번을 말하는지 모르겠군. 하여간 조금만 고생하면 금방 빼내 주겠다고 하잖아.”
“좋습니다. 제가 다 떠안고 가는 대신 약속은 지켜주셔야 합니다.”
“알았다니까.”
“제가 부장님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약속을 어기신다면 저도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저한테도 보험이 있다는 말입니다. 약속을 어기실 경우 제가 가진 거 전부 다 언론에 뿌려질 겁니다.”
“이 사람이 정말! …틀림없이 약속 지킬 테니까. 걱정 마.”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찰떡같이 붙어 다녔던 사인데 이젠 증거를 들이 미네 마네 하는 원수지간이 되고 말았다.
* * *
“송지숙 씨?”
“저요?”
“네. 송지숙 씨, 맞죠?”
“누구시죠?”
“인천경찰청 특수본 소속 최무진입니다.”
“경…찰이요?”
“네. 경찰입니다.”
“경찰이 왜?”
“송도 주왕어린이집 교사시죠?”
내가 송도 신도시에 와서 송지숙을 만난 이유는 그녀가 원생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어서다.
인천에서 유독 어린이집 사건이 많아서 기억하고 있었던 사건인데 송지숙은 무려 아이를 때려서 죽게 한 범죄를 일으키기 불과 며칠 전이었다.
그래서 경고를 하러 온 거다.
“그, 그런데 어쩐 일이시죠?”
“송지숙 씨에게 나쁜 버릇이 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네?”
“그러다 아이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모욕적이군요.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하죠. 도대체 사람을 뭘로 보시는 거죠?”
송지숙이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펄쩍 뛴다.
이제 보니 습관이 아니라 악의적으로 원생을 폭행하는 것 같다.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 어린이집은 CCTV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것만 분석해도 송지숙 씨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아니라고 우기시겠습니까?”
목소리에 힘을 주어서 말했다.
“전 아니라니까요.”
이게 연기인지 아니면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연습한 건지 모를 정도로 화를 냈다.
그래서 깨달았다.
이건 단순히 경고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이다.
“지금 자수하면 선처 받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겁니다.”
“나라고 가만있을 거 같아요?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어요.”
“좋습니다. 법대로 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어디 마음대로 해봐요.”
송지숙이 결백한 사람처럼 먼저 제 갈 길을 가는데 정작 어린이집 반대 방향으로 내빼기 시작했다.
이런 식이라면 체포해야 한다.
‘증거부터 확보해야겠군.’
반성의 기미가 없으니 이대로 넘어가선 안 될 것 같아서 증거를 찾으러 어린이집 원장을 만났다.
처음엔 아니라고 영장 가져오라면서 펄쩍 뛰더니 이러다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하니까 CCTV 파일을 내주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송지숙이 아이들을 학대하는 영상을 찾을 수 있었고, 증거를 발견한 이상 가차 없이 체포했다.
“무진이 너 어디서 신내림 받았냐?”
“갑자기 무슨 소리에요?”
“송도 주왕 어린이집 송지숙이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제가 정보원 쫘악 깔아둔 거 모르셨어요?”
“헐~ 아무리 그래도 그걸 알아낸다고?”
“제가 괜히 검거율 1위 하겠어요?”
“하여간 의뭉스러운 놈!”
한동안 의뭉 떤다는 소릴 안 하던 박 선배가 송지숙 때문에 또 이런다.
이럴 거 같기는 했는데 조금 귀찮을 것 같아서 어린아이가 억울하게 죽는 걸 알고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미래를 살다 과거로 돌아온 이상 범인을 잡는 일만 내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송지숙을 찾아간 것이고 눈알이 빠질 정도로 CCTV를 분석한 결과 송지숙의 잘못을 잡아낸 것이다.
“또 그 소리에요?”
“나도 참으려고 하는데 네가 좀 이상해야 말이지.”
“그만 좀 하세요. 지겨워 죽겠어요. 그리고 사고 막았으니까 된 거잖아요.”
“사건이 아니라 사고?”
“조기에 밝혀내지 못했으면 큰일이 났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하긴. 무슨 여자가 그렇게 어린아이를 학대했다니?”
“여자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인 거죠.”
“누가 뭐래냐?”
“아무튼 선배님도 사건만 생각하지 말고 주위를 잘 살피세요. 일어날 사건 막으면 좋잖아요. 우리도 훨씬 덜 피곤하고.”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결코 농담이 아니다.
그리고 이미 경험했다.
하나의 사건사고를 막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또 하나의 사고를 막을 생각이다.
“선배님! 저 목포에 좀 다녀 올 테니까 적당히 핑계 좀 대주세요.”
“목포는 왜?”
“할 일이 좀 있어서요.”
* * *
내가 목포를 가는 이유는 얼마 후 목포에서 가거도로 출동한 해경 소속 헬기가 추락해서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는 흔하지 않아서 원래도 알고 있던 사고였는데 송지숙 때문에 시기적절하게 생각해낸 것이다.
문제는 사고 원인까지는 기억할 수가 없어서 현지에 내려가서 뭐라도 알아보려는 거였다.
목포에 내려와서 해경을 만나 헬기 운용 상태를 확인해 봤는데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래서 헬기 운용상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이 뭐가 있는지 조종사에게 문의해 보니 가장 큰 문제는 기상 상태였다.
알아보니까 봄이 되면 해무가 자주 끼어서 헬기 이착륙 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더구나 가거도까지 출동했다가 사고를 당했으니 기상 상태 때문에 사고가 났을 확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 기억에 사고는 3월이었다.
앞으로 두 달 정도 남은 건데 헬기에 문제가 없다는 건 확인했으니 일단 서울로 가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선배님. 저 왔습니다.”
“뭐야? 며칠 있을 것처럼 말하더니 벌써 올라왔어?”
“그냥 알아볼 것이 있어서 갔는데 헛걸음만 했습니다.”
“알아볼 거? 그게 뭔데?”
“선배님이 제 마누라도 아니고 뭘 그리 다 알려고 드세요.”
“야. 너 그거 몰랐냐?”
“뭘요?”
“파트너는 마누라나 같은 거야. 강력계 형사가 그것도 모르냐?”
“전 특수본 소속이라 모르겠는데요.”
“지랄한다. 그래봤자 우린 강력계나 마찬가지야.”
우리 특별수사 본부는 인지 수사를 원칙으로 하지만 우리가 맡지 못할 사건은 없었다.
적어도 인천에서는 말이다.
“만약에 말입니다. 진짜 만약인데…….”
“또 뭐?”
“저만 승진하면 선배님은 특수본에서 나가실 겁니까?”
“갑자기 뭔 소리야?”
“사실은 저번에 청장님 만났을 때 2015년에도 검거율 1등 하면 특수본이 본청으로 옮겨갈지도 모르겠어요.”
“진짜?”
역시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파트너한테만은 비밀로 할 수 없었다.
인천이 서울과 가까워도 본청 소속 특수본이 된다는 건 아주아주 특별한 일이다.
“제가 괜한 소리 하겠습니까?”
“아, 그래서 승진한다는 거야?”
“청장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니까 솔직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언제든 변수는 있는 거니까.”
“네가 그리 말하니까 갑자기 고민되네.”
“저만 승진할까 봐요?”
“네가 승진하게 되면 경감이니까 팀장이 된다는 건데 나보고 그 꼴을 볼 수 있냐는 말이잖아.”
현실적인 고민이다.
나만 승진하게 되면 경감이 되고 아마도 특수본 내에서도 팀이 여럿 생기게 되면서 내가 팀 하나 정도는 맡게 될 것이다.
변수는 있지만 그리될 가능성이 높으니 한 번쯤 이런 대화를 하고 싶었다.
“말하자면 그렇죠?”
“글쎄다. 그건 고민 좀 해봐야겠네.”
“뭘 고민씩이나 합니까?”
“솔직히 말해서 너 만나서 내 인생이 많이 달라졌는데 웬만해서는 너랑 헤어지고 싶지가 않거든.”
돈도 벌고 특진도 했으니 박 선배 인생도 많이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 말대로 나랑 계속 같이 일한다면 앞으로 더 달라지고 더 좋아질 수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일할 맛이 날 텐데 단지 후배가 먼저 진급했다는 이유로 헤어진다면 그 기회를 놓치는 셈이니 고민해 보겠다는 거다.
“저도 선배님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우린 제법 손발이 잘 맞잖아요.”
“그래서 나도 고민해 보겠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