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41
□ 전반 7 : 51
WSU 14 : 20 BYU
삐빅-!
“터치가 있었어! 웨버 스테이트 볼!”
짜악!!
아쉽다는 듯 손뼉을 두들긴 타일러 호스가 자신의 실수라는 듯 동료들을 돌아보며 가슴팍을 두드린다. 그리고 내가 있던 방향으로 굴러온 농구공을 집어 든 나는 이것을 주심인 마크 쿡에게 전달했다.
버저가 울리고 선수 교체를 알리는 시그널이 울린다. 실책이 잦았던 카일과 손가락을 조금 다친 재비어가 코트로 물러나고, 나와 조엘이 새롭게 들어선다.
옆으로 이동해 블레이클리를 향해 패스를 보내곤 재빨리 위치를 찾아간다.
“이 녀석을 마크해!”
“접수했어!”
“…….”
3-2 지역방어를 사용 중인 BYU는 우리의 공격을 제법 효율적으로 억제했다. 양 팀의 공격템포가 빨랐던 탓에 득점이 적당했어도, 던진 슈팅에 비하면 결코 높은 건 아니었다.
난 근처로 접근한 타일러 호스를 확인하며 베이스라인을 횡단해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이에 따라 자연스러운 롤(Roll)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패스를 건네받은 자말이 페인트존에 자리한 리온에게로 패스를 보냈다. 재빨리 수비간격을 좁힌 BYU는 필사적으로 패싱레인을 차단했는데, 덕분에 내게 농구공이 왔을 때는 샷클락이 거의 끝나가던 중이었다.
슈팅동작을 취해보였던 내가 베이스라인을 그대로 파고들자, 속임수 동작에 속았던 에릭 미카가 내 어깨를 낚아챘다.
삐이익-!
“No. 00! 홀딩! 조심해!”
“젠장.”
아쉬워하는 에릭 미카는 자책하는 중이다.
그대로 두었더라면 내가 오펜스파울이나 실책을 저질렀을 확률이 훨씬 높았을 텐데, 의욕이 지나치게 앞섰던 탓이다. 다시 우린 14초를 얻게 되었고, 이번에는 카일 콜린스워스가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웠다고.”
“하-!”
“넌 내가 그립지 않았던 거야?”
“시끄러워. 경기나 하자니까.”
“크큭-”
우린 장난을 섞어 서로를 밀쳐내다, 농구공이 코트 안으로 들어오자 재빨리 경기 모드로 전환했다. 윙으로 빠져나오려던 나를 카일이 경계하지만, 지역 방어를 서고 있었기에 접근하는 것엔 한계가 있었다.
패스가 내게 도착하고, 멀리 돌아나간 블레이클리는 연신 목소리를 높이며 동료들의 위치를 잡아주었다. 이것은 연습을 통해 그와 내가 찾은 타협점이기도 하다.
가끔 리딩을 내가 할 때에도 블레이클리가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 말이다.
우린 서로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셀 수도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나가는 것은 마치, 연애를 하는 것과도 비슷했다.
“킴-!”
“…….”
윅-사이드에서 있었던 스크린은 수비수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작은 미끼였을 뿐이다.
수비수들의 시선이 팔린 사이에 자말이 코너로 돌아 나왔고, 나는 지체 없이 패스를 뿌려 그의 슈팅을 만들어냈다. 카일이 물러나면서 생기게 되는 장점인 빠른 움직임을 충분히 활용한 전술이다.
철썩-!
가볍게 3점 슛을 성공시킨 자말이 재빨리 수비로 복귀하고, 하프라인 부근에 서있던 나는 손을 뻗어 그와 손뼉을 마주쳤다. 그리곤 좌우로 길게 손을 뻗어 수비 할 것을 큰 목소리로 외쳤다.
마찬가지로 선수 교체를 준비 중인 BYU의 벤치에서는 앤슨 윈더와 자쉬 샤프가 걸어 나오고 있다. 데이브 로즈는 언제나 나와 자쉬 샤프를 매치업 시키는 걸 즐겼다.
이번에도 충분히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헤이!”
“왓 더…….”
어째서 타일러 호스가 이토록 자유롭게 있는 것일까?
카일 콜린스워스와 마주했던 나는 타일러 호스의 손을 떠난 슈팅을 보는 걸 포기하고, 그를 마크했어야 할 자말 펄츠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탑 부근에 세 명의 선수가 엉켜 있었는데, 아무래도 조엘과의 사인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스크린을 선 네이트 오스틴에게 둘 다 붙어있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오른쪽에 있는 맷 칼리노를 확인해 보았다.
‘더블 스크린이었나?’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타일러 호스의 위치는 반대편 코너였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골밑으로 찔러 넣어주는 패스를 경계하려 노력했던 거다. 백도어를 통해 방심한 인사이더를 공략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철썩-!
“젠장!”
힘겹게 3점을 따라붙었는데, 너무나도 쉽게 다시 간격을 허용해 버렸다.
“괜찮아. 우리도 계속 득점을 하면 돼.”
“……내 실수야.”
“예압. 그렇지.”
실수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것.
이 것도 코트 위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사람인 이상, 잘 풀리지 않는 시합에선 자연히 동료의 실수에 예민해 질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이런 실수를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지면, 나쁜 기분은 금세 사라진다.
“응?”
“…….”
다시 공격을 나섰을 때, BYU의 수비는 맨투맨으로 바뀌어 있었다.
코너에 선 내게 달라붙은 것은 카일 콜린스워스였고, 그래서 난 주위를 살피다 엘보우로 걸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곤 블레이클리에게서 패스를 받아들어, 리온의 스크린을 통해 백도어를 한 조엘에게 농구공을 띄워 올렸다.
호쾌한 덩크가 곧장 이어지자, 데이브 로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자신의 판단이 미스였음을 직감했을 수도 있다.
전반적인 전력의 여부를 떠나, 리온-조엘-카일이 로테이션하는 우리의 골밑을 맨투맨으로 상대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하물며 신인인 에릭 미카는 좋은 실력을 떠나, 우리의 게임에 전혀 익숙하지 않다.
지난 7월과는 전혀 전술의 완성도가 다르다는 걸, BYU의 감독이 순간 간과한 것 같다.
‘좋아, 다행히도.’
상대방의 실수로 다시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끈을 당겨놓은 상태였다.
이럴 때 정말 수비가 하나 되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처음 타일러 오스와 네이트 오스틴의 2 : 2를 시도하던 BYU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엘보우의 카일 콜린스워스에게로 패스를 보냈다.
공격 제한 시간 7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카일 콜린스워스는 동료들을 멀리 보내 나와 1 : 1을 시도하려는 듯 했다.
포스트업 동작을 취해 농구공을 퉁겨대기 시작한 것이다.
“응?”
“…….”
그는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는 걸 느꼈을 거다.
작년의 나에 대해서는 비디오분석을 통해서 알 테고, 7월 경기에서도 그는 나를 상대로 수월한 포스트업 몇 개를 성공시키곤 했다. 이는 족족 득점이나 어시스트로 이어졌다.
“슛해!!”
“치잇-”
입술을 깨문 카일 콜린스워스가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슈팅을 시도한다.
페이더웨이로 멀어지는 그를 향해 최대한 손을 뻗어 컨테스트를 한 나는 땅바닥에 착지 한 뒤 재빨리 몸을 돌렸다. 방향과 거리 모두 엇나간 농구공은 림 안쪽과 백보드를 한차례씩 두들기며 튀어 올랐고, 이는 곧 조엘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재빨리 뒤돌아 달려가는 나와 곁에서 함께 달리는 블레이클리가 보인다. 그리고 어느새 농구공을 건네받은 그는 2 : 2 속공 상황에서 내게 패스를 보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카일 콜린스워스. 맷 칼리노는 패싱 레인을 적절히 막아서고 있다. 이대로 슈팅을 올라가는 것이 가장 기본이겠지만.
투웅-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아아아아아-!!”
괴성과 함께 뛰어오른 리온은 착실한 트레일러의 교본을 보여주었다.
끝까지 달려 온 그 덕분에 난 벌써 세 개째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리온이 꽂아 넣은 호쾌한 덩크는 데이브 로즈로 하여금 타임아웃을 외치게 만들었다. 2점으로 좁혀진 스코어도 문제이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온 탓이다.
“아주 잘하고 있다.”
벤치로 돌아온 우리의 앞에 앉은 스탠리는 또 다른 선수 교체를 준비했다.
타일러 호스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 되었기에, 제레미를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자말 펄츠는 다시 타일러 호스가 투입 될 때까지 체력을 회복하게 될 거다.
그리고 블레이클리도 잠깐 휴식을 취하게 된다.
‘휴우- 할 일이 많아지겠어.’
스탠리가 나를 믿는다는 점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다. 그는 내가 벤치에서 출전을 할 때면, 되도록 블레이클리에게 쉴 시간을 만들어 주려 노력했다.
이제 겨우 시즌 시작이지만, 내년 시즌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포인트가드 리쿠르팅이다.
아무튼, 조던과 제레미가 코트에 투입이 될 예정이라 를 펼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라인업이 되었다. 실제로도 스탠리는 같은 전술을 지시하며, 제레미와 조던에게 최대한 코트를 넓게 벌릴 것을 주문했다.
“괜찮겠지?”
“그럼요. 문제없어요.”
다시 코트에 들어서기 전, 내게 걸어온 스탠리는 슬쩍 질문을 던지고는 물러났다.
이어진 수비 상황에서 맷 칼리노에게 실점을 허용하게 되었는데, 새롭게 투입 된 선수들이 코트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실망스러워 하는 제레미를 위로하는 리온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손짓을 보낸다.
그리고 조엘에게서 농구공을 받아든 나는 천천히 드리블을 하며 하프라인을 넘어섰다.
“H! H!”
할 일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것이 원망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내겐, 더욱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되었다.
“대체 뭐야?”
“시끄러워!”
농을 걸어오는 리온을 밀쳐내며, 나는 다시 수비 진영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곤 다가오는 카일 콜린스워스와 몸을 맞댄 순간, 그가 내가 감추어 두었던 비밀을 지적해왔다.
“워우-! 몸무게 그대로라는 거 거짓말이지?”
“하하. 들킨 거야?”
“거짓말은 나쁜 거야, 킴. 저기에 저 분이 두렵지도 않아?”
“뭐. 그냥.”
여전히 신을 믿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다.
거짓말을 하면 벌을 받는다지만, 정말로 열심히 살아왔으니 코트위에서 하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 그 분도 용서를 해주지 않을까 싶다.
“워우-!”
삐이익-!
“아아아아- 거의 잡았는데!”
카일 콜린스워스에게로 향하던 볼을 거의 빼앗을 뻔 했었다.
주심의 파울 콜에 아쉬워하던 난 손이 쥔 농구공을 바닥에 내려다놓으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곤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카일 콜린스워스의 엉덩이를 두들기며 윙크를 보냈다.
“엄살은. 솔직히 닿지 않았잖아?”
“뭐?! 여기 이게 안 보여?”
“뭐가 말이야?”
“이런!”
솔직히 난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손등을 외면하는 중이다.
말했듯, 코트 위에 있는 동안은 아무리 친구사이여도 잠깐 동안은 적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카일 콜린스워스와 나의 치열한 신경전이 시작 되었다.
++++++++++++
□ 전반 종료
WSU 38 : 41 BYU
Min-Hyuk Kim : 12Min(2PTS/5AST/2REB/1TO/1PF)
(1/3 FG)
(+/- : +3)
.
.
.
확실히 이번 시즌의 BYU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강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으로부터 컨퍼런스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예상을 받은 BYU는 공격력에 있어서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팀으로 바뀌어 있었다. 육성과 리쿠르팅이 적절하게 잘 배합 된 결과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우리 WSU 또한 강한 팀임은 분명하다. 자주 상대해 종종 간과하고는 하지만, BYU가 속한 WCC는 미드-메이저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컨퍼런스로 평가 받는다.
BYU를 포함해 곤자가, 세인트 메리,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 컨퍼런스의 팀을 상대로도 종종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여전히 BYU에 대한 우리의 상성은 존재하는 것 같다.
“헤이, 헤이, 킴!”
“응?”
라커룸에서의 미팅이 끝나고, 우리는 코트로 나와 후반전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농구공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던 내게 제레미가 재빨리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그는 화장실과 상점을 오가는 사람들로 산만하게 바뀐 관중석의 한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슬쩍 고개를 움직여 쳐다보니,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도 알 것 같았다.
“저거, 저거 맞지?”
“그러게. 재즈네.”
유타 재즈의 스카우트 팀이 메리어트 센터를 찾은 것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드래프트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내년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곳이었고, BYU의 타일러 호스를 포함한 몇몇 선수들은 분명 NBA 팀의 레이더망에 올라있을 것이다.
‘그런데 잠깐?’
이번 시즌 BYU에는 졸업반이 없지 않았나?
카일 콜린스워스가 전에 말했지만, BYU의 학생들은 절대로 학업을 중단하고 드래프트에 뛰어들지 않는다. 이 말은 즉, NBA의 스카우트 팀이 BYU를 살펴봤자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굳이 내년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3학년들을 1년이나 일찍 살필 이유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 자연스레 그들이 리온을 관찰하기 위해 온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와우-! NBA 스카우트라니! 이거 완전 멋진데?”
“하하. 종종 만나게 될 거야.”
“정말로?”
“그래.”
일단 관심을 끄기로 한 나는 다시 농구공을 주워들어 외곽의 동료들에게 패스를 보냈다. 이제는 나도 조금 영점을 조절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반 내내 수비와 팀플레이에 집중했었는데, 솔직히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지난여름 연습 경기 때 불안했던 몇몇 요소들이 개선 된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물론, 팀 동료들이 도와준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말했듯, 농구란 5 : 5 경기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윌리는 어떻게 지낼까?’
샌안토니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두 명의 스몰포워드를 지명했다.
하나는 프랑스의 청소년 대표 출신인 리비오-쟝 샤를(Livio-Jean Charles)이었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상대했던 OSU의 리딩 스크어러인 드숀 토마스였다. 둘 모두 NBA에 데뷔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쟝 샤를은 기존의 소속팀인 ASVEL에 남았고, 드숀 토마스는 서머리그를 통해 충분히 가능성을 증명했음에도 로스터에 자리가 없어 프랑스의 JSF Nanterre로 떠났다.
물론 루키 스케일이 끝나는 때 까지는 스퍼스가 그의 권리를 쥐고 있다.
‘이럴 때면 진짜.’
막막하다.
고교시절 전미 최고의 유망주 중 하나로 캠프에 소집이 되기도 했다. 명문인 OSU로 진학해 3학년 때 리딩 스코어러로 활약한데다가, 서머 리그에서도 평균 13득점과 6리바운드라는 성적표를 찍었다.
그런 선수도 NBA 15인 로스터에 합류 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뱀포드나 베리가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않은 것이 당연했다.
“휴우우-”
대체 얼마나 잘해야만 하는 걸까?
그래서 나는 되도록 NBA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지금은 문득 재즈의 스카우트 팀을 보고 있다 보니 생각이 미친 것 뿐이었다.
“…….”
지금 내가 선택한 방법은 과연 옳은 것일까? 좀 더 득점에 집중하고, 몇몇 가지는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NBA 스카우트가 어떠한 기준으로 선수들을 평가하고 판단을 내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마치 그냥 농구 잘하는 선수를 뽑는다는 말과도 같았다.
‘근데, 그거 정답이네.’
철썩-!
농구를 잘 하니까, NBA로 가는 거겠지. 형편없는 의문이었던 것 같다.
++++++++++++
□ 후반 9 : 26
WSU 59 : 63 BYU
On Court
Weber State University
G : No. 01 블레이클리 모하메드(6-1)
G : No. 30 제레미 센글린(6-3)
F : No. 22 김민혁(6-8)
F : No. 21 조엘 볼럼보이(6-9)
C : No. 44 카일 트레스낙(7-0)
VS
Brigham Young University
G : No. 23 스카일러 할포드(6-1)
G : No. 02 맷 칼리노(6-2)
G : No. 03 타일러 호스(6-5)
G/F : No. 05 카일 콜린스워스(6-6)
F : No. 00 에릭 미카(6-10)
.
.
.
철썩-!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경기는 더더욱 공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데이브 로즈는 다소 이른 시간에 네이트 오스틴 대신해 스카일러 할포드를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던 것이다.
우리도 재비어와 자말 펄츠의 수비를 활용해 최대한 BYU의 공격을 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워낙에 빠른 타이밍에 공격을 하다 보니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야 말았다.
그래서 결국 스탠리는 기존의 플랜을 바꿔, 맞불을 놓기로 결정했다.
[ “이 경기가 토너먼트 진출에 영향을 미치던가?”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스탠리의 새로운 모습에, 우린 속으로 크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스탠리는 파울 트러블에 걸린 리온과 재비어, 자말을 불러들이고 공격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자원들을 코트에 내새웠다.
그로부터 4분, 우린 치열하게 치고받는 중이었다.
철썩-!
“헤이-!!”
어느 한 쪽이 득점을 하면, 어느새 공격 코트로 넘어간 누군가가 크게 손을 흔들었다. 마치 케빈 러브가 아울렛 패스를 보내 듯 에릭 미카가 있는 힘껏 농구공을 하프라인 너머로 보내어 본다.
하지만 이번 패스는 너무 길었다.
삐익-!
“아아-!!”
아쉬워하는 에릭 미카가 머리를 잡아 뜯는 사이, 어느새 코트를 넘어온 블레이클리는 조엘의 스크린을 활용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가 올려놓은 플로터는 림을 맞고 튀어 올랐고, 리바운드를 거머쥔 카일이 코너에 서있던 내게로 패스를 보낸다.
다급히 외치는 BYU쪽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필사적으로 달려 나온 타일러 호스가 몸을 띄워 올린다.
그리고 난 이것을 기다렸다.
슈팅 타이밍을 한 박자 늦춰, 왼 발을 3점 라인 앞으로 들이민다. 그리고는 이 전에도 몇 번 그러했듯 수비수가 있는 방향으로 점프를 하며 슈팅모션을 취했다.
삐빅-!
“SHIT!!”
이미 파울 의사가 없었던 타일러 호스였지만, 농구에서 슈팅 파울이 선언되는 기준은 실린더의 침범과 가장 큰 상관이 있다. 수비수에게 몸을 부딪치기 전, 수비수가 점프해 움직이는 방향에 실린더를 만들면 그것은 곧 파울이 된다는 말이다.
난 타일러 호스의 파울을 유도한 뒤 박수를 쳤고, 허리에 손을 얹은 그는 전광판을 쳐다보며 자신의 파울 개수를 확인했다.
믿고 싶지 않겠지만, 그는 잠깐 코트를 떠나야만 한다.
철썩-! , 삐이이이-
자유투 1구가 들어가자, 타일러 호스를 대신해 앤슨 윈더가 들어선다. 그도 좋은 공격재능을 지녔지만, 미드-메이저에서 제일가는 스코어러인 타일러 호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번 자유투 1구로 정확히 10점째를 올린 나는 두 번째 자유투를 준비하며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응?”
티잉-
“이런-!!”
슈팅을 던지기 직전, 백보드 너머로 보인 남자 때문에 마지막 집중력이 망가져 버렸다. 인상을 찌푸리며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하고, 경기장에 막 들어선 남자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우리의 벤치가 있는 방향으로 다가와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이어진 BYU의 공격에서 앤슨 윈더의 슈팅이 림을 외면하고, 리바운드를 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에릭 미카가 파울을 범한다.
62 : 65.
3점차인 상황, 남은 시간은 정확히 9분이다.
“…….”
왜 그가 여기에 와 있는 것일까?
나는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관중석의 분위기를 애써 외면하며, 공격 진영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두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가운데, 난 방심하고 있던 카일 콜린스워스의 머리위로 3점 슛을 집어 던졌다.
잽스텝 몇 번으로 거리를 벌렸기 때문인데, 어수선한 현재 상황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았다. 아쉬워하는 카일 콜린스워스를 등지고 돌아서 다시 수비 위치로 돌아온다.
흘끗 벤치 뒤쪽을 쳐다보니, 어느새 출동한 경기진행요원들이 분위기를 정돈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때마침 버저가 울리며 BYU의 타임아웃이 선언되었다.
벤치에 앉아서도 자꾸만 뒤를 흘끗거리는 선수들과는 달리, 난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위선자.’
고든 헤이워드란 내게, 그런 의미로 남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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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결과
WSU 89 : 92 BYU
(WSU 0W 1L)
(BYU 1W 0L)
Min-Hyuk Kim : 23Min(19PTS/7AST/4REB/2STL/1TO/3PF)
(7/14 FG , 2/5 3P , 3/4 FT)
(+/-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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