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996)
〈 996화 〉미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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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꿈을 꾸었다.”
기괴하고 괴이하기 짝이 없는 꿈을 꾸었다. 의미라는 것을 찾기 힘들 정도로 난해했으며, 제대로 배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에 엉망진창이었다. 특히나 라이트 형제가 망태 할아버지로 변하는 씬에서는 그저 전율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심마.
악몽이었다.
“몹시 긴 꿈을 꾸었어.”
나는 나의 그녀들에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꿈속에서 나는 신으로 승천한 반신이었고, 고대의 위대한 예언자 왕이었으며, 천상에서 내려온 신이었다.”
200%의 반신이 되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부처였고 다윗 왕이었으며 마지막으로 환웅이었다. 어쩐지 그때의 감각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 이것이로군.
이것이 바로 신성.
신의 힘을 지닌 감각이라는 것인가.
시야가 맑게 트이는 것 같았다.
급작스럽게 심마상태에 빠져버리고 말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즉각적으로 극복했다. 내게 이따위 심마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계속해서 심마를 넘어왔으니.
아마도 이 심마의 근본적인 원인은 새로운 힘에 대한 경계로서 발현된 것이겠지. 하지만… 뷔갈을 버리라고 자꾸만 지랄을 하던 이유는 뭐였을까. 이것도 제대로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나 반신 김캇트는 거룩하게 말을 이으려고 했다.
“신격이 된 나는 나를 유혹해오는 마귀들을 굴복시키면서…”
“깜둥이 지랄났다, 진짜.”
“엇.”
돌연 위니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런 말을 했다.
“반신이니 뭐니 하더니 진짜 지랄 존나 늘었어. 아주 그냥 지랄맨에서 씹지랄맨 된 것 같애. 그 힘 얻은 게 그렇게 좋아서 못 참겠어? 응?”
그러더니 조목조목 따지면서 내 볼을 쿡쿡 찔러대는 것이 아닌가. 이게 또 위니아가 심술이 나버렸구만.
하지만 나는 자비롭고 자애로운 반신이다.
나는 그윽한 미소를 지으면서 위니아의 볼을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인간 위니아야. 이 반신 김캇트에게 대체 무슨 버릇이라는 말이냐. 조금 더 경애를 가지고…”
“인간 카린 언니. 반신 깜둥이 제재 좀 하자.”
“그래. 그래야겠다. 도저히 못 봐주겠어.”
위니아의 부름에 목을 돌리면서 일어난 카린이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내 어깨를 잡아 쥐었다.
이게 대체 무슨?
나는 말로 해결하고자 다시금 반신스럽게 위엄을 지키며 그녀에게 말했다.
“인간 카린아. 조금 진정을 하고…”
“이 새끼가 힘 좀 얻었다고 누나한테 인간 카린? 아, 새끼 이거. 우리 남편 누나한테 오랜만에 좀 혼나야겠어.”
그리 말한 카린이 비인간적인 안마를 해주는 것처럼 내 어깨를 강하게 잡아 쥐었다.
ㅡ꽈악!
순간 느껴지는 격통.
“아, 아! 장난! 장난이라니까! 누나! 장난! 장난도 못 쳐!! 악! 악! 아아악!!”
“그런 들뜬 마음가짐이 칼끝을 무디게 만드는 것이란다.”
어깨살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이었지만, 나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여전히도 미친 악력이다! 반신을 잡아 뜯어버릴 악력이라니! 카린은 마치 떡을 주무르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내 어깨를 주물러댔다.
“비명 지르지 말고. 어깨가 존나 뭉쳐버렸잖니. 누나가 풀어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더 크게! 누나! 나 더 크게 비명을 질러버릴 것 같아!!! 그리고 죽을 것 같아!!”
“인체에 무해하니 안심하렴. 설마 누나가 진짜로 아픈 짓을 할까 봐.”
나긋나긋하게 말한 그녀가 손아귀에 더욱 힘을 주었다.
“테에에에에에엥!!!!”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단순한 마사지일 뿐이었다. 파멸적이지만 그녀의 말대로 신체의 손상이 전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초인들의 안마라는 말인가!!!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위니아는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깔깔거리면서 박수를 쳐댔다. 실화냐? 나는 가까스로 고개를 올려 그 발칙한 짓거리를 하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아, 진짜 위니아! 자꾸 그러면 빅젖돌리기야!!!”
“존나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순순히 당해줄 것 같애! 젖치기 지옥 보여줘?! 어!”
젖치기 지옥은 뭐야.
“그건 대체 무슨 지옥…”
“깜둥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가슴으로 뽑아내는 지옥이지.”
“그럼 젖치기 천국 아냐?”
“맘대루 생각해.”
상당히 괜찮은 지옥인 것 같았다. 아니, 반대로 내가 정력으로 위니아를 압도하게 될 것이다. 위니아는 울먹이고 훌쩍거리면서 이제 힘들다고, 가슴 떨어질 것 같다고 애원을 하지만 나는 결코 멈추게 하지 않는다.
“반신 살려!!!! 테에에에에에에에엥!!!!”
아무튼 카린의 마사지가 이어지던 와중이었다.
“그만! 그만하세요, 카린님!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비명으로 집 무너지겠어요! 그만하세요, 카린!!”
그쯤 되니 힐데와 리즈티나가 튀어와서 나를 구출해줬다. 그제서야 해방된 나는 그녀들의 품에 안긴 채 온기를 맛보았다.
“캇트님은 반신이라구욧!!!”
“아니, 세상에. 이 서큐버스가.”
“굳이 아프게 할 필요 있나요!! 비명으로 집 무너질 뻔했잖아!”
“때로는 사랑의 매가 필요한 법이지.”
내 비명이 어떻다고.
“맞는 말이지만 이렇게 좋아하고 있는데… 좀 더 즐기게 냅둬도 되잖아요!”
“고, 고맙구나 인간 리즈티나야…”
나는 나를 변호해주는 리즈티나의 가슴 사이에 코를 박으면서 감사를 전했다. 이 누나는 반신의 디바인 추행을 받을 권리가 있다.
“네. 인간 리즈티나랍니다, 반신 김캇트님.”
“레훼엥.”
몹시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인 그녀가 내 머리를 끌어안아 줬다.
“야, 야. 자꾸 어리광 받아주면 정신 못 차린다고.”
“캇트 당신? 정신 차리고 제대로 할 수 있죠?”
“물론이지!”
나는 언제나 그런 사나이다.
“인간 카린아! 나를 대체 뭘로 보는 것이냐! 나는 다 제대로 할 수가 있다!”
“아으, 새끼. 정신 못 차렸네.”
“깜둥이 웃겨, 진짜.”
카린이 다시금 성큼성큼 다가왔다.
“야. 안 되겠다. 오늘은 누나가 정신 개조를 다시 해줘야겠어. 그래야지 제대로 할 것 같다.”
“그 제안은 단호하게 거절하겠다, 인간 카린아!”
근데 이 반신장난이 너무나도 중독적이라서 도저히 끊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권위와 힘을 휘두르는 감각이라는 말인가?
너무 즐겁지 않은가…!
“리즈티나! 힐데야! 막아줘!”
“알겠어요!”
“넷! 캇트님!”
나는 바로 그녀들에게 방어를 부탁한 다음 조용히 앉아서 미소를 지은 채 그저 나를 보고만 있는 클라우디 쪽으로 몸을 던졌다. 자연스럽게 나를 캐치한 그녀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를 안아줬다.
“하프엘프 클라우디야…! 카린이 나를 괴롭힌다!!!”
“후후후, 캇트. 다 캇트를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
“사랑받아서 아팠다.”
몹시 시원할 정도로 아팠다.
“그래서, 무슨 꿈이었길래 그렇게 진지하게 얘기하려고 했을까?”
“아, 그거.”
사실 별거 아니다.
“그냥 개꿈 꿨다고.”
아무리 봐도 그냥 개꿈이 맞았으니까.
“이게 다 정신상태가 해이해져서 그래. 기뻐할 만큼 기뻐했으니 이제 슬슬 제대로 된 수행을 해야겠어. 그 말 하려고 분위기 잡은 거야.”
정신수양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심마를 마주하면서 느낀 것은 그거였다.
“정신상태를 다스리고, 새로 얻은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을 해야겠지. 검기 처음 썼을 때처럼 해보게.”
“역시… 캇트는 정말 성실해. 응. 그렇게 하자?”
“오우!! 오늘부터 빡명상간다!!!”
나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후후, 몹시 즐거워 보이지 않느냐? 본녀는 그대가 즐거워한다면 그저 좋느니라.”
“나도 리샤가 좋으면 참 좋단 말이지.”
“그래도 수행을 할 것이라면 제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니라. 아무리 그래도 미상의 힘이지 않느냐? 그 반신이라는 것은 아직도 현실감이 들지 않지만, 제대로 수행해야지만 그대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니라.”
“당연하지!”
맞는 말이다.
“그러니까, 카린. 진정해. 이제 제대로 할 거니까.”
“당연히 제대로 할 거라고 믿고 있지.”
힐데와 리즈티나에게 허리를 잡힌 카린이 미소를 지었다.
“넹?”
“누나도 장난이란다.”
“아픈 장난이었다…!”
여하튼 뭐, 발키리를 처치한바 이제 딱히 일도 없고 한가했다. 그저 집에서 수행에만 집중하면 되겠지.
“캇트님 저 너무 기대돼요!! 막 나중에 진짜 반신이 되어버린다면 그야말로 인간 세상에 강림한 신 같은 취급을 받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캇트님을 주축으로 한 교단이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라구요!”
“그거 이교도 아니야?”
“무슨 소리를!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캇트님은 정의로운 신이에요!!!”
힐데는 위니아의 말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래, 위니아!!! 바로 그거다!!!”
“참나.”
위니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이것이 명확한 팩트.
“그런데 아버님? 발키리를 처치한 보상은 얼마나 들어올까요? 교단은 당연하겠고, 왕실 측에서도 뭔가를 해줄 것이 분명할 텐데.”
아 그거.
“그거는 당연히 받아야지. 뭐, 아마 교회 통해서 나한테 말해줄 거다. 근데 얼마인지는 모르겠네.”
귀족 작위 같은 걸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아무튼 나는 그때까지 집에서 수행에만 집중하면 돼.”
“그런가요?”
“그래. 그럼 아리야. 빨리 우유 짜러 가자. 그거 마시고 수행해야지.”
“후훗, 네. 알겠어요. 그럼 가요.”
그럼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그래도 이 즐거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정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
물론 상관없다. 나는 될 때까지 대가리를 들이미는 남자니까.
* * *
가라앉힌 마음으로 신성과 심마.
그리고 뷔갈에 대해 생각한다.
신성과 뷔갈이 맞지 않는다고,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실제로 무기가 있으면 더 강해질 수 없다고 불안해하는 것인가? 그랬기에 심마가 나타난 것인가?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심마를 겪고 나니까 제대로 알게 된 것인데, 나는 결코 그런 나약한 생각 따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신성한 힘이 개입됨으로써 내 사상이나 관점이 일부분 변모했다거나 그랬을 확률도 있다.
물론.
나는 그런 것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신성 따위가 나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의 의지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만의 힘을 재확인하고 나만의 사상을 확립한다.
ㅡ천마.
나는 평소에 행하는 육체 단련과 전투술 연마에 이어, 진지하고 진중한 명상과 정신 수양을 거듭하면서 신성에 대한 것을 탐구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의 진정한 친구이자 동료인 뷔갈과의 정신적인 교감도 실시해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식으로 며칠 내내 정신수양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저번의 심마로 대충 감은 잡았지만, 아직 결정적인 실마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나는 오늘도 자연스럽게 대신전으로 출근을 했다.
“팔라딘. 성과는 좀 있었나?”
“감은 잡았는데, 아직은요.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흐음… 그런가. 아쉽군.”
책상위에 발을 올린 채 익숙하게 담배를 때 문 말을 이었다.
“그래도 일정이 잡혔다. 팔라딘의 상태에 대한 것을 교황에게 보고하고 추기경들을 모아서 내부적으로 논의를 했지.”
“검사 그거 말입니까?”
“그렇다.”
드디어.
“근시일 내로 의식이 실행될 것이다. 뭐, 크게 이상하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니 반드시 참석하도록. 팔라딘의 몸에 들어간 신성… 그것에 대해서 알아보는 의식이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신경을 싸주시다니!”
“당연한 일이다. 비단 팔라딘이 아니라도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해야 할 테니까.”
어찌 됐든 이제 교단 측에서 알아봐 준다고 하니 느낌이 좋다. 뭐가 됐든 실마리를 얻는 것에 도움이 될 테니까.
“근데 잘 되는 거 맞습니까? 이런 예가 있지는 않을 텐데요.”
“없어도 해봐야 하지 않겠나?”
“흐흐흐, 그렇지요.”
해본 적 없다고 안 하는 게 아니다.
이런 건 시도라도 해봐야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보상에 대한 건은 현재 왕실 측과 논의가 되고 있는 중이다. 메르쿠디아 왕국 쪽의 외교관도 이야기에 끼어있는 상태지. 그것이 마무리되면 분명 큰 보상이 나올 것이다.”
“그것도 아주 기대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지.
“근데 그건 왕실에서 주는 거고. 교단에서 주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훗, 당연한 소리를. 헌데 이중보상이라니 정말 수지를 맞지 않았나? 팔라딘.”
“수지맞을 일이었으니까요.”
그 강한 발키리를 죽인 것이다.
“뭐, 그것은 메르쿠디아 왕국 쪽에서 건넨 배상금이 들어오면 줄 생각이었지만… 당장 필요하다면 선지급을 해주도록 하지. 본 성녀는 뭐든 상관없다. 팔라딘 덕분에 교단의 재정이 아주 풍족해졌으니까.”
“그러면 배상금 오면 한꺼번에 주십시오. 저도 별로 상관없습니다.”
“알겠다.”
고개를 끄덕인 성녀님이 문서를 하나 꺼내줬다.
“이건?”
“의식의 절차 흐름도이니 읽어 보도록. 당일 새벽에 교단으로 찾아오면 된다.”
“넹.”
나는 문서를 펼쳐 보았다.
“간단히 설명을 좀 해주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