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80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80화
“이해합니다. 그래서 자율방범대에서 직업적인 방범대원을 모집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방범대원이요?”
“네. 월급은 저희 회사가 지급하겠습니다. 시작은 중소기업 수준 정도의 급여를 지급하겠지만 자율방범대 효과가 입증되면 대기업 수준으로 올려드릴 예정입니다.”
중소기업 수준이라 하면 2백만 원대를 말하는 거고 대기업 수준이라 하면 3백만 원대를 말하는 거다.
그리고 이건 실수령액 기준으로 4대 보험 가입 기준이다.
“그럼 자율방범대 운영을 넘기란 얘깁니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으로 변하는 겁니다. 그리고 방범대원으로 봉사하고 계시는 분들에겐 시간 수당을 드리겠습니다. 물론 방범대에 할애하는 시간 정도는 스스로 정하실 수 있겠지만 24시간 치안 유지를 목표로 합니다.”
“되게 복잡하네요.”
“복잡하게 들리겠지만 간단히 말해서 전문적인 인력을 영입해서 지역 치안 유지에 도움을 드리겠다는 겁니다.”
이재범은 솔직히 헷갈렸다.
왜 개인 회사 돈까지 들여가면서 지역 치안 유지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인지 말이다.
“저희야 포구가 안전해지면 좋은 일이긴 한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근처에 해양경찰 출장소도 있고, 고속도로 지구대도 가까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조금 더 솔직히 말씀드리죠. 최근 월곶 포구 주변에 위험한 폭력조직이 세력을 키워나간다는 정보가 입수됐습니다.”
“네? 그럼 그냥 하는 일이 아니라 이거…….”
이거 다음에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아마도 경찰이나 국정원이 무슨 비밀작전 같은 거 하는 거냐? 이런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심화수는 은근히 그것을 맞을 거라는 뉘앙스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국정원 블랙 출신이라 이런 일에 능한 것이 도움이 된 거다.
“도움 부탁드립니다.”
묘한 대답이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선 당신 생각하는 것이 맞으니 모른 척 도와달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거였다.
“그럼요. 도와야죠. 그런데 이 근처에 폭력조직이 만들어졌다는 겁니까?”
“네. 그것도 20대 초반의 어린놈들이라고 합니다.”
“말세네. 말세야.”
“가만, 형님! 그놈들인가?”
이재범 옆에 앉아서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던 김철현이 아는 체 했다.
“누구?”
“아니 왜 그놈들 있잖아요. 요새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놈들.”
“아~ 그러네. 그놈들 나타난 지가 얼마 안 됐지?”
“몇 달 전이니까 그놈들이라면 말이 되죠.”
두 사람 대화를 듣던 심화수는 마윤철이 폭주족 행세를 하고 다니거나 폭주족을 끌어들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찾던 놈들일 수 있겠네요. 아무튼 그놈들이 조금 더 세력을 확장하면 자릿세를 달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 전에 싹을 잘라야죠.”
“그러면 큰일이죠. 우리 같은 자영업자가 벌면 얼마나 번다고 그놈들 주머니에 돈을 채워주겠습니까?”
“그거야 당연하죠.”
“그래서 자율방범대를 전문 인력으로 채우고 조직폭력배가 얼씬도 못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과 연계해서 비상시엔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만들어둘 예정이라 도움이 될 겁니다.”
이재범이 오해한 덕분에 쉽게 일이 풀렸다.
운영은 포구를 잘 아는 지금의 자율방범대원들이 하고 전문 인력을 가미하기로 했고, 필요한 장비 지원과 CCTV가 없는 골목은 가장 성능 좋은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어두운 골목이 많아서 시청 협조를 얻어 가로등도 설치하기로 합의를 봤다.
* * *
급한 사건도 없고 해서 박 선배랑 월곶 포구 어느 횟집에 들렀다.
그냥 보기엔 한가한 것처럼 보여도 내가 월곶에 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싱싱하죠?”
“싱싱이야 하지. 근데 무슨 병이 도져서 회를 먹겠다고 월곶까지 온 거냐?”
“일단 드세요. 맛있잖아요.”
“지랄한다. 싱싱한 회는 연안부두만 가도 많아. 여기까지 올 필요 없이 소래포구만 가도 되고.”
“마윤철이란 놈이 여기 있다네요.”
“그게 누군데?”
“마도진 아들 마윤철이요.”
“마도진에게 아들이 있었어?”
“네. 스물셋이나 되는 아들이 있답니다. 그 아들 이름이 마윤철이고 월곶을 중심으로 세력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네요. 장진수와 김만철이 협조하고 있구요.”
지금까지 알아낸 사실을 박 선배에게 알려 주었다.
싱싱한 광어회를 우걱우걱 씹어대면서 하는 얘기라 진정성이 좀 떨어지기는 해도 모두 사실이다.
“마도진이 몇 살이었는데 아들이 스물세 살이나 된다는 건데?”
“스무 살에 낳았다니까 사고 친 거겠죠.”
“그렇다면 장진수와 김만철이 그놈을 이용하는 거겠지.”
“이용이요?”
“그렇잖아. 아무리 마도진 아들이라고 해도 이제 스물세 살짜리한테 충성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장진수와 김만철이 어떤 놈들인데.”
“하긴. 선배님 말도 일리는 있네요.”
지금까지는 마윤철이 구심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박 선배 말을 듣고 보니 장진수와 김만철이 빵에 들어가 있는 동안 마윤철을 이용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 가능성 있어.’
장진수는 1년이면 나오고 김만철은 10년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재판이 벌어질 예정이라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모른다.
“마도진 아들이라고 하니까 따르던 조직원들을 규합하기엔 좋은 핑계거리지. 그러다 마윤철이 싹수를 보이면 어르고 달래서 대장 노릇 시키는 거고 아니라고 생각되면 지들이 홀라당 하겠지. 그런데 마윤철이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냐?”
“백상철을 만났습니다.”
“뭐라고?”
“새삼스럽게 뭘 놀라고 그러세요.”
“와아~ 이거이거… 간덩이 큰놈 보게?”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열 받잖아요. 야쿠자한테 우리나라 여자를 넘기고 마약을 받아 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런다고 백상철을 만나?”
“따지려고 만났더니 마윤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자기도 통제가 안 돼서 골치 아파죽겠다고 말입니다.”
파트너한테는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
그렇다고 전부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사건으로 발전될 소지가 있는 것들에 대해선 공유할 필요가 있었다.
“통제가 안 된다고?”
“네. 어린놈인데다 자기 아버지가 백상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니까 따를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월곶 경제가 인천 영향권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시흥이니까 마윤철이랑 장진수가 머리를 써서 선택한 곳일 겁니다.”
“그놈의 블랙문 지긋지긋해 죽겠다.”
“어디까지나 조직폭력배일 뿐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와해시켜야죠.”
삼합회 진출을 막기 위한 필요악이라는 이론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거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조직폭력배가 설 자리는 없으니 말이다.
“이미 기업형으로 발전한 조직이라 쉽지는 않을 거다. 광수대 형사들 하는 소리 들어 보니까 백상철은 지능적이라 어지간해선 꼬리 잡힐 일 하지 않을 거라더라.”
“언젠간 실수하게 될 겁니다. 그때까지 잘 지켜보고 있다가 한 방에 처리해야죠.”
“이번엔 백상철이 목표냐?”
“말은 똑바로 해야죠. 제 목표는 백상철이 아니라 블랙문입니다.”
“말이 쉽지. 어디까지 선이 뻗쳐 있는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덤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제가 누굽니까?”
“방법이 있다고?”
“당장 뭘 어쩔 수 있는 건 아니고 하나씩 해야죠.”
한순간에 해결될 일도 아니고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 박 선배를 서서히 끌어들이는 중이기도 했다.
내가 아는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말이다.
오늘 월곶 포구에 데려온 것도 박 선배와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였다.
“아쭈? 이거 봐라?”
“왜요?”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려서 말이야. 맞아?”
“마윤철에게 감시를 붙여 뒀습니다. 그리고 여기엔 자율방범대에 투자도 좀 했구요.”
“감시는 알아듣겠는데 투자는 무슨 말인데?”
“월곶 포구에 가로등이랑 CCTV도 달았고, 특수부대 출신으로 방범대도 만들었습니다.”
“네가?”
“저는 돈만 댔고, 일은 다른 분이 했습니다.”
“미친놈!”
손가락을 빙빙 돌린다.
시흥시에서 해야 할 일인데 마윤철을 방해하려고 이렇게까지 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뭐가요?”
“돈이 썩어나냐?”
“에이~ 이 정도는 괜찮아요. 제가 빌딩 하나 더 샀거든요.”
빌딩 자랑을 했더니 박 선배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말릴 새도 없이 저지른 일이기도 하지만 공익적인 목적으로 벌인 일이라 나무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으이그~”
“차근차근 증거를 모을 예정이니까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그러든지 말든지.”
“블랙문이 없어져야 마계란 말도 사라질 겁니다.”
“아이구야~ 앓느니 죽지.”
“어려울 거라고 보세요?”
“뭐든 완전한 건 없지만 적어도 너 혼자 만으론 어렵다는 건 인정해야지.”
“제가 왜 혼잡니까?”
“그럼 누가 있는데?”
“선배님이요.”
씨익!
환하게 웃어주었다.
박 선배도 경찰이고 내 파트너인 이상 내가 하는 일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아이고~ 내 팔자야.”
“범죄자 새끼들한테 보여줘야죠. 공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 * *
“오빠! 이거 어때?”
“괜찮네.”
이게 무슨 소린지 싶을 거다.
내가 다시는 동생들 쇼핑에 따라나서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백화점에 와서 또 이러고 있었다.
“무슨 반응이 그래?”
“이쁘다는데 왜?”
“한 시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지쳤어?”
“잘 어울리는데 왜 고르질 못하는 거니?”
“그러니까 카드만 달래니까 왜 따라와서는 난리냐고.”
“지금 주고 가면 안 될까?”
“안 돼.”
여동생들 쇼핑에 따라나서지 않으려고 했는데 주말에 집에 갔다가 내 옷을 골라준다는 말에 혹해서는 이러고 있는 거다.
문제는 내 옷을 골라준다고 해 놓고는 벌써 한 시간째 동생들 옷만 고르고 있다는 것이 함정이었다.
“사랑하는 동생들아. 이제 좀 선택해야 하지 않겠니?”
“호호호! 언니, 오빠 좀 봐. 벌써 지쳤나 봐.”
“좀 봐줄까?”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이쯤 하자, 언니.”
“오케이! 그럼 난 이걸로.”
“난 저걸로 할게.”
동생들은 이젠 천만 원에 가까운 옷을 고르는 일에도 스타일을 문제 삼지, 가격을 문제 삼진 않는다.
그동안 꾸준히 정신 교육한 결과물이라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
“역시 내 동생들…….”
“오빠! 이제 오빠 옷 고르러 가자.”
“응?”
“유진아! 오빠 표정 좀 봐.”
“호호호! 그러게. 썩었네. 썩었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그래도 쇼핑은 여기서 끝냈으면 좋겠는데 동생들은 이제 시작이란다.
그리고 영화에서나 나오는 일이 우리 남매들에게 벌어졌다.
“쟤들 뭐니? 너무 시끄럽지 않니?”
“그러게. 구질구질하게 입은 거 보니까 딱 졸부 스타일이네. 모여 있으니까 바퀴벌레 같은데?”
“킥킥! 희경이 네 말이 딱 맞다.”
듣자 하니 우릴 보고 하는 말이었다.
매장 안에는 우리랑 우리를 욕하는 몰상식한 두 명의 된장녀들뿐이었으니까.
“저거, 지금 우리 보고 하는 얘기 맞지?”
“오빠! 참아!”
“그래. 오빠가 참아. 여긴 계산하고 오빠 옷이나 고르러 가자.”
“그래 오빠! 빨리 가자.”
동생들만 아니었으면 저것들 인생 교육이라도 시켜주는 건데 모처럼 동생들이랑 데이트하는 시간이라 참기로 했다.
그런데 동생들 말이 더 공포스러웠다.
이걸로 끝날 줄 알았는데 내 옷을 고르러 가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