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08
108
제108화
“저자는 누구입니까?”
방패를 들고 있던 사내가 수혁을 노려보며 로스에게 물었다.
“안에 있는 녀석을 만나고 싶어 해서 말이야.”
로스는 방패 사내의 물음에 답을 해 주었다.
“이 안에 네가 찾는 자가 있다. 물론 내 말을 믿기는 힘들겠지. 직접 보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리고 이어 수혁에게 말했다.
“그러니 직접 확인해 봐.”
로스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옆으로 비켜섰다.
“아, 이 정도 거리는 불안하려나?”
옆으로 비켜섰던 로스는 입구에서 조금 더 멀리 떨어졌다. 세 사내 역시 로스를 따라 입구에서 떨어졌다.
‘뭘 노리는 거지?’
수혁은 입구에서 멀찍이 떨어진 로스를 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로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수혁은 로스와 세 사내를 힐끔힐끔 보며 문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
안으로 들어온 수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쪽에 족쇄를 찬 사내가 있었다. 곳곳에 상처가 나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사내. 사내는 바로 해키드였다. 수혁은 해키드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크…….”
해키드는 고통스런 숨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수혁은 해키드에게 물었다.
“크윽…….”
하지만 오랜 고문으로 인해 육체, 정신이 모두 피폐해진 해키드는 수혁의 말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통스런 숨소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이 녀석도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거야.”
해키드를 보고 있던 수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로스의 목소리에 뒤로 돌았다. 로스는 세 사내와 함께 입구를 막아선 채 싸늘한 눈빛으로 수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어쩐지 너무 순순히 안내를 해 준다 싶었다.
‘내가 도망갈까 봐 안으로 들여보낸 건가.’
세 사내와 합류를 했음에도 로스가 바로 공격을 하지 않은 것은 혹시나 도망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가 분명했다.
“뭐 하자는 짓이야?”
수혁은 로스에게 물었다.
“네가 원하는 걸 내가 들어줬으니 내가 원하는 걸 너도 들어줘야지.”
로스는 히죽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뭘 원하는데?”
수혁은 로스에게 물었다. 로스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
“네가 알고 있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
“응.”
“뭘 말하는 거야?”
“그건 차차 알아볼 생각이야.”
로스는 싸늘한 눈빛으로 히죽 미소를 지었다.
“제압해.”
그리고 이어 세 사내에게 명령을 내렸다. 세 사내는 로스의 명령에 각자 가지고 있던 장비들을 착용했다. 방패, 채찍, 단검.
“…….”
로스의 말에 수혁은 해키드를 힐끔 확인하고는 다시 로스를 보며 생각했다.
‘스톰은 안 되겠고.’
마음 같아서는 포이즌 스톰이나 파이어 스톰으로 로스는 물론 다가오는 사내들까지 단번에 쓸어버리고 싶었지만 해키드 때문에 불가능했다.
감옥은 너무나 좁았다. 포이즌 스톰이나 파이어 스톰을 시전한다면 현재 수혁과 해키드가 있는 곳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혁이야 괜찮았지만 해키드는 죽을 것이다. 해키드를 죽일 수는 없다.
“포이즌 스피어.”
수혁은 포이즌 스톰 대신 포이즌 스피어를 시전했다. 당연히 시전 대상은 명령을 내린 로스였다.
“단장님!”
로스에게 날아가는 포이즌 스피어. 명을 받고 수혁에게 다가가던 세 사내 중 방패를 들고 있던 사내가 외침과 함께 포이즌 스피어의 앞을 막아섰다.
쾅!
포이즌 스피어는 사내의 방패에 막히며 폭발했다.
그러나 막았다고 막은 게 아니었다. 포이즌 스피어는 독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폭발을 통해 독이 주변으로 퍼졌다.
“큭!”
사내는 그 독에 중독이 되었고 고통스런 비명을 내뱉고는 이내 쓰러졌다.
수혁은 사내가 쓰러지자 로스의 표정을 확인했다.
“……!”
로스는 당황과 놀람이 가득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자스!”
단검을 들고 있던 사내가 외쳤다. 로스를 보고 있던 수혁은 쓰러진 사내의 이름이 라자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자식!!”
물론 중요한 것은 라자스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었다. 포이즌 스피어의 독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차마 라자스에게 다가가지 못하던 단검 사내는 수혁에게 달려들었다.
“포이즌 볼.”
수혁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단검 사내에게 포이즌 볼을 날렸다.
“……!”
분노 때문일까? 아니면 이렇게 빨리 마법이 날아 올 것이라 예상치 못했던 것일까? 단검 사내는 포이즌 볼에 움찔했고 꼼짝없이 포이즌 볼과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라락
뒤에 있던 채찍 사내가 채찍을 휘둘러 단검 사내의 팔을 휘감고는 이어 옆으로 단검 사내를 끌었다.
퍽!
포이즌 볼은 단검 사내를 지나쳐 뒤쪽에 떨어졌다.
“정신 차려!”
채찍 사내가 단검 사내에게 외쳤다.
“쉽게 잡을 수 있는 녀석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로스에게 말했다.
“자리를 잠시 피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잠시면 되겠나?”
채찍 사내의 말에 로스가 물었다.
“죄송합니다.”
로스의 물음에 채찍 사내가 답했다.
“…….”
채찍 사내의 답에 로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그것도 잠시 이내 로스가 미안함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아닙니다.”
로스는 채찍 사내의 답을 들으며 품에서 스크롤을 꺼냈다. 워프 스크롤이었다. 아무래도 스크롤로 아예 이 저택에서 떠날 생각인 것 같았다.
수혁은 로스를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스크롤을 꺼낸 로스를 보며 수혁은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파이어…….”
그러나 수혁은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할 수 없었다.
“어딜!”
채찍 때문이었다.
스아악
채찍 사내의 공격을 피하는 사이 로스가 스크롤을 찢었고 사라졌다. 수혁은 로스가 있던 자리를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수혁은 로스가 있던 자리를 계속해서 응시할 수 없었다. 채찍 사내의 채찍 공격은 단발로 끝난 게 아니었다.
채찍 사내의 채찍이 연달아 날아왔다. 수혁은 채찍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단검 사내 역시 채찍 때문에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짝!
하지만 채찍의 속도는 빨랐다.
짝! 짝!
연달아 채찍이 수혁의 몸을 후려쳤다. 수혁은 재빨리 생명력을 확인했다. 그리고 생명력을 확인한 순간 수혁은 움직임을 멈췄다.
‘뭐야?’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생명력에서 고개를 돌려 채찍 사내를 보았다.
‘한 대에 500?’
채찍 한 대에 깎이는 생명력은 500이었다. 고작 500이었다. 굳이 피할 필요가 없었다. 너무나 약했다.
짝! 짝! 짝!
물론 채찍에 맞는 게 아프진 않지만 기분은 나빴다. 수혁은 계속 맞아 줄 생각이 없었고 입을 열었다.
“파이어 스피어.”
자신의 몸을 두들기는 채찍을 무시하고 수혁은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했다.
“헛!”
파이어 스피어가 날아오자 채찍을 휘두르던 채찍 사내는 채찍질을 멈추고 재빨리 몸을 날렸다. 쾅!
하지만 채찍 사내는 파이어 스피어를 완전히 피할 수 없었다. 직접적인 타격은 받지 않았지만 후폭풍에 휘말려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칠 수혁이 아니었다.
“독 웅덩이.”
수혁은 채찍 사내가 고꾸라진 곳에 독 웅덩이를 시전했다.
스아악
서 있었다면 재빨리 몸을 날려 피했겠지만 비틀비틀 일어나려 했던 채찍 사내는 독 웅덩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반쯤 일어난 상태에서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채찍 사내가 죽고 드랍 창이 업데이트 되었다. 수혁은 드랍 창을 힐끔 확인하고는 홀로 남은 단검 사내를 보았다.
“…….”
단검 사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두려움과 당혹이 가득한 눈빛으로 수혁과 입구를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도망을 칠 수도 없었다. 입구는 독 웅덩이로 막혀 있었다.
그렇다고 수혁에게 달려들자니 앞서 죽은 두 동료들의 죽음 때문에 머뭇거려졌다. 도망을 치지도 달려들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 단검 사내의 눈빛에 혼란이 나타났다.
“독의 사슬.”
단검 사내의 혼란스런 눈빛에 수혁은 독의 사슬을 시전했다. 지금 상황에서 단검 사내를 살려주는 것은 후환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로스를 놓침으로 인해 후환이 생겼지만 후환을 하나 더 만들 필요는 없었다.
스악
혼란스런 눈빛으로 수혁과 입구를 번갈아 쳐다보던 단검 사내는 독의 사슬에 적중당했고 이내 쓰러졌다. 그렇게 단검 사내를 끝으로 상황을 정리한 수혁은 다시 뒤로 돌아섰다.
“후욱…… 크윽…….”
해키드는 여전히 고통스런 숨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수혁은 고통스런 숨소리를 내뱉는 해키드를 보며 생각했다.
‘힐로 되려나?’
107.
힐로 과연 해키드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을까? 수혁은 스킬 창을 열었다. 그리고 하루 전 그러니까 어제. 치유의 문을 개방하며 습득한 스킬 ‘힐’의 정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 *
로미안은 당신이 이렇게 빨리 열쇠를 가지고 올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 적어도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로미안 역시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했다. 몸 상태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하고 준비해야 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일주일 뒤 다시 로미안을 찾아가라!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 열쇠 : 1 / 1] [남은 시간 : 1일]퀘스트 보상 : 퀘스트 – 동굴 탐사
‘이제 하루.’
퀘스트를 보던 수혁은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들어 책장을 보았다.
‘개방해야겠지…….’
책장을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동굴 탐사를 하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 어차피 할 거.’
그리고 어차피 연중과의 던전 탐사 때문에 개방을 해야 했다. 여태까지는 시간도 있었고 독서에 빠져 미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아공간으로.”
퀘스트 창을 닫은 수혁은 스킬 ‘아공간으로’를 시전해 공동으로 워프를 했다.
공동에 도착한 수혁은 전방을 보았다. 전방에는 활짝 열려 있는 2개의 문과 굳게 닫혀 있는 8개의 문이 있었다.
문을 바라보던 수혁은 치유의 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치유의 문 앞에 도착한 수혁은 곧장 손을 뻗었다.
[치유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손이 문에 닿은 순간 창이 나타났다.
‘치유는 어떤 조건이려나.’
과연 치유의 문을 개방하는 데에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어떤 일을 해내야 될까? 수혁은 확인을 눌렀고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치유의 문을 개방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개방 된 문의 수 : 2] [치유의 탑이 소환 됩니다.] [10분 안에 치유의 탑을 파괴하십시오.]메시지를 본 수혁은 뒤로 돌아섰다.
스아악
여태까지 그래왔듯 공동 중앙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마법진에서 하얀 탑 두 개가 솟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