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99
15화
카산드라는 단 하루 만에 폭삭 늙어 버렸다.
클럽 회원들 모두가 그녀를 피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경호원들도,그녀의 히스테리를 견디다 못해 확실한 명령 없이는 일정 거 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 이다.
카산드라를 궁지에 몰고 있는 건 빌 더버그클럽 회원뿐만이 아니었다.
각 지역의 당주들이 보내오는 메시 지들에는 원성이 가득했다.
「왜 우리 가문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겁 니까.」
「상황이 심각합니다.」
「카산드라! 카산드라!」
가문의 전 사업에서 불길이 치솟는 다.
주식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사업들 까지도,하이에나들이 몰려들고 있다
는 보고들이 끊임 없었다.
상대가 카르얀 가문 하나뿐이라면 공멸(共滅)이라도 하지.
로트실트 그룹이 반격하고 있는 데 다가,질리언 그룹의 대규모 자금까지 보태져 가문 전체의 사업이 죄다 흔들 리고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다.
금융 시장을 떠도는 헤지 펀드들도 질리언의 행로를 똑같이 밟고 있다.
그것이 질리언 그룹이 지닌 두 번째 힘이다. 질리언이 움직이면 그의 피리 소리에 따라,상관없는 자금들까지도 몰려든다.
카산드라는 잠을 자지 않았다.
잠을 자면 하이에나들에게 물어뜯기 는 악몽을 꿀 게 자명한 사실.
그래서 그녀는 혈안이 된 눈으로 노 트북의 가문 자료들 사이를 헤매고 있 었다.
해법. 탈출구를 찾기 위해서!
하지만 없다.
금융 쪽으로는 완전히 틀어막혔다. 이대로 지속되면 제일 먼저 무너지 는 건 골드슈타인이었다.
카산드라는 갑자기 깔깔 웃다가 로 트실트 가문을 찾아갔다.
“우리가 졌어요. 카르얀 가문과 질리
언 그룹은 언제 포섭한 거죠? 항복할 테니 그만두죠. 우리 가문들 싸음에 유럽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없어 야 하지 않겠어요?”
“카산드라.”
“말해 보세요. 어떤 전리품이든 기꺼 이 내어 드려야죠.”
“오인하고 먼저 공격한 건,카산드라 당신이오.”
“그렇다고 해 두죠.”
사내는 웃었다.
“하긴. 이제 와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을 일이지. 요는 골드슈타인의 시대 가 저물었다는 거요.”
“로트실트로서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큰 싸움이에요.”
“실망이구려. 지금껏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살아가고 있었소? 아니면 궁 지에 몰리다 못해,사고가 빈약해진 것인지.”
“조롱은 얼마든지 감수하죠. 당신은 그럴 수 있어요. 마땅히 누려야 할 것 들을 누리세요.”
“공세를 중단할 생각은 없소.”
카산드라는 입술을 깨물고 싶었다. 사내의 면상에 주먹을 작렬시키고도 싶었다. 그러나 어떤 것도 해선 안 됐 다.
미소 어린 가면을 다시 쓰기로 한 이 상,그녀는 웃기로 했다.
비록 치욕적이라도.
“로트실트 가의 가신 가문으로 우리 골드슈타인만 한 게 있을까요? 그래 요. 로트실트 가의 가신이 되겠다고 자청하는 거예요.”
“고대해 왔던 제안이오만,이런 카산 드라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다 아 프구려. 우리가 멈춘다 할지라도 카르 얀 가문과 질리언 그룹은 멈추지 않을 거요. 확실히 하리다. 우리는 카르얀 가문과 질리언 그룹과 관계가 없소.”
“사실이오.”
순간 사내의 만면에 씁쓸함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대,대체 왜?”
카산드라는 그것을 더 이해할 수 없 었다.
“카르얀 가문과 질리언 그룹만이 알 일 아니겠소?”
“이렇게 넘어갈 당신들이 아니죠. 공 세를 퍼붓든 말든,지금까지의 연을 생각해서라도 사실을 들려 주세요. 제 대로 미쳐 버린 자의 발악이 조금이나 마 신경 쓰이신다면……
카산드라의 두 눈에서 광기가 출렁
였다.
사내는 혀를 찼다. 그러고는 카산드 라에게 노트북을 돌려 보였다.
독일의 마르크화 파동에 대한 자료 가 떠 있었다.
“질리언 그룹이 카르얀 가문을 공격 했던 당시,그들은 승리를 앞두고 있 었소. 그럼에도 갑자기 공격을 중단했 던 데에는 모종의 협약이 있었을 거 요.”
“카르얀 가문을 공격했던 선발대는 조나단 그룹이 었어요.”
“그 말도 틀린 게 아니오. 허나 카르 얀 가문으로선 질리언 그룹과 우리 시
티의 자금들이 규합된 시점이,절체절 명의 위기였던 순간이었소.”
쿵!
카산드라의 심장이 가슴 벽을 때렸 다.
카산드라는 실제로 고통이 느껴지는 양,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카르얀,질리언,조나단이…… 그때 작당해서 지금 나를!”
“구걸하러 왔으 면 그답게 굴어야지. ”
조나단이 비아냥거렸던 소리가 뇌리 를 스치고 지 나갔다.
뜻밖의 이름이 사내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한국인 나선후가 배후가 있을 거요. 조나단이 그 한국인의 고무도장이라 는게 사실이라면.”
“나…… 선…… 후?”
“이런,카산드라. 여태껏 몰랐소? 조 나단 그룹의 실제 주인 말이오.”
피가 거꾸로 치솟았다.
카산드라는 순간 혈압이 끓어오르며 눈앞이 흐릿해졌다.
그녀가 휘청거리다 자리에 주저앉 자,로트실트의 사내가 카산드라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러고는
혀를 차며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지나간 일이 뭐 중요 하겠소. 오늘을 살아가야지. 자 그럼. 카산드라,그대가 벌인 전쟁. 지속합 시……
갑자기 였다.
퍼억!
카산드라가 눈을 부릅뜨며 사내의 면상에 주먹을 꽂았다.
그런 다음 카산드라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로트실트의 경호원들이 머무는 방 쪽으로 달려가는 일이었다. 그들도 달려 나오고 있었다.
빌더버그 클럽 회의에 참석할 때는
최대 두 명까지의 경호원만 대동할 수 있다는 룰이 있었다.
경호원 둘로는 카산드라에게 역부족 이었다.
비록 엉성하지만 예기치 못한 공격 에다,큰 힘이 실린 공격이었기에 경 호원 둘은 정신을 잃었다.
카산드라는 코피를 쏟고 있는 로트 실트의 사내 앞에 섰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 새 버터나이프 가 들려져 있었다.
나이프 끝은 뭉텅하나,그녀가 힘을 실어 내리찍어 버리자.
로트실트 사내의 손등을 그대로 관
통했다.
카산드라가 성인 남성들보다 더한 힘으로 사내의 입을 틀어막았다.
사내는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카 산드라는 조금씩만 들썩일 뿐이지 사 내의 입가를 짓누르는 힘은 오히려 더 커지는 것이었다.
“읍! 읍!”
“닥치고 들어.”
그녀의 두 눈에서 번질거리는 살기 만큼,섬뜩한 목소리였다.
“지금 너 하나 죽여 버리는 거 일도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한 번씩은 미 치잖아. 지금 내가 그래.”
그러면서 카산드라는 남은 한 손으 로 자신의 옷가지를 찢어 댔다.
브래지어도 금방 뜯겨졌고,원피스 속의 팬티도 끌어 내리는 것이었다.
카산드라는 그렇게 드러난 가슴을 사내가 쏟아 내고 있는 핏물에 문지른 다음,사내에게 히죽거렸다.
“넌 날 겁탈하려 했던 거야. 몰락하 고 있는 여 가주의 무너진 마음을 노 리고.”
“읍! 읍!”
“그러니까 시키는 대로만 하면 너도 살고 나도 살 수…… 야. 정신 안 차
카산드라의 웃음이 및은 건 로트실 트 사내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기 때문 이었다.
짜악!
카산드라가 사내의 따귀를 때려 봐 도,사내의 감겨 진 눈은 그대로였다. 카산드라는 문득 인기척을 느끼며 뒤로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조슈아 폰 카르얀과 그의 경호원 신 분으로 들어온 미하엘.
“하! 이 정도까지였어?”
조슈아가 코웃음 쳤다.
카산드라는 힘없는 모양으로 일어나 서 끌어 내려져 있던 팬티를 올리고, 한 손으로는 가슴을 가렸다.
눈물을 짜내야 했지만 그것만큼은 잘되지 않았다.
“이,이자가 나를……
카산드라가 로트실트 사내를 가리 켰 다. 그런데 이상했다.
카르얀 가문의 가주 조슈아와 그의 경호원은 황당하다는 반응만 있을 뿐, 카산드라 본인을 향한 애처로운 시선 따윈 없었다.
카산드라의 표정이 싹 변했다.
“다 들었나?”
“역대 최악의 회의라더니,다시는 쩔 수 없는 기록이 되겠어. 이보다 난장 판일 순 없지.”
카산드라는 조슈아가 아닌 미하엘부 터 훌었다.
인상이 강한 경호원은 체격이 제법 단단했다. 그러나 총기로 무장한 상태 가 아닌 이상,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 을 것이다.
“문은 닫고 들어왔지?”
카산드라가 태 연하게 물었다.
“물론.”
카산드라가 깔깔거 리는 웃음을 터트 렸다.
“왜 그랬어.”
그 말을 시작으로 카산드라가 미하 엘에게 달려들었다.
쉑-
허공을 가르는 주먹 소리가 났다.
카산드라의 주먹은 정확히 미하엘의 콧잔등을 향했다. 그러나 채 닿기도 전에,미하엘은 너무나 싱겁게 그녀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막아 쥐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설…… 설마?’ 늦었다.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시야가 반
전되고 있었다.
“악!”
바닥에 쓰러진 카산드라의 가슴을 짓밟은 사람은 조슈아였다.
“카산드라. 아직은 우리 힘을 드러낼 때가 아니야. 당신 때문에 망쳐 버릴 뻔했어. 로트실트를…… 하. 기가 차 서 말도 안 나오는군.”
“너……너!”
“마스터께서 이 자리에 안 계신 걸 다행으로 여겨. 넌 그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카산드라는 고개를 저 었다.
한두 번 시작된 그녀의 고갯짓은 멈
추지 않고 미친 듯이 계속됐다.
‘〇>1나〇>! 〇>q〇]:! ᅪq〇>!,
조슈아가 핸드폰을 꺼냈다.
“카산드라가 일을 냈습니다. 예. 로 트실트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그 점은 염려하지 않으셔 도 됩니다. 수면의 인장을 썼습니다. 예. 예. 그 점은 지금 생각 중입니다.” 조슈아의 통화 소리에 카산드라의 고갯짓이 멈춰 있었다.
카산드라가 조슈아의 발목을 움켜잡 으려 했던 것도,그녀보다 더 큰 힘으 로 제압해 들어오는 미하엘의 힘에 가 로막혔다.
그러며 미하엘은 카산드라의 암살 퀘스트 아이템을 수거 했다.
“예. 마스터. 계속 주시하고 있겠습 니다.”
조슈아가 먼저 카산드라를 짓누르고 있던 발을 떼는 것으로,카산드라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지금 사람들을 불러오지. 달라지는 건 없어. 우리가 들어 왔을 때 넌 로트 실트와 엉켜 붙어 있었고,우리는 목 격한 대로만 증언한다. 진실은 너와 로트실트만이 알겠지.”
“나선후…… 큭큭. 그자는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자.’야.”
“역시 네게도 떴었군.”
“뭐?”
“그것이 사실이라면 더 바랄 게 없다 는 말이다. 마스터의 질서 안으로 편 입된 우리들로선,대환영할 일이지.”
“미친!”
하악. 하악.
카산드라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카산드라 넌,적으로 만들지 말아야 할 분을 적으로 만들었어. 그때부터 골드슈타인의 몰락을 자초한 거였 다.”
“이 개자식들…… 이대로 끝나지 않 아. 나선후 당장 데려와.”
“네가 저질러 놓은 난장판부터 마무 리 지어. 마스터께서 오고 계시다.”
조슈아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미하엘 과 함께 복도로 나갔다.
‘나선후가 오고 있다고?’
카산드라는 멍해졌다.
로트실트의 방 안에 들어온 이후의 기억들이 뒤죽박죽이 었다.
“이런 카산드라. 여태껏 몰랐소?조나단 그룹의 실제주인 말이오. ”
“이런 카산드라. 여태껏 몰랐소? 조나단 그룹의 실제주인 말이오. ”
“이런 카산드라…
로트실트의 그 말이 카산드라의 머 릿속에서 울려 댔다. 카산드라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처럼,힘없이 주저 앉고야 말았다.
퍼즐이 맞춰졌다.
카르얀 가문과 질리언 그룹 그리고 조나단 그룹까지.
한국의 전일 그룹 따위가 전부라고 생각했건만,신생이지만 실로 거대한 자본 세력들이 모두 나선후의 손아귀 에서 굴러가고 있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는 로트 실트의 말마따나 지나간 일이다.
해 볼 수 있는 게 없었다.
금력으로도 무력으로도.
“다 끝났어……
그제야 아무리 쥐어짜도 나오지 않 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카산드라가 퀭한 얼굴로 울고 있을 때,사람들이 들어왔다.
누군가 담요로 카산드라의 드러난 가슴을 가려 주고 있을 때에도 카산드 라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다른 사 람들이 보기에 그녀는 피해자의 몰골 이었다.
하지만 카산드라가 울고 있는 진실 은 지극한 후회 때문이 었다.
한때는 정신병인 줄 알았다. 그러다 진짜 힘인 걸 깨달았다.
그래서 엄청난 행운인 줄 알았던 ‘각 성’이었으나…….
사실 재앙이었던 것이다. 유구한 역 사의 골드슈타인을 파멸시켜 버리고 마는!
‘S급 퀘스트에 손을 대는 게 아니었 어.’
카산드라는 속으로 울부짖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