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66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66화
“자네가 몰라서 그렇지. 검찰은 이미 훨씬 더 오래전부터… 음! 아닐세. 아무튼 검찰이 그렇듯이 우리도 바뀌어야 하네.”
청장은 검찰도 바뀌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으나 왜 그런 주장을 하냐고 되묻는다면 명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어서 중간에 말을 끊었다.
하지만 윤기석 차장은 그냥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왜 말씀을 하다 마십니까. 검찰이 뭐가 어쨌다는 겁니까?”
“그건 내가 할 말이 아니라 그런 거네.”
“좋습니다. 그건 넘어가죠. 하지만 청장님이 나서서 최 국장을 두둔하는 건 보기 좋지 않습니다.”
“자네가 선을 넘는 건 괜찮고?”
“선배님들이 가만있지 않으실 겁니다.”
“그건 두고 볼 일이지.”
“네?”
“선배들이 왜 반대만 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서 하는 말일세.”
“자신이 졸업한 모교가 사라지는 걸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윤기석 차장은 은퇴한 선배들은 당연히 반대할 거라고 생각한 거다.
그래서 한 말인데 청장은 반대로 말한다.
순간 윤기석은 혼란스러웠다.
‘뭐야? 벌써 선배들에게 손을 쓴 거야?’
한번 생기기 시작한 의구심은 끝도 없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사람 생각은 모두가 다른 법일세.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찬성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일세. 안 그런가?”
“벌써 손을 썼다는 겁니까?”
“내가 그런 게 아닐세. 이미 훨씬 이전부터 포돌이 재단 혜택을 받고 있으니까. 그리고 경찰 개혁을 위해 최 국장이 행안부에 기탁하는 돈이 얼만 줄이나 아는가?”
“그깟 돈이 뭐라고 정체성을 흔들고자 하십니까?”
“그깟 돈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돈일세. 무려 10조 원이니까.”
“…….”
윤기석은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자신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경찰대 폐지를 위해 버리려는 최무진 국장이 이해가 안 돼서다.
‘미친 거 아니야?’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10조 원이 동네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그 많은 돈을 고작 경찰대 폐지를 위해 버리다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자신은 겨우 50억 안팎의 재산을 지키려고 별의별 짓을 다해 왔는데 꼴도 보기 싫은 놈은 꿈같은 돈을 버리겠단다.
“하하하! 자네도 놀란 모양이군.”
“그, 그게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그런 겁니다.”
“경찰대 폐지는 이제 대세일세. 대신 진급 시마다 상당 시간을 교육받게 할 것이고 정당한 경쟁을 통해 진급 심사가 이루어지게 만들 것이네. 내 임기가 고작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안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군. 이왕이면 자네들이랑 경찰 혁신안을 의논하고 싶은데 어떻게들 생각하나.”
생각들이 복잡한지 다들 말이 없다.
심지어 윤기석 차장조차도 지금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심란하기만 했다.
‘정신 차려야 해.’
윤기석은 간담회를 이대로 끝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혁신안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경찰대 폐지만 주장하지 않는다면요.”
“자넨 같은 소리를 계속 반복하게 만드는군.”
“그야 청장님께서 줄곧 경찰대 폐지를 주장하시니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무래도 2024년엔 인사 혁신안부터 시작해야겠군.”
“설마 우릴 다 경질하겠다는 겁니까?”
“지금은 구시대의 악습에서 벗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야. 자네들도 그리 생각해줬으면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군.”
“권유가 아니라 강요로 들립니다만.”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겠지.”
두 사람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각자의 명분을 가지고 있으니 이런 자리를 갖는다고 해서 양보할 이유가 없겠지만 지금 두 사람 모습은 위태로워 보일 지경이다.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겠군요.”
“하하하! 오랜만에 의견 일치를 이루었군. 파하기 전에 한 가지만 말해 두지. 나야 1년 뒤면 은퇴할 몸이지만 최 국장은 향후 10년 간의 경찰을 좌지우지할 거라는 걸 명심하게. 채찍을 휘두르고 나면 당근이 주어질 거라는 것도 잊지 말고. 크흠! 그럼 나 먼저 일어나겠네.”
청장이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남은 사람들은 옆 사람과 청장이 남긴 말을 곱씹었다.
나름 해석해보려는 건데 뜻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떻게 할 거냔 의견을 묻는 것과 같았다.
“차장님! 인사 혁신안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행안부와 모종의 거래가 된 거라면 저희 자리가 모두 위태로운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우리 전부를 갈아치울 순 없어.”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나태형 정보국장과 윤기석 차장은 한 몸이라 불릴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그나마 청장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파벌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다른데?”
“경찰 조직 인사 적체는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합니다. 청장님이나 최무진 국장이 경찰대 폐지를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 중에 하나죠. 행안부가 10조 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청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인사 혁신안이 통과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수십 명이나 되는 치안감과 치안정감을 모두 갈아치울 순 없어.”
“너무 안일한 생각입니다. 지금의 청장님은 뭐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무서울 것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듣고 싶군.”
“간단합니다. 더 이상 올라갈 자리도 없고, 듣자 하니 소문만 무성하던 고스트 펀드에 가입했다는 말도 들리더군요.”
고스트 펀드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하는 중이다.
누군가는 있다 하고 누군가는 헛소문이라고 주장하니까.
하지만 윤기석이나 정보국장쯤 되면 아는 법이다.
뭐가 된장이고 뭐가 똥인지 말이다.
“그럼 당근이 고스트 펀드 가입인가?”
“소문엔 C&U홀딩스가 상장한다는 말도 있더군요.”
“상장이랑 투자 수익이랑 상관있는 건가?”
“연결돼 있다면 어쩌실 겁니까?”
윤기석이 이러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권력이나 명예 혹은 부를 이루기 위해서다.
그래야 자기 자식들이 잘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만들기 위함이니까.
자본주의 사회는 잔인하다.
민주주의라 떠들면서 기회는 공평하다고들 하지만 출발 선상이 다르다는 건 애써 말하지 않는다.
윤기석도 자기 자식만큼은 금수저… 아니 최소한 은수저 정도는 만들어주고 싶었다.
제일 앞은 아니더라도 한참 앞서 나가게 해주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그래야 자기 노년도 편할 것이 분명하니까.
“그래서 자넨 최 국장에게 사정이라도 하자는 건가?”
“사정이 아니라 한발 물러서서 관망하는 거죠.”
“관망?”
“리얼리티 쇼를 본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갖자는 겁니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청장님이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있다더군요.”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뜬금없이 이사 타령인가?”
“생각을 해보십시오. 청장님 댁이 어딥니까?”
“그야 청담동 고급빌라 촌이잖나.”
“그곳에서 다른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의미가 뭐겠습니까?”
“빙빙 돌리지 말고 알아듣게 말해.”
“마당이 넓은 집을 알아보는 겁니다. 은퇴 후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서울에서 마당 있는 집 가치가 어떤지는 차장님도 잘 아실 겁니다.”
고급 빌라도 좋겠지만 은퇴 후를 생각해 보면 답답할 것이 분명하니 다른 집을 알아볼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여기서 나태형 국장이 말하고 싶은 것은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할 만큼 많은 돈이 어디서 났겠냐는 것이다.
“고스트 펀드로 자산을 불렸다는 건가?”
“그거 아니면 말이 안 됩니다. 청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이사할 집을 알아본다는 건 합법적이고 떳떳하다는 겁니다.”
“마당 있는 집이라면 지금 청장님이 사는 고급빌라를 두, 세 채는 살 수 있는 돈이라야 할 텐데?”
“더 놀라운 건 청장님과 최 국장이 만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사이에 자산이 그만큼이나 늘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건가?”
“제가 알아보니까 청담동 빌라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더군요.”
“얼마나?”
“10억입니다.”
“그럼 여유 자산까지 최대 20억 정도는 투자했겠군.”
윤기석은 잔머리를 굴려서 청장이 얼마나 벌었을지를 가늠했다.
청장이 사는 고급빌라 가격이 20억 수준이니 마당 있는 집으로 가려면 최소한 4, 50억은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10억으로 50억을 만들었다는 뜻인가?’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20억을 투자해서 최소 4, 50억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당 있는 집을 사려면 최소한 80억대 이상은 생각해야 하니까.
특히나 청장이 생각하는 수준의 집을 생각해 보면 더 높은 가격대일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그럴 겁니다.”
“노후를 즐길 수 있는 마당 정도면 80억 이상은 생각해야 할 텐데 벌써 그렇게 불어났다고?”
“그러니까 최 국장을 무시하기 어려운 겁니다. 멀리 볼 거 없이 포돌이 재단에서 일할 수만 있어도 편안한 노후가 보장된다고들 합니다. 그러니 오늘 모인 간부 중에서도 마음 바뀌는 사람이 나올 겁니다.”
“미처 생각지도 못하는 순간에 훅 들어온 느낌이군.”
“차장님도 정하셔야 합니다.”
“숙이고 들어가자는 건가?”
“편한 길과 험난한 길이 있는 법입니다. 숙이고 들어가면 편한 길을 갈 수 있는 거고 지금처럼 밀고 나가면 험난한 길을 가야 하는 겁니다.”
윤기석은 청장실을 거쳐 국회로 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청장은커녕 시의원도 어려울 판이다.
그러나 자존심이 걸려 있었다.
지금까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살았는데 되려 인생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있는 지금 평생 꼿꼿하게 지켜온 자존심을 구겨야 할 판인 것이다.
“자넨 어떻게 하고 싶은가?”
“제가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쉽게?”
“딱 한 번만 고개를 숙이면 청장실로 직행할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서울지청장을 거쳐서 청장실 입성이 가능해질 겁니다. 최 국장이 아니라 청장님에게 고개를 숙이는 겁니다. 저희 상관이기도 하고 명령권자입니다. 고개 숙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찰대 폐지를 묵인해야 하는데 자네는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 직급이나 나이에 경찰대 폐지 이슈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저한테 유리한 쪽 손을 들어주는 것이 이익 아니겠습니까?”
“후~ 생각 좀 해봐야겠군.”
머리가 복잡해지는 윤기석이다.
* * *
얼마 후 C&U홀딩스에서 공식적으로 외부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나름의 기준을 충족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였고, 기업 투자는 대기업은 제외 대상이고 중소기업으로 한정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벤트가 있었는데 유현경 회장이 C&U홀딩스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거였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C&U홀딩스 지분은 내가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뒤늦게 상장을 결정한 이유는 형평성 때문이다.
지금은 비밀이 지켜지고 있지만 나중엔 고스트 펀드 때문에 말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스트 펀드 존재가 알려지더라도 떳떳해야 하기에 외부 투자도 받고 준비가 되는 대로 상장도 하게 될 것이다.
“상장, 반대하는 건 아니죠?”
“나야 당연히 찬성이지. 상장하게 되면 재산이 불어나는데 반대할 이유가 뭐 있겠어. 다만 무진이 너 재산도 대중에게 다 알려지게 될 거야.”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는데 새삼스러울 것도 없잖아요.”
“그렇다면 다행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