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31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31화
“공장은 비어 있고?”
“임대 공장이라 당장 이사 간다 해도 문제되진 않는 구조더라. 근데 왜 그래?”
“응?”
“왜 그러냐고?”
“왜긴 투자하려고 그러지.”
“갑자기 뭔 소리야? 남은 돈은 집 넓혀서 이사 간다고 했잖아.”
“사실은…….”
어제 말했던 사연을 다시 한번 민호에게 말해주었다.
이제 놀라는 거 보는 것도 지겨워서 말해놓고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느라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게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내 눈에 B&G(주)란 회사 이름과 그 옆에 기능성 마스크 팩 전문 기업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헐~ 이건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이냐?’
B&G(주)는 기능성 마스크 팩으로 홈런을 친 기업이다.
경제나 주식에 별 관심 없던 내가 이 기업을 기억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바로 이른바 작전주로 떡상과 떡락을 거듭했던 주식이고 작전세력이 전원 체포되면서 알려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아~ 이상하네?’
아무래도 인생 2회차가 되면서 뭐가 달라지긴 한 모양이다.
저 이름을 보고 단박에 작전주였다는 걸 기억해 내다니 말이다.
이건 마치 한번 보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절대 기억의 소유자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작전이 걸렸던 시기도 정확하게 기억이 났다.
2013년 2월인데 6개월 전만 해도 8,000원에서 10,000원을 왕래하던 주가가 갑자기 120만 원까지 폭등했다.
아무 이유가 없는 건 아니었다.
당시 폭발적인 성장세로 중국에 막대한 양을 수출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반년 만에 100배가 넘는 폭등은 상식을 벗어난 거였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이런 일이 아예 없는 일도 아니란 거다.
하지만 정상적인 주가 상승이라도 이 정도면 금융감독원이 가만두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작전 거는 놈들이 잡히든 아니든 이래저래 개미만 죽어 나간다는 거다.
“뭐하냐?”
B&G(주) 때문에 넋이 빠져 있는데 민호가 밖으로 나왔다.
“응?”
“왜 넋이 나갔어?”
“저기 B&G(주) 마스크 팩 만드는 그 B&G 맞는 거지?”
“보면 몰라? 옆에 써 있잖아.”
“대박!”
“뭐가?”
“응? 아니. 그런 게 있어. 근데 저기는 아닐 거고 반대쪽 공장 말하는 거냐?”
“맞아. 거기랑 저기 뒤쪽도 매입 가능해.”
“알아보기는 한 모양이네?”
누가 공대생 아니랄까 봐 이미 이런저런 계산을 다 끝내놓고 있었다.
아마도 대기업에 판매한다는 계획도 마음 한구석에는 자리 잡고 있었을 거다.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사전 조사는 해둬야 하니까.”
“세 필지를 매입해야 하고 설비까지 깔려면 150억은 있어야겠구나.”
“미친놈!”
“뭐가?”
“그만한 돈이 생겼다고 이렇게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게 말이 돼?”
“친구야.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야.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꿈을 쫓아가면 되는 거야.”
“지랄한다. 혼자 멋있는 척은 다 하고.”
“운영자금도 필요할 거니까 넉넉하게 200억 투자하마. 대신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분은 내가 60%다.”
민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오히려 60%만 줘도 괜찮은 건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너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있으면 전담 변호사가 있는 것이 좋을 거야. 혼자 이러고 다니지 말고.”
“그거 좋은 생각이네.”
“술이나 한잔하자.”
“아직 낮인데?”
“내가 지금 일이 손에 잡히겠냐?”
“나야 오케이지.”
“가자.”
“참, 여윳돈 있으면 저 회사 주식이나 사둬.”
“갑자기?”
놀라고 황당한데 요즘 나에게 생긴 변화들이 떠올랐는지 말과 표정 그리고 민호가 취하고 있는 행동이 서로 달랐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기대되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마구 섞여서 자신도 뭐가 뭔지를 모르는 거다.
“요즘 내가 운빨 기가 막히잖아. 그 운빨이 말해주고 있단 말이다. 저기에 투자하라고.”
“미친놈!”
“하여간 지금 샀다가 내가 팔라고 할 때 팔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다.”
“그러지 말고 너 솔직히 말해 봐. 신내림이라도 받았냐?”
“큭큭, 경주 최 씨 양반 가문에 대대로 무당 한 명 없는 집안인데 무슨 헛소리냐.”
“너 하는 행동이 딱 선무당이잖아.”
“지랄 말고 이 형님이 하라는 대로 하기나 해.”
“죽을래? 생일도 나보다 느린 놈이 형님은 무슨.”
@김춘석
내가 런던에 다녀오는 사이 ‘그것이 알고 싶다면…’에서 탈옥수 고병선에 대한 특집을 방송했다.
고병선은 충고 받은 대로 검찰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여죄를 밝혔다.
탈옥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뱉어내서 그런지 방송 시청률은 폭발하다 못해 자체 시청률 최고를 새롭게 갱신했다.
덕분에 방송 여파는 장난 아니었다.
특히 원하지도 않았던 탈옥이란 대목에서 과연 누가, 왜, 고의로 사고를 내고 그를 탈출시켰는지 밝혀내야 한다는 시민 청원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이게 웬 난리라니?”
“그러게요.”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고병선이가 범인이었을 줄이야.”
“그렇긴 한데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해 판결 날 때까지는 모르잖아요.”
“고병선이가 방송에다 대고 자백했으면 이미 게임 끝난 거야. 그나저나 너 어쩌냐?”
“뭐가요?”
“검찰이 너를 콱! 찍었다더라.”
고병선에게 여죄가 있다는 방송을 하게 된 배경에 내가 있다는 것이 알려진 모양이다.
하긴 영원히 비밀로 남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홍 PD에게 입단속을 부탁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훨씬 빨리 알려진 셈이긴 했다.
“제가 죄지은 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한데 고병선이가 검찰을 바보로 만들었으니 어쩌겠냐? 이미 무기수로 감옥에 갇힌 고병선을 어떻게 할 수는 없고, 널 골로 보내버릴 때까지 파겠다는 거지.”
“그래 봤자일 겁니다.”
“그래도 조심해라.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놈들이니까.”
“조심하겠습니다만 그놈은 수사 안 합니까?”
“그놈?”
“고병선이 탈출시킨 놈이요.”
내가 말하는 순간 박 선배 몸에 긴장감이 스며들었다.
느슨하게 늘어져 있던 몸을 바짝 세우더니 나에게 바짝 다가온 것이다.
“너?”
“왜 그러세요?”
“뭐 있지?”
“뭐가요?”
“내가 널 유심히 관찰한 결과 패턴이 있더란 말이지.”
“패턴이요?”
“그래. 네가 그런 말 할 때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더란 말이지.”
“선배님. 너무 오버하시는 거 아니세요?”
“너야말로 모른 척 그만하시지. 난 내 촉을 믿으니까.”
하여간 귀신 같은 양반 아니랄까 봐 내가 말하는 그 이면을 넘겨 짚어냈다.
그렇다고 맞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
“아니라니까요.”
“그러지 말고 나한테만 말해 봐. 우린 파트너잖아.”
“하아~ 좋습니다. 말씀드리죠.”
“거봐. 뭐가 있을 줄 알았다니까?”
“진척은 있는데 아직 뭐가 나온 건 아니에요. 확신이 들면 선배님께 제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됐죠?”
“시간이 더 필요하다?”
“네.”
“그럼 분위기 정도는 잡아야겠네?”
뭔가 기대된다는 표정이다.
조금 걱정되기는 해도 박 선배는 허튼짓할 사람은 아니라서 단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어쩌시려구요.”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사건으로 가져와야 나중에 인사고과에 올라갈 거 아니냐.”
“흐흐흐! 그건 그렇겠네요.”
“좋아.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유의미한 정보를 가져와.”
“네. 선배님!”
* * *
이회승은 정선 카지노에 가기 전 김춘석에 대해 모든 걸 조사했다.
“아들 때문이었군.”
어렵지도 않은 결론이었다.
아들에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심장 수술이 필요했고, 사고를 내는 조건으로 수술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들은 수술 받을 기회가 사라져 버렸다.
수술 날짜가 잡히고 나서 안타깝게도 사망했으니까.
이회승은 처음엔 김춘석 아들의 죽음이 심장병 환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거기에도 모종의 흑막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냈다.
의사와 간호사 말이 일부 엇갈리는 점이 있었고, 그 시기에 권고 사직당한 간호사에게서 증언이 될 만한 내용을 녹취했다.
필요하면 나중에 법정에서 증언도 해주겠다고 했는데 환자는 수술받기 하루 전까지 모든 컨디션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수술만 받으면 되는데 갑자기 악화되더니 사망했고, 유가족 합의도 없이 화장하고 장례까지 치러버렸단다.
냄새가 나도 너무 난다.
‘추악한 놈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형사 출신인 이회승은 배후에 김진택이 있는 것만 같아서 더 견딜 수가 없었다.
이만하면 도박에 빠져 있는 김춘석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신을 고용한 후배에게 알아낸 것을 알린 뒤에 자신은 정선으로 향했다.
후텁지근한 여름인데도 정선은 의외로 서늘하다.
‘기분 탓인가?’
일부 사람들은 정선 카지노를 자살 공장이라고도 한다.
도박에 미쳐 자살한 영혼들이 머물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슥슥!
이회승은 괜히 닭살이 돋아난 닭살을 문질러서 소름으로 인해 스며든 한기를 몰아내려고 했다.
정선 카지노는 스몰 카지노라 객장이 그리 넓지는 않아서 김춘석이 있기만 하면 찾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란 생각에 느긋하게 움직였다.
‘일단 방부터 잡아야겠군.’
호텔이랑 같이 붙어 있어서 이회승은 일반 룸을 잡아놓고 김춘석을 찾을 생각이라 호텔 입구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고객님!”
“빈방 있습니까?”
“죄송합니다. 손님. 지금은 스위트룸 하나만 남아 있습니다만…….”
데스크 여직원이 이회승을 위아래로 훑는다.
‘그것참! 나 지금 무시당한 거?’
5성급 호텔도 아닌데 마치 사람을 차별하는 양 스위트룸 묵을 여력이나 되냐고 묻는 듯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얼마요?”
“1박에 99만 원입니다. 고객님!”
“그걸로 합시다.”
이회승은 별거 아닌 것처럼 무심하게 말했다.
하루 묵기엔 과한 금액이긴 했으나 김춘석을 찾아서 대화할 장소도 필요해서 일단 감수하기로 했다.
“네?”
“이봐요. 그 눈빛은 참아주겠는데 귀도 어두워요?”
되묻는 말에 짜증이 나서 결국 한소리하고 말았다.
“죄…죄송합니다. 고객님!”
자기 의중을 간파당해서 그런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걸로 계산하고 방 키나 줘요. 그리고 5성급 호텔도 아니면서 손님 가려 받으려는 그 태도는 고칩시다.”
“네? 아! 네.”
“화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고객님! 제가 죄송했습니다.”
카드로 숙박료를 계산하고 나자 키를 받아서 호텔 밖으로 나가서 카지노 입구로 향했다.
주민증을 제시하고 입장료까지 계산한 다음 객장 안으로 들어갔더니 후끈한 열기가 이회승을 훑고 지나갔다.
“후~”
절로 한숨이 나오는데 인간 군상들이 죄다 집합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이들이 도박에 빠진 이유도 결국엔 외로워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덥군.”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는데도 도박에 빠진 인간들이 내뿜는 열기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 같다.
블랙잭과 룰렛을 지나 슬롯머신을 살펴봤는데 김춘석이 보이지 않았다.
‘없는 건가?’
다 털리고 밖에서 배회하는 중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치자 마음이 급해졌다.
여기서 찾지 못하면 꽤 힘들어질 것 같아서다.
VIP룸도 있다고 들었는데 김춘석이 거기에 있지는 않을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객장을 돌아다니면서 그를 찾았다.
그러다 발견한 몇몇 사람이 있었는데 허름한 옷차림에 거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몇 명을 발견했다.
‘저대로 밖에 누워 있기만 하면 노숙자라고 해도 맞겠어.’
그래서 의심했다.
어쩌면 저들 중에 김춘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