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88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88화
“으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아이고 배야.”
박 선배랑 팀장이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박장대소하면서 웃는데 왜 웃는지 저절로 궁금해졌다.
나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 전부가 두 사람에게 시선이 쏠렸다.
“무진아. 너 사이버팀 이야기 들었냐?”
“뭔데요?”
“하하하! 이혜진 경위, 아주 엿 됐단다.”
“뭔 일 있어요?”
“사이버팀이 압수 수색 나갔다가 무려 3억 원짜리 고려청자를 깨트렸단다.”
“누가요?”
“이혜진 경위가 글쎄…….”
선배들이 웃는 이유는 간단했다.
시건방을 떨던 이혜진 경위가 압수 수색 나갔다가 3억 원짜리 고려청자를 깨트렸다는 거다.
그것도 주의하라는 집주인 말도 무시하고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전시돼 있는 고려청자 속에 뭘 숨겼는지 보려다가 떨어트렸다는 거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어떻게 되긴 집 주인한테 고소당했지.”
같은 경찰이 이런 일을 당했다고 하면 걱정하고 안쓰러워하는 것이 먼저인데 선배들이 저렇게 웃으면서 쌤통이라고 하는 걸 보면 이혜진 경위는 평판 관리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3억 원을 물어내라는 거네요?”
“당연한 거 아니겠냐?”
“그런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뭐가 어떻게 돼?”
“팀이 책임지는 건지 아니면 개인이 책임지는 건지 궁금해서요.”
“집주인이 벌써 언론이랑 인터뷰까지 했다더라. 조심하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이혜진 경위가 들은 척도 안 했다잖아. 아무리 공무 중이라도 이혜진 경위가 실수한 거라 개인이 책임져야 할 거야.”
경찰이 욕을 먹더라도 적게 먹으려면 이혜진 경위 실수로 몰아가야 하는 모양인지 이미 결론은 나 있는 것 같았다.
“그거 배상 못 하면 어떻게 되는 건데요?”
“가진 재산 전부 뺏기고 난리 나겠지. 뭐.”
“좋아할 일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다들 어떻게든 도우려고 했을 거야. 근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도 다들 쌤통이라고 난리도 아니더라.”
“그 정도에요?”
“싸가지가 바가지라 다들 언젠간 사고 칠 줄 알았다고 비웃는 거지.”
어느 누구도 도와줄 마음이 없는 분위기란다.
요 며칠 미제 사건 검토한다고 서류에 파묻혀 있었더니 청 내에 어떤 말이 돌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마디로 웃픈 상황인데 솔직히 나 또한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진 않았다.
* * *
연말연시가 이렇게 어수선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일을 겪었다.
별일 없었지만 내사과 조사도 받았고, 사이버팀 때문에 선배들 신경전에 휘말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설날이 지나면서 사이버팀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특수본 막내가 곤란한 일에 휘말려서는 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전 억울합니다. 선배님!”
“정말 안 때렸다는 말이지?”
“네. 지가 도망치다가 걸려서 넘어져 놓고는 제가 때렸다는 겁니다.”
“근데 용의자도 아닌데 왜 도망갔대?”
“전과가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답니다.”
“그러다 다리가 부러졌고?”
“네.”
조재민 경장을 의심하진 않는다.
하필이면 그런 일에 엮여서 말려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자꾸 잔소리가 나온다.
“조 경장은 진짜 손도 안 댔어?”
“제가 붙잡으려다가 잠깐 손을 잡기는 했는데 절대 폭력을 가하진 않았습니다.”
“그럼 됐어. 나머진 변호사한테 맡기자.”
“변호사요?”
“그래. 내가 아는 변호사가 있으니까 그분이 알아서 해주실 거야. 조 경장은 하던 일이나 잘해.”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법은 공평하다고 하지만 경찰과 전과자 간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때는 경찰 쪽 말을 더 신뢰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이호창 변호사에게 일을 맡기기로 했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제일 먼저 말해달라고 했다.
“근데 어떤 미제 사건인데 탐문까지 나간 거야?”
“2008년 구월동 살인미수 사건이요.”
“아, 저번에 오 선배님이 회의 시간에 말했던 거?”
“네. 용의자가 없어서 피해자가 주로 다녔던 곳을 탐문하는 중이었는데 카센터에서 일하던 하재권 그놈이 제풀에 놀라서 넘어진 겁니다.”
“피해자가 코마 상태라고 했었나?”
“네. 벌써 6년쨉니다.”
“그 사건은 왜 시작한 거야?”
“오 선배님이 며칠 보시더니 갑자기 꽂히셨나 봅니다.”
“하긴. 네가 먼저 시작할 짬은 아니니까.”
내 말대로 조 경장이 먼저 사건을 골라낼 짬밥은 아니라서 오 선배가 찜한 모양인데 왜 관심을 보이는지는 조 경장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저도 잘은 모르는데 피해자 사정이 좀 안타까워서 그랬나 봅니다. 피해자가 6년째 의식이 없다 보니까 가족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하시더라구요.”
“오 선배님이?”
“네. 얼마 전에 피해자 어머니를 만나고 오셨거든요.”
“6년이면 꽤 긴 시간이니까 당연히 가족들 피해도 크겠지.”
“범인이 잡혔어도 견디기 힘든 시간인데 심지어 용의자 특정된 안 된 상태라 피해자 가족의 고통이 더 심하긴 하겠네.”
“그러니까요. 처음엔 종합병원에 있다가 여러 번 옮긴 다음에 지금은 김포에 있는 요양원에 있답니다.”
“알았어.”
범인도 잡지 못한 피해자가 6년째 코마 상태라니 나도 열 받는데 오 선배는 오죽했을까 싶다.
마음 같아선 병원비라도 내주고 싶을 텐데 그런 일은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고선 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현경 누나에게 말해서 피해자 병원비랑 가족들 경제 사정 좀 살펴보라고 부탁했다.
* * *
일주일 뒤.
용산 전자상가에 특별 주문한 바디 캠을 챙겨서 특수본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건 뭐냐?”
“미국에서 건너온 바디 캠이요.”
“바디 캠?”
“네. 영화 보니까 미국 경찰들은 바디 캠도 달고 다니길래 우리도 범인 체포하러 나갈 때는 바디 캠 달면 어떨까 해서 미국 경찰이 사용한다는 걸 주문한 겁니다.”
“재민이 때문에 산 거구나?”
“네. 괜한 일로 피해당하면 안 되니까요.”
제일 비싸고 성능 좋은 걸로 구매했다.
달고 다니면 불편할까 봐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서 착용해도 활동에 지장이 없어서 좋다고 해서 구입한 거다.
“그런 걸 사려면 본부장님 허가부터 받지 그랬냐?”
“이런 건 억지로 권할 순 없으니까 원하는 분들만 착용하기로 하죠.”
“그래서 넌 차고 다니려고?”
“평상시에 좀 그렇고 범인 체포하러 출동할 때만 착용할 생각입니다. 보통 때는 상대방 동의도 구해야 하고 일이 복잡하니까.”
“그건 그렇지.”
특수본 인원이 전부 착용해도 모자람 없이 구매하기는 했어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라 그렇게 말했다.
내가 먼저 하다 보면 장점도 발견하게 될 거고 그럼 선배들이랑 후배들도 따라 하게 될 것이다.
“무진아! 박 선배님이랑 나 좀 보자.”
“네.”
오경태 선배가 박 선배랑 나를 회의실로 불러서 들어갔더니 오 선배 파트너인 조 경장이 브리핑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형님, 그리고 무진아. 이 사건 같이 해보자.”
“노하윤 사건 말하는 거죠?”
“맞아. 어제 요양원 가보니까 누가 병원비를 다 해결해 주고 갔다더라. 간병할 수 있게 도움도 주고 갔다는데 그거 무진이 너 맞지?”
“전 아니고 제가 아는 분에게 부탁 좀 했어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
피해자 가족 도와준 일이 숨길 일도 아니고 해서 그냥 내가 부탁한 일이라고 말해 준 거다.
괜히 비밀로 했다가 범인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 벌인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피곤할 일 없게 한 거다.
“근데 갑자기 도와달라고 하시는 이유라도 있으세요?”
“사건 수사하다 보면 꽂히는 사건이 있기 마련이잖아. 최근엔 그런 사건이 거의 없었는데 이 사건이 유독 신경 쓰여서 말이야.”
“피해자 가족 때문에요?”
“그것도 문제긴 한데 당시 수사가 좀 부실했어. 골치 아프니까 대충 미제 사건으로 넘겨버렸달까?”
“관할이 남동경찰서겠네요?”
“처음엔 그쪽이었고, 1년 뒤엔 잠깐 광수대로 넘어갔다가 미제 사건으로 분류됐어.”
“이상하네요.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데 광수대가 왜 가져간 거죠?”
경찰도 실적을 따지기 때문에 광수대라고 해서 무작정 가져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확인차 질문한 건데 오 선배도 딱히 아는 건 없었다.
“글쎄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어.”
“용의자는 없는 거죠?”
“처음엔 남자친구를 의심했는데 알리바이가 있어서 제외됐고, 전 남친이랑 몇몇 사람이 용의자로 거론되기는 했는데 모두 혐의 없음으로 밝혀졌다고 기록돼 있어.”
“남자친구 이선재 씨는 만나 보셨어요?”
“만나 봤는데 그 사람 SS엔터에서 연예인 매니저로 일하고 있더라고.”
“SS엔터요?”
느닷없이 SS엔터가 언급돼서 깜짝 놀랐다.
“맞아. 근데 왜 그리 놀라?”
“SS엔터 제 친구 형님 회사거든요.”
엄밀히 따지면 내 회사나 마찬가지지만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으니 그냥 진호 형님 회사라고 한 거다.
“진짜?”
“네. 근데 어느 팀 매니저에요?”
“걸그룹이야. 이름이 뭐였드라? 비… 뭐였는데…….”
“비너스 코드요?”
“아! 맞다. 비너스 코드!”
참! 묘하다. 묘해.
비너스 코드 매니저라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만 가지고 있는 특유의 촉이 발동하길래 속으로 깜짝 놀랐다.
‘뭐야? 이 불길한 징조는?’
알리바이 때문에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비너스 코드 매니저로 있단 말을 들이니 불길한 기운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제가 한 번 만나봐야겠네요.”
“그럼 도와주는 거지?”
“물론이죠. 일단 이선재 씨부터 만나봐야겠네요.”
“사건 조서도 읽어보고 가.”
“네.”
일단 돕는 건 돕는 거도 박 선배까지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어서 박 선배는 사건 조서를 검토해보고 나는 피해자 남친이었던 이선재 씨를 만나보기로 했다.
@미제 사건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연락하고 찾아갔더니 진호 형이 좀 놀란 모양이다.
“그게 사실은…….”
“이 대리가?”
“네. 그래서 한 번 만나보려고 왔어요.”
“지금 스케줄 중인데?”
몰랐던 사실인데다 살인미수 사건 용의자였다고 하니 진호 형 말투에 걱정이 가득 묻어 나왔다.
“괜찮아요. 이선재 씨 만나기 전에 형님 먼저 만나서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보려고 했거든요.”
“음, 그랬구나. 내가 뭘 말해 주면 되는데?”
“어떤 사람인지 좀 말해 주세요.”
“무난한 성격이야. 이렇다 할 말썽도 없어. 그리고 그 친구는 로즈 엔터 스텝으로 있다가 우리랑 합병한 뒤부터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했어. 처음엔 지니유 스텝으로 일했었거든.”
“스텝이라면 어떤 일을 한 건데요?”
“이것저것 하는 친구들을 로드 매니저나 스텝으로 부르니까 딱히 뭐가 정해져 있다고 보긴 힘들어. 합병 후에 인력 재배치하다가 경력이 제법 있어서 외부에서 뽑느니 매니저 일해보라고 비너스 코드 담당으로 붙여 본 거야.”
“그러니까 문제는 없었다는 거죠?”
대표가 매니저까지 일일이 챙기긴 어렵겠지만 각자의 시선이 다를 수 있으니 일단 진호 형을 만나보고 다음엔 비너스 코드 멤버랑 스텝들을 만나볼 생각이다.
“내가 볼 때는 그래. 하지만 스텝 중에는 말 못할 사연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면담을 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