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301
“…나는 당신들의 보조에 전념할 게. 이 거리에서 정확하게 피아구분 을 할 자신은 없거든.”
남아있는 오브 두 개를 다시 발동 시킨 애스트리드가,
“더 싸울 수 있겠습니까, 아델라.”
“빠지라고 하면 너부터 쳐죽여버린 다…?”
슬픔 이상의 분노로 재무장한 이렉 사나와 아델라가,
“시간끌기라면 내 전문분야지.”
“가능하면 우리 손으로 끝장내버리 죠, 언니.”
카렌과 엘라한이 살기등등한 얼굴 로 놈을 막아섰다.
누군가는 만신창이였고, 누군가는 탈진한 상태였다.
다 죽어가는 상태라지만 브리트라 는 고룡급 드래곤, 마왕의 힘을 잃어 버리고도 그 맨몸뚱이의 전투력이 재해급 마물조차 크게 웃도는 수준 이었다.
그럼에도 한 명도 물러서거나 겁먹 지 않고 대치한다.
브리트라의 입장에선 몇 분 전까지 쉽게 밟아죽일 수 있던 버러지들이 힘을 모아서 그를 대적하는 셈이었 다.
【꺼一져一라一!!]
땅을 뒤흔드는 포효와 함께 괴이한 형상으로 변한 드래곤이 네 발로 덤 벼들었다. 살갗에 돋은 채로 말라죽 은 촉수, 관절의 뼈마디마다 흉측하 게 솟아난 돌기, 팔다리의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크고 작게 팽창해있는 근육들.
아름답기까지 한 드래곤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꽈아아아앙!
브리트라의 미간에 창을 찔러넣은 발칸이 튕겨나가서 땅을 구르자, 그 빈자리에 들어간 세드릭이 검을 내 리긋는다.
〈만상참절〉의 일격.
빈사 상태임에도 칼날이 다 들어가 지 않아, 브리트라는 그 일순간에 경 직된 세드릭을 꼬리로 쳐날렸다. 갈 비뼈 몇 대가 부서진 세드릭이 피를 토하면서 나동그라진다.
여기까지 1초.
한 걸음 내디디려던 브리트라의 다
리가 늪지처럼 물렁해진 지면을 파 고들어, 사족보행의 틈을 찔린다.
【비천한 엘프 계집년이…!】
애스트리드에게 화풀이를 할 틈조 차 없이,
“이단에게 죽음을.”
“뒈져!!”
이렉사나의 철퇴가 턱을 후려치고, 아델라의 정권이 송곳니 한 짝을 분 지르면서 볼을 후벼팠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고통보다 분노가 더 크다.
조금 전까지 간단히 밟아죽일 수 있었던 것들이, 제 분수를 잊고 기어 오르는 꼴이라니!
그 건방진 놈들을 때려잡지 못하 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더욱 큰 분노를 불러, 안 그래도 혼탁해진 눈동자가 한층 더 일그러지면서 미 친다.
칠흑무도(漆黑舞 路)
격노하면서 수죽한 근육으로 늪이 된 지면을 찢고. 히늘로 뛰어오르려
던 브리트라를 향해서.
투영 5 식 (投影五式)
토라치리 (免羅雄雅)
놈의 그림자에서 솟구친 팔 수십 쌍이 거체를 휘감았다.
〈오러블레이드〉로 실체화한 그림자 의 구속.
도약 직전에 추진력을 상실한 놈이 휘청거리자, 그 찰나를 파고든 엘라 한이 재차 성철쇄를 후겨갈겼다.
쩌어어어어엉一!
무지막지한 충격에 그 큼지막한 머 리통이 위로 튕겨나가고, 수십 톤이 넘어갈 몸뚱이까지 지면에서 한 뱸 떠올랐다.
난생 처음으로 겪어본 뇌진탕에, 브리트라가 비틀거렸다.
너무나도 큰 충격과 고통에 한 줄 기 이성이 되돌아온다.
‘다 틀렸다. 이대로라면 놈을 죽이 기는커녕 하찮은 것들에게 이 목숨 을 빼앗길 터.’
차라리 용사에게 살해당한다면 모
를까, 버러지들의 손에 제 목숨을 내 줄 순 없었다.
그를 거부한 여신에게 복수해야한 다.
용사를 죽일 수 없다면, 가장 큰 상처를 남겨놓자.
그 흉터자국을 볼 때마다 자신을 기억해낼 수 있도록.
【•••흐, 흐흐, 흐하하하하하하!!]
브리트라는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 선 채로 광소했다.
그걸 본 아델라가 검지를 빙빙 돌 렸다.
“뭐야, 드디어 회까닥한 건가?”
“문제없습니다. 힘의 근원이 파괴 당한 이상, 광기로 강해질 수 있는 한계점은 분명하니까요.”
이렉사나의 말대로였다.
광기는 그 육체능력과 정신력을 한 계 너머로 증폭시키지만, 벼랑 끝까 지 내몰린 상태로는 죽음을 앞당길 분이었으니.
그럼에도 폭발력을 얕볼 순 없어 서, 레온을 보호하듯이 그 주변으로 포진한 강자들이 숨을 멈췄다. 미치 광이가 생각하는 것은 알 수 없기에.
최선의 대응은 임기응변.
반응속도를 극한까지 높인 채, 반 격에 집중한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후우웅.
그들 모두가 경계하는 앞에서, 브 리트라는 온전한 구석조차 남아있지 않은 몸으로 날아올랐다.
날개가 부서졌어도 별 문제는 없었 다.
드래곤의 비행능력은 날개 없이도 쓸 수 있다. 날개는 결국 어디까지나 그 보조기관에 불과하며, 대기 중의
마나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드래곤 에게 그건 손쉬운 일이었다.
콰아아아아아. • • I
순식간에 저 너머로 멀어져가는 놈 을 보고서, 할 말을 잃은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도망쳤다고? 이제 와서?”
“그래봤자 곧 죽을 텐데.”
“마지막까지 추한 놈이군.”
조소하는 자, 의심하는 자. 안심하 는 자까지.
제 무기를 늘어트린 사람들이 대화
보다는 독백에 더 가까운 말을 토해 내면서 긴장을 풀었다.
끊어질 것처럼 팽팽하게 당겨져있 던 신경이 느슨해지자, 몇 사람은 당 장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휘청거리기 도 했다. 그토록 힘든 싸움이었고, 위태로운 싸움이었다.
“용사님! 팔 붙여드릴게요!”
떨어져나간 오른팔을 들고 온 엘라 한이 그의 단면에 대고 치료성법을 행사하자,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면서 피로감에 쩐 몸뚱이를 달래주었다.
성검을 칼집 안에 수납한 레온이
두 눈을 깜빡거렸다.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이 그의 의 식을 끊으려는데,
[—설마.]엘시드의 긴장된 목소리를 듣고서 제 고개를 탈탈 털었다.
두통과 현기증이 일어났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을 생각한 레온이 조심 스럽게 반문했다.
‘무슨 일이야?’
는지, 기억하고 있냐?]
‘브리트라가 도망친 방향? 저쪽이 면, 분명히…’
레온은 곧 엘시드가 암시한 것을 깨닫고서 창백해졌다.
〈차원의 균열〉.
이 대륙에서 가장 크고 위험한 마 경이며, 카심 이외에는 그 누구도 살 아남지 못할 지옥도. 오늘날까지 타 이탄족이 관리를 계속해왔기에 망정 이지, 안 그랬으면 균열 너머에서 튀 어나온 마물들이 산맥 전체를 장악 했으리라.
드랭크 마물들조차 먹이사슬 최하위 로 둘 수 있는, 초월종이 무수히 서 식하는 곳.
[만약 그 머저리가 목숨을 걸고 〈차원의 균열〉을 찢는다면, 이 세상 은 끝장날 거다.]‘브리트라 그놈이라면…저지르고도 남겠지.’
드래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구질구질한, 그릇이 작고 교활하기 그지없는 악의의 화신. 물귀신처럼 이 세상을 놈의 길동무로 끌고 가려 고 할 가능성은, 아주 높았다.
엘라한의 품을 벗어난 레온이〈이 카루스 윙〉을 펼쳤다.
“용사님…?”
“왜 그래, 용사님. 뭐가 더 있어?”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엘라 한과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 주변을 둘러보는 카렌.
그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시 간이 없다.
그래서.
“혹시 모르니까 브리트라의 죽음을 확인하고 올게. 나도 좀 회복했으니 까, 다시 싸우더라도 지거나 하진 않
을 거야.”
“네? 잠깐만…”
“걱정하지 마, 엘라.”
레온은 그저 미소지었다.
웃는 얼굴로 안심시켜주는 게, 용 사의 역할일테니.
“다 괜찮을 거야.”
그와 동시에 백금빛의 날개가 한 번 번뜩여, 레온을 아득한 상공으로 밀어올렸다. 몇 초만에 극초음속을 돌파한 그는 곧 브리트라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찾았다.
엘시드가 한 예상대로였다.
〈차원의 균열〉이 존재하는, 타이탄 산맥의 핵심부.
[……늦었다, 용사.】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당 장이라도 죽어넘어질 것 같은 행색 의 드래곤이었다.
비늘은 다 빠졌고, 드러난 살갗은 처참하게 말라붙었다.
뼈마디가 가죽 위로 불거질 만큼 앙상해진 모습은, 분명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었다.
“저지른 거냐. 너.”
레온이 경멸 어린 눈빛으로 말했 다.
브리트라는 숨기지 않고 제 고개를 끄덕였다.
【내 심장에 깃들어있는 마왕의 힘 은 사라졌어도, 나는 이 차원의 순리 에 기반하는 존재. 날 제물로 바친다 면, 외차원의 괴물들에게 ‘정당하게 이쪽 차원으로 넘어올’ 자격을 제공 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미친놈!”
【흐흐, 네 승리다. 하지만, 네 패배 다.】
브리트라의 말을 더 들어주지 않 고, 레온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오른 팔 대신에 왼팔로 검을 휘둘렀다.
칼끝에서 붐어져나온 빛이 번뜩이 고, 브리트라의 흉측하게 일그러져있 는 낯짝이 땅을 굴렀다. 전 대륙을 멸망으로 몰아넣으려고 한, 몇 세기 나 암약했었던 사악교단의 대주교치 고는 초라하기까지 한 말로였다.
레온은 그 머리통을 밟아부수고 〈차원의 균열〉, 지난번보다 몇 배나 거대해진 마경을 바라보았다.
“……이거, 어떻게 하냐?”
[네 힘으로는 절대 못 닫는다.]엘시드가 조금의 여지도 없이 단언 했다.
[유명곡의 경우를 생각하면 안 된 다. 그 당시에는 안과 밖. 양쪽에서 폐쇄를 결정했기에 쉽게 닫았어. 하 지만 저 마경은 폭발 직전의 화약고 나 마찬가지다.〈심검〉으로 한 번 쑤 시면 그대로 확산하면서 내부의 괴 물들이 몰려나오겠지.]우 三히 w W
…아, 아아.
레온은 망연자실해서 그 자리에 주 저 앉았다.
저 안에 뛰어들어서 괴물들을 다 쓰러트리면? 하는 전제는 붙일 수도 없었다. 카심조차 치고 빠지는 식으 로 수를 적당히 조절하는 게 한계였 는데, 그걸 혼자서 처리한다?
로드릭이 살아돌아오면 모를까, 그 의 역량으로는 무리였다.
브리트라가 지껄인 말대로다.
그는 이겼지만, 졌다.
죽음을 앞둔 브리트라는 그 스스로 가 한 맹약조차 무시하고 판을 뒤집 었으며, 성공해버렸다.
[뭐, 네녀석치고는 잘했다.]그런데 엘시드의 목소리는 태연자 약했다.
멸망 직전의 순간임에도, 언제나와 같이 자신만만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뭐?”
[제자놈이 할 수 없는 일이면, 스승님이 나서야겠지.]
엘시드가 말했다.
[나를 저 균열에 던져넣어라.]“•••무슨, 소리를.”
[나를, 그러니까 이 성검을 저 마 경에 던져넣으라고. 그러면 다 해결 될 거다.]
“그러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고!”
레온이 고함쳤다.
“검 하나만 딸랑 던져넣는다고 뭐 가 해결된다는 거야?! 서. 설마 성검 에도 자폭기능이 붙어있는 건…”
[그럴 리가 있겠냐, 멍청아.]
그에게 면박을 준 엘시드가 설명했 다.
[내가 이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활
동할 수 없는 건, 상위의 계층으로 올라간 자를 인과율이 구속하기 때 문이다. 그런데.]
“그런데?”
[저 너머에서는 인과율도 간섭할 수 없지. 내 힘을 온전히 휘둘러서 괴물들을 쓸어버리고, 균열도 닫아버 릴 수 있다. 뭐, 그런 이야기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에서 간과한 점을 떠올 린 레온이 지적했다.
“저 너머는 외차원이라며? 네가 저 안에서 균열을 닫는다면 그 후에 어
떻게 빠져나오려고?”
[…….]“ 대답해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웃기지 마!”
레온은 그동안 쌓인 울분을 토하듯 이 소리질렀다.
“마지막까지 너한테 기대라고?! 널 차원 바깥에 던져넣어서 세상을 구 하라고!? 그럴 바에는 나도 따라가 겠어! 그렇게 잘 나셨으면 나 하나 쯤은 데리고 가도 될 거 아냐!”
“왜!”
엘시드가 낄낄 웃으면서 말했다.
[땀내나는 사내놈하고 밤낮도 없이 붙어다닌 게 벌써 몇 년째인지 알긴 하냐? 나도 좀 혼자만의 시간을 갖 고 싶다고.]“너…!”
[그러니까.]극한까지 소모된 심신이, 엘시드의 농담으로 흔들린 정신이 평상시라면 보이지 않았을 틈을 노출시켰다.
그 허를 찔렸다.
레온은 어느샌가 제 오른팔이 성검 을 봅아들어, 검 자루의 끝부분을 쥐 고 있음을 깨달았다. 무의식적으로? 아니, 그렇게 될 리가 없다.
엘시드가 그의 덜 아문 신경계에 끼어들었던 것이다.
“안돼, 그러지 마! 하지 말라고! 이 개자식아아아!!”
[나중에 또 보자, 어리숙한 제자 놈.]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오른팔이 자연스럽게 검을 놓아, 반원을 그리
면서〈차원의 균열〉너머로 떨어져 간다.
레온은 황급히 왼손으로 검 자루를 잡아채려 했지만,
[300년만의 나들이치고는, 제법 괜 찮은 여행이었어』그것보다 한 박자 앞서 성검이 빨 려들어갔다.
바로 그 직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