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53
신세계를 예비하다 (3)
순간 사이먼은 주신과 마신이 이 세상을 지탱하는 축이라는 말이 가진 허구성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중간계까지 자신들의 권능이 미치도록 하는 축이라는 의미였다. 크로이엘의 권능만으로 차원을 차단하는 드래곤의 결계를 억누를 수가 없기에 마신의 사도까지 용인하여 결계를 억누르려고 하는 것이었다.
‘신에 대한 간절한 희구가 현재 차원의 결계를 약화시켜 그들이 중간계에 영향을 미치도록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만일에 중간계에서 그들을 부르지 않는다면 그들은 중간계에 간섭할 힘이 없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신계와 마계의 영향력을 없애려고 하면 크로니엘 교도와 마신의 사도들을 모조리 없애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자 사이먼은 자신이 권능을 가지게 되어 신이나 마왕의 목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신계나 마계에서 함부로 중간계에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트랄리온이나 크로이엘이 강림하지 않는 이상 마왕이나 천사장 정도의 데미갓은 상대가 가능할 것도 같았다.
거기다가 드래곤이 차원의 결계를 강화하였기에 마계나 신계에서 오더라도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약간의 기대가 되었다. 오히려 빨리 권능을 가질 정도로 강해져서 마족이나 신족을 중간계에서 사냥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데 정령은 어떻게 된 것이지? 정령사는 사라진 것인가? 아니면 신계와 마계가 정령계마저 파괴를 한 것인지 모르겠군. 그것도 살필 필요가 있다.’
사이먼은 몰락의 시대 이전의 기록에는 정령이나 정령계가 등장을 하는데 이후에는 그런 기록이 별로 없었다. 이제는 정령자체가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 같았다.
사이먼은 제국의 황도인 로바니아에 당도하여 네일로라는 상인과 안델로라는 용병을 찾았다. 두 사람 모두에게 이틀 전에 색인마법을 전개해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디에 있더라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여전히 둘이 붙어 있군.’
사이먼은 그들이 3일 후에 델리슨이 로바니아를 떠난 후에 일을 치른다고 했기에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단순한 호기심과 애매한 의도를 구체화할 것인지 판단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제국에 상시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직접 만드는 것은 시간상으로나 신분상으로나 불가능하기에 최근에 제국인 중에 적당한 조직이나 인물을 물색하고 있었다.
‘그를 구해주고 돈을 대주면서 정보수집 작업을 시키는 것도 방법인데.’
물론 사이먼은 현재 제국인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몇 번의 과정을 거쳐서 완전한 제국인 신분을 획득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자금이 소요되었지만 그런 비용이 드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델리슨이란 자가 어떤 자인이 살펴보도록 하자.’
사이먼은 델리슨이란 자가 운영하는 상가에 가서 델리슨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구해줄 가치가 있는지, 구해준다면 어떤 관계를 가질지 판단을 하기 위해 한나절 정도를 살폈다.
‘꽤나 성격이 고지식한 면이 있는 것 같군. 그러면서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하는 면도 있고. 하지만 성격이 조금 고약한 면도 있어 자신에게 손해를 끼친 상인과는 절대로 다시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거기다가 아들에게 상당히 엄격한 편이군.’
상가에서 일하는 아들이 둘 있었다. 큰 아들은 십대 후반으로 보였고 작은 아들은 대략 열다섯 정도로 보였다. 그런데 그들에게 대하여 상당히 엄하게 일을 시키고 있었다.
‘저런 인간은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그냥 횡액을 당하는 것이나 면하게 하자. 그냥 놔두면 내 맘이 불편할 것이니 지나가는 사람으로 나서서 악도들을 제거하자.’
델리슨과 그의 상단은 상행을 떠나려는지 상당히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외성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면 용병을 고용하여 호위를 할 것인데 어떻게 처리한다는 것인지 모르겠군. A등급 용병 수준이지만 호위를 무시할 수준은 아닌데. 설마 호위로 참여하여 암살한다는 것인가?’
사이먼은 네일로와 안델로가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지 궁금하여 델리슨을 살폈다. 황도 로바니아 내부에서 암살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생각이 되었다.
‘좋은 방법이 있는 것인가?’
사이먼은 그것이 오히려 궁금했다. 용병들이 상당수 지키는 상황에서 어떻게 목적을 달성할지 궁금했다. 그렇게 사이먼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 상행을 떠나는 날이 되자 델리슨이 장남을 동행하여 출발을 했다.
델리슨의 사업규모가 꽤나 큰지 상행도 용병만 150명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였다. 짐꾼도 150명이나 되는 대단한 규모였다.
‘저 정도 규모인데 무슨 방법을 동원한다는 것이지.’
그러나 곧 방법이 무엇인지 오래지 않아 알 수가 있었다.
‘안델로가 설마 제국에서 제일 골머리를 썩는 드라커스 마적단에 속한 자였단 말인가?’
최근 2~3년 동안 몇 번이나 상단이 습격을 당해 전멸을 한 상황이었다. 그들의 신출귀몰한 행적 때문에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었다.
‘마적단에 속한 자가 무려 200명이나 되는데 모두 엑스퍼트 중급이라니 이게 제국의 규모인가? 이러니 레드 스톰 기사단 하나의 규모가 3,000명이나 되었지.’
제국에서는 마적단마저도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었다. 제국의 방대한 규모에 놀라고 있었다. 제국에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인구가 살고 있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이 제국에서는 다모작이 일상화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인구가 많아도 식량이 부족하지 않았다. 물론 헐벗고 굶주린 자들도 부지기수였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곡식이 썩어나가고 있었다.
‘하여간 엑스퍼트 중급이라니 쉽지가 않아 보이는데. 상급도 10여 명은 되는 것 같군.’
상단에 속한 자는 고작 10여 명만이 그 수준이고 나머지는 그저 그런 수준으로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거 참, 내가 원래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저들을 물리치는 것은 쉽지가 않겠는데. 어떻게 할까? 포기할까? 저들의 근거지에 가서 몰살을 시키는 것으로 위로를 해주는 것이 최선일 것 같은데.’
용병이나 짐꾼들을 다 죽이고 델리슨 부자만 살린다면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이기에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었다. 살리자니 어떻게 하더라도 사이먼의 정체가 드러날 수가 있었다.
‘저들을 죽도록 놔두어야 한다니 아쉽군. 살릴 방법이 없을까? 차라리 지금 마적단을 공격하여 상행을 하는 자들과 싸우기 전에 몰살을 시킬까? 데미갓을 앞둔 자의 결심인데 어떻게든 이루어야지.’
사이먼은 그렇게 결심을 하자 곧 검을 빼어들고 이동을 했다. 매복을 하고 있는 자들에게 다가가서 기습적으로 선공을 했다. 우선 강한 마법을 하나 전개했다. 바로 광역 슬립마법이었다. 전에는 고작 엑스퍼트 초급이나 잠재울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엑스퍼트 상급도 잠재울 수가 있었다. 그러니 그곳에 매복했던 자들이 모조리 다 잠이 들고 말았다.
자신의 신념이나 결심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관철시키지 못할 뻔했다는 것에 화가 났기에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특히 이번 일의 시초가 된 안델로라는 자는 제일 먼저 제거했다.
‘상행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모두 제거하자.’
사이먼은 자신의 결심을 달성하지 못하게 될 뻔 했던 것에 화가 나서 산속에 매복한 마적단을 모두 다 제거했다. 잠이 든 자들을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검으로 굳이 전부 다 찌를 필요가 없이 그저 무형살을 몇 번 전개하는 것으로 전부 다 죽일 수가 있었다.
일부를 남겨 근거지를 추적할까 했지만 이들이 산속으로 이동한 탓에 역으로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모조리 제거를 했다.
상행은 정찰대를 운영하였기에 그들이 근처로 다가오자 사이먼은 제거한 마적단원의 시신을 그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정찰대에게 보여 굳이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물론 마법을 사용하여 적당히 은폐를 하여 정찰대가 보지 못하도록 했다. 정찰대는 적당히 수색을 하더니 매복이 없다고 판단하고 돌아갔다. 곧 이어서 상단이 매복했던 곳을 지나갔고 사이먼은 그 때에야 다시 움직였다.
‘내 흔적을 남기는 것은 좋지 못하다.’
사이먼은 시신을 모조리 한곳에 모아서 예전에 시신을 처리하듯이 처리를 했다. 그런 다음 마적단이 남긴 흔적을 역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마적단은 무려 다섯 군데의 비밀 거점을 가지고 있었다. 각기 분산되어 있다가 약탈을 할 때 모여서 같이 작전을 했다.
‘이러니 절대로 발견을 못하지.’
마적들은 버젓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그것도 제대로 된 마을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인근에 있는 산속을 모두 수색해도 색출을 하지 못한 것이다. 마을 전체가 마적단의 소굴일 줄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훔친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가 마을 공동창고라니 어이가 없군. 물론 공동창고 지하에 또 다른 창고를 만들어서 보관하는 것이지만. 한데 이런 일을 과연 영지에서 모르고 있었을까?’
사이먼은 그것이 의아해서 거점에 있는 장물인 물건과 골드를 모조리 챙긴 다음에 영주인 페르거스 남작의 영주관으로 향했다. 그곳에 가자 상황이 심상치가 않았다.
“도대체 이 녀석들이 어디로 사라졌다는 말이야? 밀레스 계곡까지 흔적이 이어졌지만 그곳에서 실종이 되었고 습격하기로 했던 상단은 멀쩡히 데런 영지에 도착했다면서.”
사이먼은 그 대화로 상황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실로 영주가 운영하는 관제 마적단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경비대가 수색해도 색출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이먼은 자신의 결심을 지키기 위해 마적단을 모조리 몰살시켰는데 그 학살을 유발한 원흉이 나타나자 화가 나서 마침내 그 자리에 있던 자들을 모조리 제거하고 말았다. 영주와 기사들로 보이는 자들 총 8명을 제거했다.
아울러 영주가 마적단을 운용하여 획득했을 골드를 모조리 찾아내어 아공간에 넣었다.
물론 골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국 재무성에서 발급한 일종의 무기명 채권이 수십 장이나 발견되었다. 그 금액이 엄청나 얼마나 많은 상단이 피해를 입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곳에서 그들의 배후로 보이는 자의 흔적을 발견했다. 시골 영지의 영주인 남작 혼자서 그런 규모의 마적단을 유지한 것이 아니었다. 몇몇의 귀족 이름이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자가 스탁턴 백작이란 자였다. 기억에 있는 자였다.
그가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스탁턴 백작은 군부의 요인 중에 하나였다. 제국의 황도인 로바니아의 치안을 담당하는 자로 외성 경비대장을 맡고 있었다. 그런 것을 알게 되자 세상 어디건 구린 구석은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가 있었다.
사이먼은 영주의 금고에 있는 물건을 챙기고 그곳을 떠났다. 그런 다음에 다시 황도인 로바니아로 갔다. 거기서 상인인 네일로를 추적하였다. 그는 자신의 저택에서 초조한 기색으로 습격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내가 제국의 골칫거리를 제거해 주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군. 마적단을 제거해 주는 것은 제국을 돕는 일이니 말이야. 일단 그 배후에 있는 자들은 놔두도록 하지. 또 무슨 나쁜 짓을 할지 궁금하군. 하지만 너도 똑같은 자이니 그냥 둘 수는 없지.’
사이먼은 그런 생각을 하자 바로 네일로를 제거했다. 물론 자신이 했다고 생각할만한 흔적은 모조리 없앴다. 칼질도 오러만 사용하여 투박하게 하여 그냥 실력 좋은 엑스퍼트급의 암살자가 침투하여 죽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실종을 하게 만들면 간단했지만 그렇게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기에 그저 암살자에게 당한 것으로 만들었다. 상인이라 원한을 가진 자가 많기에 그런 일로 조사하다 끝날 것이다.
대신에 네일로가 비밀 금고에 숨겨 놓은 자금을 모두 다 챙겼다. 역시나 그도 제국의 재무성에서 발행한 무기명 채권을 골드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사이먼은 이번에 그들에게 압수한 자금을 사용하여 제국에 자신을 위한 비밀 조직을 만들 생각을 했다. 제국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적당히 위장을 할 생각이었다.
사이먼은 제국의 황도인 로비니아에서 술을 먹고 우는지 웃는지 모를 정도로 소리를 치면서 걸어가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자의 자세는 상당히 불안했지만 그 옆에 두 명의 청년이 부축하고 있어 그나마 넘어지지 않고 걸어가고 있었다.
두 청년은 소리를 지르는 자의 아들로 보였다. 아마도 술을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가는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은 그리 이질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예민한 그의 귀에 들려오는 취한의 목소리로 인해 뭔가 사연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납품을 방해하고 오히려 손해까지 배상하라니 이 악독한 술러파 상단놈들.”
술러파 상단이라는 말에 사이먼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로바니아에서 열 번째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큰 상단이지만 그 상단의 배후에는 레드고블린이라는 암흑조직이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은 그저 근거 없는 소문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 하나의 상단이 음모에 당해 망하는 것 같군. 그렇지 않아도 이번 기회에 내가 만든 조직도 가동할 필요가 있는데 저들을 이용할까?’
사이먼은 최근 앤들러스 형제라는 자들과 우연한 기회에 여관에서 충돌이 있었다. 주로 가는 여관에서 식사를 하는데 그 두 형제가 행패를 부리다가 식사를 하던 사이먼에게 달려들었고 그 결과 그 패거리 10여 명을 사이먼이 때려눕혔다. 그렇지 않아도 적당한 조직이 없는지 물색하던 참에 적당한 녀석들이 나타나준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