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379
□ 하프 타임
SPURS 49 : 49 HEAT
On Court
San Antonio Spurs
PG : No. 09 토니 파커(6-2)
SG/SF : No. 14 대니 그린(6-6)
SF : No. 02 카와이 레너드(6-7)
SF/PF : No. 22 김민혁(6-9)
C : No. 16 파우 가솔(7-0)
VS
Miami Heat
PG : No. 07 고란 드라기치(6-3)
SG : No. 11 디온 웨이터스(6-4)
SF/SG : No. 20 저스티스 윈슬로(6-7)
SF/PF : No. 03 데릭 윌리엄스(6-8)
C : No. 21 하산 화이트사이드(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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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시작을 앞두고, 포포비치는 다시 날 불렀다.
“너도 알다시피, 오늘 카와이의 슈팅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지.”
“……그렇죠.”
부상의 여파 때문인지, 카와이가 전반에 던진 7개의 슈팅이 모두 림을 외면했다. 자유투 세 개로 3점을 기록했을 뿐, 확실히 오늘의 그는 평소답지 못했다. 토니 파커는 수비에 괴로워하고 있고, 가솔도 화이트사이드의 운동능력에 애를 먹는 중이다.
그리고 대니 그린은 여전히 대니 그린이다. 사실 내가 쿼터 초반에 좀 더 저돌적으로 림어택을 한 것도, 대니와의 동선이 많이 겹친 게 이유였다.
스몰윙 3&D로서의 완벽한 툴을 보유했지만, 그 이상을 바라긴 어려운 사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넌 굳이 3점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어.”
“이해했어요.”
“좋아. 그럼 나가보도록.”
등을 두드려주는 포포비치의 손길은 포근하고 또 부드러웠다. 2쿼터 막바지에도 몇 번 충돌이 있었다보니, 온 몸 여기저기가 긁히고 만신창이인 상태였다. 이런 것을 놓칠 리 없는 스테이시를 향해 윙크를 한 번 찡긋하곤 다시 코트로 들어설 준비를 한다.
중계를 시작한 빌 랜드와 션 엘리엇이 말을 하면서도 내게 손을 뻗어, 악수를 청해온다. 난 그들과 손을 잡았고, 파우더를 묻힌 손을 일부러 그들의 앞에서 팡하고 털었다.
소리 없는 웃음과 함께 손을 내젓는 션 엘리엇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곤, 끈끈이에 농구화 바닥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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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방금 전에 킴이 저희의 앞을 지나갔는데, 중계 카메라에 잡혔는지 잘 모르겠군요. 오. 화면에 나오네요. 이거 보여요? 우리 앞에서 장난을 치고 갔어요.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이번 시즌 루키들 중에서는 처음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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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빙빙 돌리고 목을 좌우로 꺾어, 간단한 웜-업을 마친다.
“에이, 대니!”
“?”
“당신을 위해 픽을 설 거예요. 당신이 코너에 먼저 서 있어요.”
“…….”
바지의 허리끈을 조이고 있던 대니 그린은 대답 대신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우며, 알겠다는 표현을 대신했다. 내가 말한 대로 그는 코너에 섰고, 카와이가 토니에게 베이스라인 패스를 건네면서 3쿼터가 곧 시작이 되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군데군데 빈 관중석의 분위기가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보였다.
“헤이, 헤이!”
우선은 난 하프라인 근처로 움직여, 토니 파커를 위한 첫 번째 스크린을 걸었다. 고란 드라기치는 수비 상황에서도 빠른 발과 피지컬을 앞세워 우리의 포인트가드를 압박하는 중이었다. 솔직히 토니 파커는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지 못했다.
프리-시즌임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점에 가장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그가 올림픽을 소화하고 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토니는 지금도 경기가 끝나고 나면, 양쪽 무릎에 아이싱을 대고 한참동안을 마사지해야 다시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누적된 마일리지와 부상이 그의 건강을 모조리 앗아간 탓이다.
“대니! GO!”
“…….”
토니에게 스크린을 건 뒤 잠깐 탑으로 이동해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했다. 패스가 올 수도 있고, 아니면 실책이라도 발생해 백코트를 해야 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오른쪽 윙에서 탑으로 천천히 움직이던 중이었다.
그래서 난 아까 대니 그린에게 말했던 대로, 그를 코너에서 빼내오기 위해 스크린을 섰다. 엘보우에서 약 두 발 정도 왼쪽으로 움직인 지점에서, 난 가만히 멈춰 섰다.
“내가 잡을 거야, 스위치!”
“Down, Down! 3를 경계해!”
“접수했어!”
솔직히 디온 웨이터스(Dion Waiters)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2 : 2 수비수였다. 과거 클리블랜드 시절에 비해 다소 발전하기는 했지만,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1 : 1이나 나름 준수한 패싱레인 커터인 오프-더-볼 수비에는 한참 못 미쳤다.
지금도 웨이터스는 스크린 한 번에 의해 완전히 벗겨져나갔고, 덕분에 내 마크맨인 데릭 윌리엄스가 날 버리고 대니 그린을 마크하려 스위치를 했다.
“헤에-이!!”
내가 굳이 대니 그린에게 스크린을 서겠다고 말한 이유는 이것이 작전과 상관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물론, 스몰윙과 라지윙들을 코너에 세워두고 스크린을 이용해 그들을 윙이나 탑으로 빼내어 오는 것은 의 기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대니 그린을 빼내온 이유는 바로, 지금과 같은 장면 때문이었다. 아무리 내가 평균적인 운동능력을 지녔다곤 하나, 6-4(약 193CM)의 디온 웨이터스보다는 한참 더 큰 신장과 기다란 윙스팬을 가졌다.
더군다나 지금 내 곁의 이 남자는 악어팔로 더욱 유명한 사람이었다.
악어들은 모두, 팔과 다리가 몸통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짧다.
“앤드워어어어어언-!!”
삐이익-!!
“SHIT!!”
웨이터스 본인도 부정할 수 없는 컨택이 벌어지고 난 뒤, 주심의 휘슬소리가 골밑 레이업을 올리던 순간에 울려 퍼졌다.
안타까워하는 웨이터스와 근처에서 내게 다가오는 가솔의 표정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좋은 베테랑임과 동시에, 재미있고 즐거운 성격의 남자이기도 한 가솔은 함께 뛰는 것이 즐거운 유형이었다.
내 가슴팍을 살짝 밀치며, 바로 그거였다고 외치는 가솔과 손뼉을 마주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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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오, 좋습니다. 최소한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하군요. 지금까진 킴이 스퍼스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오늘 여러 번 코트에서 부딪쳤지만, 어떻게 해서든 슈팅을 계속 올려놓고 있습니다. 사실은 다소 소극적인 유형이 아닌가도 싶었죠. 마치 채닝 프라이처럼요. 하지만 오늘 킴은 마치 불도저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매우 마음에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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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좀 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그래, 맞아. Hey, Guys!”
날 자유투라인으로 보낸 토니 파커가 남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간단한 작전 지시를 내린다. 스퍼스의 볼 핸들링은 현재 그와 카와이가 이분한다고 봐도 되었는데, 대니 그린과 내가 계속해서 미스매치를 발생시키는 걸 이용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
가끔은 스윙 과정에서 탑으로 움직인 파우 가솔이 패스를 잡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공격은 늘 효과적일 것도 같았다.
“첫 번째!”
“휴우우-”
주심에게서 패스를 받아들어, 난 농구공을 옆구리에 살짝 끼웠다가 그것을 그대로 아래로 떨어트렸다. 그리곤 왼 손을 가져가 드리블을 한 번 하곤, 양 손으로 농구공의 감각을 느낀다. 이제는 곧장 슈팅 포지션을 가져갈 차례다.
많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자유투를 던지는 루틴을 종종 바꾸곤 한다. 최근 프리-시즌 동안 자유투 성공률이 70%대에 머물렀다 보니, 오늘 마음이 가는대로 바꾼 것이다.
철썩-!
오늘 경기 다섯 번째 자유투가 들어가고, 난 다시 농구공을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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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엘리엇)
“이 루키에 대한 편견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 절 놀라게 합니다. 킴은 대학 시절에서부터 많은 자유투를 유도해 낸 남자였어요.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 할 줄 알았죠. 그가 소프트하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것입니다. 터프하지 않은 남자가, 폴 조지가 당한 것과 같은 부상에서 이렇게 완벽하게 돌아 올 수 있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빌 랜드)
“16점째입니다! 비록 프리-시즌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의 이런 모습과 숫자는 스퍼스의 팬이라면 늘 바라왔던 것이겠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언제나 기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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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의 시작을 산뜻하게 하긴 했지만, 마이애미의 젊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높은 에너지레벨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다. 사실 전반 우리가 그렇게 고전한 이유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승리에 관한 의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뛰고자 하는 의지에 관한 것이다. 몸이 아프다거나 혹은 부상에서 갓 돌아왔거나 하는 이유로 우린 때때로 멍해질 때가 있다.
그리고 마이애미의 감독인 스포엘스트라는 이러한 부분을 교묘하게 잘 이용하고 있었다. 한 때는 Big-3 버프라는 소리를 듣긴 했어도, 확실히 그는 능력을 갖췄다.
“뚫렸어!!”
‘제길!’
하필이면 내가 데릭 윌리엄스를 추격하기 위해 베이스라인을 따라 횡단하고 있을 무렵, 전방이 다시 한 번 쉽게 뚫려버리고야 말았다. 고란 드라기치는 마치 몇 수 아래의 고등학생을 상대하기라도 하듯, 쉽게 토니를 돌파해냈다.
그리곤 아크라인 몇 발 앞에 멈춰 서서 그대로 풀업을 시도했다. 높게 떠오른 농구공은 너무나도 쉽게 림을 갈랐고, 허탈해지려는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난 곧장 베이스라인을 벗어났다.
패스를 다시 전달받기 위해 다가온 남자는 커다란 굴욕감을 느낀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문 상태였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또한, 이 세계는 또 다른 시험으로 만들곤 한다.
“……Let’s go.”
“네.”
그래도 토니 파커는 노련한 베테랑답게, 금세 목소리와 표정을 풀곤 전진을 시작했다. 난 그가 들어 올린 오른손을 슬쩍 쳐다봤고, 그것은 특정한 패턴이 아닌 포지션의 위치를 지정하는 시그널이었다.
아까와는 반대편에 선 나는 카와이를 위한 업스크린 뒤에, 엘보우를 가로질러 다시 한 번 대니 그린을 윙으로 빼내왔다.
“스윗…. 이익-!”
“…….”
마이애미 수비수들의 목소리가 멈췄다.
스위치를 외치려던 디온 웨이터스가 급격하게 입을 다물었고, 데릭 윌리엄스는 부릅뜬 눈을 부라리며 나와 대니 그린을 열심히 추적했다. 이번에도 난 몸을 돌려 롤링(Rolling)을 시도했고, 손을 들어 올리며 패스를 바랐다.
사실, 농구공이 다가오지 않더라도 전혀 상관없다. 대니 그린에게로 향한 패스가 이번에 토니 파커가 선택한 옵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민하던 디온 웨이터스는 가뜩이나 신체적 조건에서 열세를 보이던 대니 그린에게 5피트 공간(5-feet-room)을 내어주고 말았다.
‘그가 망설일 리가 없지.’
예상대로 대니 그린은 곧장 슈팅을 가져갔고, 이번에도 농구공은 가볍게 림을 갈라버렸다. 다시 3점이 추가 된 것이다. 약간은 맥이 빠진 마이애미의 선수들은 짜증을 섞어 서로에게 수비에 관한 부분을 지적했다.
어차피 이런 상황에서 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없을 거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실책이나 상대의 실책을 탓하느라 감정을 소모하곤 한다.
바로 그러한 것들이 포포비치가 내게 알려준 것이다. 내가 코트 위에서 남겨두고 떠나야 할, 다음 플레이를 위해 버려야 할 감정들이다.
티잉-!
“내가 잡았어!”
이어진 마이애미의 공격상황에서, 디온 웨이터스가 무리하게 던진 슈팅이 조금 길었다. 림을 맞고 튀어 오른 농구공을 향해 가솔이 손을 뻗고, 등 뒤에서 떠오른 하산 화이트사이드가 가솔의 머리 위에서 한 발 앞선다.
7-0이라는 같은 신장을 지녔지만, 하산 화이트사이드의 젊음과 운동능력이 스페인의 전설적인 농구선수에게 하나의 굴욕적인 장면을 선사한 것이다.
“제길!”
충분한 컨택이 있었더라면 가솔은 비명이라도 내질렀을 테지만, 화이트사이드의 이번 오펜스 리바운드는 완벽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래서 가솔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욕지기를 내뱉으며 황급하게 뒤를 돌아서는 것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 일반적으로 대처가 늦다. 골밑에서 재빠른 풋백을 올려놓는 것 또한 화이트사이드가 가장 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믿었던 바로 그 순간, 화이트사이드의 옆으로 빠르게 접근한 누군가가 기다란 팔을 휘둘러버렸다.
파앙-!
“???”
바로, 카와이 레너드다.
“달려어어어어어-!!!!”
청명하게까지 느껴지는 소리와 함께 한쪽으로 굴러간 농구공을 향해 두 사내가 몸을 먼저 날렸다. 마이애미의 저스티스 윈슬로와 대니 그린이다. 하지만 농구공을 먼저 잡은 쪽은 검은 유니폼의 사내였고, 이것은 곧 근처에 있던 토니 파커에게로 전달이 되었다.
동시에 벤치에서는 포포비치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단거리질주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라도 된 것처럼 나를 자극했다.
반사적으로 하프라인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한 내게로 패스가 도달하고, 난 접근하던 이는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슬쩍 고개를 돌렸다.
‘좋은 버릇이야.’
내 스스로에게 칭찬을 한 이유는, 이러한 습관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당한 부상 이후에 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속공 상황에서 무조건 한 번은 뒤를 슬쩍 돌아보는 것 말이다. 지금 데릭 윌리엄스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내가 접근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이애미의 흰색 유니폼 뒤로, 검은색과 회색빛이 잠깐 눈에 띄었다. 누구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군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난 레이업을 올려놓으려는 듯 점프를 하며, 농구공을 그대로 뒤로 흘려보냈다.
“What the fu….”
블록을 위해 점프를 했던 데릭 윌리엄스는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바닥에 착지한 뒤 다시 컨테스트를 시도하려다 재빨리 옆으로 물러서버렸다.
이 또한 현명한 판단이었다.
콰앙-!
“아아아아아아아-!!”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지금 카와이의 멋진 원핸드 덩크를 하이라이트 필름에 나올법한 인-유어-페이스로 만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것도 카와이의 커리어를 평생 동안 쫓을 종류의 것에.
오늘 단 하나의 야투도 집어넣지 못했던 카와이는 마치 분풀이라도 하는 것처럼 강한 덩크를 꽂아 넣었다. 스퍼스를 위해 태어난 남자라는 별명답게, 때로는 덩크마저도 시큰둥하게 하던 그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괴성까지 질러대는 그의 엉덩이를 두들기며 난 재빨리 백코트를 시작했고, 퍼뜩 정신을 차린 카와이도 관중석을 슬쩍 쳐다 본 뒤에 몸을 돌렸다.
그리도 다시 몸을 돌렸을 때, 난 스포엘스트라가 고민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되었다. 작전타임을 부르는 것과 참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이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왔지만, 스코어는 여전히 6점차다. 그리고 이제 고작 3쿼터 시작하고 1분 40초가 넘었다. 감독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지금 이 순간 펼쳐지게 된다.
“이런!”
투웅- 철썩-!
이번에는 데릭 윌리엄스가 골밑으로 접근해 슈팅을 성공시켰다. 컨테스트를 하던 난 파울에 신경 쓰느라 소극적이 되었고, 그는 이런 내 상황을 충분히 이용했다. 안타까움에 절로 이를 악물게 된 난 고개를 숙였고, 벤치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렉 포포비치가 개의치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래서 난 방금 전의 상황과 지금의 감정을 바닥에 곧장 내려놓아 버렸다.
멀리에서 한숨을 돌렸다는 듯한 표정의 스포엘스트라가 다시 벤치의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만약 이번 공격에 실패를 했다면, 이어지는 우리의 공격 여부와 상관없이 그는 작전타임을 선언했을 것이다.
“헤이, 괜찮아. 공격으로 만회하면 돼.”
“네, 저도 알아요.”
“좋아. 가자.”
“…….”
토니 파커에게 패스를 보내며, 난 다시 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이번에도 내 위치는 우선 엘보우였다. 그리고 난 가솔에게 먼저 스크린을 걸어, 그를 탑으로 보내버렸다. 핸들러를 위한 스크린을 위해, STS를 한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반대편 엘보우로 향해, 대니 그린을 또 한 번 코너에서 윙으로 보내려고 했다. 지겹지도 않느냐고 궁시렁대는 데릭 윌리엄스의 말을 무시하며, 난 몸을 획하고 돌려 곧장 반대편 코너로 달려나갔다.
이것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패턴이었고, 대니 그린에게로 향했던 농구공은 핸들러를 위한 스크린을 건 뒤에 포스트업을 시도한 가솔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엔트리 패스를 보낸 직 후, 토니 파커에게 오프-더-볼 스크린을 걸어 컷-인(Cut-In)을 하도록 만든 대니 그린의 노력이 하나의 플레이를 연출했다.
“헤이! 안쪽! 컷! 컷!”
“내가 가!!”
마이애미의 수비, 아니. 확실히 NBA의 수비는 달랐다.
만약 NCAA였다면, 토니 파커의 컷인은 손쉬운 골밑 레이업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코트 위의 모든 선수들은 모든 상황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었다. 코너로 움직이는 날 향해 달려가다 멈춰선 데릭 윌리엄스가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데릭 윌리엄스가 결코, NBA에서 수준급의 수비수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픈코트(Open-Court)와 신체능력을 활용한 공-수에서는 장점을 발휘하지만, 팀 디펜스에서는 낙제점을 받곤 했다.
그런 선수가 이런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NBA가 정말로 그만큼 대단한 무대라는 것을 의미했다. 생각해보면, 그는 드래프트에서 2번째로 뽑혔었다.
“헤에에이-!!”
하지만 그러한 것들에 신경을 쓸 여유는 내겐 사치나 다름 없었다.
코너로 빠진 나는 손을 들어 올리고 목소리를 높여, 토니 파커에게 신호를 주었다. 이것은 단순히 패스를 달라는 몸짓이 아니었다. 그렉 포포비치가 말을 한 것처럼, 어떠한 방법으로 저 빌어먹을 농구공을 달라고 할 지를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매순간마다, 그리고 매포제션마다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코트위에서 뛰는 동안은 절대로 끊이지 않을 거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내가 NBA에서 해야 할 일이었다.
“…….”
수비수들의 사이로 사라졌던 토니 파커가 다시 모습을 빼꼼이 내밀어, 골밑에서 코너로 빠져나오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보내온다. 난 그것을 손에 쥐었고, 곧장 슈팅포지션으로 가져가고자 했다.
지금 내 왼편에서는 본래의 마크맨을 버리고 달려오는 저스티스 윈슬로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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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그린! 가솔에게. 그 앞에는 화이트사이드가 있습니다. 오-! 컷인하는 파커를 향한 좋은 패스! 하지만, 응? 코너의 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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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개월이지만, 난 ‘팀 스퍼스’ 의 일원이 되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팀 스퍼스’ 의 일원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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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엑스트라 패스입니다! 카와이 레너드! For 3!! It’s GOOD!!! 여러분! 언제나처럼! 스퍼스의 멋진 패스웍이었습니다! 이 멋진 볼 흐름을 보세요! 스크린과 패스. 다시 스크린과 패스. 그리고 다시 패스! 거기에 엑스트라 패스! 바로 이겁니다! 바로 이거죠!! 무엇보다 기쁜 사실은 이러한 과정에 아직 정규시즌에 데뷔하지도 않은 루키가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션 엘리엇)
“이런 농구를 늘 보고 싶었죠! 제가 좀 더 드라마적인 이야기를 보태볼까요? 드래프트 당일 트레이드를 통해 14번째로 지명한 킴이 드래프트 당일 트레이드를 통해 15번째로 지명한 카와이를 향해 패스를 보냈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의 공존에 관해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죠. 하지만 늘 말했습니다. 킴은 결코 많은 포제션을 요구하는 남자가 아니에요. 오늘만 봐도 그렇죠. 그는 정확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습니다. 이르다고 말을 하겠지만, 우린 축제를 벌여야 해요. 이 꼬마는 또 다른 스퍼스의 미래가 될 겁니다!”
(빌 랜드)
“마이애미의 이른 타임아웃입니다! 60 : 53! 스퍼스의 7점차 리드입니다. 와-우! 정말로 흥분되는 날이군요! 잠시 뒤에 돌아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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