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202)
〈 1202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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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5대 성인이 보는 세상인가? 세상이라는 것은 진정 이런 것인가?”
성인이 되는 것과 동시에 그러한 의문들이 떠오른다.
이제 나는 일반적인 김캇트가 아니다. 한층 더 성숙해진. 영혼의 양식을 쌓아 반쯤 신화적인 존재가 된 성인천마(聖人天魔) 김캇트다.
그런 내가 보는 시선은 일반적인 관점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저, 정지! 우리는 왕국 전투 마법사 부대다! 팔라딘은 당장 착륙하시오!!”
그때였다.
고도를 낮추고 있으니 저 아래에 마법사들이 우루루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그들 중 대장처럼 보이는 자가 내게 소리치고 있었다.
“흐음.”
이거 하늘에서 너무 지랄을 떨어버렸군.
나 같아도 사람이 하늘을 날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저렇게 반응할 것이다. 어쩌면 주저앉아서 펑펑 울지도 모른다. 그것도 모자라서 엄마를 찾겠지. 아니면 살려달라고 빌거나.
아무튼 착륙해달라고 하는데 해줘야지.
적당히 위치를 살피고.
ㅡ쿠웅!
살포시 착지한다.
그러자.
“갸, 꺄아아아아아악!!”
“실물이다! 진짜 실물이다!”
“오아아아아앜!!!”
남녀불문.
앞에 모여있던 젊은 전투 마법사들이 비명을 꽥꽥 질러대면서 내게 삿대질을 했다. 이거 참. 날 통제하러 온 자들까지 내 팬이었던 모양이었다.
“흐흐흐, 반갑소. 전투 마법사 여러분들. 내가 바로 춤추는 팔라딘 김캇트요.”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앜!!!”
반응이 좋군.
ㅡ파앗!
나는 그야말로 성인처럼 우아하게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ㅡ쓰윽!
문워크를 시전하여 그들에게 다가간다. 이것이 바로 수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나의 아이덴티티. 이것을 본 사람은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다.
“꺼어어어억!”
“끄르르륵!”
“오아아아아아악!! 오아아아아아악!!”
자지러지는 마법사들.
그들은 거의 눈물을 질질 흘려대면서 주저앉은 채 믿을 수 없는 것을 봤다는 것처럼 소리를 질러댔다. 실제로 황제 마이클 잭슨이 공연을 할 때 이렇게 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때의 그는 이런 기분이었나.
“어엇…!”
유일하게 부대장만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진정하시오. 내가 뭐 나쁜 짓을 한다고. 안심해도 좋소.”
“그, 그러니까… 실례지만 진짜로 그 팔라딘님이신지?”
“그렇소.”
“대체 어떻게… 그렇게 하늘을 날 수 있는?”
그는 크게 당황한 눈치였다.
“흐흐흐, 그것은 바로 내가 나이기 때문이오. 나한테 비행 같은 것은 실로 당연한 일이지.”
“마, 마법! 마법을 배우신 거요!”
그러고 보니 인간들에게 일반적인 비행 마법은 딱히 없는 것 같았다.
괴물 놈들은 잘만 날아다니던데.
“마법이 아니라 내 힘이라고 할 수 있소. 아무튼 용무는 그게 끝이오?”
“일단 착륙을 시키고 말을 들어보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그럼 뭐 별거 없군. 안심하고 돌아가시오. 부하들도 좀 정신 차리게 하고. 그럼 이만.”
ㅡ콰앙!!!!
나는 다시금 땅을 박차 솟아올랐다. 그렇게 우리 집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허공을 강타해 몸을 쏘아냈다.
ㅡ투콰아아아앙!!
초고속으로 쏘아진 몸체가 집 근처에 닿는다.
“흐흐흐.”
이쯤 됐으면 교단 측에서도 내가 귀환했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팔라딘이 하늘을 날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겠지. 이거 카디아가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되는걸.
뭐가 됐든 개지랄은 여기서 끝이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보니까 그녀들이 집 옥상에 올라가서 둘러앉은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녀들의 앞에 살포시 착지했다.
“캇트님! 비행은 즐거우셨나요!”
“그래! 몹시 즐거웠어!”
“하아. 진짜 깜둥이 지랄맨이야.”
나는 투덜거리는 위니아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줬다.
“누나는 그냥 존나 놀라워서 믿기지가 않는다.”
“후훗, 사실 저도 그래요. 아무튼 거리가 떠들썩하던데.”
“전부 캇트를 보러 나온 거야.”
재밌는 구경거리긴 하지.
카린이 턱을 쓸면서 말했다.
“하늘을 나는 초인이라… 이거 왕실에서 어떻게 나올지 좀 궁금한데. 이 일로 뭐라고 하는 거 아니냐? 내가 왕이었으면 하늘까지 날 수 있는 초인의 등장을 그다지 달가워하진 않을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확실히. 카린의 말이 맞느니라.”
웃고 있던 리샤도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그리 말했다.
“말하자면 힘을 보여준 거잖냐. 그러니 뭐가 됐든 우리 남편이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알려진 거지. 그렇다면 뭐라고 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
사실 그런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
세상은 나 절대초인 김캇트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 내가 보여준 것은 그저 예고편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트 형제.
그리고 비행기.
나는 나의 내면… 나약한 부분에서 비롯된 사악한 목소리인 심마와 다시금 마주했다. 물론 훌륭하게 이겨냈다.
ㅡ마음속에 떠오른 두 선택지.
사신 라이트 형제와 성인 라이트 형제.
나는 그것들 중에 후자를 선택했다.
어둠의 라이트 형제는 필요 없다. 나는 빛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러니까 빛 그 자체인 나를 더욱 드러내고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아버님? 뭔가 비장한 얼굴이신데…”
“냅둬. 깜둥이 맨날 그러잖아.”
아리의 말에 위니아가 태클을 걸었다.
“위니아. 이건 중대한 사색이라고. 근원과 정의에 대한 사색이지.”
그것으로 나는 신력과 마나를 결합하는 것을 성공했다. 이거는 좀 천천히 말해줘야지. 내 몸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난 뒤에 말해주면 될 것이다.
“지랄 마. 깜둥이가 생각하는 건 뭐 부수는 거랑 젖탱이 만지는 것밖에 없잖아.”
“위니아 자꾸 그러면 거울 앞에서 전신구속 들박 두 시간 형에 처할 거야!”
“앗! 안돼!”
아무튼 들어가서 좀 쉬자.
카디아는 내일 보러 가면 되겠지.
* * *
“카디아.”
간만에 본 카디아는 이전보다 더욱 피곤해 보였다.
일에 절어있는 그녀는 한 손에는 문서.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담배를 잡아 쥔 채 묘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고생한 거냐, 카디아! 절로 마음이 떨릴 지경이다!
“카디아?”
“…”
침묵.
침묵 끝에.
“하늘을 날아?”
고개를 살짝 꺾은 카디아가 그리 말했다.
“그래. 하늘을 날았지. 흐흐흐, 이거 교단에도 소식이 다 올라간 모양이로군. 역시 교단의 정보체계는 우수…”
“하늘을 날아?”
“예?”
“하늘을 날아?”
차가워진 그녀의 얼굴.
“카디아?”
아니 갑자기 왜 이런 위니아 같은 태도를… 이런 건 카디아가 할 게 아니라 위니아가 `깜둥아?` 라고 시작해서. `하늘을 날아?`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 게 합당하다.
이건 분명 하늘 날았다 뭐다 해서 한 소리를 들은 사람의 태도였다! 설마 그렇게까지 심각한 일이었나! 어쩌면 그것 때문에 피곤해진 것일지도 몰라!
“그. 날았지.”
“왜 하늘을 날았지?”
카디아는 여전히도 차가운 표정으로 그리 말했다.
“아니 카디아. 내 말 좀 들어봐. 그 이상한 뜻으로 하늘을 난 게 아니라.”
“이상한 뜻이 아니라?”
“단지 화려한 귀환을 연출했을 뿐이라고.”
“화려한 귀환?”
“네.”
실제로 존나 화려했다.
도중에 라이트 형제랑 비행기와 파멸적인 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난리도 아니었지. 아무튼 괜찮은 시간이었다.
“하아… 그래. 참으로 팔라딘다운 일이로군.”
“흐흐흐, 그렇지?”
“웃어?”
“아니 왜.”
“…”
카디아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에 든 담배를 입에 물고 쭉 흡입했다. 내가 뭐 잘못한 것인가?
“그것 때문에 난리도 아니었다. 왕실 측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 일로 왕실은 나와 접촉하려 들 것이다.
그 아인펠 공주.
그녀를 앞세울지도 모르겠군.
“정말 믿을 수 없는 짓만 골라서 하는군. 팔라딘이 날고 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그저 충격뿐이었지.”
“그게 왜 충격이야.”
나는 그리 말을 하면서.
ㅡ츠팟!
내 몸에 찬란하게 빛나는 새하얀 신력을 전개했다.
“내가 임무를 이렇게 완수하고 왔는데.”
새하얀 성인의 불꽃이 피부 위에서 타오른다. 뜨거운 것은 아니다. 그저 힘의 방출일 뿐. 확실하다. 마나랑 결합된 이 힘은 묘한 기운을 풍겨대면서 존재했다.
“그건…?”
그러자 카디아도 반응을 보였다.
상당히.
아주 크게 놀란 표정이다. 입을 떡 벌린 그녀가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봐라. 나의 힘을. 나의 힘을 똑똑히 보아라, 카디아.”
“…”
ㅡ드륵.
눈을 크게 뜬 카디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이제 막 좀비가 된 사람처럼 어색하게 걸어왔다. 그 얼굴에는 큰 놀라움과 경악이 서려 있었다.
“이, 이 힘은 대체…”
그렇게도 신기한 것인가?
확실히 이렇게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니까.
카디아는 여전히도 놀란 얼굴로 내 앞에 선 채 손을 뻗어서 내 몸을 이리저리 더듬었다.
ㅡ더듬더듬.
그래. 당연히 흥미가 생기겠지. 성녀라면 이 힘을 보고 신기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말 그대로 김캇트의 신적인 힘이니까.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봤다.
방금 화를 내려고 한 것도 너무 늦게 와서 화가 난 탓이었겠지.
나 없는 동안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디아의 손길을 느꼈다.
“간지렁.”
“간지렁… 이 아니라! 이것은 대체 무슨!”
“힘?”
“신성력… 이라고 할 수 있는 힘인가?”
카디아는 계속해서 내 몸에서 피어난 불꽃을 만져보려고 하면서 그리 말했다. 하긴. 카디아한테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이것은 신성력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힘이니까.
“신성력이라. 그거랑은 좀 다르지.”
“대체… 대체 이런 힘이라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태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
“말했잖아. 임무를 완수했다고.”
“…완수라.”
“나 기다리느라 고생 많았다, 카디아. 이렇게 돌아왔다고.”
“…”
카디아는 잠깐 나를 올려다보더니.
그대로 내 몸통을 끌어안았다.
“팔라딘도. 다른 처들도 고생 많았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군.”
“흐흐흐, 그러게.”
“아무튼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지.”
“하늘은 날 수 있게 된 것은 이 힘 탓이야.”
신의 파편을 흡수해 내 것으로 만들면서, 그 내재된 힘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실로 폭발적인 힘. 그것으로 하여금 나는 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엄청나군. 이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나?”
“보여줄라면 나가야 돼. 이게 어중간하게 날 수는 없어서.”
나는 이 비행은 몹시 파워풀한 것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일단 앉지.”
바로 그녀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내가 외국으로 나간 동안 별다른 일은 없었고?”
“별다른 일?”
태도를 보니 외교적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사실 내가 다 잘 해결했으니까. 아무튼 그럼 됐고.
“아냐 됐어. 그럼 보고 시작할게.”
나는 드워프 왕국에 도착한 것과 세계수의 신탁을 이용해서 고대 드워프 성소를 찾아내고, 그 안에 봉인되어 있던 신의 파편을 회수했다고 보고했다.
“그런가… 그래서 그런 힘을.”
“정확히는 내 원래 힘이 강화된 느낌이야.”
“다시 묻지. 그것은 신의 힘인가?”
“아니.”
이것은 그런 게 아니다.
신의 힘 따위가 아니라.
김캇트의 힘이다.
“카디아. 네 신성력은 베르데 신이 내려준 힘이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완전히 네 것은 아니라는 거 아냐. 거의 뭐 빌려온 힘. 잠깐 받은 힘. 그런 거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엄밀히 말하자면 그렇다. 신이 없다면 신성력 또한 없을 테니까.”
성직자들이 사용하는 신성력은 스스로 만들어내거나 흡수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저 천상의 신들에게 받은 힘이다.
“그래서 신성력과 내가 지닌 이 힘은 다른 거다. 이건 온전히 나의 것이거든. 누구한테 받은 게 아니라 내 것이 된 힘.”
“…”
카디아는 잠시 입을 닫았다.
“…그런가.”
“그래.”
“몹시 어렵군.”
그러면서 다시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이제 그 반신이라는 것도 웃어 넘길만한 일이 아니게 되었어.”
“뭐야. 원래는 그렇게 생각 안 했어?”
“반신이라지만 그 힘이 몹시 작지 않았나. 하지만 이렇게 되었다면 의미 그대로라고 해석해도 문제없겠지.”
카디아가 내 얼굴을 응시했다.
“잘 된 일이다. 축하한다, 팔라딘. 본 성녀의 일처럼 기쁘군.”
“나중에 은퇴하면 종교 바꿔도 된다.”
“훗, 팔라딘을 믿으라는 건가?”
이거 진짜 그래도 될 것 같은데.
나는 숭배를 받아 마땅한 존재다.
내가 직접 정한 거긴 하지만 이제 구라 안 치고 진짜 5대 성인이지 않은가.
“뭐 대충 그렇지. 근데 신의 힘 회수하니까 안에서 고대 대악마가 나타나더라.”
“뭐? 무슨!”
“때려죽였으니까 안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