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02화
@마계
“오빠! 얼른 일어나서 밥 먹어.”
끄응!
칼에 찔려서 정신을 잃었는데 잠에서 깬 듯한 느낌이다.
‘이건 우리 유진이 목소리… 아! 내가 죽어서 천국에 온 건가?’
문득 든 생각은 그랬다.
그런데 죽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현실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숭의동 골목에서 칼에 찔렸는데…….
‘김 경위! 그 개자식!!’
떠오르니 열받는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지금 이건 뭐지?
여긴 독립하기 전에 살던 엄마네 집에 있던 코딱지같이 작은 내 방이다.
“오빠! 얼른 밥 먹고 출근해야지.”
나를 깨우고 나갔던 유진이가 다시 들어왔다.
“뭐?”
코마에 빠지기 전 그대로의 유진이가 내 눈앞에 나타난 거다.
‘다행히 지옥은 피한 모양이군.’
뭐가 좀 이상하기는 한데 유진이를 보고는 내가 죽어서 천국에 온 줄 알았다.
“왜 그래?”
“유, 유진아.”
와락 끌어안았다.
헉!
내가 갑자기 끌어안아서 그런지 유진이가 당황했다.
“오… 오빠! 답답해.”
“아! 미안.”
늦둥이 동생이라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같은 반 애들에게 그렇게 괴롭힘을 당했는지도 몰랐었다.
자살 시도를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일개 말단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현실에 순응하고 살았는데 죽어서 제일 먼저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 막내 동생 유진이라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런데… 갑자기 첫째 동생인 수진이가 불쑥 들어왔다.
“오빠, 빨리!”
“응?”
뭐가 좀 이상했다.
서, 설마 수진이도 죽은 건가?
그러면 안 되는데…….
“응은 뭐가 응이야. 빨리 나와. 이러다 늦겠어.”
찰싹!
등짝을 때리고 나가는 수진이를 보니 문득 왜 저렇게 어려 보이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 열 살은 더 어려 보였다.
그리고 밀려오는 고통.
크윽……!
‘도대체 뭐지?’
아직도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스윽!
그때 깨달았다.
손에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것을 말이다.
‘이건 또 뭐야?’
돌돌 말려 있는 얇은 노트가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번뜩!
생각났다.
이건 이철구가 목숨줄이라고 쥐고 있었던 바로 그 노트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멍을 때리고 있었더니 이번엔 끝판왕이 나타나셨다.
“이놈의 자식!”
찰싹!
엄마가 내 등짝에 스매싱을 했는데 좀 아까 수진이한테 맞은 자리라 더 아프다.
“크으~ 아프잖아요.”
“얼른 나와. 너 때문에 동생들 기다리잖아.”
“네?”
“얼레? 어울리지 않게 웬 존댓말?”
그러고 보니 엄마도 10년은 젊어 보인다.
‘설마!’
왜 죽었다는 생각보다 과거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씨발!
말도 안 되게 내가 과거로 돌아왔다.
그것도 10년 전으로 말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에 하도 정신이 없어서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정신없이 먹고 밖으로 나왔다.
‘가만 내가 어디로 출근했었더라?’
조금 전 집에서 나오기 전에 달력을 확인했고, 지금이 2012년 4월 10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내가 경찰이 되고 경장으로 진급한 뒤에 주안 파출소 지구대에서 근무할 때였다.
버스를 타기 위해서 걷는 동안 많은 것을 생각해냈다.
무엇보다 막내 유진이가 학교 옥상에서 떨어지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 2주 전이었다.
‘이게 정말 2회차 인생이 내게 주어진 거라면 반드시 널 지켜줄게.’
수진이뿐만 아니라 유진이 그리고 어머니도 이전 삶과 같은 처절한 인생을 살게 내버려 두지 않을 생각이다.
과거로 와서 2회차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니 김준호 경위, 그 개자식이 왜 날 찔렀는지 궁금했다.
‘개자식! 왜 아버지에게 물어보라고 했을까?’
과거로 돌아오기 전 김 경위 그 개자식 나이가 겨우 서른이었다.
정확히 10년 전으로 돌아왔으니 지금은 스무 살이고 이제 갓 경찰대학에 들어갔을 나이다.
이제 스무 살이니 싹을 잘라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놈이 직접적으로 아버지와 관련됐을 리는 없고, 필시 그놈 부모랑 무슨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자식 부모가 누군지 알아봐야겠어.’
김준호는 경찰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게 만들 거다.
그러고 보니 여러 건의 특수 강간 사건을 저지른 이철구도 잡아야 한다.
지금이라면 놈이 첫 번째 강간을 저지르고 감옥에 가 있을 때였다.
‘그놈은 시간이 있으니 나중에 보면 되고…….’
버스 타고 출근하는 동안 어느 정도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안주머니에 넣고 나왔던 이철구 노트가 생각났다.
‘근데 이건 도대체 뭐지?’
내 손엔 여전히 이철구 목숨줄이라던 노트가 있었다.
2번 버스가 오길래 올라타서 자리에 앉은 다음에 궁금했던 노트를 펴 보았는데 욕이 절로 나왔다.
‘그렇게 말밥 주러 다니더니 이렇게나 분석했다고?’
노트에는 경마 정보에 대한 것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말에 대한 기록과 기수 컨디션은 어떻고 기록도 상세가 적혀있었는데 분석한 노력이 가상할 정도로 잘 정리돼 있었다.
노트가 너덜너덜할 정도인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이 들여다보고 기록했는지 저절로 이해되었다.
뒤쪽에는 로또 번호에 대한 분석도 꽤 많았는데 대충 보다가 덮었다.
그리고… 난 번개를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가만! 로또라고? 이거는…….’
미쳤다.
이철구가 쥐고 있던 이 노트!
지금은 내 손에 있는 이 노트는 미래에 대한 기록이었다.
그것도 일확천금을 손에 쥘 수 있는 보물 말이다.
이철구를 잡으러 출동하기 전에 아버지 납골당에 들렀었는데…….
‘설마! 아버지가 제 소원을 들어주신 겁니까?’
이게 꿈이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랐다.
꽈득!
‘크윽!’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는데 더럽게 아팠다.
하여간 정신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지구대에 도착했더니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 뭐야?”
“선배님. 왜 그러세요?”
“최 경장, 잊었어?”
“네?”
“너 부평으로 발령 났잖아.”
“아!”
맞다.
선배 말을 듣고 떠올랐는데 오늘이 부평 강력계로 발령받아서 오늘이 첫 출근 하던 날이었다.
마계 중에서도 탑 오브 더 탑이라고 불리던 부평으로 간다고 환송회까지 거하게 했었더란다.
‘크으~ 쪽팔려.’
지나다 들렀다고 인사하고 얼른 나와서는 택시를 탔는데 결국엔 늦었다.
첫날부터 늦었다고 욕을 바가지로 들어야 했는데 그것도 듣는 둥 마는 둥 서일권 팀장 잔소리가 정겹기만 했다.
후배에게 진급에서 밀리고 치킨집이나 하겠다고 호기롭게 사표 던지고 나갔던 양반이다.
덕분에 물리도록 치킨만 먹었는데 그 사람을 내 팀장으로 다시 만났다.
씨익!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쭈! 웃어?”
반가운 마음에 잔소리하는 것도 모르고 웃었더니 그게 화를 불렀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잘해라. 아, 참. 말 놔도 되지?”
“그럼요. 당연하죠.”
“따라와.”
“넵!”
“뭐 좋은 일이라도 있냐?”
“그냥 뭐, 즐겁게 살아야죠.”
“일등 마계에 입성해 놓고 즐겁게 살겠다고?”
사실 이때 내가 강력계에 지원했던 건 수당 때문이었다.
강력계가 일하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지원했던 것인데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해서 일에 파묻혀 버렸었다.
근데 막상 2회차 인생이란 걸 인식하고 나서는 살짝 후회되기는 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다를 게 있겠습니까?”
“그래. 좋은 자세야. 나중에 사건 많다고 제발 살려달라고나 하지 마라.”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제발 열심히 해라. 일에 잡아먹히지 말고.”
“그래야죠.”
기억난다.
10년 전에도 일에 잡아먹히지 말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던 사람인데 지금 들으니 새록새록 떠올랐다.
서일권 팀장도 반가운데 병호 선배와 장우 선배도 10년 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하지만 살짝 어려웠던 경태 선배도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몇 년 후 뿔뿔이 흩어졌던 선배들이라 더 반가웠다.
‘다들 오랜만이고 반갑습니다.’
팀원들 소개받고 책상까지 배정받다 보니 벌써 오전이 훌쩍 지나갔다.
밥 먹고 잠깐 짬이 나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생각을 정리했다.
‘로또부터 사야 하나?’
가난이라면 지긋지긋하다.
우리 가족이 조금만 여유가 있었어도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가족이란 울타리와 가난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누구 덕에 과거로 돌아왔던지 간에 그 지독했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철구가 정리해둔 것이 맞는지는 이미 스마트폰으로 확인했다.
이번 주 로또 당첨금은 16억이었는데 한 달 뒤에 33억짜리 당첨금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매주 로또 1등이 될 수 있는 번호를 알더라도 부정이 개입된 것은 아닐지 의심할 것이 뻔하므로 매번 1등에 당첨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가까운 시일에 가장 많은 당첨금이 언제인지 확인하고 이번 주엔 급한 대로 2등 번호를 적어서 하나만 사기로 했다.
이번 주 2등 당첨금이 4,700만 원 정도인데 세금 제하면 3,600만 원 정도 수령 할 수 있었다.
‘돈 문제는 그렇게 해결하면 되겠어.’
1등 상금을 몇 번이라도 챙기고 싶지만 연달아 1등에 당첨되기라도 하면 무슨 비리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부터 하고 볼 것이다.
지긋지긋했던 돈 문제는 그렇게 해결하면 되는데 당장 급한 건 유진이 문제였다.
‘시간이 없어.’
여기선 신참이라 따로 시간 내기가 곤란하다.
유진이를 구하려면 거기에만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정면 돌파밖엔 없겠어.’
오해받기도 싫고 돌려갈 시간도 없어서 직진을 선택했다.
유진이 학교에도 가보고 선생님도 만나보려면 근무시간에 시간을 내야 하는데 신참인 처지에 그게 곤란할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팀장에게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받기로 했다.
내가 겪었던 서 팀장님이라면 말이 통할 거라 생각해서다.
“저어, 팀장님.”
“왜?”
“드릴 말씀이 있는데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뭐야? 첫날부터 뭐 사고쳤냐?”
“그게 아니라 가족 일 때문에 상의드릴 일이 있습니다.”
“…음! 따라와.”
서일권은 서 있는 나를 잠깐 올려다보더니 소회의실로 들어갔다.
사건 보고 받을 때 주로 사용하는 회의실인데 그리 포근한 곳은 아니다.
“뭔데?”
“사실은 제 여동생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서요.”
“왕따?”
약간은 장난기를 담고 있던 팀장 얼굴이 왕따란 말에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네.”
“…음! 마음고생이 많겠구나.”
“뭐… 그렇죠.”
“그래. 내가 뭘 도와주면 되는데.”
“여동생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 며칠만 따로 시간을 할애하면 안 되겠습니까?”
사정이야 이해가 가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부평서에서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기에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가족 일인데 그렇게 해야지. 근데 말이야. 그거 정말이야?”
“강력계에 얼마나 오고 싶었는데 첫날부터 거짓말하겠습니까?”
“그런 일을 겪는 오빠치고는 너무 침착한 거 아니냐?”
“저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싶어서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정말이지?”
“네. 나중에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알았어. 팀원들에게는 내가 따로 시킨 일이 있다고 할 테니까 처신 잘하고.”
“감사합니다.”
“감사하면 잘 처리하고 소주나 한잔 사.”
“네. 팀장님!”
서일권 팀장에게 허락받고 며칠 시간을 얻었다.
마음 같아선 유진이를 괴롭혔던 가해자 하나하나를 찢어발기고 싶지만 다른 무엇보다 유진이 멘탈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시간은 많다.
복수는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전에는 유진이가 죽었다는 사실에 지레 포기했었는데 이젠 아니다.
유진이도 살리고 유진이를 그렇게 몰고 간 가해자들도 처절하게 응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