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98
198
제198화
196.
‘워프 게이트?’
생김새가 약간 다르긴 했지만 분명 워프 게이트였다.
‘활성화할 수 있나?’
수혁이 워프 게이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 그것은 바로 활성화 때문이었다.
현재 수혁은 아공간의 워프 마법진을 통해 중간계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마계에 다시 오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악마의 둥지까지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만약 워프 마법진에 이곳의 워프 게이트가 등록된다면?
굳이 악마의 둥지까지 갈 필요가 없다.
바로 워프해버리면 되는 것이다.
“로피엘로 님?”
수혁은 로피엘로를 불렀다.
“옙!”
로피엘로는 수혁의 부름에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스윽
수혁은 손을 들어 워프 게이트를 가리키며 이어 말했다.
“저거 워프 게이트 맞죠?”
“예, 맞습니다.”
“저도 이용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안내해드릴까요?”
“네.”
로피엘로는 수혁의 답에 곧장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연중 역시 방향을 틀어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저희 워프 게이트는 1등급 워프 게이트로 아밀레타의 내성을 제외한 모든 곳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 중앙에 있는 수정구들을 통해 이용이 가능합니다.”
로피엘로가 워프 게이트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군요.”
수혁은 로피엘로의 설명에 아밀레타가 내성, 외성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내 워프 게이트 앞에 도착했고 수혁은 마차에서 내렸다.
“잠시만.”
그리고 연중에게 말하며 수혁은 워프 게이트로 올라가 가장 가까운 수정구 앞으로 이동해 손을 뻗었다.
수정구에 손이 닿은 순간 워프 창이 나타났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마을뿐만 아니라 특정 사냥터에도 워프 게이트가 있었고 도시에는 여러 개의 워프 게이트가 있었다.
로피엘로가 말한 아밀레타의 내성을 제외하고는 모든 곳을 갈 수 있는 것이다.
‘골드만 지급하면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는 건가.’
유저라 그런 것인지 워프 게이트 이용을 위해서는 골드가 필요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50골드로 상당히 비싼 편이었지만 골드가 풍족한 수혁에게는 전혀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었다.
‘일단 활성화됐는지 확인부터 해보자.’
워프 창을 보던 수혁은 뒤로 물러났다.
-수혁 : 잠깐만 다녀올게.
그리고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낸 뒤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워프 마법진에 이곳의 워프 게이트가 등록되었는가? 였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공동에 도착하자마자 수혁은 통로를 따라 워프 마법진으로 향했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창을 보고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2개가 있다는 건…….’
방금 전 수혁은 마을 ‘오르카프’에서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그리고 워프 창 목록에는 오르카프가 2개 있었다.
‘이제 언제든 마계로 갈 수 있다.’
중간계와 10마계를 30분마다 오갈 수 있게 됐다.
수혁은 워프 마법진을 이용해 오르카프로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마차에 올라타며 연중에게 말했다.
“동선 수정해야겠다.”
“동선을?”
“응, 퀘스트 다 깨고 워프 게이트로 아밀레타에 가면 될 것 같아.”
연중과 대화를 나눈 뒤 수혁은 로피엘로에게 말했다.
“혹시 도서관도 있나요?”
“도서관이라면 혹시 책이 보관되어 있는 곳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로피엘로가 되물었다.
“네.”
수혁의 답에 로피엘로의 표정에 당황함이 나타났다.
“……?”
로피엘로의 반응에 수혁은 의아해했다.
그러나 이어진 로피엘로의 말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얼마 전 발록의 습격으로 도서관이 불에 타 없어졌습니다.”
* * *
“그럼 안녕히 가시길 바랍니다!”
“마신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마을 관광을 마친 뒤 수혁과 연중은 마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을에서 나왔다.
“와, 건물 모양이 조금 특이한 것 빼고는 진짜 우리 마을이랑 똑같다. 그치?”
연중이 마차를 몰며 수혁에게 말했다.
“…….”
그러나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연중은 힐끔 고개를 돌려 수혁을 보았다.
수혁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해?”
연중은 수혁에게 물었다.
“미안. 뭐라고?”
이번에는 귓가에 들렸는지 수혁이 정신을 차리고 반문했다.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허공을 멍하니 보고 있길래.”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조금 전까지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답했다.
“도서관.”
“도서관?”
이번에는 연중이 반문했고 수혁이 이어 답했다.
“어, 도서관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건 생각도 안 하고 있었거든.”
수혁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던 이유, 미간을 찌푸렸던 이유, 그것은 전부 도서관 때문이었다.
마을 ‘오르카프’에는 도서관이 있었다.
그러나 발록의 습격으로 파괴되어 사라졌다.
도서관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은 수혁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발록 새끼…….”
수혁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
연중은 수혁의 중얼거림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왠지 지금은 가만히 수혁을 내버려두어야 할 것 같았다.
연중은 침을 꼴깍 삼키며 마차를 모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얼마 뒤, 생각을 끝냈는지 수혁이 어둠의 자식을 소환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연중은 조금은 풀린 듯한 수혁의 모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 * *
“한 명을 놓쳤다고?”
아밀레타와 함께 10마계를 양분하고 있는 최상급 마족 키라드가 미간을 찌푸렸다.
“……죄송합니다.”
무릎을 꿇고 있던 오넨은 침을 꼴깍 삼켰다.
둘이 죽었지만 하나가 살았다.
셋 중 둘이나 죽인 것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셋 중 하나나 살아남은 것이다.
상급 마족 셋과 중급 마족 열이 인간 셋을 상대로 말이다.
아무런 피해도 없으면 모를까 중급 마족 셋이 죽었고 오넨은 팔을 하나 잃었다.
물론 팔이야 다시 붙이긴 했지만 죽은 마족들을 다시 되살릴 수는 없었다.
키라드의 성격상 분명 벌을 내릴 것이고 오넨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인간들이 강했나?”
“……아닙니다.”
중급 마족들보다는 확실히 강했다.
그러나 강했다고 말했다가는 죽을 가능성이 100%가 될지도 모르기에 오넨은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흐음.”
키라드가 침음을 내뱉었다.
“기회를 주지.”
그리고 이어 싸늘한 눈빛으로 오넨에게 말했다.
오넨은 키라드의 말에 속으로 안도했다.
“3일 뒤 아일롬을 칠 거다.”
“……!”
그리고 이어진 키라드의 말에 오넨은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일롬은 아밀레타의 도시였다.
아일롬을 친다는 것은 아밀레타 파벌과 다시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였다.
‘드디어…….’
이미 전쟁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단지 그 시작이 빨라 놀란 것이다.
“당장 아일롬으로 출발해.”
* * *
수혁은 책을 덮었다.
그리고 드랍 창을 확인했다.
-익스모레스의 날개 102개
‘다 모였네.’
수혁은 확인을 눌러 아이템을 습득했다.
“연중아 교환.”
그리고 여태까지 그래 왔듯 연중에게 날개 50개를 넘겨주었다.
날개를 넘겨주며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로그아웃할 때가 되었음을 깨닫고 마차에서 내렸다.
연중 역시 수혁이 내리자 따라 내렸다.
“수고했어.”
수혁이 마차를 역소환하며 연중에게 말했다.
“내일도 9시에?”
“응. 9시에 보자.”
“오케이!”
수혁의 인사에 연중이 손을 흔들며 로그아웃했다.
연중이 나가자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아르헨의 반지2’를 확인했다.
‘앞으로 130번.’
오늘 내내 170번을 읽었다.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읽은 것이지만 수혁은 아쉬웠다.
‘더 짧은 책이 있긴 할 텐데.’
한시라도 빨리 아르헨의 반지 두 번째 옵션을 개방하고 싶었다.
‘내일이면 개방하겠네.’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로그아웃을 했다.
로그아웃 후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나오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책장에 걸음을 멈췄다.
‘발록 새끼들…….’
책장 속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보니 문득 발록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을 파괴한 발록.
물론 발록이 도서관을 노려 파괴한 것은 아니었다.
도서관 말고도 파괴된 건물은 많았다.
하지만 수혁의 관심은 오직 도서관뿐이었다.
수혁은 크라노손의 최종 목적지를 떠올렸다.
‘발록의 사원이라고 했지.’
퀘스트에는 크라노손이 발록의 사원에 가려 한다고 했다.
괜히 발록이란 단어가 붙은 게 아닐 것이다.
분명 발록의 사원에는 발록들이 있을 것이다.
도서관을 파괴한.
“후.”
수혁은 짧게 숨을 내뱉은 뒤 책장에서 책을 꺼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니 방금 전까지 발록들로 인해 치솟았던 짜증이 빠르게 가라앉았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책에 집중했다.
* * *
금지 ‘발록의 사원’.
“하암.”
곤히 잠을 자고 있던 발록 칼라는 기지개를 피며 잠에서 깨어났다.
“……?”
칼라는 주변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여야 할 이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헤르덴, 다들 어디 갔어?”
칼라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헤르덴에게 물었다.
“유희.”
“뭐? 이 미친 녀석들 또 유희를 나갔단 말이야?”
헤르덴의 답에 칼라는 반문하며 인상을 구겼다.
칼라와 헤르덴을 포함해 다섯 발록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지킬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11마계로 이어지는 포탈이었다.
“이러다가 아밀레타나 키라드 두 녀석이 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아밀레타 혹은 키라드가 온다면?
둘이서는 감당할 수 없다.
적어도 셋이 있어야 감당이 가능했다.
“돌아가면 에르테 님한테 이를 거야.”
영원히 이곳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포탈을 지킬 발록들이 11마계에서 넘어온다.
그리고 새로운 발록들이 오면 칼라는 11마계로 돌아갈 수 있다.
칼라는 11마계로 돌아가는 즉시 발록들의 왕 에르테에게 보고를 할 생각이었다.
포탈을 지키지 않고 놀러 간 것을 알게 되면 죽지는 않아도 죽을 만큼 두들겨 맞을 것이다.
스윽
칼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전투 상태로 변신했다.
작디작았던 칼라의 몸은 급속도로 거대해졌다.
“……?”
헤르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변신을 한 거지? 누가 오고 있나?”
그리고 이내 물었다.
“아니.”
칼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녀석들 잡아와야지. 아밀레타나 키라드가 올 확률이 적기는 하지만 0은 아니니까!”
그리고 씨익 웃으며 답했다.
“다녀올게! 잘 지키고 있어!”
칼라는 헤르덴에게 말한 뒤 답도 듣지 않고 곧장 움직였다.
“후.”
헤르덴은 서쪽으로 빠르게 뛰어가는 칼라를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럼 그렇지.”
이미 칼라가 이럴 것이라 예상했던 헤르덴이었다.
“조를 바꿔야겠어.”
헤르덴은 돌아가는 즉시 조를 바꾸기로 결심하며 점점 작아지는 칼라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