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358)
〈 358화 〉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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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
“음, 성취라… 아. 클라우디.”
“응?”
분명 나는 여태까지 치열한 혈전을 극복하고, 강적과의 사투에서 승리해 살아남음으로서 눈부신 성취를 이루었다.
마나를 발현하게 되었으며 그것을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
천마가 된 것이다.
“성취하니까 궁금해진 건데. 너는 소드 오러를 만드는데 얼마나 걸렸어?”
카린이 말하길 기사단에 입대하는 신참 기사들 중 약 2할만이 마나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자유롭게 마나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의 기준이 바로 ‘소드 오러’다.
칼에 마나를 담아 극한의 위력을 내는 경지. 강철을 베고, 괴물을 일도양단한다. 즐겨 읽던 무협지로 치자면 절정고수의 경지인 것이다.
물론 소드 오러라는 것은 전부 똑같은 것이 아니다.
존나 씹쎈것도 있고, 단 1초만 발현이 되는 것도 있으며, 씹거근도 있는가 하면 좆만한 것도 있다.
오러는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기량과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단 오러를 발산만 할 수만 있다면 ‘자유롭게’ 다루는 것으로 친다고 한다. 내면의 마나를 외부로 발현한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일단 나는 마나를 제법 자유롭게 다룰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내 신체에 한정되는 것이고, 그것을 외부로 분출한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 아직까지는.
나는 그러한 경지를 이미 한번 경험했다.
ㅡ실장절개.
알라우네를 참살했을 때 나 김캇트는 공간을 그 자체를 절단했다. 꿈과 현실이 혼재된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힘을 끌어왔고, 그로서 절대로 이겨낼 수 없었던 꽃의 괴물을 단 한 방에 굴복시켰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것이 바로 소드 오러였으리라고 추측된다. 그것도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극한의 소드 오러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때뿐이었고, 지금은 그 실마리마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꿈처럼 흩어진 것이다. 그날 이후로도 감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으나 역시 불가능했다.
카린은 손쉽게 오러를 만든다.
클라우디 역시 오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러한 경지에는 닿지 못했다.
지금 딱 두 번까지 쓸 수 있는 실장베기는 단순히 마나를 한계까지 집중시켜 근육에 폭발적인 힘을 불어넣는 기술이니까.
실장권법과 태권도. 그리고 천마신공과 다른 무공들 역시 마찬가지다.
단련된 신체에 담겨진 마나를 자유롭게 다뤄 권과 각의 위력을 대폭 증대시킨다. 하지만 그것 역시 주먹과 발의 바깥으로 유형화된 마나를 분출시킬 수는 없다.
나는 분명 눈부신 성취를 이루었다.
하지만 벽을 부수면 부술수록 더욱 큰 벽이 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함에는 끝이 없다.
광명 너머에는 더욱 밝은 빛이 있다.
그렇기에 클라우디에게 뭔가 자랑스럽게 성취를 이루었다고 말할 처지는 되지 못한다.
아직 오러조차 뽑지 못하니까.
“흐응, 소드 오러를 말이지…”
내 위에 올라탄 클라우디가 내 것을 자신의 안쪽에 넣으려다 말고 멈칫했다. 그리고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니, 마마. 그냥 넣고 해주시지.
“검기를 처음 발산했던 것은 내가 40살…”
“그래, 40살.”
“40살 무렵에…”
“그래, 40살 무렵에.”
그래, 클라우디는 대략 40살쯤에 오러를 처음 뽑았구나. 우리 아빠 나이가 대략 50세니까 엘프는 역시 엘프다.
내가 여태까지 추측한 바 클라우디의 나이는 대략 100세가 넘는다고 판단된다. 그러니 이제 와서 40살 따위는 내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한다. 클라우디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고 해도 상관없는 것이다.
“캇트.”
그리 내가 40살에 대해서 지속으로 언급하니, 돌연 자애로운 미소를 지은 클라우디가 내 얼굴을 잡았다.
“왜?”
“지금 마마한테 유도신문한 거야?”
“무슨 유도… 허억! 클라우디!”
“마마한테 이러기예요?”
클라우디는 미소를 짓고 있었으나 절대로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내 얼굴을 잡은 클라우디의 손에서 괴물 같은 악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 어억…? 뭐, 뭐지 이 고통은!!!!!
“크학!”
이, 이대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김캇트가 되어버렷!!!!!!!!
엄석대처럼 최후를 맞이할 것만 같은 크나큰 공포는 느낀 나는 발작하듯 변명했다. 이대로면 얼굴이 일그러진다!
“클라우디! 뭐 신경 쓰는건지 알겠는데 나는 클라우디가 40살이 아니라 400살이라도 상관없어! 그리고 이미 100살 넘었다는건 눈치 까고 있었다고! 얼굴 찌그러질 것 같애!!!”
“시, 싫어! 캇트! 말하지 마!”
순식간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클라우디가 내 머리통을 강력하게 끌어안았다. 아니 씹! 수, 숨이…! 설마 가슴에 안겨 익사하는 건가!
“마, 마마! 이제 말 안 할테니까 놔주는데쟈아아앗!!!!!”
“…정말.”
“크하!”
잠시 가슴으로 나를 압박하고 있던 클라우디가 구속을 풀어주자 숨이 터져 나왔다… 뒤질 뻔했군. 역시 아직도 나이에 대한 화제는 역린인 것인가?
자연스럽게 나이에 대해 들어보려고 했는데 또 실패했다.
“하아, 하아…”
“아무튼 캇트. 소드 오러를 말하는 거지.”
“아, 그래. 그거였지.”
진정을 한 클라우디가 내 옆에 몸을 눕혔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내 턱을 쓰다듬으면서 말을 이었다.
“나도 제법…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 소드 오러를 만드는 것에는 제법 긴 시간이 걸렸었으니까. 음, 이걸 묻는다는건 어떻게 발현을 시켰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겠지?”
“그렇지. 뭐 어떻게 해서 발현을 한 거냐?”
내 물음에 클라우디가 대답했다.
“음… 그건 잘 모르겠어. 어떻게 처음 발현을 한 건지는 사실 잘 몰라. 그냥 어느 순간 되었달까? 대단한 일은 없었어. 평소처럼 사막을 떠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죽이고 있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던 것 같아.”
케이스 자체는 나랑 비슷한 것 같다.
그렇다면 역시 시간의 문제인 것일까? 아니, 그것이 아니더래도 클라우디는 나랑 여러모로 차이가 많이 난다.
“캇트. 오러 때문에 걱정을 하는 거야? 후후, 걱정하지 마. 캇트는 할 수 있으니까. 조급해 할 것은 없어. 내가 성취에 대해서 물어본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싸우면서 어땠느냐고 물어본 거야.”
“아니… 조급해 하는건 아닌데. 뭐, 산적들 잡아 죽이는건 간단했어. 그냥 소리 지르고. 놈들이 내게 달려들면 내가 더 빨리 뛰어가서 죽이고. 칼 좀 쓰는 놈은 그냥 검술로 찍어 누르고. 그런 느낌이야.”
“기술이 늘어났다는 걸까?”
“그래. 예전보다 칼 다루는게 더 쉽게 느껴지니까. 구체적으로 칼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있어. 상황 판단력이나 순발력도 늘은 것 같고.”
확실히 사람을 죽이는 실전보다 실력을 향상시키기 좋은 것은 없다.
산적 놈들을 죽이는 것은 정말 간단한 일이었다. 걔들이 뭘 하든지 간에 내가 더 빨리 죽일 수 있었으니까. 그것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마마가 원하던 답이 바로 그런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캇트는 이미 훌륭한 전사야. 시간만 더 들인다면 오러 쯤은 얼마든지 발현할 수 있어.”
아니, 클라우디 그런 말을 해 버리면…
“마, 마마… 저 고추가 이상해요…”
“정말. 캇트.”
자연스럽게 내 것을 잡아 쥔 클라우디가 내 정액을 짜내듯이 손을 흔들었다. 아, 역시 맘스터치다. 온몸의 피로가 전부 빠져나가는듯한 행복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튼 소드 오러라.
현재의 한계를 깨뜨려야 그것을 발현할 수 있을 터였다. 이제 육체를 단련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다.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반드시 오러를 발현해 보이도록 하겠다.
그렇게 클라우디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엘ㅡ리제!!!!!! 엘리ㅡ제!!!!!!!!!!!! 엘리제ㅡ!!!!!!!!!”
이튿날, 나는 엘리제의 얼굴을 보기 위해 그녀의 숙소를 찾았다. 어디 객실에 묵고 있는지를 모르니 그냥 바깥에서 고성방가를 행하기로 하였다.
“서, 성도님!!!! 조용히 하십시오!!!”
그러자 창밖으로 고개를 불쑥 내민 엘리제가 호통을 쳤다. 3층에서 묵고 있었군. 나는 엘리제에 손을 흔들면서 격한 반가움을 표출했다.
“엘ㅡ리제!!!!!! 디ㅡ바인!!! 프렌ㅡ드가!!! 왔어!!!!!”
“성도님 제발!!!!!!”
ㅡ후다닥!
창문에서 엘리제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우당탕탕거리는 소리가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장을 해제한 수녀복만을 입은 엘리제가 뛰쳐나왔다.
“입! 입! 성도님의 입을 가려드리겠습니다! 가만히 계십시오! 대체 어디에 그런 고함주머니를 달고 다니시는 것입니까!! 회수할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반쯤 내게 돌격한 엘리제가 다시 한번 숨을 들이킨 내 입을 틀어막았다. 언제 봐도 강한 힘이다. 이 김캇트가 반항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우읍, 주, 주머니는 내 마음속에 있어… 그보다 이제 진정했으니까 그만 놔 줘, 엘리제!! 너무 괴로워!!!”
“어째서 제가 억지로 괴롭게 만드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그런 농담이지. 아무튼, 밥은 먹었어?”
시간은 아침.
어제 하루종일 클라우디와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중간에 일어난 위니아와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저녁조차 구비해놨던 걸로 대충 때우고 다시 자고 일어나자마자 나오니, 짙은 허기가 느껴졌다.
“…식사는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나 기운이 넘치시는 것을 보아하니 성도님은 이미 드시고 온 것 같군요.”
“아, 화내지 말고. 밥무러 가자. 빨리.”
“화내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성도님의 고함주머니를 도려내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게 무서운 말을 하다니.
“엘리제… 그럴 때는 도려내주는ㅡ”
“데쟈아아앗. 이라고 말씀하신다면 이제 무력으로 제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엘리제가 지극히 이성적인 태도를 고수하면서 말했다. 내 인생 즐거움 중 하나가 엘리제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인데, 이제 슬슬 안 통하는 것 같다.
“제길. 엘리제… 변했군.”
“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성도님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 그럴 수가…! 믿을 수 없다!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다니!!!!”
“후훗, 분명한 현실입니다.”
웃음을 흘린 엘리제가 단언하듯 말했다.
“크으… 아무튼 식사나 하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성도님. 오늘은 따로 일정이 있으십니까?”
“일정? 딱히 없는데.”
“그렇다면 오늘도 성도님께 재차 도움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도움을? 뭔데?”
뭔 도움이지.
일단 엘리제와 함께 식당을 향해 걸었다.
“실은 교회에서도 제 공로를 인정하여 터무니없을 정도의 휴식 시간을 부여해주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물론 저는 휴식 시간을 반납할 생각이었으나, 형제자매님들이 맹렬하게 거부를 하시더군요.”
드물게도 엘리제가 울분을 토하듯이 격정적인 어조로 말했다.
나는 구체적으로 저 부여받은 휴식 시간을 반납한다는 기괴한 대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제 수녀복마저 압수를 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자꾸만 교회를 떠나 잠시 나갔다 오라고 하시고… 뜻은 알겠으나, 일종의 괴롭힘처럼 느껴집니다.”
“옷을 빼앗다니… 그리고 나가라니, 제정신이냐!!! 이게 현실이야!!!”
아니 씨발 엘리제한테 대체 뭔 개짓을 시키는 거야!!!!
“아,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저번에 성도님과 영생도 조사건으로 구매한 사복이 있으니 그 부분은 괜찮습니다.”
난 또 진짜 괴롭힘을 당하는 줄 알았네.
“저는 교회의 바깥, 즉 일반적으로 휴식 시간을 소모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교회의 안쪽에서만 지냈기 때문에 물정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 음울한 오해와는 다르게 단지 교회에서 언제나 고군분투하는 엘리제를 챙겨주는 것 같다.
하긴, 엘리제는 너무 수녀 체질이라 바깥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눈치였으니까. 애초에 첫 만남도 첫 출가나 다름없는 임무였다.
놀고 오라고 해도 뭘 할지 모르는 것이겠지.
“하여, 성도님께 그러한 방법을 알려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건 어렵지 않은 부탁이다.
이 이스반트에서 김캇트보다 잘 노는 사람은 보기 힘드니까. 아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엔터테인먼트가 넘치는 지구에서 온 사람이니까.
“뭐, 좋다! 엘리제! 그렇다면 지금부터 김캇트와 휴식시간 소모하기 대작전 시작이야!!!”
“대작전!!! 알겠습니다!!! 그런데 휴식시간은 지금이 아니니 방법만 가르쳐 주시면 됩니다!!”
“그거나 그거나!!! 일단 밥부터 먹지!!! 놀려면 힘이 있어야 해!”
“좋습니다!!!”
광적인 의욕을 내기를 유도하자, 그대로 걸려든 엘리제가 팔을 치켜들며 디바인프렌드를 시전해 왔다.
나는 반쯤 감격하면서 십자가를 만들었다.
“근데 엘리제. 터무니없을 정도로 긴 휴식 시간은 대체 얼마나 되는 거냐?”
한 달 정도 장기 휴가라도 보내 주는 것인가? 확실히 엘리제라면 말마따나 쉬는 대신 이교도 머리통을 깨부수는 것에 열중하기를 원할 테니까. 지루하긴 할 것이다.
내 말에 엘리제가 우울한 어조로 대답했다.
“삼일입니다. 정말… 휴식을 취하기에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긴 시간이지요. 쉬는 것보다는 사악한 악적들을 처단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거 시팔 절대로 터무니없지 않은 것 같은데.
오히려 모자라다.
엘리제의 공로만 따지자면 이미 포상휴가로 만박을 서너 번 정도 때렸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역시 제정신이 아닌 교회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