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378
□ 1쿼터 5 : 46
SPURS 6 : 8 H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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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양 팀 모두, 득점을 하는 것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오늘입니다. It’s Kim. Turnaround. And? Oh-! Scoop Lay-up by Kim! 매우 어려운 동작이었습니다만, 기어코 득점에 성공하는군요! 이제 스코어는 8 : 8 동점입니다!”
(션 엘리엇)
“아주 아름다운 기술이었습니다. 데릭 윌리엄스라는 운동능력이 좋은 포워드를 상대로 보여준 인상적인 득점이었죠. 첫 두 개의 슈팅을 놓치기는 했어도, 오늘 이 동양인 포워드는 평소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보입니다. 아주 좋은 현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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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쿼터 7 : 11
SPURS 12 : 8 H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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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드웨인 데드먼의 좋은 수비입니다. 리바운드를 잡는 킴. 오늘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 가장 오래 코트에 남아 있죠. 이건 다소 의외이긴 합니다만, 프리-시즌 이 포워드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지난 경기들도 나쁘진 않았잖아요?”
(션 엘리엇)
“분명 그의 대학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프리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킴의 박스스코어에 불만을 가지고 있겠죠.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가 뛰는 팀이 다름 아닌 스퍼스라는 사실이에요. 카와이도 데뷔 첫 8경기에서는 17분 출전에 평균 5점에 그쳤으니까요.”
(빌 랜드)
“현재는 올스타 포워드가 된 카와이 레너드의 첫 시즌 성적은 평균 7.9점이었죠. 야투 시도 또한 6.3개에 불과했고요.”
(션 엘리엇)
“좋은 지적이에요. 컨텐더 팀에서 뛰는 신인들은 이러한 것들에 익숙해져야만 합니다.”
(빌 랜드)
“오우-!! 이런! 과격한 충돌이었습니다! 파울이 선언되었고, 킴은 여전히 플로어에 엎드려 있네요. 심판들이 플래그런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를 확인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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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쿼터 6 : 08
SPURS 32 : 35 H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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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킴이 다시 투입 되는군요. 카와이 레너드가 코트 밖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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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Court
San Antonio Spurs
PG : No. 36 마르커스 스마트(6-4)
SG/PG : No. 05 드죤테 머레이(6-5)
SF/PF : No. 22 김민혁(6-9)
SF/PF : No. 11 리비오 쟝-샤를(6-9)
PF/C : No. 10 데이비드 리(6-9)
VS
Miami Heat
PG/SG : No. 08 타일러 존슨(6-4)
SG : No. 02 웨인 엘링턴(6-4)
SF/PF : No. 16 제임스 존슨(6-9)
PF : No. 40 유도니스 하슬렘(6-8)
C : No. 21 하산 화이트사이드(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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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쿼터 7분경, 제임스 존슨의 거친 파울이 플래그런트 1으로 선언이 되었고 난 한참을 코트 바닥에 누워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골반에 큰 통증이 온 것 같았는데, 인상을 찌푸린 채로 걷고 있으니 손으로 얼굴을 가린 스테이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난 곧장 고개를 아래로 숙였고, 고통을 삭히기 위해 발바닥을 몇 번 플로어에 두들겨댔다. 괜찮은지 묻는 주심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에는 자유투 라인으로 걸어가 프리드로우 2개를 집어 던졌다.
그리곤 곧장 교체가 되어, 벤치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부상에 잔뜩 예민해있던 스태프들이 잔뜩 날카롭게 변한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이었다.
[ “정말로 괜찮아요.” ] [ “GO!” ]폴 웨스트와 내가 오케이 사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포포비치는 기어코 나를 라커룸으로 돌려보내 데이비드 슈미트(David Schmidt)박사의 진료를 받도록 만들었다. 닥터 슈미트는 2004년 1월부터 스퍼스의 팀 닥터로 근속해 온 사람이다.
모두가 그를 좋아했고, 이제는 닥터 슈미트와 함께 메디컬 부분을 담당하는 리차드 스테픈(Richard Steffen)박사와 폴 사네즈(Paul Saenez)박사도 내게 달라붙어 검진을 시작했다.
골반의 통증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주무르고, 침상에서 내려와 걷고 점프를 몇 번 선보였다. 최종적으로 괜찮다는 사인이 떨어지고 난 뒤, 난 다시 벤치로 돌아 올 수 있었다.
폴 웨스트가 곧장 포포비치에게 걸어가 보고를 시작하고, 나를 흘끔 바라본 그는 손짓을 해 나를 불렀다.
이 때가, 2쿼터가 막 시작되려던 무렵이었다.
연습 때 좋아도, 실전에 들어서면 컨디션이 바뀌는 경우는 쉽게 경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완전한 기회는 아니었지만, 난 데릭 윌리엄스의 컨테스트를 달고 뛰어오른 순간 아주 미묘한 감각의 저하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첫 두 개의 슈팅은 림을 외면했고, 나는 대신 수비에 조금 더 집중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고란 드라기치(Goran Dragic)가 토니 파커를 마음껏 요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데릭 윌리엄스가 거친 동작 몇 가지로 날 자극했다. 팔꿈치를 이용해 몸 여기저기를 두들겼고, 때로는 발을 걸어 내 균형을 무너뜨리려고도 했다.
아마도 거기에서 오기가 생겨난 것 같다. 보통이었다면 패스를 받은 뒤에 다른 동료에게 연결을 했을 상황에서도, 난 직접 돌파를 통해 레이업을 올려놓길 시도했다.
포포비치가 마음에 들어 한 것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 “상대에게 많은 옵션을 주면, 네 플레이는 놀랍도록 편해지겠지. 지금 코트에 들어선 녀석들은 전부 네가 보여준 두 번의 돌파를 기억 할 거야.” ] [ “전 준비가 됐어요, 그렉.” ] [ “…….” ]난 당장이라도 코트에 나서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지만, 포포비치는 그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라 말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한껏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린 마이애미에 리드를 허용한 상황에서 난 다시 코트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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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마이애미는 2쿼터에서 거칠게 스퍼스를 몰아붙이며 리드를 되찾아 왔습니다. 높은 에너지레벨로 밀어붙였죠. 아마도 포포비치는 1쿼터에서 킴이 보여준 전투적인 모습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와-우. 박수가 쏟아지는 군요.”
(션 엘리엇)
“그만큼 1쿼터 두 번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겠죠. 그가 먼 거리에서 슈팅을 던질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팬들도 마찬가지죠. 만약 킴이 3점 슛을 성공시킨다면, 그건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1쿼터처럼 스쿱레이업을 올리고, 컨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조금 환호할 일이 되어버리죠.”
(빌 랜드)
“오-! 바로 또 시작인가요? 킴의 두 번째 파울입니다. 제임스 존슨과 다소 신경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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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게 무슨 개수작이야? Huh?”
“지금 네가 하는 말이 개소리라는 건 알고?”
“뭐?”
파울을 의도하진 않았다. 하지만 신경전을 의도한 것은 맞다.
1쿼터 플래그런트 파울에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제임스 존슨은 내가 투입됨과 동시에 시비를 걸어왔다. 지금은 다소 순해지기는 했지만, 이 남자는 드래프트 직전 숱한 베테랑들을 향해 트래쉬토크를 내뱉은 것으로 유명해진 사람이다.
크리스 폴은 이 때문에 구단을 향해 [ “만약 제임스 존슨을 뽑는다면, 날 트레이드 해 달라.” ] 라 말하기도 했고, 포틀랜드의 브랜든 로이도 [ “그를 뽑아요. 만약에 팀이 과거의 제일-블레이저스로 돌아가길 바란다면요.” ] 라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제임스 존슨을 데려간 것은 애초에 그의 지명이 예상되었던 20-25번보다 한참 앞선 16번째 픽의 시카고 불스였다.
물론, 그 결과는 완전히 실패였고 말이다.
“헤이, 이건 더블 파울을 줘야 하잖아요. 그도 내 팔을 끼웠다고요.”
“뭐?! 이건 완전 똥 같은 이야기야! 얘가 먼저 팔을 꼈잖아!”
“진정해, 제임스. 난 금방 이 녀석에게 파울을 줬다고.”
“……칫.”
벌써 6개 팀이다.
2009-10 시즌에 데뷔를 한 이래, 8시즌 째를 맞이하는 동안 마이애미가 제임스 존슨의 6번째 팀이다. 이 말은 즉, 그 형편없는 인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운동능력과 수비가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임스 존슨이 존경받는 베테랑으로 성장하진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스퍼스에서 뛰며 알게 된 것은 NBA에서 라커룸 문화가 상징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보컬리더가 될 수 있는 베테랑이 있다면, 발전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에 앞서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만약 재능이 이미 채워진 팀이라면 그렇다.
“다음에는 잘 좀 봐줘요. 누가 먼저 팔을 끼우는지 말이에요.”
“대체 이게 무슨!”
인상을 잔뜩 찌푸리는 제임스 존슨을 보며, 난 다시 다음 수비를 위해 움직였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거칠게 날 몰아붙이려는 그는 투박한 동작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힘과 운동능력 모두에서 앞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일 거다.
내가 파울을 두 개째 범한 상태라는 것도 제임스 존슨의 자신감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거침없이 계속해서 몸을 들이밀어 오는 그를 단단히 버텨내다, 난 다시 한 번 그의 왼손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디나이(Deny)를 위해 등을 진 제임스 존슨의 왼쪽으로 살짝 몸을 움직인 뒤, 진로를 막으려 왼 팔을 이용하는 공격수의 본능을 이용하려고 한 것이다.
여기에서부터는 약간의 운이 필요했는데, 팔꿈치를 다소 위협적이게 들어 올린 제임스 존스의 동작에 맞춰 난 의도적으로 더욱 밀착을 해버렸다.
이 후는 그가 내가 정확히 바라는 것만큼의 움직임을 취해주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퍽-!
“으윽-!”
삐익-!!
제임스 존슨의 팔꿈치가 왼편 교근(咬筋)을 투박하게 가격한 순간, 난 얼굴을 감싸 쥐며 몸을 돌렸다. 동시에 들려온 주심의 휘슬 그 다음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온 머리가 울리는 것만 같은 충격이 뒤따랐다.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한 통증을 삼키는 것이 조금 어려웠지만, 그래도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마이애미, No. 16! 엘보우! 스퍼스 볼!”
“뭣?! 이 녀석이 먼저 들이댔잖아!! 근데 왜 내 파울이라는 거야?”
“에이, 제임스! 그만 해!”
“이건 또 무슨…. 오, 그래. 그렇지, 참. 여긴 이 녀석들의 홈이었어. 그리고 당신은 홈팀을 편애하는 중이고. 잘 돌아가는 시합이야! 잘 돌아간다고!”
“헤이, 괜찮아?”
제임스 존슨이 주심과 언쟁을 벌이는 동안, 곁으로 다가온 마르커스 스마트가 내 상태를 걱정했다. 입을 몇 번 벌렸다가 닫으며 상태를 점검한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머리가 조금 울리기는 하지만, 당장 경기를 뛰는 것에는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그러자 내 등을 두드린 그는 오늘은 대뜸 터프가이가 되었다며, 무리를 할 필욘 없다고 했다.
그와 동시에, 스마트는 조언을 하나 건넸다.
“Dude. 굳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길을 택할 필요는 없어.”
“뭐? 그건 또 무슨 소린데?”
“이 몸을 보면 답이 나오잖아? 당장 브로드웨이에 진출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내 연기 실력을 조금 본받으란 말이야.”
“……좋은 농담이었어.”
“헤-이! 농담이 아니라니까?!”
난 오히려 스마트가 진지해, 조금은 오싹하기까지 했다.
마르커스 스마트의 플랍(Flop)에 대해서라면, 조금만 인터넷을 뒤져봐도 수십 개의 영상이 검색이 된다. 오죽하면 그의 이름의 연관어로 검색 되는 것이 플라핑(Flopping)일 정도로 말이다. 그는 매우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다.
포포비치는 이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중이었지만, 자칭 ‘브로드웨이 스타’의 본능이 꿈틀대는 그는 날 오히려 걱정하며 플라핑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이 말을 폽에게 하면 어떨 것 같아?”
“……그럴 거야?”
“하-! 그냥 농구나 하자.”
여전히 스마트는 포포비치를 무서워하고 있다. 나도 가끔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윌리를 만나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마냥 편하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날 올바로 이끌어 줄 사람이라는 건 안다.
사이드라인에서 패스를 전달한 나는 공격 진영으로 움직였고, 벤치의 사인을 확인한 뒤 목소리를 높이며 코너를 향해 움직였다. 핸들링이야 물론 스마트가 하겠지만, 작전을 알리는 건 누가 하더라도 큰 상관이 없다.
그렇게 스페이싱을 위해 코너에 자리를 틀자, 제임스 존슨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걸어와 내 가까이에 선다.
그는 몇 번이나 입을 열려다말고 포기를 했는데, 이대로 신경을 더 거슬리게 만들까하다 우선은 참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제는 말이 아닌 플레이를 통해 그의 신경을 건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포제션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의 로테이션 멤버들 또한 내겐 매우 좋은 조합이라는 거다.
“헤이-!!”
전에도 말했지만, 스퍼스의 기본적인 농구철학은 WSU와 마찬가지로 에 근간을 두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팀들이 사용하는 패턴인 과 을 우리도 사용하는데, 전자는 말 그대로 윅사이드에서의 모션을 활용해 공격을 전개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후자는 그 반대이고 말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모션이란, Screen&Move라는 의 기초 중의 기초를 뜻한다. 은 두 종류의 스크린(Up&Down)을 활용해 탑과 로포스트로 롤링을 하는 두 명의 선수에게 동시에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그리고 은 스윙을 통해 지정 된 볼 핸들러가 패스를 받으면, 윙에서 윙으로 활발히 움직이던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인사이드로 파고든다. 이 때 빅맨이 마찬가지로, 두 개의 다운 스크린을 걺으로써 양쪽 윙에서의 기회를 포착한다.
하지만 우린 이 두 가지 외에도, 이라는 것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슬립(Slip)은 스크리너가 스크린을 페이크로 두어 롤링을 곧장 하는 걸 의미하지만, 난 백-슬립을 하는 것이 가능한 6-9의 포워드이다.
나 외에도 데이비스 베르탕스가 이런 을 소화할 수 있었고, 그래서 포포비치는 우리 둘 중 하나가 코트에 있을 때에만 이 전술을 활용하려고 했다.
먼저 엘보우로 움직여 머레이가 움직이기 위한 첫 번째 스크린을 건다. 골대 쪽으로 파고들었다가 길게 돌아나가는 그와 스크린 후 롤링을 시도하는 파우 가솔, 반대쪽 숏코너에서 스페이싱을 확보하던 리비오 쟝-샤를이 각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난 수비수를 신경 쓰는 대신, 연습을 해왔던 대로 움직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2차로 골밑으로 파고들려는 파우 가솔을 위해 스크린을 서는척하다, 곧장 탑으로 빠져나가버린 거다. 나의 백-슬립 동작에, 이것이 이라 판단한 제임스 존슨은 크게 당황한다.
왜냐하면 보통은 지금, 드죤테 머레이가 탑에 서있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첫 번째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뒤에 곧장 윙으로 움직였고, 탑은 현재 텅텅 비어있다.
“What the….”
당황한 제임스 존슨의 발이 멈춰 선 사이, 스마트로부터 패스가 도착했다.
손바닥을 파고드는 까슬까슬한 감촉을 느끼며 난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NBA에서 뛰기에 기량이 부족한가를 말이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감정기복은 습관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들었다.
무슨 의미냐면, 난 WSU에서 늘 내가 연습한 것들을 믿었다. 내가 코트에서 흘린 땀의 양과 내가 투자한 시간을 믿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달랐다.
내가 흘린 땀의 양과 투자한 시간이 부족하기는 해도, 지금의 난 내가 연습한 것들을 믿어서는 안 되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믿어야 하는 것은 ‘팀 스퍼스’ 와 함께한 훈련과, ‘팀 스퍼스’ 와 함께 흘린 땀과 시간이었다.
아무런 의심 없이 ‘팀 스퍼스의 태엽조각’ 으로써 움직인 순간, 난 평소보다 좀 더 빠른 타이밍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작은 망설임 하나가 사라진 것이, 이토록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
농구공을 완전히 손에 쥔 순간에도, 망설임이란 없었다. 빠른 슈팅포지션으로의 전환에 당황한 제임스 존슨이 접근하기를 포기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충분히 NBA에서 엘리트 수비수가 될 자질을 지녔지만, 딱 원하는 만큼 열심이라 문제다.
만약에 그가 항상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면, 제임스 존슨은 훨씬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NBA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저니맨으로써 NBA에서의 8번째 시즌을 맞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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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스마트가 왼쪽 윙에 서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군요. 패스의 타이밍을 찾고 있지만, 마이애미의 대처가 좋습니다. 응? 킴이 탑에 섭니다. 킴! Fo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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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
8년이 지나고 난 뒤에, 나는 절대로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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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와-우! 오늘 팀 내 최다 득점자는 9점의 파우 가솔입니다만, 가장 깊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은 바로 이 포워드이군요! 1쿼터 보여준 터프한 플레이와, 방금 전 수비에서는 제임스 존슨의 오펜스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죠!”
(션 엘리엇)
“전 말했습니다. 전 누누이 말을 했다고요! 이 꼬마는 절대로 수비를 못하지 않는다고요! 모든 좋은 수비수가 전부 운동능력이 뛰어날 필요는 없습니다. 패트릭 베벌리나 드레이먼드 그린을 떠올려 보세요. 수비에서 필요한 것은 근성과 멈추지 않는 손과 발. 그리고 기술입니다. 킴은 그리고 기술을 가졌죠!”
(빌 랜드)
“35 : 35 경기는 동점입니다! 마이애미는 다시 리드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을 하겠죠. 하산 화이트사이드에게 패스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오, 그래요. 그는 역시 좋네요.”
(션 엘리엇)
“하산은 이미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어린 빅맨 중 하나가 되었죠. 매우 길고 탄력이 넘칩니다. 거기에 아주 빨라요. 드웨인 데드먼이 파우 가솔보다는 훨씬 더 하산을 잘 제어하고 있지만, 이번엔 워낙 그의 공격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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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T!!”
거의 막아낼 뻔했던 공격이다 보니, 데드먼은 몹시도 아쉬워하고 있었다. 강하게 농구공을 양손으로 퉁겨낸 그는 직접 베이스라인 바깥으로 벗어나 스마트에게 패스를 보내버렸다. 그리고 수비지역 윙에서 이를 지켜보던 난 곧장 몸을 돌려 움직였다.
벤치에서는 이번에 특별한 지시가 없었고, 포포비치는 그저 집중력을 끌어 올리라며 박수와 함께 우리를 독려 할 뿐이었다.
스마트는 직접 지휘를 해 스크린을 요구해 왔는데, 데드먼이 탑으로 이동해 파고들 수 있게끔 공간을 만들어 준다.
“안 쪽으로 들어왔어-!”
“Come in, come in, come in!”
2 : 2 수비에서도 하산 화이트사이드가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는 긴 팔을 최대한 이용해 되도록 먼 거리에서 효율적인 헷지를 가해왔고, 타일러 존슨이 리커버리를 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벌어줬다.
만약 여기에서 스크린을 걸었던 게 파우 가솔이었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패싱 게임이 이뤄졌을 것이다. 하지만 데드먼은 오프-더-볼이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다.
하산 화이트 사이드를 훨씬 더 잘 막을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공격 부분에서는 확실히 약하단 단점도 동시에 보유한 그였다.
“이런-!”
티잉-
결국 스텝이 멈춘 상황에서 어설프게 시도한 스마트의 플로터는 림을 외면했고, 가볍게 리바운드를 거머쥔 하산 화이트사이드는 주위를 둘러보다 패스를 보낼 장소를 찾아냈다.
바로 내가 방금 스쳐지나간 웨인 엘링턴(Wayne Eliington)이 서있는 곳이었다.
‘할 수 있을까?’
머릿속으로 하는 고민과는 달리, 몸은 이미 움직이는 중이었다.
난 하산 화이트 사이드가 패스를 엘링턴에게 보낼 것으로 예상했고, 뒷걸음질을 멈추고 곧장 앞으로 달려 나가 레인(Lane)을 차단하고자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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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화이트사이드. 리바운드를 거머쥡니다. 그는 정말로 좋은 빅맨…. 오, 킴의 스틸입니다! 그가 스텝을 밟고. Again!! Fo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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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을 맞고 앞으로 농구공이 튀어나간 순간, 모든 이들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 중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인 것은 실책의 당사자인 하산 화이트사이드였고, 그는 골밑에 단단히 자리를 지키며 만회를 위한 수비 자세를 취했다.
그런 그가 있는 골밑까지 파고드는 일이 과연 내게 도움이 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분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하산의 머리위로 농구공을 넘겨 보낼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난 튀어나가는 농구공을 마치 드리블을 한 것처럼 맞춰 스텝을 밟았고, 점프한 몸이 앞으로 조금씩 움직여나가는 상황에서 밸런스를 잡았다.
이건 수도 없이 ‘내가’ 연습한 부분을 믿으면 된다.
‘밸런스.’
점프가 앞으로 향해가는 와중에도, 허리 위의 모든 것들은 전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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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Oow-! MAMA! 그가 절 이렇게 외치도록 만드네요! 다시 킴의 3점 슛입니다!! 38 : 37 스퍼스의 리드! 관중석이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바로 이거죠! 우리가 늘 신인들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 장면이 바로 이것입니다!”
(션 엘리엇)
“그는 14번째 로터리에요. 충분히 NBA에서 즉각적으로 통할만한 능력을 갖췄다는 거죠.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의심들에 대한 해답을 오늘, 킴은 내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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