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45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45화
“하하하! 유 과장이 동안이라 그렇지 서른두 살입니다.”
표정이 없는 유현경 과장 대신 지점장이 대답했다.
세화증권이라면 분명 실적 우선일 텐데 미모로 줄을 세운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유현경 과장도 미인이었다.
강나경도 그렇고 유현경 과장도 그렇고 내 주변에 미인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아, 제가 괜한 말을 했네요. 미안합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고객님!”
“그럼 말씀 나누세요. 전 나가 보겠습니다.”
“네. 다음에 뵙죠.”
지점장은 자기 역할을 다하고 VIP 상담실에서 나갔다.
단둘이 남아서 그런지 유현경 과장은 지점장이 있을 때보다는 유연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지점장처럼 적극적이진 않았고, 목소리 톤도 안정돼 있어서 얼마나 많은 자금을 다루는지 미루어 짐작하게 만들었다.
“계좌 확인은 했는데 어디 미리 생각해두신 투자처라도 있으신가요?”
“대선 테마주에 투자를 하고 싶은데 유 과장님께 맡겨도 될까요?”
“분산투자를 원하십니까?”
“아! 분산투자는 아니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투자하고 싶습니다.”
“다들 박빙이라서 어느 쪽으로 예측하기가 어렵다고들 하던데 고객님은 그걸 예상할 수 있으신가 보죠?”
“저라고 뭐 다르겠습니까? 그냥 해보는 거죠.”
“자칫 손실이 클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문제없습니다.”
정중하게 경고도 하고 분산 투자하기를 권고했으나 나도 괜찮으니까 몰빵해서 투자하겠다고 주장했다.
“어느 쪽으로 투자하실 생각이신지?”
“여당 쪽입니다.”
“100억 전부를요?”
“네. 포트폴리오는 과장님에게 맡기죠. 단, 50%이상 수익이 나면 증권사 수수료와는 별도로 수익 중 5%를 과장님께 수당으로 드리죠.”
집중해달라는 의미로 제안하는 거다.
그런데 이게 적당한 제안인지 모자란 제안인지도 난 모른다.
그냥 진철이 조언을 받아들여서 그렇게 해보는 거다.
“수익이 나면 저야 좋은 일인데 반대로 투자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 유념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거라면 문제없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계약서 작성하겠습니다.”
“그러세요.”
@우연
똑똑!
“들어와.”
딸깍!
“최무진입니다. 서장님!”
“내게 할 말이 있다고?”
“네. 서장님! 시간 괜찮으십니까?”
“우리 부평서 에이스가 보자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일단 앉아.”
거절하면 어쩌나 했는데 서장은 의외로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이미 지청장으로 영전이 확정된 상태라 그런지 요즘 기분이 좋은 탓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래. 무슨 일로 날 보자고 했나?”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렵게 입을 뗐으나 김진택과 얽힌 사연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리고 내가 김진택과 김재성, 그리고 문상진까지 블랙문과 얽혀서 조직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다.
“내가 청렴결백한 사람은 아니지만, 최 경사 말대로라면 꽤 심각한 문제군.”
“그래서 도움을 좀 부탁드리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그리고 내게 도움을 청할 정도면 반대급부에 대해서도 준비를 했을 거 같은데 맞나?”
순수하게 도움을 주고받을 사이는 아니라서 서장이 그렇게 말해도 전혀 섭섭하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네. 그렇습니다.”
“계속하게.”
“곧,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제가 어느 쪽이 당선될 건지 정확히 예측해낸다면 어떻겠습니까?”
“자네가?”
“네. 서장님. 제 정보는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그 정보를 주는 대가로 자네를 도와달라는 건가?”
“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꽤 쓸모 있는 정보를 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 정보는 어떻게 이용하시든 해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일단 관심 있어 하는 눈치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돈을 굴리는 데 관심이 없다면 모를까 고위 공무원치고 청운의 꿈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는 편이다.
‘역시 야망이 적지 않은 사람이야.’
생각보다 일찍 경무관으로 승진해서 지청장으로 가게 되었으니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의 꿈을 상향 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내 예상이 맞았다.
“좋아. 자네 제안 받아들이지. 하지만 자네 판단이 틀릴 경우엔 각오해야 할 거야.”
“물론입니다.”
“그래. 어느 쪽이 당선될 거라고 보나?”
“여당 쪽입니다.”
“여당이라면 우리나라 최초로 여자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뜻인데… 맞나?”
“네. 맞습니다. 하지만 리스크가 커서 개인적인 투자를 하더라도 짧게 치고 빠져야 할 겁니다.”
“꽤 자세한 정보군. 물론 자네 정보가 정확하다면 말이야.”
이번 대선은 오차 범위 내에서 결정이 날 거라고 예측하는 언론이 대부분이라 서장이 내 말을 어느 정도 신뢰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나를 상대해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서장도 부평서에 떠도는 내 소문을 아는 것이 그 이유다.
“제 정보는 정확합니다.”
“그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건가?”
“만일 제 판단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서장님이 손해 보는 금전적인 부분은 모두 보상하겠습니다.”
“…으음! 좋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결과를 보고 다시 얘기하지.”
“그럼 그때 지청으로 찾아가겠습니다.”
“그러지.”
서장과의 대화는 순조롭게 풀렸다.
그동안 부평서에서 활약한 덕분이기도 했고, 내가 박 선배를 어떻게 도왔는지도 소문이 나서 도움이 된 것 같았다.
* * *
보이스 피싱 캠페인 일환으로 띠를 두르고 부평시장과 지하상가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상인들에게 어떻게 예방하는지도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다.
강나경 경위가 말하길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보이스 피싱 예방 캠페인이라고 했다.
시골에서도 보이스피싱 범죄가 일어나고 있을 텐데 아직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사례 모집을 위해 전국 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놓긴 했는데 결과는 아직 미지수였다.
“응?”
두 개의 골목이 교차하는 십자 골목에 다다랐을 때 강나경 경위 앞에 누군가 멈춰 서는 것이 보였다.
“강나경 경위님, 잠깐 말씀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누구시죠?”
“놀라지 마세요. 전 백상철이란 사람이고 강 경위님 아버님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아버지라뇨? 전 아버지가 안 계세요. 혹시 사람을 잘못 보신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틀림없이 강나경 경위가 맞습니다.”
“누가 제 아버지란 거죠?”
강나경은 충격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평생 단 한 번도 아버지를 본 적이 없고 엄마도 아버지에 대해서 일절 거론하지 않았기에 아버지에 대해서 모르고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누가 나타나서 아버지에 대해 할 말이 있다니 믿음이 가질 않았다.
“이분입니다.”
백상철은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이분이 제 아버지라구요?”
“네. 얼마 전에 돌아가셨고,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잠깐 괜찮으시면 저기 보이는 커피숍으로 가시겠습니까?”
“잠깐만요.”
강나경은 잠깐 뒤돌더니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엄마에게 전송했다.
그리고 답을 기다리는데 답장이 오질 않는다.
‘진짜라고?’
엄마에게서 누군지 묻는 답장이 오지 않는다는 건 백상철이란 사람이 하는 말이 맞다는 걸 의미했다.
터벅터벅 걸어서 커피숍으로 걸었고, 백상철이 그 뒤를 따랐다.
모퉁이에서 몰래 두 사람 얘기를 들은 나도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따라가 보고 싶었는데 몸을 숨길만 한 곳이 없어서 포기했다.
‘백상철이 강나경 경위 아버지 사진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충격인 것은 얼마 전에 죽었다는 거다.
그가 움직일 만한 사람이라면 마도진과 노규진 회장 정도가 다인데 마도진에게 저만한 딸이 있을 리 만무하니 결론은 노규진 회장인 뜻이다.
‘맙소사! 강나경이 노규진 회장의 숨겨진 딸이라고? …아!’
비로소 주차장에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일어나는 거지?”
내가 강나경이라면 충격 때문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을 거다.
혹시 몰라서 커피숍 안으로는 못 들어가도 근처에서 기다렸다.
“최 형사! 거기서 뭐 해?”
“아! 금방 갈 겁니다.”
“강 경위님 못 봤어?”
“저기요. 아는 분을 만났나 봅니다.”
2팀 막내인 고 형사인데 계급은 경장이어도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예우해주느라 평소에도 존대했다.
원래는 서로가 존대하는 것이 맞는데 내가 갑자기 특진하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다.
“그럼 나 먼저 갈게. 천천히 와.”
“네. 그럴게요.”
고 형사가 가고 나서 강나경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넋이 나간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젠장! 하필 그걸 봐서는 지랄이네.’
노규진 회장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났다.
심지어 이미 죽어버려서 보지도 못하는데 말이다.
나 같았어도 저런 얼굴이었을 거다.
아니 어쩌면 난동을 부리고도 남았을 거다.
* * *
“그분이 제 아버지라고 쳐요. 하지만 이제 와서 뭘 어쩌라는 거죠?”
“갑자기 나타나서 놀랐을 겁니다. 하지만 전 회장님 유언을 무시할 수 없어서 이렇게라도 해야 했습니다.”
“뭐죠?”
“강나경 씨에게 유산을 남기셨습니다.”
“돈이라면 됐어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회장님이 남기신 돈이 1,000억입니다.”
“…….”
엄청난 액수에 충격 받았지만, 갑자기 아버지 존재를 알게 된 것만은 못했다.
“급할 건 없으니 생각해 보시고 연락주세요.”
“됐으니 그만 돌아가세요.”
“혹시 모르니 전화번호 드리고 가겠습니다.”
백상철은 명함 한 장을 남기고 먼저 일어났다.
그 뒤로도 한참 앉아 있던 강나경은 일어나서 나오긴 했는데 비틀거렸다.
‘미치겠네.’
나서기가 뭐해서 일단 그녀 뒤를 따라갔다.
저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나라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다.
‘부평서까지 한참인데 저렇게 걸어갈 수 있을까?’
위태롭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강나경이 풀썩 주저앉았다.
“괜찮아요?”
“누구?”
“접니다. 최무진.”
“아…….”
“일어나 보세요.”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요.”
충격 때문인지 다리가 풀린 거다.
딱히 해줄 것이 없어서 말없이 기다리기만 했더니 그녀가 먼저 말했다.
“무슨 일인지 안 물어요?”
“개인적인 일 같아서 참는 중입니다.”
“미안한데 저 좀 부축해줄래요?”
“그러죠.”
일어나는 걸 도와주고 조금 부축해줬더니 이젠 부축 없이도 걷기 시작했다.
“좀 괜찮아요?”
“네. 고마워요. 지난번 일도 그렇고 자꾸 신세만 지네요.”
“이런 게 무슨 신셉니까? 지나가는 사람도 도울 수 있는 정돈데.”
“그래도 고마워요.”
“서울까지 운전해서 가야하는데 괜찮겠어요?”
“네. 괜찮아요.”
그 뒤로는 말없이 걸어서 부평서 주차장까지 도착했다.
더 이상 일할 컨디션도 아니라서 돌아가는 것이 맞는데 아무래도 운전이 걱정이다.
“키 주세요. 제가 운전할게요.”
“주세요.”
“제가 할게요.”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그냥 주세요.”
휙!
차 키를 낚아채서 운전석에 먼저 타 버렸다.
그러자 나경도 할 수 없이 조수석으로 향했고 운전하는 내내 말없이 그녀의 집에 도착해서는 차 키를 돌려주고 나서는 생각을 정리할 겸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