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87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87화
@곤란한 경찰들
“지청장님! 이게 말이 됩니까?”
심호철 팀장이 지청장을 찾아가 자신들만 왕따 당한 것에 대해 하소연했다.
“그러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는 했어야지.”
“고맙다니요. 뭐가요?”
“세븐스타 도박사이트 사건, 누가 판 깔았는지 몰라?”
전기수 지청장도 중간에서 머리가 아팠다.
특수본은 직속 기구라 자신이 챙겨야 의무가 있었고, 심호철은 고향 후배라 마음 쓰이는 동생이기 때문이다.
“그거야 최무진 그 자식이 발견만 했을 뿐이지 본래 우리 사이버팀 사건입니다. 근데 그걸 고마워해야 한다는 겁니까?”
“이 친구 이거 큰일이네.”
“네?”
“이제 보니 왜 자네 팀만 쏙 빼놓았는지 이해가 되고도 남아.”
“제가 잘못했다는 겁니까?”
“내가 자네 고향 선배라고 해도 청내 분위기는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거야. 만약에 내가 지청장이 아니라면 자네가 여기 와서 지금 이러고 있겠나?”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본부장한테 가서 지난번 사건 도와줘서 고맙다고 한마디 하란 말이네.”
“싫습니다.”
심호철은 앞뒤가 꽉 막힌 스타일이고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부류였다.
이전까지는 그냥 아끼는 고향 후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까 답답한 고집불통이라 곤란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싫다고?”
“네. 제가 왜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겁니까?”
“자네 정말 왜 이런 일이 났는지 모르겠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도와줄 순 없겠군.”
“지청장님!”
“그만 나가보게. 앞으로 사적으로 찾아오는 거 자제하고.”
“모른 척하시겠다는 겁니까?”
“모른 척이 아니고 공평하게 대하겠다는 거네.”
지청장쯤 되면 인맥 관리도 잘해야 하고 처신도 잘해야 하지만 부하들에게만 신망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고향 후배 하나 챙기려다가 엄청난 실수를 할 뻔했다.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군.’
자신이 왜 지금 지청장실에 있는지를 급히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고향 후배란 이유 하나로 앞뒤가 꽉 막힌 심호철을 도와봐야 도움 될 거 없다는 것도.
“너무하십니다.”
“너무하다고?”
“아니 그렇잖습니까? 고향 후배를 이런 식으로 대해 놓고 어떻게 더 큰 자리에 가시겠다는 건지 모르겠군요.”
“내가 볼 땐 자네 같은 후배를 멀리해야 더 높은 자리에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그걸 모르다니 정말 답답하군.”
* * *
지청장은 심호철을 내보내고 이번엔 한바탕 소란을 야기한 주인공을 근처 일식집으로 불러냈다.
꾸벅!
인사를 하고 식사 룸 안으로 들어갔다.
“지청장실로 부르셔도 되는데…….”
“언제고 최 경위랑 식사 한 끼 하고 싶었는데 이참에 그러고 싶었네. 어서 이리 와서 앉게.”
“네.”
지청장이랑 이런 자리라니 부담스럽다.
차라리 본부장이랑 같이 왔으면 덜 부담스러웠을 텐데 나만 혼자 불러냈다.
“이번 일은 좀 심했어.”
“왜 그랬는지 다 아시면서 뭘 그러세요.”
“이번에 겪어 보니 심 팀장이 좀 답답한 스타일이긴 하더군.”
에둘러 말하는 걸 보니 중재를 시도했는데 뭔가 잘 풀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헐~ 지청장 중재를 거절했다고?’
심호철에게 대단한 배후가 있는 건 아닐까?
합리적인 의구심이 드는 가운데 그리 다급해 보이지 않아 하는 지청장을 보면 그건 또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조금 헷갈렸다.
“지청장실 가구도 바꿔드리고 싶었는데 왜 거절하셨어요?”
“지청장실은 지금도 괜찮아. 그리고 내가 그 자리에 얼마나 있을 거라고 그런 호사를 누리겠나?”
“빨리 서울로 가고 싶으신 모양이죠?”
“하하하!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러신 분이 왜 사이버팀에 공로를 몰아주신 겁니까?”
“특수본도 사이버팀도 내 휘하에 있는 부서니까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특수본에서 그리 반발할 줄은 몰랐네. 이번 일은 내가 사과하지.”
“아니 뭐, 그렇게까지 사과하실 필요는…….”
옹졸해지면 안 된다.
그래서 쿨하게 사과를 받아주기로 했는데 심호철은 끝까지 강짜를 부렸다.
“그래도 사이버팀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갈등은 봉합해야 하지 않겠나?”
“저희는 자체적으로도 전문 인력을 갖췄으니 사이버팀 도움 받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잘잘못을 떠나서 사이버팀이 왕따 당하는 모양새는 바로 잡고 싶었던 모양인데 나는 동의하지 않았다.
사이버팀 소속 어떤 사람보다 다현 누나가 실력자이기도 하고 자체 서버도 갖췄기에 아쉬울 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사이버팀만 쏙 빼놓으면 모양새가 좀 그렇지 않겠나?”
“사이버팀에서 요구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많았나?”
“제가 이런 일이 벌였던 의도는 선배, 동료,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 환경을 바꿔주려고 했던 거지 경찰에 필요한 장비를 구해주겠다고 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사이버팀은 자기들 책상, 의자뿐만 아니라 3억 원이나 하는 최신 사양 3D 프린터를 리스트에 올려놓았더군요.”
“3D 프린터?”
“전 그게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는데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80만 원짜리 쓰레기통을 사달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큼! 80만 원짜리 쓰레기통이 있는 줄은 몰랐군.”
“개인감정이 없다곤 못하겠는데 몰상식한 요구까지 들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서 빼놓았을 뿐입니다.”
이만하면 설명이 됐는지 지청장도 더는 사이버팀을 두둔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식사하면서 일상 얘기를 주고받던 중 김진택을 언급했다.
“김진택 그 양반 참!”
“그분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들이 자꾸 구설수에 오르는데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정치요?”
“6월에 지방 선거가 있잖아. 거기 공천 받으려고 정치인들 만나고 다니는 모양이야. 가족 건사도 못하면서 정치라니 코메디도 아니고…….”
살인 청부까지 했던 사람이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하겠단다.
내가 경찰만 아니었다면 내 정체성이고 뭐고 간에 김진택부터 죽여 버렸을 것이다.
‘아오! 정치를 하겠다고? 망할 새끼! 아예 박살을 내주지.’
생각할수록 빡친다.
자기만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하겠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아들이 그 모양인데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글쎄, 그건 모르는 거지. 무소속이라면 힘들겠지만, 여당이든 야당이든 공천만 받는다면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도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아들이 마약에 찌들어 사는 놈인데 그게 되겠습니까?”
김준호는 마약 파티 사건에 체포된 이후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이미 중독된 이상 마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 쉽게 예단해선 안 되는 거야. 최 경위가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있더라도 말이야.”
“그건 그렇죠.”
“아무튼 사이버팀 일은 잊어버리고 앞으로 잘해 보세.”
“그래야죠.”
* * *
지청장 충고도 있고 해서 이쯤에서 감정을 정리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내가 뭘 어쩌기도 전에 심호철 팀장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내사과에서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고 나를 콕 찍어서 조사를 나왔는데 다른 문제도 아니라 이번에 돈지랄한 것 때문이었다.
“본청 내사과 이현승 경감입니다.”
“고태석 경위입니다.”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곤 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심호철 팀장 짓이 뻔했다.
그런데 질문하는 걸 들어 보니 나만 노리고 온 건 아닌 듯했다.
“근데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번에 인천청에 꽤 많은 돈을 쓰셨던데 윗분의 압력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윗분이요?”
“되묻지 말고 네,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아닙니다.”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그리 많은 돈을 썼다는 겁니까?”
“어디 기부할 곳 알아보다가 애매하게 기부하느니 일단 동료들부터 챙기자는 마음에 그리한 건데 뭐가 잘못됐습니까?”
질문이 삐딱하니까 대답도 삐딱하게 나온다.
그리고 지금 내게 질문하고 있는 이현승 경감과 고태석 경위는 경찰대 출신으로 나를 깔보는 경향이 있어서 고운 대답이 나올 리가 없었다.
“로또 1등 맞았다고 자랑을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로또 1등 당첨금이 서울 한남동에 주택을 마련할 정도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한남동에 저택이라니… 이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로또 1등 당첨금은 세금 제하고 22억이었고, 한남동 저택은 200억 가량이 들어갔습니다. 그게 궁금하신 겁니까?”
“지, 질문에나 대답하세요.”
버벅거리는 걸 보니 한남동 주택 가격에 놀란 거 같다.
불과 1년 사이에 재산이 급격하게 불어났으니 의심 갈만하지만 국세청도 가만있는데 왜 내사과에서 지랄인지 모르겠다.
“경감님도 이게 억지라는 거 아실 겁니다. 하지만 대답은 해드리죠. 제가 운이 좋아서 그런지 유럽 여행 갔다가 거기 로또 복권에 당첨됐었습니다.”
“유럽 로또복권?”
“네. 그게 한 삼천 억 됐으니까 제가 운이 좋았던 거죠.”
“삼천 억?”
“네. 삼천 억입니다. 그래서 빌딩도 사고 투자도 해서 돈을 더 버는 중이라 동료들에게 선물 좀 한 건데 그게 뭐 잘못됐습니까?”
어차피 조금만 조사해도 나올 내용이라 스스로 말했다.
비밀도 아니고 특수본 선배들은 이미 아는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돈이 그렇게 많은데 왜 경찰에 남아 있는 겁니까?”
“그거야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돈 많은 사람이 경찰 하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큼! 오늘은 이만하죠.”
“선배님!”
“됐어. 그만 나가보세요.”
“네. 그럼 수고 많이 하세요.”
고태석이 말리는 모양새지만 이현승 경감은 더 할 말 없다고 했다.
애초에 억지를 부려서 이런 자리가 마련된 만큼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선배님, 너무 쉽게 끝낸 거 아닙니까?”
“고 경위가 보기엔 최무진 경위한테 문제가 있는 거 같나?”
“그거야 제보가 들어왔으니까 조사를 해봐야죠.”
“이거 정식 수사 아닌 거 몰라?”
“하지만 이상한 놈입니다. 1년에 2계급 특진이 쉽냐구요. 돈이 그리 많은 걸 보니까 분명 여기저기 뇌물을 바쳤을 겁니다.”
“고 경위!”
“네. 선배님.”
“뇌물 준다고 사건 해결이 막 빨리 되고 그러는 거 봤어?”
“그건 아니지만…….”
“됐어. 이거 계속하다간 우리만 쪽팔리게 될 거야. 그러니까 대충 조서 만들어서 보고하고 끝내자고.”
이현승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 해도 적당히 하는 척만 해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해서 대충 흉내만 내고 끝내려고 했는데 고태석 경위가 자꾸 눈치 없이 굴었다.
* * *
“뭐래디?”
“그냥 익명으로 제보 받았다면서 몇 가지 물었는데 결국엔 무슨 돈으로 그랬냐면서 따지길래 로또에 두 번 당첨됐다고 했더니 됐답니다.”
“그게 다야?”
“네. 그게 다던데요?”
“익명의 제보 같은 소리하고 있네. 분명히 심 팀장 짓일 거야.”
“그러게 자꾸 선을 넘네요. 고맙다는 한마디면 끝났을 일인데.”
“아이구야. 겪어 보니까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더라. 그래서 그런지 사이버팀 전체가 아주 그냥 아사리 판이야.”
심호철과 이혜진 때문에 우리는 사이버팀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선입견이 아니란 걸 알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팀원들이 하나씩 와서는 왜 자신들만 불이익을 주냐면서 따지고 돌아갔다.
“어쩌겠어요.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내야죠.”
사이버팀은 본관이고 우리 특수본 사무실은 별관이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충분히 모른 척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울이 깊어지겠구나 했는데 해가 넘어가면서 웃기는 소식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