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414)
〈 1414화 〉밀려오는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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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딴 세상이 다 있어!!!”
위니아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소리를 쳤다.
아니. 그런데 진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가? 실장 문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위니아조차도 이렇게 기겁할 정도다. 실장권법이라는 것은 그만큼이나 괴악한 것이었다.
사실 그게 당연한 거긴 한데… 그거야 뭐 아는 사람들이나 그리 생각하는 거지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반응할 수가 있나?
근데 뭐 이렇게 말하고 보니 지구에 대한 이상한 편견을 심어준 셈이 되는데, 이런 고의적 문화 사보타주를 행하고 있으니 그저 재미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지구인들에겐 유감이지만 나는 이세계인 천마 김캇트다.
너희들은 지구인.
나는 이세계인이다.
그러니 아무래도 좋아.
“그렇게 기겁할 일인가?”
“그럼 기겁을 안 해? 깜둥이 구라지? 응? 진짜 구라치는 거지?”
믿기지가 않는다는 것처럼 위니아가 그리 말했다.
물론 개구라다.
“아니. 위니아. 진짜 구라 안 치고 진짜라니까? 학교에서도 배워. 그 체육 시간이라고. 공부만 하는 학생들 모아다가 운동시키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가 되면 체육 선생님이 이렇게 막.”
ㅡ처억!
나는 곧바로 실장권법의 살인적인 자세를 취했고.
“실장권법, 파파팟!”
즉시 실장권법의 살인적인 동작을 취하면서 시범을 보여줬다.
“꺄아아악!”
“아! 씨발아! 징그러우니까 하지 말라고!”
그 즉시 리즈티나와 카린이 기겁해 소리쳤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ㅡ붕쯔붕쯔! 꼴사납게 주먹을 붕붕 휘두른 다음에야 마지막 자세를 취했다. 손을 뻗고 까딱이는 도발 자세.
“쿠이쿠이.”
한번 했으면 여기까지 다 해줘야지.
“진짜 지랄이네요! 뭐 그딴 학교가 다 있어!!!”
리즈티나는 역정을 냈다!
“솔직히 우스꽝스럽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실전성도 전혀 없는 무술 동작! 동작 하나하나가 전부 다 무슨 연극 수준으로 과장되어 있다구요!!!”
역시 전문 무술인답게 실장권법의 허점을 아주 잘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노골적인 허점이 그녀를 분노케 했다. 돌이켜보면 리즈티나는 실장권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좆같아` 했다.
내가 하는 거니까 참는 거지.
“애초에 캇트 당신도 말만 그렇게 하고 동작만 취하지 정작 실전 들어가면 그런 거 하지도 않잖아!!!”
“그게 12년 교육의 폐해라는 거야. 사실 거기 학생들도 12년 동안 공부를 하긴 하는데, 그게 성인 된 다음부터는 그런 지식을 거의 안 써먹거든.”
“뭐라구요?!”
모두가 그 말에 기겁했다.
써먹지도 않을 공부를 12년 동안이나 한다고?
수백만 명이?
그런 세상의 경제가 과연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인가?
“그럼 대체 12년 동안 공부를 왜 시키는 거죠!!!”
사실 대학가고 전공 살리고 하면 쓸모가 있기는 할 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 시절 배운 것들을 어른이 되고 나서 도통 써먹질 않는다.
흠… 왜 그런 거지?
내가 생각해도 기이하다.
“나도 몰라. 그냥 그렇게 하더라고.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할 뿐이지.”
“역시! 강력한 군주가 군대를 앞세워 사람들을 세뇌하는 세상 맞네!!!”
카린이 확신을 얻었다는 듯이 소리쳤다.
“아니 근데… 누나. 그 나라는 그 지도자를 선거라고. 전 국민이 투표를 해서 뽑거든? 근데 임기가 5년이야. 5년 지나면 그만둬야 한다고. 그런데 그 지도자한테 평소에 군권이 있는 게 아니라서 군대를 마음대로 못 움직여.”
“그럼 여태까지 한 말들은 다 뭔데!”
“아무튼 이상한 나라에요!!!”
그러게 말이다.
그때 힐데가 소리쳤다.
“아니! 그런데! 지금 저랑 위니아님 빼놓고 그쪽 세상 얘기 하고 있었던 건가요! 왜 저희만 빼놓고 그런 이야기를…! 캇트님 저도 듣고 싶어요!!!”
이거 참.
“흐흐흐, 알았어. 알았어. 다 해줄 테니까.”
아까는 타이밍이 좀 그래서 먼저 이야기해줬을 뿐이다.
* * *
그래서 위니아와 힐데한테도 다른 그녀들에게 해줬던 이야기를 해줬다.
위니아는 거의 리즈티나랑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런 나라가 굴러간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힐데는 그냥 대충 그러려니 했다.
기본적으로 위니아는 이세계에서 나고 자랐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자신의 상식으로서 무언가를 판단한다. 따라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힐데는 이 땅보다 더욱 기괴하고 폭력적이고 요상한 판데모니움에서 나고 자랐다. 힐데에겐 이 세상도 아마 이질적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세상이 있어도 대충 이해를 했다.
“그런 것보다 캇트님이 그런 삶을 살았다는 게 참 재미있네요! 캇트님 옛날이야기 더 듣고 싶어요!”
“그래. 그래. 언제든지 해 줄 테니까.”
시간이야 앞으로도 많겠지.
“깜둥이 참… 많이 힘들었겠네.”
“그래. 첨 왔을 때 많이 힘들었지.”
“…미안해.”
중간에 위니아는 옛날 생각이 났는지 내게 사과했지만, 위니아의 사과는 진짜 살면서 백 번도 더 들었다. 나한테 극도로 미안해한다는 걸 다 안다. 그리고 내 여자인데 내가 그때 그 감정을 아직도 가지고 있겠는가?
씨팔 그 몇 대 처맞고 네발 산책한 그거. 그땐 많이 좆같았는데 위니아의 둘레 120cm 젖가슴 잡아 주무르면 다 풀린다고.
“또 사과한다. 그럴 필요 없다니까. 위니아. 이제 위니아 맘 다 알아. 용서한 지 오래인데 뭘.”
“그래두… 얘기 들이니까 또 미안해지잖아…”
우울한 듯이 말하는 위니아는 몹시 귀여웠다.
“흐흐흐, 아 왜 이렇게 귀엽지. 위니아 이리 와.”
“…”
이럴 때는 스킨십이 최고지. 나는 위니아의 얼굴을 만져주면서 안심을 시켜줬다.
“아무튼 캇트님! 그러면 나중에 다 함께 그 지구라는 곳으로 놀러 가는 거예요!”
“그러자고.”
대충 결론은 그거였는데.
아직 얘기해 줄 사람이 좀 많이 남았지?
좀 있으면 리샤가 카디아와 아리를 데리고 돌아오지 싶다. 그녀들까지 다 오면 마저 이야기를 해주도록 하자. 근데 리샤랑 아리는 그런갑다 할 것 같은데, 카디아는 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째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 같은데?
괜찮은 거 맞냐?
* * *
“…”
카디아는 날 빤히 쳐다보았다.
리샤도 비슷한 느낌이었고 아리 역시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가장 놀란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연 카디아였다.
아리는 좀 무감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으니까.
“…”
“…”
카디아와 리샤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날 보았다. 잠시 뭐라고 말을 하려던 카디아가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잠깐. 이럴 때 해야 하는 일이 있지.”
ㅡ훌렁.
성녀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와라.”
어째 다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거지…! 나는 바로 고개를 젓고 방금 밝혔던 것이 진실이라고 다시 말했다.
“카디아. 리샤. 그리고 아리야. 전부 진짜다. 나는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이야.”
“…”
“…”
내려앉는 침묵.
“으, 으음… 그, 그런… 아니. 확실히… 특이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느니라. 그런데 설마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이었다니.”
이래 봬도 리샤 역시 마계 출신이다. 아직 카디아한테 말 안 한 상태고. 아무튼 얼음이 된 카디아에 비해서 소통이 가능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말 안 해서 미안해. 하지만 방금 말했듯이… 나는 그 세상에서의 일을 전생 비슷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어.”
“미안해할 필요는 없느니라. 그대가 전생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물론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사실이라면 본녀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느니라.”
“오…! 리샤!”
“네.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리야!!!!”
나는 바로 달려가서 그녀들의 가슴 사이에 안겼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지만, 이제라도 말해줬으니 본녀는 괜찮느니라. 그러니 이 일에 대해서 마음을 쓸 필요는 없느니라.”
“엉엉!!!”
역시 가슴주머니 크기만큼이나 표용력이 넘치는 리샤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카디아지.
“…”
가슴속에서 빠져나오자 카디아가 날 보고 있었다.
“카디아.”
“…잠깐.”
카디아는 한쪽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곧.
“이해… 했다. 리치. 그놈의 리치로군… 정말인가? 정말로 저 차원 너머의 다른 세상에. 이쪽의 인간과 똑같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있는 것인가?”
“그래. 맞아. 똑같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있다. 그리고 오직 인간만 있는 세상이지. 마나도 이종족도 없는 그런 세상.”
“그, 그런 일이 있을 수가…”
몹시 당황한 듯한 카디아가 한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눈에 띄게 동요하는 중이다. 어느 부분에서 동요를 하는 것일까.
ㅡ스윽.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카디아. 미안해. 이제 와서 밝혀서. 정말 미안해. 그래도 한 번만 봐주지 않을래?”
“아, 아니… 그것에 대한 것은… 리샤가 말했던 것과 같다. 어째서 이제 와서 말했나 싶어 순간적으로 화가 나긴 했지만, 전생에서의 일로 여겼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 이해한다. 따라서 괜찮다. 숨긴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고마워!!!!!”
ㅡ와락!!!
바로 카디아를 끌어안았다! 그래! 내 여자들은 내 출신 따위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신경 쓰는 것이라고는 오직 자기한테 왜 그 사실을 숨겼냐는 것뿐이었다!!!
“카디아아아앗!”
“으, 으읏…!”
바로 카디아의 얼굴에 내 얼굴을 비벼댔다. 카디아는 날 밀어내기는커녕 오히려 내 등을 툭툭 두들겨줬다.
“아,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야만 해!”
곧 카디아가 날 살살 밀어내면서 그리 소리쳤다. 동시에 리샤가 동의를 표했다. 궁금한 것이 참 많아 보이는 얼굴들이다.
“리샤. 먼저 물어봐도 되겠나?”
“그리하거라.”
“고맙군… 그럼 일단 궁금한 것들을 좀 묻도록 하지.”
심각한 얼굴이 된 카디아가 날 보았다.
“그래. 다 말해봐. 전부 대답해 줄 테니까.”
고개를 끄덕인 그녀가 아주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다른 세상이 실존한다면. 심지어 그 다른 세상에 인간들이 살고 있다면. 인간들은 어디서 비롯된 존재인 것이지? 대체 인간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이런 물음이 나온다고?
“동일하다면 분명 그 뿌리가 같을 것이다. 기원이 다른 두 존재가 완전히 똑같아진다는 것은… 본 성녀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으니까. 단서를 취합해보면 결론은 하나다. 그쪽의 인간과 이 세상의 인간이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는 것.”
그러나 제법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카디아의 두 눈에서는 호기심과 혼란이 싹트고 있었다. 혼란을 느낄 만 하지.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의문을 느꼈으니까.
그리고 일단 해줄 말은 있다.
“그쪽 세상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알고 있나?”
“어. 반 정도는 알고 있다. 기원에 대한 것은 명확하게 밝혀진 상태니까. 그건 확실해.”
“허억!!!”
그 말에 카디아가 손으로 입을 막았고.
“인간의 기원을?!”
“까, 깜둥아? 그럼 인간의 기원이 밝혀진 거야?!”
리즈티나와 위니아.
“그것은 본녀가 듣기에도 몹시 흥미롭구나…! 인간의 기원이 밝혀졌다니…!”
리샤 역시 놀라움을 표했다.
“신기한 일이긴 하지. 그럼 말해줄게.”
나는 잠시 인류의 기원에 대한 것을 떠올렸다.
과거 인간의 조상은 털북숭이 유인원들이었다. 그들 중 일부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점차 진화했다. 직립보행을 하게 되고 지능이 발달하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진화한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지금의 다른 유인원들과는 그저 조상을 공유할 뿐이다.
“인간은 과거에 유인원이었다. 수많은 유인원들 중 하나였지. 그것들 중에서 환경에 적응한 일부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의 사람이 된 거야.”
그것은 폭탄 발언이었다.
“뭐, 뭐라구요!!!!!!!!!!”
“이게 대체 뭔 개소리…! 아니! 못 믿는 게 아니라! 뭔 그런 말도 안 되는 걸!!!”
“까, 깜둥아? 그냥 걔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
리즈와 카린 위니아가 광분했고.
카디아는 얼어붙었다.
“잠시만요 캇트 당신! 원숭이라니! 그 몬스터들을 말하는 건가요?!”
이세계에도 원숭이 비슷한 몬스터는 있더라. 진짜 비슷하게 생기긴 했어. 이름도 무슨무슨 원숭이 같은 거고.
근데 이쪽 원숭이 몬스터들은 잘 모르겠다.
“아니. 몰라 그건. 이쪽 몬스터잖아. 인류의 기원은 그쪽 그 유인원들이야. 그리고 원숭이랑 달라. 걔들도 진화의 산물이니까. 단지 같은 조상을 공유할 뿐이라고. 예전엔 하나였는데 지금은 갈라진 그런 거지. 검술이나 무투술도 하나의 뿌리를 두고 여러 개로 갈라지는 일이 있잖아? 비슷한 거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긴 해.
지구에서도 인류의 기원이 옛 유인원들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
“아, 아니… 야. 당연히 누나도 진화나 적응… 뭐 그런 건 알거든? 아니 근데 뭐냐? 진화 좀 한다고 그런… 털북숭이들이 인간이 된다고? 좀 많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카린이 명백하게 놀란 투로 그리 물었다.
이런 개념을 아예 처음 접한 것이다. 어지간한 설명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그게 맞다고 첨언했다. 천만년 넘게 점진적으로 진화한 결과라고.
“뭔 씨발 천만년이래요!!! 숫자가 장난 같나요!!! 백 년도 못 살 인간들이 천만년 이 지랄!!! 그냥 말로 뱉으면 다인 줄 아는 거죠!!!”
역시나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리즈티나다. 생각해보면 여기서 가장 상식적인 여자긴 했지. 그런데 그 말은 결국 이런 뜻이다.
가장 상식에 많이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는 뜻.
그래서 이렇게 광분하듯 반응하는 것이다.
“씨발 그런 말 누가 못해요!! 아 대충 천만년이면 그 털북숭이도 사람 비슷한 거 되겠네!!! 이렇게 말하면 끝나는 건데!!!”
“근데 누나. 진짜야.”
“난 씨발 안 믿을래요!!! 더는 아니야!!!”
웃겨 뒤지겠네, 진짜.
근데 충격적인 일이긴 하지.
아무튼 턱을 쓸던 카디아가 입을 열었다.
“이상하군… 솔직히 믿기 힘든 이야기다. 그렇다면 다른 것을 묻지. 그쪽 세상의 인류는 이쪽 세상을 알고 있나?”
“아니. 전혀 몰라.”
“마찬가지로군. 그렇다면 이쪽 세상의 인류와 저쪽 세상의 인류가 서로를 모르고 있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일단 여기서는 고대에 타이탄들이 인간을 지배했었지.”
“그다지 믿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의 천마가 알아온 바에 따르면 그게 맞는 것 같더군.”
나는 이렇게 추측한다.
과거에 어떤 이유로 인해 호모 사피엔스들이 이쪽 세상으로 넘어오게 되었고, 이 세상의 원주민이었던 타이탄들이 그들을 노예로 부렸을지도 모른다고.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는 30만 년이 넘는다. 그런 일이 있음 직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진화론.
지구의 인류들은 진화를 거듭한 끝에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서게 되었다. 적어도 그것은 명확하게 밝혀졌다. 어디서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이세계 인류의 역사에는 그런 부분이 없다. 과거엔 타이탄 딱까리였다가 여차저차 타이탄이 무너지고 지들끼리 문명을 이루었지만, 우상전쟁으로 죄다 풍비박산이 났으니까. 자신들의 기원을 모른다. 역사도 잘 모른다. 아무튼 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기원은 저쪽에 있다고.
나는 이러한 추측을 늘어놓았다.
물론 카디아는 혼란스러워 했다.
“그, 극도로 충격적인 일이로군… 이, 이런. 어째서 몸이 떨리는 것이지?”
“괜찮아. 안심해. 기원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잖아.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지.”
“…”
어째서인지 카디아는 몸을 떨었고, 나는 그녀의 몸을 잡아줬다. 그러고 있으니 카디아가 소스라치게 놀란 듯 내 쪽으로 급격하게 고개를 틀면서 외쳤다.
“자, 잠깐!!!”
“어?”
“그렇다면 종교는? 신은? 그 세상에는 어떠한 신들이 있나? 어떠한 신앙이 있으며 종교가 있지?”
어.
아니.
야.
잠깐만.
“…”
유일신 사상을 극혐하는 카디아한테 기독교와 이슬람교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순간 머릿속에서 마녀사냥에 대한 화제가 떠올랐다… 가 아니라!!! 이 씨발 마녀사냥이라니!!! 이 이교도 새끼들이 감히 그딴 짓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