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607)
〈 607화 〉봄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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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열심히 도끼질을 하던 모험가가 소리쳤다.
“크크크! 드레이크 새끼들도 별거 아니로군!”
타격대의 사기는 이미 하늘을 찌르다 못해 하늘에 사정을 할 정도였다. 푸른 창공에 흩어진 구름들이 바로 그러했다. 전장의 열기가 쏘아낸 새하얀 백탁액이 천상을 더럽힌 것이다. 원래 폭력이야말로 그런 종류의 죄악이 아니겠는가.
행보는 거침이 없었으며, 칼과 창을 찔러 넣을 때마다 드레이크들이 쓰러진다. 측면 공격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어갔다는 것은 이런 의미였다.
또한, 아무리 강한 몬스터라고 해봤자 지성이 없는 한 전략을 지닌 군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괴물 천지인 이세계에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군대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ㅡ촤학!
나 역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활인검을 휘둘러 드레이크 놈들을 도륙했다.
도망치는 놈들을 하나하나 추격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집단에 몸을 맡긴 채 탱크처럼 밀고 들어가는 쪽이 더 쉽고 많이 죽일 수 있다.
보상이야 좀 나누게 되겠지만, 애초에 존나게 나눈다손 치더래도 일일이 추적해서 잡는 것보다는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가 있다.
애초에 군대에 몸을 맡겼기 때문에 이런 학살이 가능했던 것이니까.
ㅡ퀘에에에엑!!!
사방이 가로막힌 채 별다른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죽는 드레이크들.
ㅡ풀쩍!
가끔 뒤쪽에 있던 드레이크들이 점프를 하면서 우리 쪽으로 날아들기는 했지만, 그 정도 공격쯤은 모험가들 선에서 정리가 가능했다.
그리고 놈들은 지들끼리 점프를 뛰거나 방향을 틀면서 얽히고 설켜 곤두박질을 치기도 했다. 그야말로 자폭이다. 지성 없는 몬스터들과 인간 군대의 전쟁은 전쟁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사냥과도 같았다.
ㅡ으아아아아악!!!
근데 사실 내 쪽이야 드레이크들의 뒤를 칠 수 있으니 쉬운 것이지, 반대쪽 끝에 있는 녀석들은 공격에 그대로 노출이 되는 상태긴 했다. 물론 그런 상태임에도 우위는 이쪽에 있었다. 무장한 채 시체들을 쌓으며 밀고 들어가는 중이었으니까.
근데 부주의한 놈들은 몇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 드레이크들의 시체를 짓밟으며 전진하고 있으니, 저편에서 다른 타격대들의 깃발이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쪽 역시 공격에 성공한 모양이다.
ㅡ퍼엉!
ㅡ콰쾅!
ㅡ투쾅!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조각난 드레이크들의 시체가 하늘을 ‘날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저쪽이 이스반트 영애가 이끌고 있는 제 1 타격대인 것 같았다.
지금 저런 파워를 낼 수 있는 것은 영애가 유일하다.
그 강력했던 오우거를 단 한방으로 죽여버린 것이 바로 영애의 대검이었다. 근데 영 맞추지를 못했던 것을 보면 민첩이랑 명중률이 상당히 낮은 모양인데, 이런 상태라면 그런 단점들이 전부 사라진다.
이대로라면 토벌은 곧 끝이 날 것이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까 다른 타격대들 역시 우리처럼 대성공을 거뒀을 것이다. 남은 것은 보병 방진의 전진뿐이다. 그리한다면 구심점을 잃은 드레이크들이 무리를 떠나 사방팔방으로 도망칠 것이다.
이거 오후가 되기 전에 전투를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적당히 보상받으면 챙길 거 다 챙겨서 마차 타고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자.
“고지가 눈앞이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엨!!!!!”
타격대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함성을 내지른다.
“허억, 허억…! 그래! 곧 끝나겠지!”
“하아…! 엄청나겠어!”
그래도 한참 동안 전진하면서 칼질을 해대고 있으니 슬슬 체력이 딸리기는 하는 모양이다. 속도는 점점 줄어들었고, 거친 숨을 내쉬는 이들의 숫자가 많아졌다.
나야 아무렇지도 않지만 이대로 계속 전투를 수행한다면 점점 전투력이 떨어질 것이다. 물론 베테랑들이라서 딱히 걱정은 하지 않는다. 격렬한 공세를 방어적인 전진으로 바꾸면 될 뿐이니까.
우리는 그저 선두의 노련한 병사들이 판단하고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정지! 정지! 전달!”
“정지! 정지! 전달!”
그때, 정지 명령이 떨어졌다.
이미 막사에서 듣기로 네 개의 타격대가 드레이크들을 격멸하면서 최심부까지 들어갔을 경우, 그 네 군대에서 자리를 잡은 타격대들이 공격반경을 넓히면서 합류를 한다고 했다.
뭐, 쉽게 말해서 저기 어딘가에 다른 타격대가 있으니 거기까지 천천히 이동하면서 합류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야 그냥 싸우기만 하면 되는 문제다.
“후우! 슬슬 드레이크 놈들이 다 뒈졌나보군!”
“혼자 칠만 마리는 잡은 것 같아!”
“미친 구라쟁이가!”
모험가들은 이미 쏟아진 드레이크들의 피로 푹 젖은 상태였다. 시뻘겋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물론 내 몸 역시 비슷한 상태였고 말이다.
사납게 날뛰던 드레이크들도 주춤한 상태였고, 이대로 합류를 한 뒤에 방어태세를 갖춰 보병 방진의 전진을 기다리면 끝이 날 것이다.
ㅡ우르릉.
ㅡ쿠구구궁.
그런데 소강상태에 접어드니, 어쩐지 지진이 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ㅡ쿠구구구.
바닥이… 흔들리고 있다?
잘은 모르겠다.
워낙 시끄러운 곳이라서 그런지 제대로 된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깊게 생각할 시간도 없었고 말이다.
ㅡ쿠구구구구구구구.
ㅡ구구구구구구구.
ㅡ우르릉.
그런데 가면 갈수록 소리가 심해지는 것 같았다.
모험가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던지기 시작했다.
“이봐! 무슨 소리 안 들리나!”
“잘 안들려!”
“잘 들어봐! 땅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설마 지진인가!!”
ㅡ흠칫.
순간 나는 긴장을 하고 말았다.
나 혼자라면 몰라도 주변에 있는 모든 새끼들이 소리와 흔들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소리는 내 착각이 아니라 실제로 들리는 소리라는 건데… 씨발 이 시끄러운 전장에서 다 같이 들을 정도라고?
앰창 지진이 난 것인가?
단순히 드레이크떼의 발소리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건 뭔가 이상했다.
ㅡ크르르륵…!
ㅡ크레레레레렉!!
ㅡ케레레레레레레레렑!!!
ㅡ케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드레이크들의 혼란이 갑작스럽게 가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안 그대로 지랄을 떨던 놈들이 잠시간의 소강상태를 거치니 더더욱 격렬하게 지랄을 떨어대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려 했다.
“이 새끼들이 미쳤나!!!”
“전부 도망친다!!!”
“우리가 이겼어!!!!!”
ㅡ그것은 마치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제 와서 도망을 친다고?
뭔가 아닌 것 같은데.
“드레이크들이 도망치고 있다!”
“와아아아아아!!! 승리다! 승리!!!”
“저 새끼들 도망치는 꼬라지 좀 보라지! 크크크!”
“힘들~어 뒈지겠~다, 씨이~발!!”
모험가들은 미친 것처럼 도망치려 하는 드레이크들을 보면서 환희에 찬 함성을 터트릴 뿐이었다. 어찌나 좋아하고 있는지 만세까지 갈기고 있을 지경이었다.
ㅡ퀘겍! 케에에에엑!
ㅡ케케케케켁!!!
드레이크들은 아예 동족을 짓밟고, 물어뜯으면서 무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땅을 박찼다. 거의 광란에 빠진 놈들에게 우리 인간들은 그다지 비중 있는 존재가 아닌 듯했다.
그전까지 맹렬하게 날뛰던 놈들이 이젠 도망을 치려 한다? 이제와서?
무슨 현상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몬스터 생태의 전문가가 아니니까.
ㅡ쿠구구구구구구궁!
그리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굉음.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만세! 만세에에에!!”
“이겼다아아아!!!!!!!!!!!”
하지만 굉음은 인간들의 함성 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바닥이 흔들리는… 건가? 아직도 모르겠는데 나 씨발 왠지 갑자기 좆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야, 야! 야! 씨발들아 긴장 빨아!! 뭘 다 싸웠다는 것처럼 만세질이야!!!”
나는 사방과 천지를 주시하면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최대한 분석을 해보려 하면서 외쳤다.
설마 사람보다 자연현상에 민감한 몬스터들이 지진을 느끼고 도망을 친 것인가? 그렇다면 어지간한 지진이 아닐지도 모른다. 농담처럼 땅이 쩌억 갈라질 정도의 강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리에 마나를 집중한다. 여차하면 천마군림보를 이용한 장거리 도약으로 현장을 빠져나가야 할 것이다.
“어이, 야만인 형씨! 우리가 이겼… 어?”
옆에 있던 모험가 하나가 내 어깨를 잡으려 했을 때였다.
ㅡ투콰콰콰콰콰쾅!!!!!!!!!!
돌연 하늘이 뒤집어지는 듯한 굉음이 울리더니, 우리 쪽으로 엄청난 양의 토사가 쏟아져 내리듯이 튀었다.
ㅡ파파박!
즉시 팔과 칼을 이용해 머리와 눈을 보호했다. 흙모래와 자갈이 몰아치면서 내 몸을 두들기는 동시에 옷깃 속으로 들어왔다.
“뭐, 뭐야!”
“모래가!”
승리의 함성은 곧 의문에 찬 외침으로 변했고, 순간 태양이 가려졌는지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좆됐음을 직감했다.
“뭐,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어둡다고? 잠깐, 뭐가! 앞에 뭐가 있어!”
“크다! 뭔가가 땅에서 솟아올라 왔다!”
ㅡ후두둑.
동시에, 시뻘건 피와 함께 개씹창이 난 드레이크들의 시체와 내장이 공중에서 떨어져 내렸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19세 판이라고 할 수 있는 기괴하고 몽환적인 광경이었다.
나는 바로 그 진원지를 쪽을 바라보았다.
ㅡ일종의 기둥처럼 보이는 것.
땅이 뒤집어지면서, 뭔가 거대하고 커다란 것이 솟아올랐다. 평원의 한복판에 서 있는 그것은 너무나도 이질적이어서 순간 무슨 디지몬 카이저의 어둠의 탑이 나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괴, 괴물!!!!!!”
“드래곤! 드래곤이야아아아아!!!!”
“지룡이다아아아아아아!!!!!”
“바실리스크다아아아!!!!!!!!!!!!!!”
그제서야 나는 저 앞에 있는 탑 비슷한 것을 바로 볼 수가 있었다.
ㅡ으적으적.
ㅡ꿀꺽.
뭔가 흉악한 해삼의 얼굴과 비인간적인 개불의 대가리를 억지로 섞어서 융합한 듯한 머리를 단 갑각질의 기다란 괴수가 드레이크를 잡아 물고 난폭하게 씹어먹고 있는 중이었다.
땅 위로 솟아 나온 그 목의 길이만 해도 대략 4m 정도는 되는 듯싶었다. 심지어 그 두께는 커다란 나무와도 같았는데, 도저히 저놈의 전체 크기를 상상할 수가 없었다.
앰창 구라 안치고 이세게 와서 본 괴물 새끼들 중에 탑텐 안에 드는 듯한 비주얼의 괴수였다.
ㅡ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드레이크를 통째로 삼킨 괴수가 포효하자 믿을 수 없는 굉음이 터져 나오면서 엄청난 양의 송곳니가 사방으로 펼쳐졌다! ㅡ휘리리릭!!! 동시에 괴수가 몸체를 움직이면서 주변을 휩쓸기 시작했다. 드레이크들은 도망쳤고, 그것은 인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데스웜이다아아아아아!!!!!!!!!!!!”
“믿을 수 없어!!!!!!!!!!!”
“토룡이야! 토룡이 나타났어!!!!!!”
“아니야! 저건 악마야!!! 악마라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모험가들이 저마다의 견해를 내놓으면서 대열을 이탈하고는 사방팔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저거 씨발 뭐냐고!!!!!!!
“으, 으아아아아아아악!!!!!”
“도망쳐!!!!”
“살려줘!!!!!!!!!!!!!!”
나 역시 그 혼란에 몸을 맡기고 전력으로 달렸다!
“일가실각데챠아아아아아아아앗!!!!!!!!!!”
저 미친 괴수새끼가 뭐하는 새끼인지는 상관없다! 군대가 있기는 해도 저따구로 큰 새끼를 피해 없이 잡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도, 도망치지 마라!!! 대열을 유지하란 말이다!!!!!”
“좆됐어, 이 씨발들아!!! 대열 유지하면 다 뒈진다고!!!!!!!”
순식간에 타격대원들이 흩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애미씨바아아아아아알!!!!”
ㅡ콰앙!
ㅡ퀘에에에에에에에에엑!!!!
괴수는 그대로 머리통을 지면과 충돌시키면서 도망치는 드레이크 한 마리를 또 잡아 물고는 씹어댔다. 엄청난 박력에 엄청난 크기! 이미 모험가들은 전원이 도주를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병사들은 전혀 물러서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면서 새로 나타난 적을 향해 창칼을 들이밀었다.
설마 저 새끼들 저거랑 싸울 생각인가!
“전원, 괴수를 요격하라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악!!!”
“기야아아아아아아악!!!”
“우오오오오오오오!”
용맹한 함성을 내지른 병사들이 괴수를 향해 진격을 하면서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ㅡ퍼억!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나, 저딴 크기를 지닌 괴물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ㅡ퀴오오오오오오오!!!!!!
괴수가 땅에 몸을 붙이면서 사발팔방으로 지랄을 떨어대자 진격하던 십수 명의 병사들이 농담처럼 하늘을 날면서 튕겨져 나갔다.
ㅡ퍼억!
ㅡ콰앙!
“꺼흐으윽!!”
그리 병사 하나가 내 옆까지 날아와서는 널브러졌다.
“이런 건 현실이 아니야아아아아아아!!!!!”
유감스럽게도 그를 도울 수는 없었다. 보상이고 군대고 나발이고 도망을 쳐야 했으므로.
“씨바아아아아아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