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310)
〈 1310화 〉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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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붉힌 채 몸을 비비 꼬는 듯한 태도.
“으으응…”
이것은 명백한 발정이었다.
내 앞에서만 보이는 그 태도에 의문이 느껴진다.
“뭐야. 왜 그래?”
며칠 안해줬다고 그새 발정이 나버린 것인가?
집 밖에서 갑자기 발정이라니?
“괜찮아?”
나는 가장 앞에 있던 카린의 어깨를 만졌다.
“하앗!”
“하앗?”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왜.”
“그냥… 좀 많이 컸구나 싶어서.”
“뜬금없이 뭔 소리여.”
내가 많이 크다니.
카린은 자꾸만 시선을 피하려 했다.
“아니 그냥… 너무…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멋있다니?”
이 김캇트가 멋있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매일매일이 최고조의 잘생김과 멋짐. 그리고 카리스마다. 이 새삼스러운 반응은 대체에 무엇이냐.
“그냥… 좀 방금 말한 내용도 그렇고… 태도도 그렇고… 좀 많이…”
“아니. 왜 누나 제대로 말을 못해.”
나보다 열 살은 더 연상인 카린누나는 마치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면서 말을 더듬었다.
완전히 발정난 상태다.
팬티 확인하면 좀 많이 젖었을 듯.
“캇트님…! 정말…! 방금은 너무 멋있으셨어요!”
그때 힐데가 소리쳤다.
“내가 멋있는 건 실로 당연한 일이지.”
멋있음이라는 말은.
오직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잘생김. 강함. 승리. 이런 말도 전부 다 이 김캇트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 압도적인 선언! 그리고 귀족들을 말로 압도하던 기세…! 너무 멋있었어요!”
“응… 그 말이 맞아. 누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
이거 아무래도 방금 전의 나의 그 압도적인 선언이 너무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그래. 이러는 게 당연하다. 그녀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마 오늘이 처음일 테니까.
“흐흐흐, 아. 그래. 그거 때문에 이런 거였군. 뭐. 그럴 수 있지. 조금 더 좋아하라고.”
“그렇게 금방 자만하는 모습도 멋있음 그 자체…!”
나는 힐데의 어깨를 두들겨줬다.
“네. 확실히. 너무나 압도적인 힘이지요. 진짜 귀족들 상대로 그러는 거 보니까… 이제 진짜 그런 사람이라는 게 확실하게 느껴져.”
리즈티나 역시 크게 감탄한 상태였다.
것보다 클라우디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중이다.
“캇트… 그야말로 정말… 가장 강한… 그러니까…”
“절대자?”
“응! 절대자! 그런 느낌이었어! 아무도 캇트한테 거역하지 못해!”
“그게 그렇게 감동이야?”
“응!”
클라우디의 텐션이 아주 높았다.
“나도 감동이야!”
아무튼 남은 이야기는 돌아가서 하도록 하자.
* * *
“사실 여기도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닌데 말이야.”
우리 집이라고 해서 딱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비공정들이 수도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지, 만약 나타났다면 다 개박살이 났을 터다.
이 새끼들은 대체 왜 수도를 공격하지 않는 것일까.
잠깐 생각해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마족 이 십새끼들은 자신들의 무력을 최대한으로 보여준 다음에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수도를 무력화하지 않은 이유는 그거 말고는 없다.
외교 해서 뭐하려고? 다 박살 낸 주제에. 설마 이 새끼들… 살아남은 인간들을 노예로 만들겠다. 뭐 이딴 속셈을 꾸미는 건가? 그거는 이 내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개념중에 하나다. 그런 목적이라면 죄다 분쇄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목적이 아니어도 죄다 분쇄를 할 것이지만.
아무튼 예상과는 달리 내가 함대를 부순 상태라서 잠깐 갈팡질팡 하는 것 같지만… 언제까지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나는 함대를 부술 때마다 항상 수도를 신경 썼다.
“좁은 범위라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느니라.”
요즘 많이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리샤가 말했다.
“그래. 리샤만 있으면 안심이지. 근데 리샤. 아직도 많이 그래?”
“그렇지 않다고는… 말하지 못하겠구나. 마음이 좋지 않느니라.”
한숨을 쉰 리샤가 대답했다.
진짜 리샤가 이러는 걸 보니까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마족 이 십새끼들… 감히 리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다니.
“리샤님… 정말 신경 쓸 필요 없을 텐데. 저도 마음이 아파요.”
“리샤언니 너무 마음 쓰지 말라니까…”
다들 걱정하는 모양이다.
“리샤 이리와.”
“…”
리샤가 내 옆에 앉았고, 나는 리샤의 귀를 만져주면서 말했다.
“마족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 마계 일 때문에 그래?”
잠시 침묵한 그녀가 답했다.
“본녀는… 딱히 마계에 의미를 두지 않느니라. 그곳에서의 살아왔던 삶보다 이쪽에서 살아온 삶이 더 길고. 무엇보다… 이젠 그대가 있지 않느냐.”
손을 뻗은 리샤가 내 얼굴을 만진다.
“그럼에도… 그들이 저렇게 파괴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슬프게 느껴져서… 어쩔 수가 없구나.”
동족이 행하는 죄악.
그것이 리샤를 슬프게 했다.
“오직 그대만이 그들을 막을 수 있느니라.”
“나만이 막을 수 있지. 늘 말하지만 안심해라. 마족들이 더 사악한 짓을 저지르지 전에 내가 저지할 테니까.”
“…고맙구나.”
“마왕 펠레이저도.”
“…”
리샤가 잠시 멈칫했다.
“내가 멈추게 하마.”
반드시.
“그리 해주겠느냐.”
“그래.”
“…”
리샤는 옅게 웃었다.
“역시… 후훗, 그대의 여자가 된 것만큼 잘한 선택이 없느니라.”
“배팅 성공이지.”
리샤 뿐만이 아니다.
아무튼 리샤는 조금 환기된 분위기로 말했다.
“본녀의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마족들이 지난 수백 년 동안 어떤 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지는 알 수가 없느니라. 그래도 분명… 치열한 삶이었을 것이니라. 광기로 점철되어 있는.”
그렇긴 하겠지.
자그마치 500년을 기다려왔으니까.
“본녀의 아버지는 이제 쉴 때가 됐느니라.”
“쉴 때가 되긴 했지. 내가 쉬게 만들 거다.”
펠레이저는 노망이 들어도 단단히 든 노인네다.
그리고 그 노인의 정체는 바로 마왕이었다. 마왕에게 노인공경 따윈 필요 없다. 상냥한 휠체어도. 다정한 간병인도 필요 없다. 오직 죽음이라는 이름의 휴식을 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망난 마왕을 수용할 초월적인 노인 요양병원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미쳐버린 강자는 파괴해야 한다. 그리고 이 김캇트는 설령 그런 요양병원이 있다고 해도 파괴를 행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김캇트니까.
“하아. 아무튼 함대를 순조롭게 파괴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정말 우리 캇트씨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나는 리즈티나의 말에 씨익 웃어 보였다.
“그 말이 맞아. 지금 왕국이 남아있는 것도 전부 깜둥이 덕분이지.”
“역시 그렇죠?”
“내가 봤을 땐 이 전쟁 끝나면 깜둥이가 제대로 말해야 돼. 자기가 왕국 전체를 지켜냈다는 걸.”
위니아가 날 보면서 물었다.
“깜둥이 그렇게 할 거지?”
“그래. 당연히 그렇게 할 거다.”
“존나 이런 건 다 요구해야 돼. 왕국은 달라는 거 다 줘야 한다니까.”
“위니아. 그런 문제가 아니야.”
“응? 깜둥이 뭐가?”
“내가 `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게 무슨 말?”
“그냥 나의 것이라는 거지.”
“아.”
요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진짜 깜둥이 말하는 거 보면 존나 허세맨이야, 진짜… 그게 현실이라는 게 제일 신기하지만.”
“다 내 힘 덕분이지.”
“그것두 그래… 하아… 진짜 뭐 그렇게 강한지 원. 비공정 함포사격도 마법사들이랑 비교조차 안 되는 데 그것보다 깜둥이가 더 쎄.”
그 말에 카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강하긴 하지. 아까 거기서 그렇게 말했던 게 다 먹힐 정도로. 진짜 우리 남편 한마디에… 귀족이고 왕이고 다들 꼬리를 내리더라. 근데 그게 공감이 되는 게… 나도 꼬리가 있었으면 거기서 그냥 내렸을 것 같아.”
“카린님?”
“아니. 정말로.”
이게 뭔 소리여.
“흐흐흐, 아니. 이 누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만큼 카리스마가 있었다는 거지. 이 누나가 꼬리를 내렸을 정도로. 누나는 그게 너무나 자랑스럽단다. 이게 내 남자라니.”
카린은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보다 꼬리라.
“더 자랑스러워 하라고.”
나는 무한히 자랑스럽다.
“아. 맞다. 캇트님. 이건 카디아님한테 받은 피해 보고서에요.”
그러고 있으니 힐데가 종이를 하나 꺼냈다.
“그걸 받았어?”
“뭐, 당연히 주겠죠. 바로 캇트님한테 가게 될 텐데.”
“나 좀 보여줘.”
“네.”
종이를 받아들자 힐데가 말하기 시작했다.
“마족 함대의 목적은 주요 도시의 파괴였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네요. 일단 규모가 있는 도시 쪽은 피해가 상당히 크다고 해요.”
“이스반트 쪽은?”
“그쪽은 소식은 알 수가 없다고…”
하긴.
도로가 거의 마비되었으니 거기에서 소식이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나는 수도 방위와 시간관계상 거기까지 갈 수가 없었다.
부디 엘리제가 무사하기를. 말고도 콥슨 리나 마리엘? 이딴 새끼들도 무시해야 한다. 이스반트 영애님도 무사했으면 좋겠는데, 어디 가서 뒤질만한 사람은 아니니까.
“보니까 최초 폭격 때는 피해가 아주 컸던 것 같아요. 도시에 있다가 폭격을 당한 사람이 대부분이라… 사상자가 많을 것이라고 추측되는데, 일단 하루가 지난 뒤로는 쭉 피난민이 발생해서 도시가 비어서 피해가 축소되었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 근데 마족 놈들이 피난민 행렬에 함포를 쐈다는 정보는 아직 없네요. 마족 상륙군과 교전했다는 기록은 많지만. ”
힐데는 마치 비서처럼 사태를 요약해서 잘 말해줬다.
“좆같기 그지없군.”
피해보고를 들으니 그냥 좆같을 뿐이었다.
어금니가 맞물리면서 분노가 치솟는다.
아무튼 심각하다.
리치 놈도 있는데 이런 일이라니… 일단 비공정이 공세를 멈추고 모습을 감춘 상태니, 이 기회에 피난민들 상태를 좀 살펴봐야겠다. 징발 관련으로 문제가 생기면 그것도 내가 해결하는 게 피가 덜 흐르게 될 테니까.
“하아… 저도 부모님들이 조금 걱정되네요.”
그때 리즈티나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아.”
라이벨벳 가문… 그리 생각한 순간.
“있었냐…?”
카린이 생각지도 못했다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런 말을 했다.
잠깐.
이 누나 지금 무슨?
“어?”
순간 리즈티나가 전기를 맞은 사람처럼 카린을 쏘아보았다.
“어머? 어머어머? 카린? 지금 뭐라고 한 거죠? 있었냐? 있었냐아? 이게 무슨!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않나요! 카린 이년이 지금 뭔 소릴 한 거야!”
“음? 뭐? 왜? 아.”
카린은 뭔가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것처럼 반응하다가.
“야! 아니! 아니 야! 그런 뜻이 아니라!”
깜짝 놀라서는 소리쳤다.
이거 태도를 보니까 의도적인 패드립을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너무하네요! 진짜 이 카린 미친 새끼가! 너 제정신이야!”
“아니야! 야!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그래도 심한 말이었다.
“누나… 방금 건 좀 그랬지. 빨리 사과해.”
“아니!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너무 의외라서 그랬던 거야!”
얼굴이 시뻘게진 카린이 자기변호를 하기 시작했다.
“의외라고 했나요! 뭐가 의외야 이 미친 여자야!”
“아오! 그게 아니라 좀!”
돌겠네.
“그 부모 얘기 하니까! 뭐 있잖아! 베스타트 후작이나 제니아 백작이나! 아니면 클라우디네 아빠나 리샤네 아빠처럼! 너무 그런 사람들 이야기만 듣다가 갑자기 들어서 그래! 욕한 게 아니라고!”
확실히 존재감이 없기는 했지.
“…”
리즈티나는 잠시 부들거리더니 숨을 내뱉으면서 말했다.
“말조심 좀 하세요, 진짜. 카린 당신은 그게 문제야. 생각 없이 말하는 거.”
“이건… 음. 내가 잘못했다. 미안해.”
“뭐… 그럴 수도 있죠. 다음부터 그러지 마세요.”
“알겠다니까.”
“알겠다니까?”
이 누나들 또 싸우려 하네.
“아, 리즈누나. 누나네 부모님 쪽은 괜찮나?”
그래서 환기할 겸 물었다.
“글쎄요… 피했으면 좋을 텐데.”
곧바로 카린에게서 관심을 거둔 그녀가 다시 걱정을 내비치면서 대답했다. 이거는 뭐. 확인하러 가는 수밖에 없겠다.
“다음에 한번 확인해 주세요.”
“아니야. 다음이 아니라 이번에 확인하러 갈게. 사이 안 나쁘잖아?”
리즈티나는 특이하게도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은 편이었다. 아니. 이게 특이한 건가? 아무튼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가서 확인을 해 줘야지.
“그래 주시면 고맙고요! 아으, 이뻐라!”
눈에 띄게 기뻐한 리즈티나가 내 머리를 끌어안으면서 이마에 키스 세례를 퍼부어줬다. 이거 처음으로 리즈누나네 부모님들 얼굴을 좀 보겠구만. 선물 가져가야 하나? 뭘로 가져가지? 마족 함장들 머리면 충분한가?
“그럼 뭐 이번에는 잠깐 그거 확인하러 가봐야지. 맞다. 카린누나. 그러고 보니 베스타트 후작은?”
“앓아누웠다는데.”
카린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실제로 그다지 관심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럼 됐고. 위니아. 제니아는?”
“뭐… 딱히 말은 안 나눴는데 보니까 거기 있기는 한 것 같았어.”
“그래? 신경을 안 쓰니 몰랐네.”
대충 다 무사한 모양이다.
이 새끼들 명줄 질기긴 해.
“캇트.”
“음?”
“아무튼 마족들을 전부 몰아낸다면… 캇트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아까 위니아가 말했던 대로 할 거야?”
나는 클라우디의 말에 잠깐 생각하고.
“무질서.”
답했다.
“혼란. 그것들이 넘쳐나겠지.”
전쟁 후에 남는 것은 그것들 뿐이다.
“난 그 꼴 못 본다. 마족들을 다 몰아내면 교통정리를 한번 해야겠어. 내 이름으로 질서를 다시 세운다.”
“아…”
그것이 내 확고한 의지다.
내 힘이 있다면 혼란은 종식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