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54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154화
“도장과 서명인데 위조됐을 거란 말씀이세요?”
“지금으로선 그게 가장 가능성이 높아. 비행기 화물창에 들어갈 수 있는 누군가가 작업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니까.”
“그럼 당시 그림이 실렸던 비행편 승무원들 자료 뽑아 보겠습니다.”
“우리가 돌아가는 사이 해당 항공기 승무원들 자료 뽑아서 항공사에 협조 요청해놓으라고 해.”
“네. 팀장님!”
최소한 한 놈은 아닐 것이다.
도장이랑 서명이 위조됐다면 측근 중 하나일 것이고 그 누군가가 항공사 직원과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곧장 한국항공 본사로 향했는데 과연 이상 행동을 하는 직원 하나가 나타났다.
“부기장이 원용태 씨가 연락이 안 된단 말씀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인사 카드 좀 볼 수 있을까요?”
“네.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비행기에 있는 사이 신다현 경장이 항공사에 비행편을 담당했던 승무원 리스트를 요구했고, 비행 중인 직원을 제외하고 당장 모일 수 있는 승무원을 본사로 호출해 달라고 했는데 아무리 연락해도 원용태 부기장이 연락이 안 된다는 거였다.
드디어 혐의를 둘 수 있는 용의자가 나온 것이다.
인사카드에 붙어 있는 부기장 원용태의 사진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서 저장하고 번호도 기록했다.
“재민아! 신 경장에게 연락해서 출국 기록 찾아보라고 하고 우리는 원용태 집으로 가자.”
“네. 팀장님!”
원용태 부기장 집에 도착한 나는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무엇보다 시체 썩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팀장님! 이거 썩는 냄새죠?”
“문 따야겠다. 관리자 불러와.”
오피스텔이라 복도는 깨끗했는데 원용태가 사는 2033호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려고 하자 냄새가 물씬 풍겨온 것이었다.
건물 관리자를 데려와서 도어락을 부수고 문을 열었더니 역한 냄새가 급격하게 빠져나왔다.
“재민아! 얼른 감식반 불러.”
“네.”
감식반을 부르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원용태로 추정되는 시체가 화장실에서 썩고 있었다.
시체 상태로 보아 최소 일주일은 지난 것 같았다.
‘죽여서 입을 막은 건가?’
지금까지 사건 현장을 많이 봤지만, 이번처럼 역겨운 적이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감식반이 오기 전이라 최대한 조심하면서 집안을 둘러봤는데 저항 흔적 없이 먼지만 수북했다.
시체 상태로 보아서 자살 같지는 않은 관계로 면식범 소행으로 보였다.
현관문도 망가진 흔적이 없었고, 창문이나 집안 살림도 이상 없었다.
* * *
사인은 자상에 의한 과다 출혈이었고,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문이나 유전자 결과 또한 나온 것이 없었지만 오피스텔 CCTV가 남아 있었다.
“뭐 나온 거 없어?”
“수상한 놈이 있기는 한데 모자를 꾹 눌러 쓰고 있어서 얼굴 확인이 어렵습니다. 근데 사망 시각이 좀 이상합니다.”
“뭐가?”
“약 10일 전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행시간하고 맞지가 않거든요.”
“그럼 범인이 원용태를 죽이고 부기장 행세를 했다는 건가?”
“사망 시각이 맞다면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장을 만나봐야겠네. 지금 어디 있는지 확인해 봐.”
“넵!”
기장이 비행 중이라 하루를 기다려서 인천공항에서 그를 만났다.
며칠 전에 본사에서 봤는데 왜 또 그러냐고 귀찮아했다.
“부기장 원용태 씨가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네?”
화들짝 놀라는데 절대 연기 톤은 아니었다.
이 반응만 봐도 공범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가 공범인지 확인하러 온 것이 아니라 같이 비행했던 원용태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사망 추정 시각이 나왔는데 그게 전에 홍콩에 다녀오기 전으로 나와서 말입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럼 저랑 같이 비행했던 사람이 부기장이 아니었단 말입니까?”
“사망 시각이 맞다면 원용태 부기장이 척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뭔가 이상한 점 없었습니까?”
“그날 다른 날과는 다르게 말이 없기는 했는데… 이제 보니 목소리를 숨기려고 그랬던 거군요. 어쩐지 평소완 좀 달라 보이더라니…….”
“부기장이 하는 일이 있을 텐데 그건 이상 없었습니까?”
“그랬다면 제가 바로 눈치챘을 겁니다. 하지만 평소 부기장이 체크하는 일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럼 그놈이 원용태 부기장을 죽이고 그 자리를 대신한 거군요.”
기장은 원용태를 대신해서 비행기에 탔던 놈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말하니까 지금에 와서야 의문을 제기할 정도면 원용태와 닮았거나 완벽하게 비슷한 척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준비했길래 그럴 수 있었을까?
‘일단 그놈을 찾아야 해.’
결론은 하나다.
놈을 찾아야 진실을 밝힐 수 있으니까.
“혹시 부기장이랑 사진 찍은 건 없겠죠?”
“네. 없습니다. 아, 여승무원 중에 셀카 찍기를 좋아하는 직원이 있는데 그 직원이라면 찍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여러 번 찍혔거든요.”
“그 직원 이름이 뭡니까?”
“박승혜 씬데 내일이 비행이니까 오늘 아니면 며칠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기장이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박승혜와 연락해서 그녀의 집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지난번에 다 말씀드렸는데 또 무슨 일이세요?”
“아! 다른 게 아니라 셀카 찍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네. 근데 그게 왜요?”
“그럼 그날 비행할 때 혹시 직원들하고 찍은 사진 있을까요?”
“있긴 있는데 무슨 일인지 설명을 해주셔야 드리든지 말든지 하죠.”
“원용태 부기장 아시죠?”
“네.”
“원용태 부기장이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네?”
박승혜 씨가 깜짝 놀라면서 핸드폰을 내게 건넸다.
갤러리를 찾아서 저장된 사진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저장된 사진이 너무 많았다.
“사진이 너무 많은데 그날 사진을 찾아줄 수 있겠습니까?”
“잠시만요.”
자기 핸드폰이라 그런지 박승혜는 수많은 사진을 휘리릭 넘기더니 그날 사진을 금방 찾아냈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찾아낸 사진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찾았다. 요놈!’
우선 원용태로 변신했던 놈과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살인에 특수 폭행 전과가 있는 김용호란 놈이었다.
‘진짜 똑같이 생겼네.’
내가 가진 능력이 아니라면 김용호인지도 모를 정도로 원용태와 닮았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속을 정도로 닮기는 했는데 직원 전부가 속을 정도라니 그게 가능한가 싶었다.
그걸로만 보면 하루 이틀 준비한 일이 아니란 뜻이다.
그래서 오유민 실장에게 연락해서 언제부터 계획된 일인지 알아봤는데 3개월 전에 경매 소식이 알려진 이후라고 했다.
“내부 조력자가 있겠네요.”
“조력자가 아니라 주범일 거야.”
“누구 의심 가는 사람이라도 있으십니까?”
“이런 일을 벌이고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무모한 성격에 일이 밝혀진 뒤에도 신세민 대표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겠지.”
“그럼?”
“맞아. 가족 중 한 명일 거야. 그리고 내 추측이 맞다면 신승록일 것이고.”
“신승록이라면 신세민 대표 아들이잖습니까?”
“맞아. 더불어 꼴통 중에서도 꼴통이지.”
그동안 관심을 꺼두고 있어서 그런지 신승록은 조용하게 지내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게 무슨 짓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번 일이 신승록이 벌인 짓이라면 용데그룹 오너 일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그럼 사건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글쎄다. 신승록이 범인이면 골치 좀 아프겠네.”
신승록이 범인이면 가족 간의 일이 되기에 신세민이 덮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발생했으니 그냥 덮을 수는 없는 일이라 그쪽에선 원용태를 죽인 놈에게 모두 덮어씌우려고 할 것이다.
“이제 어쩌죠?”
“어쩌긴. 김용호란 놈부터 잡아야지.”
“근데 김용호가 원용태로 변신한 건 어떻게 아신 겁니까?”
“딱 보면 몰라?”
“네?”
“영업비밀이니까 다 알려고 하지 마라.”
“에이~ 파트너한테는 말해줘도 되는 거 아닙니까?”
“나중에. 알고 싶으면 빨리 김용호부터 찾아.”
“몰랐으면 모를까, 찾는 건 금방이죠.”
누구지 몰랐을 때나 어려운 것이지 정체를 안 이상 재민이 말대로 시간문제다.
그리고 그런 일에는 경찰보다 잘하는 진구 아저씨네 팀도 있으니 그야말로 누가 먼저 찾는지가 문제다.
* * *
신세민을 만나야 할 때가 된 거 같아서 다시 약속을 잡았다.
“그러니까 김용호란 놈이 부기장 원용태를 죽이고 비행기에 타서 벌인 짓이란 말인가?”
“네. 지금까진 그렇게 보입니다.”
“그럼. 내 서명이랑 도장은 어떻게 된 거지?”
“정밀하게 위조된 것으로 봐야 할 겁니다.”
“그 작자가 내 봉인 방식을 어떻게 알고 위조를 했다는 건가?”
“그래서 회장님이 그런 식으로 봉인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주범일 겁니다. 더불어 소더비 경매에서 대표님이 1,300억 원이나 되는 피카소 그림을 노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겠죠.”
“그럼… 크흠! 아무래도 그림을 찾아달라고 한 부탁은 취소해야겠군.”
신세민도 눈치챈 거다.
누가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지 말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그림과 관련해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젠 그림과는 별개로 사건을 덮을 수 없게 됐습니다.”
“살인 사건만 해결하게. 집안일은 내가 해결하지.”
“경찰 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필요하면 대표님도 조사받으셔야 합니다.”
“건방지군. 내가 누군지 몰라서 이러나?”
“누군지 아니까 이러는 겁니다.”
아무 말이 없다.
화난 모습을 보니 감히 너 따위가 말대꾸를 꼬박꼬박 하다니… 뭐, 이런 생각을 하는 듯했다.
‘당신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
이렇게 끝내려면 내가 있는 특수국에 사건이 오게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돈푼 꽤나 있다고 휘둘릴 생각이었으면 경찰에 천오백 억이 넘는 빌딩을 기부하지도 않았다.
“나는 분명히 그만두라고 했네.”
“전 제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내 말을 거역하고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보나?”
“해보시죠. 누가 저에게 압박하는지 저도 보고 싶네요.”
경찰 조직 내부에 용데그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 알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식으로 그들을 휘둘렀다면 반드시 솎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수하는 거야.”
“누가 실수하는 건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죠. 대표님은 아들 간수나 잘하시죠. 자주 사고 치는 거 같은데.”
뿌드득!
얼마나 화가 났는지 이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다.
“각오해야 할 거야.”
“얼마든지요.”
밖으로 나와서는 곧장 특수국으로 복귀했다.
살인 사건 범인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승록도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가 그림을 욕심내지 않았다면 아무 죄 없는 원용태 부기장이 죽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밀항 조직을 싹 훑었는데 김용호가 밀항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김용호 고향이 어디랬지?”
“평택에 있는 객사리라는 곳입니다.”
“강 경사님은 성식이 데리고 객사리에 가보세요. 잠복이 필요할지 모르니까 드론이랑 필요한 것들 준비해 가시구요.”
“네. 팀장님!”
별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잡히지 않는다면 언젠가 한 번은 고향 집에 들를 거라고 생각해서 강 경사와 성식이를 평택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림이 암시장에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암시장과 인터넷을 감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