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225
5 화
김청수는 자칫 조나단을 향해 고개 를 돌릴 뻔했다.
찰나에 간신히 고개를 틀어 버 린 방 향은,구골과 페이스노트의 창립자들 쪽이었다.
김청수는 그들 셋이 증언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에서 하원의원 잭의 의중을 깨달았다.
“에단은 사외(社外),프리랜서입니 다. 본사의 중요 계약들에 관해 자문 을 구해 왔고,우리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그 자문을 많이 참고해 왔었습 니다.”
“존 도가 아니 라는 말씀입 니까?”
“존 도는 본사가 조나단 인베스트먼 트로 출범하던 97년 당시,초기 자금 을 투자해 주었던 엔젤 투자자……
“예,아니오로만 대답하십시오. 그렇 게 답하는 게 힘듭니까?”
“제가 알기론 존 도는 에단이 아닙 니 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끝나서는 오해의 소지가 다 분합니다. 의원님께서 에단을 ‘유령 같은 자’라고 표현하셨던 골자가 어디 에 있습니까? 에단은 비록 본사 소속 으로 근무만 하지 않을 뿐,우리 조나 단 투자 금융 그룹과 오랜 시간 많은 일을 해 온 동료입니다. 우리에게는 에단 같이 자유로운 동료들이 많습니 다.”
“알겠습니다. 그럼 주크버그 씨에게 묻겠습니다.”
의원은 페이스노트의 창립자에게 시 선을 돌렸다.
“에단이라는 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
까?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어떤 관계 로였습니까?”
“08년도 라스베가스에서였습니다, 의원님. 에단은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의 법무 대리인이었고,저는 계약 당사자 신분이 었습니 다.”
“법무 대리인이라 하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모든 법무적 사항을 다룰 권리가 에단이라는 자에게 있었다, 라 고 해석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
요?”
“우리 페이스노트에 투자를 진행했 던 부분에 있어서는…… 네,맞습니 다.”
“그 후로 에단을 만난 적이 있습니 까?”
“없습니다.”
“그럼 래리 씨에게도 똑같은 걸 묻겠 습니다. 첫 만남을 기억하십니까? 구골의 창립자 중 한 명 쪽으로 질문 이 넘어갔다.
“예,의원님. 에단은 조나단 투자 금 융 그룹에서 제일 먼저 제게 연락을 취해 왔던 남자입니다.”
“당시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던가
요?”
“사외에서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고 밝혔던 바를,
기 억합니다. 우리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본사에서 처음 만났고 구체적 인 투자 계약은 여기에 계신,염마 왕…… 조나단 헌터 씨와 진행하였습 니다.”
“그 후로 에단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 까?”
“03년도,IPO(기 업공개)가 성공리에 끝난 이후에 다시 만났습니다.”
“어떤 만남이었습니까?”
“우리는 조용히 자축연을 벌였었습 니다.”
“왜 였죠?”
“현재 우리들의 모습만 보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IPO를 부정적으로 바 라보는 시 각들이 많았습니 다.”
“그럼 그 자축연에서 많은 사람들이 에단을 목격 했겠군요.”
“아닙니다. 조나단 헌터 씨와 저 그 리고 제 동업자와 에단. 그렇게 넷이 서만 조출하게 벌인 자축연이었습니 다.”
“당시 조나단 헌터와 에단의 관계는 어때 보이던가요?”
“그날 우리는 많이 취했었습니다,의 원님. 같은 기쁨을 누리고 있었죠. 그 날만큼은 우리 모두 친구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래리.”
“예. 의원님.”
의원은 본인의 핸드폰을 들면서 말 했다.
“이 에이폰을 가지고 자리를 옮겼다 고 칩시다. 구골에서는 제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알 수 있습니까? 그러니 까 구골에서 제 위치를 추적할 수 있 냐,하는 겁니다.”
갑자기 방향이 바뀌어 버린 질문에 구골 창립자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 다.
“구체적인 상황을 배제한 채,그렇게
만 물으신다면 답변을 드릴 수 없습니 다. 왜냐하면 의원님께서 사용하시는 서비스 중……
“베리의 에이폰이든,일성의 갤럭시 든. 무엇을 사용하든지 간에,저를 비 롯한 많은 미국 시민들은 구골의 서비 스를 이용합니다.”
의원은 그 자리에서 본인의 메일 계 정을 열어 보였다.
“구골의 G메일입니다.”
또한 스마트폰에 설치된 어플들,예 컨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등을 비롯해 하나하나를 가리켜 나갔다.
“제가 사용하는 어플들은 구골의 G
메일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래리,다 시 묻겠습니다. 구골에서는 제 위치를 추적할 수 있습니까?”
“의원님께서 일부 서비스에서 위치 사용 동의를 하셨다면……
“그러니까 구골 계정을 연동시킬 때 뜨는 창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의원님.”
“거기에 체크한 사람을 찾는 것보다 체크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게 더 힘 들 겁니다. 저도 아마 체크했을 겁니 다. 그게 일반적입니다,래리.”
“죄송합니다, 의원님. 구체적인
“저는 지금 일반적인 경우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구골은 사용 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각 성자들처럼 피하에 마이크로칩을 이 식하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지요. 구골에 ‘영웅’ 을 검색하면 구골 이미지에 조나단 투 자 금융 그룹의 로고가 제일 먼저 뜸 니다. 그건 지금도 확인할 수 있습니 다. 세계 각성자 협회나 어느 각성자 도 아닌,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로 고가 말입니다.”
“우리가 특정 검색 결과에 개입하냐 고 묻는 것이라면,그렇지 않습니다.
검색 결과는 사용자들이 만들어 내는 정보들이 합계되어 우선순위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말 하는 우선순위도 사용자들의 편의성, 화제성,연계성들을 말하는 것이지 특 정 인물이나 기업들에 해당하는 게 아 닙니다.”
“그렇다면 ‘영웅’을 검색하면 왜 조 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로고가 뜬다고 생각합니까.”
“그건……
“검색 결과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한 검증 체계는 있습니까?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십시오.”
“예.”
“어떤식입니까?”
“외부평가단을 통해 진행됩니다. 이 자리에서 검증 체계를 자세히 말씀드 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적 요인이 개입한다는 말씀이시 군요?”
“그렇게 축약해서 말씀……
“예,아니오로만 대답하십시오.”
“예.”
“구골은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합 니까? 이름,주소,이메일, 기록 문서, 검색 기록,IP 주소,모바일 식별 코드,
GPS 시그널,와이파이 시그널.”
“구골의 계정을 만드신다면……
“래리.”
“예. 수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 지만 저희들은 이를 다루는 정확한 체 계를 갖추고 있습니다,의원님.”
“구골은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으로 부터 자유롭습니까? 이렇게 물을 수 있겠습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지금의 CEO를 비롯해 경영진들을, 다음번 주주 회의에서 교체할 수 있습 니까?”
“……예.”
질문은 다시 페이스노트의 젊은 창
립자에게 향했다.
“주크버그씨.”
페이스노트의 창립자는 본인이 호명 되자 목을 축이고 있던 생수병을 급히 내려놓았다.
“예,의원님.”
“현(現) 대통령은 페이스노트에 대 한 조사를 중단하였지만,그 일을 다 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 다. 대선이 진행 동안,페이스노트에 올라간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선거 광 고는 560만 건에 달했었습니다. 그에 비해 현 대통령의 선거 광고는 6만 건 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훌륭
한 미국인들은 페이스 노트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고,지금까지도 우려가 많습니다.”
“아닙니다,의원님. 절대 저희는 차 등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표에서는 90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당시 많 은 공화당 지지자들도 페이스노트의 광고로 인해,전 국무장관의 얼굴과 슬로건을 접하곤 했습니다. 페이스노 트가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건 합리적인 의심이 아닐까요? 해 서 또 묻는 것입니다.”
“예.의원님.”
“페이스노트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으로부터 자유롭습니까?”
젊은 창립자의 얼굴이 힘없이 무너 졌다. 그렇지는 않다는 대답이 나왔 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어떤 기업 에게 최대주주고 또 어떤 기업에게는 대주주입니다. 그러나 그 많은 기업들 중 구골과 페이스노트에 참석 통보를 한 까닭은,두 기업 간에 가지고 있는 공통점 때문이 었습니다.
첫째로 우리 사회에 가지고 있는 파 급력. 둘째로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이 직접 투자를 했던 두 곳이라는 점
에서 였습니다.
구골이 숱한 벤처 기업 중 하나로 있 을 때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였고. 페 이스노트가 상장하기 전,지금에 비하 면 적은 금액이지만 당시로서는 기존 밸류보다 훨씬 높은 가치로 평가하여 인수하다시피 하였습니다.
마치 지금의 구골과 페이스노트를 내다보기라도 한 것 같은 투자였습니 다. 이를 진행했던 인물이 에단이고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 있어서는 공 로가 큰 핵심 인물입니다.
에단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 벌 어다 준 금액 자체만 봐도 일반인으로
서는 범접할 수 없는 금액임에 틀림없 습니다만,저는 에단이 돈 이상의 무 엇을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 선사했 다고 생각합니다.
한데 에단은 아직도 사외(社外) 신분 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김청수를 향해서였다.
“그렇습니다.”
“에단의 세무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선 그에게 지 급한 금액이 전혀 없더군요. 출입국 기록만 봐도 그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브라이언 의 말마따나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동료였는데도 말이지요. 놀랍게도 주 거지부터 자산까지 하나 갖추고 있는 게 없었습니다. 직접 확인하고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 다. 에단은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공로자이자 동료 아니었 습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니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으로 부터 따로 성과금을 지급받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 까? 저는 그런 사람으로 여전히 한 사 람만 떠오릅니다.”
의원은 마침표를 찍듯이 마저 말을 던졌다.
“맞습니다. 존도J
– 이새끼,계속두고볼거야?
연희의 전음이 조나단의 머릿속에서 울렸다.
조나단은 대답하지 않았다.
‘에단이니 존 도니 떠들어 대고 있지 만……
조나단은 의원의 진짜 목적이 눈에 보였다.
분노를 삼키지 못했다면.
마리로부터 깨달은 게 없었다면 거 기에 넘어가 버려서 일찍이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을지도 모를 일이었 다.
의원에게 있어서 에단과 존 도는 단 지 장치일 뿐이다.
의원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은 앞에서 다나왔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위험하다, 구골과 페이스노트는 빙산의 일각이 다,구골과 페이스노트로만으로도 그 런 일들을 할 수 있는데 전체 금력(金 大)의 위력으론 또 어디까지 진행시 킬 수 있을까?
은연중에 그런 말들을 대중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었다. 대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대로.
그렇게 대중들의 지지를 끌어올리 고,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폐쇄성 을 부각시켜서.
종국적인 목표는 압수 수색을 통과 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거기까지만 성공해도 차기 대선 주자로 각광 받을 테니까.
만일 그게 성공해서 정말로 백악관 에 입성하게 되고,클럽의 초대까지 받게 된다면 또 어떤 표정을 보일까?
조나단은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밑밥은 깔렸으니. 이제 우리 들의 도덕성을 검증하려 들겠군.’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도덕성을 깎아내리기에는 08년도 서브프라임 때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비록 로트실트가 그 책임을 뒤집어 썼다고는 하나,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이 서브프라임 악종(惡種)들을 주 도해서 만들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 는 게 아니니까.
조나단은 거기까지 넘어가기 전에 청문회의 끝을 맺어야겠다고 생각했 다.
그리고 그 때가 지금임을 직감했다.
오물을 덮어쓸 때가 왔다고 말이다.
존 도로 향했던 목소리들을 자신에 게 집중시키고,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의 해체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들에 게도 더 큰 화젯거리를 던져 주기 위 해서.
미 대통령으로 하여금 청문회를 통 과시키라 지시했던 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존 도는 에단일 수가 없소.”
조나단의 목소리가 장내 전체를 묵 직하게 울렸다.
재개된 청문회로 들어오면서 보였던 그 얼굴 그대로였다.
“에단은 내 오랜 친구로서,우리는 서로에게 물심양면을 다했다 자부할 수 있소. 전산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오.” 특종을 직감한 기자들의 카메라는 조나단의 얼굴을 크게 잡아당겼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하리다. 존 도 는 내 차명 계좌 이름이오.”
마침내 셔터 소리가 터져 폭발하고 말았다.
생방송 중임에도 의원들 또한 경악 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로 신음 소리라 할 만한 것들이 튀어나왔다.
그건 청문회를 주도하고 있던 하원 의원 잭이라고 해도 마찬가지 였다.
– 미쳤어? 제정신이니?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나 조나단 헌터 가 바로 존 도요.” 조나단은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에는 어 느새 흥염의 불길이 전신에서 타오르 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의원님들에게 묻겠소. 나를 어떻게 잡아갈 거요?”
조나단은 자신이 솟구쳐 올린 화염 속에 있었다.
염마왕이 강림했다.
불길은 한 번의 들숨에 사방 모든 것 을 불살라 버릴 잠재력으로 꿈틀거렸 다.
그리고 이어진 날숨에서 그것들 전 부는 굵직한 육체의 선 안으로 갈무리
되었다.
이제 조나단의 몸 전체에서는 아지 랑이 같은 불길들이 피어오르고 있었 다.
“어떤 공권력으로 나를 재판장에 세 울 것이냐 물었다. 잭 베네딕트.”
조나단이 의원을 다그쳐 물었을 때.
의원은 꼴사납게 떨기 시작했다.
얼굴은 경직되었다.
계속 추궁하고 있던 대상이 붉은 화 염으로 물든 초자연적인 존재로 변해 버린 것이었다.
조나단이 줄곧 앉아 있던 테이블까 지도 불길이 번졌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으며 덩달아 시 꺼먼 재로 변해 버리는 건 금방이었 다.
“내게 명령할 수 있는가? 그대들에 겐 그걸 이행할 힘이 있는가?”
조나단의 목소리는 분노에 차 있지 않았다.
시종일관 담담했다.
“없을 테지. 현실은 또 다른 문제니 까. 그대들은 내가 용인해야만 나를 재판정에 세울 수 있다. 오늘 내가 청 문회를 수락한 것처럼.”
그럼에도 그에서부터 시작된 열기는 무서웠고,더욱이나 공포스러운 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공식 석상에서 본연 의 가공할 능력을 드러낸 정황에 있었 다.
의원들은 조나단이 마음먹기에 따라 장내가 언제라도 지옥으로 변할 수 있 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 다는 것도.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것 같은 위 급한 상황까지 치달아 버린 까닭은 무 엇일까.
무엇이 금융인 조나단 헌터를 각성 자 염마왕으로 각성시켜 버린 것일까.
간단했다.
의원들은 공포와 추궁이 섞인 눈빛 으로 하원의원 잭 베네딕트를 쳐다보 았다.
그러나 그 하원의원은 차마 일어나 지도 못했고,어떤 말도 내뱉지 못했 다.
모두는 숨소리마저 죽였다.
도망치려는 소리를 냈다간,그런 움 직임이라도 보였다간 정말로 뇌관이 터지고 말 것이라는 공포심 때문이었 다.
그래서 장내는 끔찍하게 조용했고 덕분에 조나단의 목소리가 도드라졌 다.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 RMC 그룹 의 점령지,포클리엔 공국성에서 각성 자들과 민간의 진입자들이 불타 죽었 다. 협회에서는 그들을 공격한 드라고 린의 생물체를 초월체로 규정하였다.
그대들은 지금 내게서 두려움을 느 끼고 있지만 나는 그것이 두렵다. 그 것의 불길은 나보다 거셀 것이며,어 떤 자비심도 없이 공격성으로만 가득 차 있으니까.”
조나단의 전신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꾸준히 그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있었 다.
“우리의 적들 중에는 그런 초월체들
이 존재한다. 그것들 중 무엇이 우리 를 습격해 오지 않을 것이라고,누가 자신할 수 있는가? 그건…… 우리 각 성자들 중 최고인 오딘께서도 장담하 지 못한다.”
조나단이 앞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장내에서 파괴된 구석이라곤 조나단 이 서 있던 인근과 발걸음을 옮겨 온 그 정도 거리뿐이나,카메라에 담긴 그의 모습은 전장의 한 중심에 서 있 는듯했다.
그의 발길에 차인 젓더미가 다시금 불씨로 타올라 자욱하게 퍼지면서였 다.
“초월체를 언급한 지금,오딘의 행방 에 대해 의문을 품어 왔던 이들에게 설명이 되었을 거라고 본다. 협회에서 는 평화와 번영을 약속했고 우리는 그 걸 지키도록 노력해 왔다.”
조나단은 의원과 청중들을 돌아본 후 말을 이어 나갔다.
“결실은 모두가 아는 바대로다. 외계 의 습격을 극히 사소한 문제로 취급하 고 있으며,내가 이룩한 부는 새로운 적으로 규정되어 버렸다. 이 모두는 평화가 지속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협회 이사진 전
원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초월체에 대한 언급을 삼가해 왔던 거였다. 겨우 되찾은 평 화에 위기감을 조장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조나단의 음성은 계속 나지막해서 청중들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현재 우리가 평화롭다는 것을 부정 하려는 게 아니다. 이 내가 왜 그러겠 는가.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바로 인류 전체의 평화인 것을.
그렇다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지고,시선을 돌리려는 것도 아니 다. 지금 나는 모두가 직면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화르록-!
“모두가 외면하고 싶어 했던,그 불 편한 진실에 대해서.”
순간 조나단은 썬이 짊어지고 있는 것의 무게가 떠올라서 마음이 무거워 졌다.
그 마음은 표정에도 고스란히 드러 났다.
“초월체는 당장은 우리 인류의 위협 거리가 아니다. 오딘이 직접적으로,
각성자들이 간접적으로. 그것의 습격 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이 실패해서 우리 세상이 전장으로 변 한다면,그 날의 파장이 어떨지 예상 되는가.”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꽤 시간이 지난 후였다.
“잭 베네딕트.”
의원은 여전히 압도되어 있는 상태 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본인도 모르게 공손하게 대답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예……
“현재 세계 증시 상황이 어떻지?”
의원은 스마트폰을 확인하면서 말했 다.
“하…… 하향세입니다.”
청문회가 시작되었던 시각에는 활황 중이었던 것이 어느새 반전되어져 있 었다.
“내 입에서 초월체가 언급되었기 때 문이고,내가 어떤 방향으로 치달을지 도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세계가 나쁘게 바궐 거라는 공포에 의해서다. 거기에는 그대들의 죽음까지도 계산되어 있겠지. 정말로 내가 이 불길로 그대들을 불살라 버리 기 시작한다면……
조나단이 움켜쥔 주먹에선 불씨들이 뭉쳐 나왔다.
물론 썬이 지키고자 하는 질서를 공 감하는 게 아니라,이해하고만 있는 입장에선 작은 충동이 드는 것도 사실 이었다.
의원을 응시하고 있는 조나단의 두 눈에선 불길 이상의 살의(殺意)가,한 순간 스치고 지 나갔다.
그때야말로 의원은 눈이 질끈 감겼 다.
의원과 조나단 사이에 거리가 꽤 있 었어도,조나단의 불길은 금방에라도 그를 향해 날아들 것처럼 위험한 움직
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사방으로 퍼지는 것은 조나 단의 목소리로 끝이었다.
“시장에선 공포가 폭발할 것이다. 제 동이 걸리고,금융 시장은 일시적으로 마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화염은 조나단의 주먹 속으로 다시 갈무리되 었다.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것이다. 내가 우리 그룹의 자산을 처분하지 않는 이 상,‘시작의 날 방어자’들로 불리는 자 본 세력들이 그 대열에 합류하지 않는 이상에는.”
조나단의 이야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초월체든,혹 그보다 더 큰 위협이 있다 해도 나는 언제나 인류의 안전에 배팅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의원들을 향해 있던 시선을 방청 객 쪽으로 돌렸다.
“시위가 미국에서. 그것도 그룹 본사 앞에서 촉발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의문도 들었다. 왜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 주는 사람 은 없을까,시위대는 정녕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맞단 말인가?
미국인들은 부의 불평등만 부르짖을 뿐이 었다. 정작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이 미국을 어떻게 부강하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선 왜 아무 말도 없단 말인가.”
불편한 진실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 가 시작되고 있었다.
“지난 대선에 현 대통령이 당선되었 던 까닭은 강한 미국을 보고 싶어 했 던 미국인들의 열망에 의해서였다.”
조나단은 계속 말했다.
“우리 그룹이 시작의 날을 방어하면 서 전 세계 그룹들의 지분을 대량 확
보할 수밖에 없었고,그 양이 전 세계 증시의 22.3%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 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다른 금융 그룹들처럼 역외에 본사를 두고 있지 않음을 상기해라. 조나단 투자 금융그 룹은 미국 기업이며,세금을 성실히 납부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전 세계 증시의 22.3%를 구성하고 있 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올해 전 세계 기업들의 배당금에 그 지분량 만큼 배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고,거기서 미 정부는 35%에 해당하
는 법인세입을 확보했다는 것이 된다.
이계로 시장이 확대되면서,세계 기 업들의 영업 이익이 증대하면 증대할 수록 미 정부의 국가 예산 또한 매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배당금에 관한 것일 뿐,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이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금액까 지 보탠다면 미 정부의 국가 예산은 어디까지 상승하겠는가.
그로 말미암아 미국은 어떻게 부강 해질 것이며,그 수혜는 누가 입을 것 인가. 지금도 내가 가진 부를 규탄하 고 있는 그대들,미국인들이다.”
조나단은 다시 고개를 들이밀려는 억하심정을 짓눌렀다.
“각성자들은 지금도 국가 개념이 희 미하다. 한 공대장의 이름하에,어느 강력한 군단장의 이름하에 속했던 세 월들이 여전히 익숙한 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지 금 내가 미국의 부강함에 대해서 역설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 가.
적어도 미국인들만큼은 내가 가진 부를 규탄하기 이전에 한 번 더 현실 을 돌이켜 봤어야 했던 것은 아니었 나,묻는 것이다.”
청중들은 침묵을 지켰다.
감히 조나단의 바로 앞에서 반문을 내뱉을 만큼 용기가 남아 있는 자는, 거기에 있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 가지고 들어왔던 용기는 조 나단이 내뿜는 열기 속에서 사그라져 버렸다.
“크시포스 군단 중에는 제 종족의 시 체를 먹고 크는 몬스터가 있다. 내가 지금의 부를 이룩하게 된 과정도 그와 같다. 내가 삼켜 온 것들은 거대 금융 세력들로,그들의 자본이 주를 이루었 다.
미국인들은 극심한 부의 편중(偏重)
을 이야기하고 있지만,그건 비단 오 늘만의 일이 아니다. 정말 내게 자신 의 주머니를 빼앗겼다 생각할 사람들 은 그대들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대들,평범한 미국인들의 삶에서 무엇이 변했는가. 전과 달라진 게 없 음이다.”
그쯤에서 조나단은 어느새 끓어올랐 던 열기를 스스로 달랬다.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감정이 점점 중첩되고 있던 거였다.
더 나아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세 계 전체를 질타하고 싶었지만 그치기 로 했다.
지금까지 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 다.
“공식 석상에서 각성자의 힘을 끌어 낸 것에 대해선 정중히 사과하겠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썬이라면 이렇게 말하고 감히 고개 까지……
조나단은 속으로만 얼굴을 구긴 채 방청객들을 향해서 고개를 숙였다 들 었다.
그러고 난 다음에는 의원들을 향해 서,마지막으로는 카메라를 향해서였 다.
그리고 터져 나온 그의 목소리는 한
층 더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 것이다. 초월체 가 존재하고 미국이 부강해진 현실 그 대로 그대들에게는 나를 재판장에 세 울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이다. 무슨 수 단으로 내게 명령할 수 있는가.
유엔 협정에 의거해서도 나는 미국 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재판정에 서겠다.
많은 미국인들이 존 도를 부르짖기 에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비실명 거래 를 한 데에 대해서 사법부가 내리는 판결을 수용하겠다.
그대들이 내 진의를 의심해도,시작
의 날에 내 일념은 전 인류에 있었듯 이. 그대들이 내가 가진 부만 노려보 며 그렇게 나를 공격하고 있는 지금에
도.
나와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법 위 에 서지 않고 있음을 몸소 보여 주겠 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켜 낸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왜 아니 겠는가.”
WHY NOT?
조나단의 몸에서 피어오르고 있던 붉은 아지랑이들이 그때 자취를 감췄 다.
조나단은 의장을 향해 마침표를 찍 었다.
“일자를 통보해 주시오. 법정에 출석 하겠소.”
국면을 일거에 전환시키는 한마디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