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46
246
제 246화
244.
“독의 사슬! 왜?”
수혁은 독의 가시 범위에서 벗어나려는 비육체파 발록들에게 독의 사슬을 시전하고 연중에게 물었다.
“기여도 장난 아니게 올랐는데?”
이어진 연중의 말에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 기여도가?”
발록을 잡았지 마족을 잡은 게 아니다.
그런데 기여도가 왜 오른단 말인가?
‘설마…….’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발록들을 보았다.
‘키라드 파벌이랑 동맹을 맺은 건가?’
아무래도 발록들이 키라드 파벌과 동맹을 맺은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기여도가 오를 이유가 없다.
거기다 동맹을 맺은 것이라면 이곳에 발록들이 있다는 것도 말이 된다.
수혁은 독의 사슬에 쓰러지는 비육체파 발록들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이제 남은 발록은 레몽과 로스카뿐이었다.
‘기여도가 얼마나 올랐을까?’
당장 퀘스트 창을 열어 확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레몽과 로스카 때문에 퀘스트 창을 열 수가 없었다.
퀘스트 창을 여는 사이 달려들 것이 분명했다.
-한 방에 보내는 건 힘들 것 같군.
바로 그때 로스카가 말했다.
-말했잖아. 강하다고.
-끙, 이렇게 허망하게 팀원들을 보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가능하겠어?
-흥, 당연하지. 날 뭘로 보고.
레몽과 로스카의 대화에 수혁은 재빨리 퀘스트 창을 열었다.
당장 달려들 것 같지 않았다.
퀘스트 창을 연 수혁은 퀘스트 ‘알린 함락’을 확인했다.
전쟁이 시작되었다.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무찔러 알린 성을 함락하라!
[기여도 : 97,412,797 / ???]퀘스트 보상 : ???
‘9740만?’
기여도를 확인한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몇이나 잡았다고…….’
잡은 발록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기여도가 대폭 상승해 있었다.
아무래도 발록 하나하나가 상급 마족들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수혁은 고개를 들어 여전히 대화를 나누고 있는 레몽과 로스카를 보았다.
‘저 둘을 잡으면…….’
상급 발록인 레몽과 로스카는 기여도를 얼마나 줄까?
‘1억이 될 수도 있겠는데?’
둘을 잡아 남은 260만의 기여도를 올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상급 발록이 아니던가?
수혁은 씨익 웃으며 레몽과 로스카를 향해 외쳤다.
“윈드 커터!”
스악
바람의 칼날이 나타나 레몽과 로스카에게 날아갔다.
하지만 바람의 칼날은 도착하기도 전에 사라졌다.
디스펠 당한 것이다.
‘역시.’
이미 예상했다.
헬 파이어도 아니고 윈드 커터 같은 마법에 당할 이들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디스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데 도망가면 어떻게 하지?’
그러나 그런 상황까지 가면 저번처럼 도망을 칠 수도 있다.
이미 레몽은 도망을 친 전적이 있지 않던가?
“연중아, 끌어 내릴 수 있어?”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땅으로?”
“응.”
“물론이지. 2분 정도지만 가능해. 해줘?”
땅으로 끌어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2분 동안은 일정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다.
“부탁해.”
“오케이.”
연중은 수혁의 말에 땅에 꽂힌 방패를 들었다.
“거력의 방패!”
그리고 스킬 ‘거력의 방패’를 시전했다.
스아악!
이번에는 보랏빛이 방패에 서렸고 연중은 다시 땅에 방패를 꽂았다.
[이동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2분 동안 영역 밖으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그러자 메시지가 나타나며 방패를 중심으로 거대한 반원의 막이 나타났다.
-크음!
-크윽!
메시지가 나타나고 레몽과 로스카는 빠르게 땅으로 추락했다.
수혁은 레몽과 로스카가 떨어지는 곳에 재빨리 마법을 시전했다.
“포이즌 포그.”
바로 포이즌 포그였다.
스악
독 안개가 나타났고 수혁은 로스카가 디스펠을 하기 전 재빨리 마법을 시전했다.
“파이어 월.”
파이어 월이 나타났고 이내 포이즌 포그와 융합해 대폭발이 일어났다.
* * *
“크윽!”
레몽이 비명을 내뱉었다.
“……!”
그리고 재빨리 보호막을 시전했던 로스카는 금이 쩍쩍 간 보호막을 보고 당황스러운 눈빛을 짓고 있었다.
‘하레슘의 보호막이?’
처음으로 투기 주술을 만들어낸 발록 하레슘.
하레슘의 보호막은 물리 공격에는 약하지만 마법 공격에는 매우 강력한 보호막이었다.
그런데 그 보호막에 금이 쩍쩍 가 있었다.
‘엄청난 마력이야.’
로스카는 입맛을 다셨다.
‘무슨 일이 있어도 흡수해야 돼.’
처음에는 흡수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방금 전 팀원들을 잃었을 때 흡수를 포기했다.
생각보다 인간 마법사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흡수를 하다가 죽임을 당할 판이었다.
그래서 흡수를 포기했는데 하레슘의 보호막에 금을 만들 정도로 강력한 마법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흡수를 해야 했다.
“레몽, 2분만 시간을 끌어라.”
생각을 마친 로스카는 레몽에게 말했다.
“한 방에는 안 된다니까!”
레몽은 로스카의 말뜻을 이해하고 외쳤다.
“아니, 저 마력은 꼭 가져야겠어.”
로스카가 하려는 것은 바로 대상이 된 존재의 마력을 흡수하는 주술진 연성이었다.
마나를 흡수하는 게 아니었다.
그 안에 담긴 힘을 흡수하는 것이다.
즉, 주술진 연성에 성공하면 인간 마법사의 마법은 더 이상 지금과 같은 강력함을 보이지 못할 것이었다.
물론 주술진을 만드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2분 동안 온 신경을 쏟아부어야 한다.
잠깐이라도 흐트러지면 주술진 역시 흐트러져 사라진다.
촉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로스카가 주술진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저 마력만 있으면 에겔라스도 잡을 수 있다.”
바로 에겔라스를 잡기 위해서였다.
직접 겪어 본 바 인간 마법사의 마법은 에겔라스의 마법보다 강했다.
만약 저 인간의 마력을 흡수한다면?
에겔라스는 더 이상 도망을 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은 전쟁의 끝을 의미했다.
로스카의 말에 레몽은 생각했다.
‘미치겠군, 손쉽게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인간 마법사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로스카와 그의 팀원만 있다면 손쉽게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인간의 기운이 느껴지자마자 로스카를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처음에는 잘 막는가 싶더니 인간 마법사 옆에 있던 인간이 개입한 순간 로스카 휘하 발록들은 전부 죽음을 맞았다.
스아악
로스카가 주술진을 연성하기 시작했다.
레몽은 고개를 돌려 인간 마법사와 그 옆의 인간이 있는 곳을 보았다.
이내 폭발로 인한 먼지 구름이 가라앉고 인간 마법사와 인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하앗!”
레몽은 투기를 방출해 투기막을 만들었다.
그리고 인간 마법사에게 달려들었다.
어떻게 해서든 2분이란 시간을 벌어야 했다.
‘2분만 끌면 된다!’
주술진이 완성되면?
그걸로 끝이다.
* * *
쾅!
아밀레타는 거칠게 탁자를 내리쳤다.
탁자를 내리친 아밀레타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망할 자식들! 발록을 끌어들이다니!”
바로 발록 때문이었다.
새벽 내내 알린을 공격했다.
성벽을 뚫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뚫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완전히 뚫어냈을 때.
발록들이 나타났다.
등장과 동시에 발록들은 마족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만 공격을 했다는 점이었다.
키라드 파벌이 발록들과 손을 잡은 것이 분명했다.
한둘이 나타난 게 아니었고 그중에는 상급 발록도 둘이나 있었다.
아밀레타 파벌은 결국 엄청난 피해를 입은 채 공격을 멈추고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다시 공격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피해가 크기도 했고 무엇보다 발록들을 해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키라드만 아니었어도 다 죽였을 것인데!”
알린에 키라드가 없었다면 아밀레타가 직접 발록들을 처리하고 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키라드는 아밀레타를 놓아주지 않았다.
항상 아밀레타를 따라다니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아밀레타는 키라드 때문에 발록들을 처리할 수 없었다.
“왜 키라드 쪽에 붙은 거지?”
아밀레타는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발록들이 키라드 파벌에 붙을 이유가 없었다.
“……?”
바로 그때였다.
“이 기운은.”
아밀레타는 재빨리 천막에서 나왔다.
수혁에게 주었던 증표에 담아 둔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즉, 수혁이 나타났다.
천막에서 나온 아밀레타는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보았다.
‘알린?’
놀랍게도 기운이 느껴지는 곳은 알린이었다.
그것도 성벽 안쪽이었다.
‘어떻게…….’
어찌 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쨌든…….’
아밀레타는 미소를 지었다.
수혁과 연중이 알린에 어떻게 들어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둘이 들어가 있으니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그때가 다시 공격을 시작할 때였다.
‘어?’
하지만 이어 느껴지는 기운에 아밀레타는 미간을 찌푸렸다.
‘투기?’
발록들 특유의 투기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 투기가 수혁의 근처에서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에밍!”
아밀레타가 외쳤다.
지금 알린에는 발록이 많이 있다.
아무리 수혁과 연중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발록들을 상대로?
“예!”
아밀레타의 외침에 근처에 있던 에밍이 다가왔다.
“당장 총공격 준비를 해!”
“예?”
“수혁 님과 연중 님이 안쪽에서 큰 전투를 벌이실 거야!”
발록들이라고 해도 수혁과 연중을 쉽게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 큰 전투가 일어날 것이고 그때가 총공격의 기회였다.
“알겠습니다!”
에밍은 아밀레타의 말에 답하며 참모들이 있는 천막으로 들어갔다.
아밀레타는 천막으로 들어가는 에밍을 보고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알린의 성벽을 향해 달려갔다.
수혁과 연중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알린에는 키라드가 있다.
키라드까지 합세한다면?
아무리 수혁과 연중이라도 위험하다.
한시라도 빨리 성벽을 부수고 수혁과 연중을 구출해야 한다.
‘아니지.’
하지만 성벽으로 달려가던 아밀레타는 곧 든 생각에 이동을 멈췄다.
‘다른 곳을 치는 게 낫겠어.’
만약 수혁과 연중이 있는 곳으로 간다면?
키라드 역시 아밀레타의 기운을 느끼고 그곳으로 올 것이다.
그럴 바에 차라리 키라드가 가지 못하게 다른 곳에서 시선을 끄는 게 낫다.
생각을 마친 아밀레타는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다시 성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엇! 아, 아밀레타다!”
“아밀레타가 온다!”
성벽 위에 있던 키라드 파벌 마족들이 아밀레타를 발견하고 외쳤다.
그리고 이내 화살과 마법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아밀레타는 보호막을 만들어 화살과 마법들을 받아내며 성벽으로 돌진했다.
성벽에 도착한 아밀레타는 검에 마기를 듬뿍 담아 휘둘렀다.
쾅!
폭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성벽은 파괴되지 않았다.
방어 마법진에 약간의 실금이 나타났을 뿐이었다.
아밀레타는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마법진의 실금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아밀레타가 잠시 멈칫했다.
스윽
아밀레타는 미간을 좁힌 채 수혁과 연중, 그리고 발록들이 있는 방향을 보았다.
‘이 기운은…….’
매우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스아악!
‘어?’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아밀레타의 표정에 당황이 나타났다.
‘빛?’
불길한 기운에 이어 하늘을 꿰뚫는 황금빛 기둥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