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413
□ 3쿼터 6 : 44
SPURS 72 : 65 HORNETS
On Court
San Antonio Spurs
PG/SG : No. 05 디죤테 머레이(6-5)
SG : No. 20 마누 지노빌리(6-6)
SF : No. 02 카와이 레너드(6-7)
SF/PF : No. 22 김민혁(6-9)
PF/C : No. 12 라마커스 알드리지(6-11)
VS
Charlotte Hornets
PG : No. 15 켐바 워커(6-1)
SG/SF : No 05 니콜라 바툼(6-8)
SF : No. 14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6-7)
SF/PF : No. 02 마빈 윌리엄스(6-9)
C : No. 44 프랭크 카민스키(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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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기에 다시 투입 된 시점은 샬럿이 한창 분위기를 끌어 올리던 순간이었다. 전반 내내 켐바 워커를 잘 마크했던 스마트의 수비가 붕괴됐고, 덩달아 마빈 윌리엄스와 카민스키가 우리의 인사이드를 공략해냈다.
주전이 모두 투입 되었던 상황에서 추격을 허용한 포포비치는 로테이션의 타이밍을 두고 고심하는 듯 보였는데, 대니 그린과 가솔의 슛이 연이어 림을 외면하자 결국 결정을 내렸다.
팅-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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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지노빌리의 슈팅마저 빗나가네요. 3분 전부터 스퍼스의 공격이 애를 먹습니다. 반면에 수비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실점을 허용하고 있죠.”
(션 엘리엇)
“문제는 결국 켐바 워커를 제어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지금도 실점이네요. 11초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샬럿은 3쿼터 내내 빠른 공격을 통해 스퍼스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셋업을 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인데, 지금까진 아주 잘 먹혀 들어가고 있어요.”
(빌 랜드)
“20점째를 기록하는 켐바 워커입니다. 또 하나의 뛰어난 밤이군요. 하프타임 전에는 그를 꽤 잘 제어했다고 생각했는데, 3쿼터에는 완전히 고삐풀린 듯 활약하고 있습니다. 좀 더 큰 문제가 되기 전에, 진화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션 엘리엇)
“머레이에게는 매우 부담이 되는 일이죠. 루키에겐 잔인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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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제 켐바 워커는 우리의 수비를 신경 쓰지 않는다. 스크린을 통해, 아니면 1 : 1 상황에서 수비수를 벗겨내고 갖은 방법으로 득점을 올리는 데에 도가 튼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건 확실한 문젯거리다.
지금까지 난 혼자만의 힘으로 경기를 캐리하는 선수들을 보아왔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대부분 승리를 했기 때문에, 그것은 카와이일 때가 많았다.
오늘도 카와이는 18점을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켐바 워커가 내뿜는 에너지 레벨이 훨씬 더 높다. 퍼포먼스는 비슷해도,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다르다.
“괜찮아. 늘 있었던 일이야. 누군가가 열심히 저항을 하지만, 늘 마지막에 승리하는 것은 우리였지. 그러니, 침착해. 알겠지?”
“휴우우-”
한 눈에 보더라도 기운이 없어 보이는 머레이를 달래는 건, 마누의 일이었다. 직접 볼을 핸들링하기로 결정한 그가 하프라인을 넘어서고, 셋업이 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공격방식은 전통적인 스퍼스의 패턴이었다.
로포스트에 많은 숫자를 결집시켰다가 순간적으로 코트를 넓게 벌려 미리 준비가 된 포지션을 찾아 이동한다. 이번에는 윙의 마누가 탑에 선 내게 패스르 건넸고, 나는 이것을 포스트업 중이던 알드리지에게 보냈다.
보통은 가장 좋은 공격방법을 In-Out-In으로 평하는데, 우리는 오브-더-볼을 통해 앞 선 두 개의 In-Out 과정을 생략해버린 것이다.
카민스키를 앞에다 두고 던진 알드리지의 슈팅이 림을 가르고, 약간의 숨통을 틘 우리는 빠르게 수비진영으로 돌아와 샬럿의 공격을 대비했다.
“스크린-!”
“스위치야!”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가 켐바 워커를 위한 스크린을 섰고, 이것을 벗겨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마누는 빠르게 결정을 내려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빠른 행동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MKG가 머레이를 상대로 가볍게 득점을 올려놓은데 있었다.
이제는 거의 혼이 나간 것으로 보이는 머레이에게는 도움이 필요했고, 그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인 마르커스 스마트는 벌써 24분을 뛴 상태였다.
토니 파커가 있었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졌을 거라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우리의 백코트 수비에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Go, Go!”
일단 공격 진영으로 넘어갈 것을 지시하는 포포비치의 얼굴에는 근심이 잔뜩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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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74 : 69. 이번 공격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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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느끼는 사실인데, 여긴 샬럿의 홈이었다. 1쿼터부터 우리가 워낙 좋은 경기를 펼친 탓에 그걸 인지할 틈도 없었는데, 분위기가 나쁘게 흐르다보니 스펙트럼 센터의 열정적인 응원이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짐작컨대, 이런 원정이란 느낌에 부담을 느끼는 건 나와 머레이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경험이란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헤이!”
엘보우에서 알드리지에게 패스를 건넨 카와이가 농구공을 다시 건네받아 일종의 Give&Go를 펼친다. 숏코너까지 한달음에 이동한 카와이는 침착하게 2점을 성공시켰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빼앗긴 흐름을 다시 가져오고자 노력했다.
수비에서 성공을 한 적이 언제인지가 까마득할 정도로, 우린 샬럿의 슈팅 실패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다른 모든 생각들을 접고 수비에만 열중하던 난 우리가 이번에는 제법 잘 상대를 제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흐름이 워낙에 좋다보면, 행운마저도 자연히 뒤따르는 법인 것 같다. 어설프게 던진 켐바 워커의 3점 슛이 림을 가른 순간, 우리 모두는 크게 좌절해버리고야 말았다.
어렵게 2점을 허용하고, 쉽게 혹은 잘 막아놓고도 행운임이 분명히 실점을 계속해서 허용하는 중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기란 쉽지 않았는데, 카와이는 계속해서 저항을 하고 있었다.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왼쪽으로 돌파한 그가, 스텝백을 통한 점퍼를 다시 한 번 성공시킨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이리저리로 움직이고 있는 나와는 차원이 다른 침착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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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어디에서나 카와이가 있네요. 오늘처럼 벤치에서 에너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날에는 그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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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남자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괜찮아, 아직 6점 차야! 계속 집중력을 유지해! 주눅 들지 마!”
“…….”
대체 지금까지 내가 코트 위에서 한 일이 뭐란 말인가?
‘빌어먹을.’
가끔 모든 일들이 잘 풀리지 않는 날이면, 무기력함이 나를 잠식해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로 만들고는 한다. 이러한 일들은 주로 애정을 많이 가진 것 혹은 존재들로 인해 생겨나곤 하는데, 지금이 딱 그런 상태가 아닌가 싶었다.
난 지금까지의 우울함을 털고 일어나야만 한다. 뭔가 극적인 일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고, 현실을 똑바로 직시한 채로 닥쳐 올 일들을 현명하게 해결해야만 했다.
우선순위를 세워야만 한다. 일단 지금 현재, 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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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오, 걸었어요. 트래블링 바이얼레이션입니다. 프랭크 카민스키는 킴이 더블팀을 오는 걸 예측하지 못한 것 같죠. 좋은 수비입니다. 영리한 선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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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윌리엄스를 내버려두기로 결정한 이유는 그가 움직이는 방향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크맨을 쫓아 움직이던 난 카민스키가 마빈 윌리엄스를 절대로 볼 수 없을 거란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더블팀을 들어갔고, 그를 걷게끔 만들었다.
모처럼 수비에서 성공을 거두자, 우리 모두는 답답했던 무언가가 뻥하고 뚫린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거의 열 포제션만에 성공한 수비인 것 같았다.
“과감한 판단이었어, 꼬마. 위험했지만, 어쨌든 좋았네.”
등을 두드리며 나를 격려한 알드리지가 먼저 공격 코트를 향해 넘어서고, 마누가 내게 보낸 농구공을 다시 되돌려주며 나 역시도 하프라인을 넘어섰다.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 패스를 요구하는 카와이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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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마누! For 3! 오-우! 다시 한 번 모든 곳에 존재하는 카와이 레너드입니다! 멋진 풋백 덩크였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복잡한 심경이 짐작이 되는군요. 팀 조던의 선수가 활약하는 걸 보는 건 즐겁겠지만, 자신의 팀이 뒤처지는 건 또 괴로울 테니까요.”
(션 엘리엇)
“정말로 놀라운 활약입니다. 다만 전 이쯤해서 그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4쿼터를 대비해, 그가 마지막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다만 그렇게 하기에는 고심이 좀 되겠죠. 코트위에 둘 수 있는 공격 옵션이 부족해지니까요.”
(빌 랜드)
“평소라면 킴, 데이비드 리가 이런 역할을 해줬겠죠. 하지마나 오늘 두 사람은 11개의 필드골을 던져 단 하나도 집어넣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우릴 곤란하게 만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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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으로, 카와이를 존경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그가 뛰어난 선수이며 대단한 기량을 가졌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에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비로소 카와이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동시에 나를 향한 한심함도 더욱 부각되었다.
‘휴우- 진정해야지. 이럴 때가 아니잖아. 눈앞의 현실. 눈앞의 현실.’
끊임없이 추락하는 중인 자존감을 바닥으로 내몰지 않기 위해, 나는 필사적이 되어 정신을 부여잡았다.
“이런-! 머레이!!”
“SHIT!!”
다시 한 번 머레이가 무기력하게 돌파를 허용하자, 포포비치가 참지 못하고 고함을 내지른다. 빠르게 골밑으로 돌진하는 워커는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올릴 무기가 있었고, 일단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달려간 나는 몸을 공중으로 띄워 올렸다.
길게 뻗은 오른손을 농구공 가까이로 가져가보지만, 한참 전에 먼저 떠오른 농구공은 가볍게 림을 갈라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접촉은 주심이 휘슬을 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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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엘리엇)
“오, 이런. 쓸데없는 파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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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
어지간하면 F-word는 입에 올리지 않으려고 하는 나이지만, 지금은 저절로 그것이 나와 어쩔 수 없었다. 신경질 적으로 묶은 머리를 풀어헤친 나는 산발이 된 머리카락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로, 허리에 손을 얹고 있었다.
워커의 자유투가 들어간 순간 진행석에서 버저가 울려 퍼졌고, 난 벤치에서 걸어 나오는 조나단 시먼스와 대니 그린을 확인하며 몸을 돌렸다.
“응? 뭘 하는 거야?”
“네?”
“넌 계속해서 뛸 거야. 그러니, 다시 돌아가.”
“…….”
당연히 내가 교체되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포포비치는 날 다시 코트로 되돌려보내고 있었다. 오히려 마누와 카와이가 벤치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진심이냐고? 그야 당연하지.”
오히려 내게 무슨 소리냐는 듯 인상을 찌푸린 포포비치는 알드리지가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를 시도하는 동안, 나를 자신의 곁으로 다시 불러 세웠다.
재빨리 달려 그의 곁으로 다가가자, 그는 내가 고개를 숙이도록 만들었다.
“이봐, 꼬마.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현실을 직시하자고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자고요.”
“좋아. 그건 나쁘지 않아. 하지만, 지금은 뭘 해야 하지?”
“…….”
이건 또 대체 무슨 소리람.
“네가 만약 똑바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야. 당장 저곳으로 돌아가, 슈팅을 집어 던져. 그리곤 그것이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던 신경을 끄는 거야. 그리고 다음에도 같은 일을 하는 거지. 다음에도, 그리고 그 다음에도.”
“…….”
“무슨 뜻인지 이해했나?”
“말은 이해했는데, 저기.”
“그럼, 가 봐! 내가 네 이야기를 들어 줄 거라고 생각해?”
망설이며 다시 돌아서는 내 등 뒤에서, 다시 포포비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네 싸움이야, 꼬마! 누구도 도와줄 수 없어!”
“…….”
지금 코트 위에서 난, 아주 심각한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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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쿼터 10 : 17
SPURS 80 : 79 HORNETS
카와이를 벤치로 돌려보낸 포포비치의 결정이 옳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게 한 말의 의미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는 계속해서 슈팅을 던지고 그것을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마냥 무심할 수 있을까가 궁금하다.
스코어는 지속적으로 좁혀져 이젠 원포제션 게임이 되었고, 수비상황에 놓인 우리는 역전을 걱정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여전히 샬럿은 켐바 워커를 코트에 두었는데, 그는 지치지도 않고 돌파하고 또 돌파했다. 마치 오늘은 3점이라는 옵션을 집에다 두고 온 모습으로 말이다.
“응?”
허나 늘 그러하듯, 방정맞은 생각이 문제가 된다.
철썩-!
켐바 워커는 3점 슈팅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그것은 기어코 림을 갈랐고,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샬럿에 리드를 안겨다 주었다.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 스펙트럼 센터는 함성을 내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우린 잘 구워진 고깃덩어리처럼 느껴졌고, 열심히 그것을 물어뜯는 호네츠의 선수들은 벌떼가 아닌 짐승이었다.
“GO! 계속 공격해.”
여전히 정확한 그의 속내는 알 수 없으나,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벌겋게 달아올랐던 포포비치의 얼굴은 이젠 편안하게 느껴졌다. 여전히 중심을 잡지 못하는 머레이는 핸들링을 하는 것조차 버거운 모습으로 불안하기만 하다.
어쩔 수 없이 농구공을 넘겨받은 대니 그린이 리딩을 해보지만, 그것은 본래 그의 역할이 아니었고 맞지 않는 옷을 껴입은 그는 마찬가지로 불편해 보였다.
‘빌어먹을.’
오늘 벌써 몇 번이나 이 빌어먹는다는 말을 되뇌었는지는 잘 모르나, 절로 튀어나온다는 사실은 부정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난 엘보우로 움직여 손을 뻗었고, 패스를 받아든 뒤에는 코트를 살폈다.
벨리넬리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중인 시먼스의 모습이 가장먼저 눈에 띄었고, 윙에서 1 : 1을 준비하는 대니 그린이었다.
데드먼과 머레이는 오늘 공격에서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
나 역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갑자기 짜증이 솟구쳤다. 그리고 어째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순간 포포비치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머릿속을 관통하고 지나쳤다.
바로 슈팅을 던지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라는 이야기 말이다.
‘신경 쓰지 말라고? 까짓 것 그래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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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킴. 빗나갑니다. 그는 오늘 정말로 슈팅에 애를 먹고 있네요. 8개를 던져 단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리바운드를 하는 카민스키. 앞으로 패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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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패스해!”
프랭크 카민스키(Frank Kaminsky)가 수비리바운드를 해냈지만, 전방으로 보내는 패스는 약간 안일했다. 백코트를 하려던 머레이가 어부지리로 농구공을 획득했고, 하프라인쯤으로 물러섰던 나는 다시 전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켐바 워커와 카민스키에게 둘러싸인 머레이의 필사적인 노력이 내게 전달이 되고, 3점 라인 바깥에 선 나는 망설이지 않고 슈팅을 집어 던졌다.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제대로 된 동작에서 슈팅을 던진 것인지 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그저 이 빌어먹도록 말썽을 부리는 농구공을 찢어죽일 저 그물 사이로 통과시키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
분노한 상태로 코트에서 뛰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한 스탠리가 지금의 내 기분을 알게 된다면 뭐라고 할까?
‘신경 안 써.’
미안하지만, 그것 역시 마찬가지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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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와-우! 마침내! 마침내 킴의 슈팅이 림을 가릅니다. 그것도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말이죠. 83 : 82! 다시 스퍼스가 리드를 되찾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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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ON!!”
바닥에 먼저 착지해 떨어지는 농구공을 지켜보던 나는 잔뜩 쌓인 체증이 내려가는 것을 느끼며 주먹을 휘둘렀다. 누가 보면 위닝샷이라도 터트린 줄 알겠지만, 지금 내 기분은 그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재빨리 정신을 차려 백코트를 했는데, MKG가 던진 슈팅이 림에서 한참 모자란 곳을 맞고 튀어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볼을 보았으니, 이젠 그걸 획득할 차례다.
“헤이! 패스해!”
“…….”
바닥에 착지해 곧장 대니 그린에게 패스를 보내고, 모처럼 빠른 공격을 전개한 우리는 스윙패스 몇 번으로 다시 찬스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4 : 2 상황에서 던진 시먼스의 슈팅이 림을 외면하지만, 데드먼이 공격 리바운드를 획득해 바닥에 착지를 했다.
그리고 난 그것을 확인하며 림을 향해 돌진했다. 탑을 빠르게 지나쳐 켐바 워커의 곁을 지나쳤고, 자유투라인을 넘어 페인트 존 안까지 진입했다.
“드웨인!!!!”
프리-시즌동안의 나는 어떻게 하면 동료에게 패스를 받을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을 찾아냈고, 지금은 동료들로부터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적절한 목소리를 내게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내가 찾아낸 것은 목소리가 아닌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적절한 포지션과 자세였다.
그리고 지금 난, 최적의 위치로 접어들었다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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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시먼스! For 3! No good. 하지만 데드먼의 리바운드!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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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라는 감정은 좋지 않다. 판단을 흐리고, 머릿속에 가득한 바보 같은 생각들을 최고의 판단이라 믿도록 만든다. 하지만 그런 분노가 사라지고 나면, 우리가 감당해야하는 것들은 혹독한 대가라는 말로 되돌아온다.
그렇지만 아주 가끔, 1%도 안 되는 희귀한 확률로 분노는 도움이 된다. 특히나 수동적으로 바뀐 누군가에게는 쌓여버린 것들을 치워내는 효과가 있다.
난 데드먼의 패스를 받았고, 곧장 오른발. 그리고 왼발을 밟아 몸을 띄워 올렸다. 데드먼을 밀치며 앞을 막아선 프랭크 카민스키가 손을 길게 뻗지만, 점프를 하기엔 스텝이 부족하다.
그는 그저 기본적인 방해를 위해 움직였고, 내가 지금처럼 뛰어오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신경 안 써, Su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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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OHHHHHH-!! MAMA!! 킴의 엄청난 덩크입니다!! 지금까지는 전혀 보지 못한 저돌적인 모습이로군요!! 이건 정말이지 엄청났습니다! 끝내줬다는 말 외에는 달리 할 수 없을 만큼요!”
(션 엘리엇)
“우후후후- 이건 정말로 보기 즐거운 장면이네요. 0/8으로 고전하던 킴이 3점을 기록했고, 이젠 멋진 덩크를 선보이기까지 했어요. 그거 알아요? 이제 우리는 그에게 좀 더 기대를 해도 좋을 겁니다. 집중을 하고, 킴을 살펴야 해요. 우린 그의 한 쿼터 13득점을 기억하고 있죠. 폭발력이 있는 친구입니다. 흐름을 탔다고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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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아-!!!”
덩크 이 후 바닥에 착지한 나는 주먹을 불끈 움켜쥐고 길게 포효했다. 저 멀리 벤치에 앉아있던 동료들은 이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건을 휘둘러대고 있었고, 몇몇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COOL 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파울이라 어필을 하는 카민스키의 행동은 그저, 창피함을 극복하기 위한 방어기제일 뿐이다. 백코트를 하던 도중 타임아웃을 외치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프라인을 향해 달리던 나는 벤치로 방향을 조금 꺾었고, 달려 나오는 동료들과 허공에서 몸을 부딪쳤다. 너나할 것 없이 다가와 내 머리를 헤집고 또, 등을 두들겨 댔다.
“이봐, 꼬마.”
그리고 다시 포포비치가 나를 불렀다.
“얼마나 더 그것을 할 수 있지?”
“…음, 글쎄요.”
지금은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 할 수 있다.
“아마도 당분간은요? 며칠 뒤에는 또 깜빡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을 볼 때마다 이제는 그 말이 떠오르겠죠. 전 신경 안 써요. 특히나 이런 나쁜 순간이라면 말이죠.”
“훗. 남은 시간을 모두 뛸 거야. 그 기분을 계속 유지하도록 해.”
“그러죠.”
마지막으로 난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스마트와 포옹을 나눴다.
3쿼터 많은 실점을 허용하며 가라앉은 분위기가 일순 뒤집힌 벤치의 분위기는 오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만화 의 이명헌은 같은 2점이라고 했지만, 사실 농구에서는 항상 올바른 표현은 아니었다.
어떠한 순간에는 단순한 2점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이런 의미를 담은 슈팅을 던질 수 있는 선수를 두고, 사람들은 빅-타임 슈터 혹은 클러치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내가 꿈꾸는 모습이다.
‘휴우우- 이제 시작이야.’
이제 남은 시간은 13분정도에 불과했지만, 오늘 나의 시합은 막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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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결과
SPURS 118 : 110 HORNETS
Min-Hyuk Kin / 23분 26초 출전
: 11PTS/4AST/5REB/2STL/1BLK/2TO/4PF
: 4/14 FG , 2/6 3P, 1/1 FT
: +/-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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