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497)
〈 497화 〉준사제 김캇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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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좋은 장비를 걸치니 미칠 것 같았다.
인생 살면서 이렇게 좋은 갑옷 세트를 입는 것은 단연코 지금이 처음이었다. 이 미칠듯한 착용감. 이건 전부 유니크템이나 다름없다. 이 정도 방어력이라면 개새끼들한테 줘터지게 처맞아도 상처하나 입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건 보상금입니다.”
보상금은 1골드 50실버였다.
아니 씨발 개많네.
“뭐, 이렇게 많다고요?”
“그만한 악마였으니까요. 어차피 이것은 영주님이 내려주신 보상금이니 교회에 감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ㅡ달달달!
이젠 그냥 손발이 아예 달달달 떨릴 지경이다. 그야말로 바이브레이터 핸드다. 나는 극단적인 수전증을 일으키며 보상금까지 받아 챙겼다.
지금 알라우네한테 밥 주면 딱이겠는데.
지금의 감각을 잘 기억해 두도록 하자.
보상금 받은걸로 장비 좀 새로 사려고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아니, 그런데 장비 세트랑 보상금을 빼더라도 클라우디와 위니아의 보상 또한 남은 상태다. 존나 쎈 악마 하나 잡았다고 이렇게나 보상이 펑펑터지다니. 정말 믿음과 신뢰의 종교인들이다.
“그리고 다른 자매님들의 보상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실은 형제님께서는 그간의 공로가 인정이 되어 준사제의 직위를 부여하게 된 것이나, 아쉽게도 다른 자매님들은 공적이 부족하여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목사아재가 말끝을 흐렸다.
“그런가요?”
사실 나는 여러모로 교회에 얼굴도 비추고 그랬지만, 클라우디랑 위니아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교회 공헌도 같은 것이 좀 모자라기에 준사제의 직위를 부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뭐, 아쉽지만 어쩌겠나.
“그렇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드려야 할지 고민을 해 봤는데, 한 분은 전사시고, 다른 한 분은 마법사시지 않았습니까?”
“예. 맞습니다. 제대로 보셨네요.”
“이걸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목사아재가 지시하자 옆에 있던 사제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은 황동으로 도금이 된 완드 하나와 제법 좋아 보이는 검 한 자루였다.
“이것들 역시 저희 놋쇠성천사회의 제식 장비입니다. 완드도 검도 신성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건이지요. 물론 마나에도 반응을 하긴 합니다만, 신성력보다는 효율이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당연히 교회에서 쓰는 물건이니 마나보다는 신성력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긴 할 것이다. 아무튼 설명을 들어보니까 둘 다 귀한 물건이란다. 악령을 퇴치하는 것에 아주 효과가 좋다고.
이것들이 교회에서 줄 수 있는 최대의 보상이겠지.
“감사합니다. 그녀들 역시 기뻐할 것입니다.”
결국 오늘은 굉장히 많은 것을 챙기게 되었다.
완드라면 위니아도 쓸 구석이 있겠고, 클라우디한테도 이 칼을 주면 제법 좋아할 것이다. 근데 곡도 쓰는데 이런 검도 괜찮으려나?
그럼 이제 인사하고 돌아가 보도록 하자.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교회의 성의에 보답하고자 사악한 악적들을 처단하면서 살아갈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흐흐흐, 준사제인만큼 열심히 해야겠지요.”
“물론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아, 돌아가기 전에 준사제 자격증을 만들기 위한 절차가 있으니 잠시만 따라주시지요. 간단히 신상정보만 기입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옆에 있던 사제가 문서와 펜을 내게 내밀었다.
꼼꼼히 읽어보니까 준사제 자격증 제작에 필요한 문서였다. 전부 기입하고 사제에게 제출하니 목사아재가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해드릴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뭔가 굉장히 많구만.
“이스반트 영주님께서도 직접 안드로말리우스의 팔을 보고 경악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수색대 전원에게 공로를 치하를 할 것이라고 하니, 일주일 뒤에 다시 교회로 찾아오시면 되겠습니다. 그때쯤이면 자격증도 완성이 될 테지요.”
“예?”
뭐라고?
“교회에 모여서 영주성으로 출발할 것입니다. 당일날에는 지금 착용하고 계신 전투사제 장비세트를 착용하고 오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자매님들에게도 격식에 맞는 복장을 갖춰달라고 전해주십시오.”
순간 이게 뭔 개소린가 했는데, 잠깐 정신을 집중하고 이야기를 정리해 보니까 악마의 팔을 보고 놀라 자빠진 영주가 직접 보상을 해 준다는 소리였다.
애미, 세상에.
“하하하! 형제가 많이 놀랐군! 잊지 말게나! 일주일 뒤 아침 일찍 교회로 찾아오면 되는 것이라네! 그럼 잘 가게나!”
“안녕히 가십시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영주가 보상을 해준다고?
“아… 네. 목사님도 바커렐 형님도 사제님들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리 엄청난 보상과 기이한 소식을 듣게 된 채로 얼떨떨하게 인사를 하면서 바깥으로 나왔다.
받은 것도 존나 많은데… 영주의 보상까지 받는다고?
“흐, 흐흐흐!”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와 씨팔! 복 터졌네!”
존나 씨팔거 열심히 살다 보니까 이런 일도 생긴다. 역시 사람은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나는 놋쇠성천사회 준사제 김캇트다!”
준사제.
이런저런 혜택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놋쇠성천사회에서 내 신분을 보장해준다는 것이었다.
어느 도시를 가든, 그곳에 놋쇠성천사회 교회만 있다면 내 신분은 100% 보장이 된다. 심지어 왕국 수도에 본부가 있다고 했으니 거기 가서도 나는 아무 걱정 없이 돌아댕길 수 있다.
뭔가 트러블이 생겼을 때도 내 잘못이 아니라면 그쪽 사람들이 나를 보호해 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분이라는 것의 효능이다.
말하자면 든든한 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새끼는 건들면 좆됩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빽.
“흐흐흐!”
나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거리를 거닐었다.
확실히 진짜 존나 잘하긴 했다. 당연히 이 정도 보상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어디 안드로말리우스가 이름 없는 악마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그 새끼는 지옥에서도 큰소리칠 정도의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아무튼 아내들한테 말해주면 정말 좋아할 것이다.
이 내가 준사제라니…!
“…”
그런데 영주 알현이라.
ㅡ오~호호호호호홋!
이스반트 영애를 떠올렸다.
적색의 롤빵 머리와 실로 귀족스러운 웃음소리가 인상적인 가슴이 큰 미인이었다.
제법 호탕한 성격인 것 같았고, 무엇보다 그녀는 비인간적인 대검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오우거의 옆구리를 김밥 옆구리 터트리듯이 단번에 터트렸었다.
물론 민첩이 낮은 것인지 병력을 소모하면서 이런저런 작전을 실행하긴 전까지는 공격을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파괴적인 소드오러를 그렇게까지 사용한 것을 보면 강하기는 할 것이다.
뭐, 투기장에서도 봤었고.
얼굴 보게 될 확률도 있으니 인사멘트 정도는 준비를 해두도록 하자. 어차피 영주가 보상금도 줄 테니 감사인사는 존나게 해야 한다. 여러모로 고마운 일가로군.
ㅡ저벅저벅.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따지고 보면 힐데가르트 그 씹련이 내게 데몬게이트에 대한 정보를 줬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었다.
무슨 행운의 파랑새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고 있을 때였다.
ㅡ츠팟!
돌연 음산한 기운이 느껴져서 즉시 돌아보니, 익숙한 서큐버스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기사님. 장비가 바뀌셨네요? 너무 멋져요. 오랜만에 뵙게 되니까 정말 좋네요. 좋은 일은 생기셨나요?”
“히, 힐데가르트!”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네, 네. 언제나 기사님만을 생각하는 힐데가르트랍니다.”
순간 칼을 뽑으려다 말고 멈칫했다.
힐데가르트… 제 발로 나를 찾아오다니.
“이 새끼!”
이 새끼가 데몬게이트에 대한 것을 알려준 탓에 우리는 안드로말리우스한테 뒈질 뻔했다. 그런데 이렇게 웃는 낯짝이라고!
“네? 이번에는 또 왜 화가 나셨나요? 후훗, 화내시는 모습도 정말 멋지세요. 이유를 알려주시겠나요?”
화를 내고 있음에도 힐데가르트는 웃으면서 나를 향해 다가올 뿐이었다. 이 새끼… 설마 안드로말리우스에 대한 것은 모르는 것인가?
“지랄! 감히 나를 속였겠다!”
“속이다니요?”
“그 데몬게이트!”
“네, 네. 제 말대로 게이트가 있었죠? 그걸로 지금 교회에서 보상을 받으신 거구요. 정말 축하드려요. 이걸로 저를 좀 믿을 수 있게 되셨나요?”
“그 반대다, 이 썅련아!”
“…대체 왜요?”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의문스럽다는 얼굴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
“아니, 씨발 게이트 뿌수니까 뭔 존나 큰 악마 새끼 나와서 뒈질 뻔 했다, 이 개새꺄. 감히 나를 함정에 빠뜨려?”
“네? 네? 존나… 아니. 엄청 큰 악마가 나오다니요?”
“그래! 안드로말리우스라는 새끼가 나와서 뒈질 뻔 했지! 감히 날 죽이려고 해!”
“안드로말리우스?!”
안드로말리우스를 언급하자 녀석이 눈을 크게 뜨면서 소리쳤다.
“놀란척하지 마라, 이 악마야!”
“아뇨아뇨! 기사님! 오해에요! 안드로말리우스라니요! 저는 그냥 기사님을 위해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만을 전부 말씀드렸던 것뿐이라구요! 안드로말리우스라니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건지 모르겠어요!”
제법 당황한 눈치의 힐데가르트가 내게 변명을 하듯이 말을 쏟아내었다.
실제로 그녀의 말은 틀린 것은 없었다.
단지 안드로말리우스가 튀어나왔다는 것이 특이 사항이었을 뿐이다.
“몰랐다고? 구라 아냐? 너 이 새끼 이득이 된다더니 나랑 성기사들 이용해서 안드로말리우스 그거 죽이려고 음모 꾸민거 아니냐?”
“그, 그럴리가요! 아니 대체 왜 신뢰를 얻으려고 하는데 자꾸만 이렇게 되는건가요! 그런데 안드로말리우스 백작?! 기사님 저 잠깐 너무 혼란스러운데요! 무슨 일이에요, 그게! 제대로 설명해 주세요!”
“…”
이게 연기인지 찐인지 알 수가 없다.
진짜 몰랐던 것 같은 눈치기도 한데 이 년은 본질적 악마였다. 비록 그녀 덕분에 전투사제 장비 세트에 보상금까지 얻게 되었다고는 해도 막 믿을 수는 없다.
“…너 안드로말리우스가 뭐하는 놈인지 아냐?”
“당연히 알고말고요! 잔혹하고 기괴한 백작! 그의 질문에 답하지 못해서 살해당한 악마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있다는 전설이 있는데… 지금 그 안드로말리우스랑 싸웠다는 소리인가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뭔가 아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확실히 놈은 답을 달라면서 개 병신마냥 지랄을 하기는 했었으니까.
“성기사들이랑 때려죽이긴 했지. 뭐, 그런데 마지막에 보니까 팔 한 짝 남기고 지옥으로 돌아갔어.”
“팔을 한 짝…! 아무래도 불완전한 소환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기사님. 여기서 이야기하기는 좀 그러니까 일단 둘만 있는 곳으로 가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알려드릴 테니까요.”
따라오라고?
확실히 궁금하기는 하다… 그래도 뭐.
어차피 지금 풀무장 상태에 마나도 빵빵하니 무슨 일이 터지지는 않겠지. 이야기를 듣는다 해도 여기서 하기에는 많이 곤란하다. 악마 이야기를 어디서 막 하겠는가.
“뭐, 일단 한 번 들어보지.”
“…정말요? 정말로 들어주시는거에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니 덕분에 큰 보상을 받게 됐으니까 말이야. 그건 고맙네.”
그래도 얻게 된 것이 있으니 감사를 전했다.
현물을 받았으면 어느정도 믿어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퓨전유교의 참된 도리였다. 대가를 받았으면 그만큼 화답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 여기서는 그녀의 변명을 들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
“후, 후후후…! 고맙긴요! 전부 기사님을 위해서 한 것인데요, 뭘! 그럼 어서 둘만 있는 곳으로 가요.”
웃음을 터트린 힐데가르트가 내 팔을 잡아끌려고 하기에 즉시 회피했다.
“이 년이 내 몸에 손을 대려고 해?”
“아직 안 되나요? 제 덕분에 그런 보상까지 받게 됐는데.”
“닥쳐.”
“너무하시네요, 진짜. 그래도 저는 이렇게 대화만 해주셔도 정말 기뻐요.”
일단 바로 근처에 있는 잡화점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전투사제 장비세트를 받게 된 것은 좋은데, 이렇게 눈에 띄는 장비여서야 어딜 가든 이목을 끌게 된다.
조금 가리긴 해야 한다.
잡화점에서 대충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케이프를 하나 구매해서 걸쳤다.
음 딱 좋군.
“그럼 얼로가지.”
“제가 조용한 곳을 알고 있어요.”
“안내해.”
그리 힐데가르트의 안내를 받았다.
이 서큐버스는 걷는 내내 무엇이 그리도 기쁜지 활짝 웃은 채로 재잘거렸다. 이게 진정으로 내 정기를 원하기 때문에 보이는 태도라고? 잠깐 방심하면 정기를 송두리째 빼앗길지도 모른다.
“여긴?”
“제가 지내고 있는 곳이에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도시 구석에 있는 어떤 숙소였다.
“이 씹년이?”
“아니아니. 그런거 아니에요. 여기보다 이야기하기 좋은 곳은 없을 것 같아서 안내해 드린거에요. 인간들 듣기에는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
그렇긴 하다.
바로 그녀를 따라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