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3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03화
서 팀장 허락하에 시간을 벌자 나는 학교로 달려가서 유진이부터 만났다.
“유진아!”
“오빠가 학교엔 웬일이야?”
이렇게 봐서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고통 받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특히 유진이를 괴롭혔던 아이들 중에는 이모 딸 효진이가 포함돼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말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엄마와 우리가 충격 받을 것이 뻔하니 혼자서 책임지려고 말이다.
“지나다 들렀다. 너랑 갈 데가 있어서.”
“조퇴하라고?”
“하루쯤 그래도 괜찮아. 선생님한테는 허락받았으니까 가방 챙겨서 나와.”
“아, 알았어.”
유진이 눈빛이 떨리는데 묘하게도 안도하는 듯했다.
‘녀석!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냈다는 거냐?’
유진이 눈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울컥하는 걸 겨우 참았다.
근데 유진이 멘탈을 어떻게 되돌려 놓지?
‘일단 전학부터 시켜야 하나?’
유진이가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2주 남았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전학도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 든 생각이다.
“오빠! 이제 가도 돼.”
“그럼 가자.”
이때만 해도 아직 업무용 차량도 배정받지 못했을 때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어디 가는데?”
“가보면 알아.”
내가 유진이를 데리고 간 곳은 아버지 납골당이었다.
왜 내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준 뭔가가 있다면 아버지의 염원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서다.
‘아버지. 우리 유진이에게도 힘을 주세요.’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아빠한테 가는 거야?”
“응? 어떻게 알았어?”
“이 길로 가면 납골당이잖아.”
“그래. 아버지한테 가는 거야. 아버지한테 할 말도 있고 너도 들었으면 하는 말이 있거든.”
“그게 뭔데?”
“미리 말하면 김새잖아. 조금만 참아.”
무슨 낌새를 느꼈는지 이때부터 유진이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내가 학교를 찾아간 적이 없었으니 지금쯤 뭐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시작했을 거다.
납골당에 도착해서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아버지한테 할 말 없어?”
“뭐?”
“오빠가 들어서 곤란할 거 같으면 비켜줄까?”
“무…무슨 말?”
“오빠도 가끔 와서 한풀이하듯이 넋두리하고 나면 얼마간 버틸 힘이 생기거든. 그러니까 유진이 너도 해봐.”
생각이 많아지는지 유진이가 고개를 숙였다.
유진이가 속내를 풀어내든 아니든 일단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나와서 보니 납골당이 참 거대하기도 하다.
이렇게 죽은 사람이 많은 건가?
거대하다고 생각되는데도 한쪽에서는 증축하기 위해서 공사 중이라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다른 세상이 이렇게 돌아간다는 걸 새삼 깨우쳤다.
죽었던 내가 다시 돌아와 인생 2회차를 살게 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오빠!”
언제 내려왔는지 유진이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끝났어?”
“오빠… 혹시 알았어?”
유진이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데 내가 왜 지금까지 안 하던 짓을 하는지 눈치챈 모양이다.
“그래. 어쩌다 보니 알게 됐다.”
“…….”
“아버지한테 말했어?”
“모…르겠어. 뭐라고 해야 할지.”
“효진이 때문에 말하지 못한 거야?”
“그, 그것도 알아?”
“오빠가 생각보다 동생들에게 관심이 많아.”
그냥 생각나서 한 말인데 유진이에겐 궁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거다.
매달 생활비 대느라 바빠서 용돈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데 그렇게 말하다니 내가 말해놓고도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부턴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줄 참이다.
“근데… 어쩌려고?”
“그보다 넌 어쩌고 싶은지 말해 봐. 전학을 가도 좋고, 자퇴해도 상관없어. 아, 엄마 걱정은 하지 말고. 오빠가 엄마 마음 상하지 않게 잘 말할 테니까.”
“…….”
“왜 말이 없어?”
“잘 모르겠어.”
“유진아. 잘 생각해야 해. 오빠가 뭐든 도와줄 수 있지만, 사람은 누구든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 해. 그러니까 결정은 네 몫이야.”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평생 후원할 수 있는 가족이라 해도 인생은 스스로 사는 거다.
시간이 많다면 정신과 의사라고 찾아가서 의논해 보고 싶지만, 지금은 나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할 만큼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나보고 결정하라고?”
“학교가 중요하니?”
“그, 그거야 당연하지 않아?”
“그보다 유진이가 뭘 하고 싶은지부터 알자. 그렇게 악착같이 버티고 공부해서 나중에 뭘 하고 싶은 건지 말해 봐.”
“미…미안! 아직 잘 모르겠어.”
내가 바보 같은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데 대학을 가고 졸업해서 나중에 뭘 할 거냐고 묻다니…….
‘등신아! 쫌!! 제대로 하자.’
동생 멘탈을 돌려놓겠다는 것인지 다그치는 것인지 모르겠다.
“좋아. 그건 찬찬히 찾아보면 되고. 일단 힘들게 마음고생 몸 고생 심한 학교생활보다 홈스쿨링 하는 건 어때?”
유진이를 만나러 가기 전만 해도 전학을 보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보니 다른 학교로 전한 간다 하더라도 지금의 멘탈로는 정상적인 생활이 곤란할 거란 판단이 들었다.
“홈스쿨링?”
“그래. 집에서 공부하다가 괜찮아지면 학원도 다니고 해서 검정고시 합격한 뒤에 대학 가는 걸로 하자.”
“나 대학 갈 수 있어?”
대학 갈 수 있냐는 말에 가슴 속에서 천불이 올라온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을 억눌러야 한다.
“당연하지. 오빠가 어떻게든 너희들 대학 보낼 거다.”
“하지만…….”
“왜? 수진이 때문에 그래?”
“…….”
말이 없는 걸 보니 그런 모양이다.
당장 급한 건 고3인 수진이니까.
‘하아… 이걸 어떻게 말하지?’
어디 가서 코치라도 받고 싶은 마음이다.
할 수 없다.
치트 키라도 써야 할 판이다.
“수진이도 너도 대학 갈 수 있어. 이건 아직 비밀인데 사실 오빠가 모아둔 돈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저, 정말이야?”
“그래. 그러니까 돈 걱정은 말고 어떻게 할지 그것만 생각하면 돼.”
“하지만…….”
쉽게 결정 내리기 힘든 모양이다.
돈 걱정하지 말라는 데도 대답하기 망설이는 걸 보면 아직 내 말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거다.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수진이는 유진이가 학교생활이 힘들다는 걸 몰랐을까? 하는 거다.
학년이 다르고 고3이라 해도 말이다.
‘후~ 지금 그걸 걱정할 때가 아닌데 왜 이러냐? 정말!’
수진이를 의심하는 생각은 얼른 지워버렸다.
“당장 결정하기 곤란하지.”
“그. 그게…….”
“그럼 이번 주는 현장학습 신청하고 쉬자. 쉬면서 찬찬히 생각해 보면 되잖아.”
“그래도 될까?”
“알지? 오빠는 아버지 대신이라는 거.”
“응!”
대답은 하는데 마지못해 말하는 느낌이다.
그만큼 내가 신뢰를 못 주고 있는 거다.
하긴 여태 오빠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거다.
“아무튼 오빠 말대로 하자. 그리고 우리 유진이 괴롭힌 애들은 오빠가 꼭 혼내줄게.”
“괘…괜찮아.”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앞으론 오빠가 열심히 잘할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은 오빠만 믿으면 돼.”
“…….”
여전히 미덥지 못한지 입을 다물고 있다.
“오빠도 알아.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는 일에만 몰두한 거. 하지만 이젠 달라질 거야. 그러니까 오빠한테도 기회를 줘.”
한 번에 다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는데 자꾸 이해시키려 한다.
인생 2회차라도 제대로 된 오빠 노릇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
“근데 집에 있어도 애들이 찾아오면 어떡해.”
“집에?”
학교에서 떨어트려 놓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다.
“무…서워.”
“괜찮아. 엄마도 이제 마트 그만 나가시게 할 거니까.”
“정말?”
“물론이야.”
“당연하지. 그럼 오늘은 간만에 외식이나 할까?”
“언니 야자 하는데?”
“빨리 오라고 할게. 아니다. 수진이 데리고 엄마한테 가자.”
내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던 유진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
“왜?”
“갑자기 왜 이러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편하게 생각해. 일단 가자.”
벌써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수진에게 가서 야자 빠지라고 했더니 집에 무슨 일이 있냐고 되물었는데 오늘 중대 발표가 있으니 일단 따라 나오라고 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수진이도 공부는 하고 있지만, 대학을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내가 돌아오기 전에는 유진이가 코마 상태에 빠지면서 대학을 포기했었는데 이제 수진이의 암울했던 과거도 멀리 날려버릴 것이다.
@중대 발표
“오빠! 무슨 일 있어?”
“일단 엄마 만나서 다 모이면 말할게. 괜찮지?”
“아, 알았어.”
마트에서 일하는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기다렸더니 벌써 일곱 시다.
기다리는 동안 수진이가 유진이를 붙들고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것 같은데 사실 유진이도 딱히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어서 납골당에 다녀왔다는 말만 해주었다.
시간이 지나서 마침내 우리 가족이 다 모였다.
“너희들 야간 자율학습은 어쩌고?”
“제가 데리고 왔어요. 일단 밥 먹으러 가요.”
“외식하게?”
“네. 오랜만에 외식이나 하게요.”
생전 안 하던 짓을 하니까 엄마도 나를 이상하게 본다.
더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평소완 다르게 내가 존댓말을 하고 있어서다.
“외식? 집에서 밥 먹으면 되는데 돈 아깝게 무슨 외식이야?”
평소라면 엄마 고집을 꺾기 어렵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제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
“할 말?”
“네. 중대 발표가 있거든요.”
“너 사고 쳤니?”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마시고 저 따라오세요.”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플렉스 할 정도로 비싼 식당은 없어서 차선책으로 돼지고기 전문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무슨 일인데?”
주문하기도 전에 내게 다그치신다.
내가 사고라도 쳤는지 정말 걱정이 되신 건데 그런 일이 아니라서 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는 했다.
“일단 먹고 얘기해요.”
“그러지 말고 그냥 말해 봐.”
“에이~ 먹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세요. 애들도 배고플 거예요. 저도 배고프고.”
“그래. 알았다.”
삼겹살 4인분을 주문하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는데 막상 고기가 익어가니 엄마도 쌈까지 싸가면서 잘 드셨다.
툭!
입이 짧은 유진이가 제일 먼저 젓가락을 놓았는데 왠지 심적 갈등 때문에 마음껏 먹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신경 쓰였다.
유진이, 엄마, 수진이 차례로 젓가락을 놓자 바로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뜸을 들이니?”
“저 로또 2등에 당첨됐어요.”
신의 선물처럼 내 손에 들어온 이철구 노트에 적힌 과거의 로또 번호가 맞다는 걸 이미 확인했기에 다가오는 토요일에 있을 로또 추첨도 맞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1등은 한 달 뒤에 금액이 두 배일 때 당첨되는 것으로 마음먹었고, 이번 주엔 급한 대로 2등 당첨 번호를 구매해서 유진이도 구하고 당장 어려운 집안 형편도 보살피려는 거다.
무엇보다 대학에 갈 수 있으니 공부에 전념하라는 의미에서 여동생들에게 선포하는 거였다.
“아악!”
엄마는 말없이 표정으로 놀라고 수진이가 큰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유진이는 살짝 놀라는 척 하더니 1등이 아닌 것에 실망하는 듯했다.
‘아니지.’
아직 멘탈이 정상이 아니라서 그런지 당장 수천만 원이란 돈이 생기면 우리 가족이 어떤 변화를 겪을지에 대해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맞는 거다.
“그게 정말이니?”
“네. 정말이에요. 그러니까 엄마도 마트 그만두시고 수지이랑 유진이 뒷바라지 좀 해주세요. 학원도 같이 좀 알아보시고.”
“2등이면 얼마나 되는 거니?”
“세금 제외하면 4천만 원쯤 될 거에요.”
“무진아, 그 정도면 1년 정도는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수진이 대학 보내고 유진이 학원 보내면 금방 없어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