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57
257
제 257화
255.
“마침 증표의 마기를 해결할 아이템도 받았고.”
인벤토리에 넣어도 마기가 뿜어져 나오는 아밀레타의 증표.
수혁은 크라노손에게서 마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막아 주는 주머니를 받았다.
이제 마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빠르게 최대한 은밀히 가려면…….”
연중은 수혁의 말에 지도를 보며 동선을 짜기 시작했다.
“여기서 쭉 밑으로 갔다가 확 올라가면 될 것 같은데 어때?”
이내 연중이 손가락으로 알린에서 키라드까지의 동선을 그리며 말했다.
“그게 좋겠다.”
수혁 역시 연중과 같은 동선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동선을 짠 뒤 동쪽 입구에 도착한 수혁은 인벤토리에 지도를 넣고 이어 유령 마차를 소환했다.
바로 그때였다.
“안녕하십니까!”
동쪽 입구를 책임지고 있는 상급 마족 슈르오스가 다가왔다.
“혹시 어딜 가시는 건지…….”
슈르오스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상급 마족이 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갓 상급 마족이 된 슈르오스에게 수혁과 연중은 대하기 너무나 힘든 존재였다.
하지만 입구를 책임지는 상황에서 묻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미리 출발하려구요. 정찰 겸.”
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아니고 수혁은 바로 답을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수혁이 답을 해주자 슈르오스는 활짝 웃으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
슈르오스의 과한 인사에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보조석에 앉았다.
미리 기수석에 앉아 있던 연중은 수혁이 앉자 곧장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근데 너 나한테 보여줄 스킬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알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지고 연중이 물었다.
“아!”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탄성을 내뱉었다.
“맞아, 보여줄 게 있어. 잠시 세워줘.”
연중은 수혁의 말에 마차를 세웠다.
수혁은 마차에서 내려왔다.
“분신.”
그리고 스킬 ‘분신’을 시전했다.
스아악
그러자 수혁의 앞에 마법진이 나타나더니 이내 수혁과 똑같은 모습의 분신이 나타났다.
“……!”
연중은 분신을 보고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환영 분신이야?”
분신을 바라보던 연중이 이내 수혁에게 물었다.
“아니면 실체 분신?”
분신에는 데미지를 줄 수 없는, 모습만 보이고 실체가 없는 환영 분신과 실제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실체 분신 2가지가 있었다.
“실체 분신.”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씨익 웃으며 말했다.
“비율은? 고정? 아니면 비례?”
연중은 수혁의 답에 재차 물었다.
“비례, 지금은 30%야.”
“와, 그럼 진짜 장난 아니네. 장비 효과까지 받으면…….”
수혁은 연중의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장비 효과는 못 받아.”
“응? 실체 분신이라며?”
“스텟만 영향받는다고 하더라고.”
수혁은 보조석으로 올라가며 답했다.
“스텟만? 순수 스텟? 장비 다 빼고?”
“어, 순수 스텟의 30%”
“마법은? 다 사용할 수 있어?”
“응, 명령 안 해도 알아서 사용하더라.”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다시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근데 안 따라오네?”
마차를 몰던 중 뒤를 힐끔 본 연중이 말했다. 어둠의 자식의 경우 별다른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항시 수혁을 따랐다.
그런데 분신은 어둠의 자식과 달리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거리에 상관없이 유지되는 거야?”
“어, 거리는 상관없더라고.”
분신은 어둠의 자식과 달리 거리에 구애받지 않았다.
물론 지속 시간이 짧다는 큰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마법을 시전했다.
“시야 공유.”
바로 스킬 ‘시야 공유’였다.
스악
시야 공유를 시전하자 작은 창이 나타났다.
창에는 산과 나무 그리고 평지 등의 광경이 보였다.
“그건 무슨 스킬이야?”
연중이 창을 보며 물었다.
‘뭔가 낯익은데…….’
작은 창에 나타난 광경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광경이었다.
‘시야 공유?’
그러다 문득 스킬명을 떠올린 연중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설마 분신이랑 시야 공유하는 거야?”
“어.”
수혁은 씨익 웃으며 창을 보았다.
창에 나온 광경은 방금 전까지 수혁과 연중이 있던 곳이었다.
“대박…….”
연중은 수혁의 답에 소름이 쫙 돋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걸로 정찰할 수 있겠네?”
수혁의 분신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즉,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어딘가로 워프할 수도 있다.
정찰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은신 마법까지 사용한다면?
은밀한 정찰 역시 가능했다.
“그렇지. 멀리 떨어지면 명령이 불가능하단 게 흠이지만.”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점 역시 있었다.
바로 거리였다.
분신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새로운 명령을 내리는 것도, 내린 명령을 취소하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이내 분신의 지속 시간이 끝나고 시야 공유 창 역시 사라졌다.
“근데 이것도 직업 고유 스킬이야? 환상 스킬 중에 이런 스킬이 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는데…….”
창이 사라지고 연중이 물었다.
환상 속성 마법사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인전에 강한 속성인지라 공부를 한 연중이었다.
그러나 스킬 ‘분신’은 듣도 보도 못했다.
“어, 고유 스킬! 이거 말고도 몇 개 더 있더라, 배우지는 못했지만.”
환상 속성은 다른 속성과 달리 고유 스킬이 몇 가지 더 있었다.
물론 퀘스트로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책 『환상 마법이란』에는 분신 말고도 몇몇 마법이 추가가 되어 있었다.
‘대마도사가 돼야겠지.’
스킬 퀘스트에 없는 마법이었다.
아마도 모든 문을 개방하고 진정한 대마도사가 되어야 생길 것 같았다.
* * *
“이제 갈 시간이군.”
시간을 확인한 크라노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
그리고 한숨을 내뱉으며 책상에 기대놓은 검을 집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카이온입니다!”
노크와 함께 도시 ‘알린’을 관리하게 된 카이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크라노손은 다시 검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끼이익
이내 문이 열리고 카이온이 들어왔다.
“……?”
카이온의 표정을 본 크라노손은 의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이온의 표정에 당황스러움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지?”
크라노손은 바로 카이온에게 물었다.
“그게…….”
카이온은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이어 말했다.
“인간이 나타났습니다.”
“……인간?”
크라노손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났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기 때문이었다.
“예.”
카이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 님과 연중 님 말고?”
크라노손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인간들이 수혁 님과 연중 님을 아는 것 같습니다. 만나야 된다고 하더군요.”
“……!”
이어진 카이온의 말에 크라노손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간들의 등장도 놀라운데 그 인간들이 수혁과 연중을 안다니?
‘설마 그 포탈을 통해 온 건가?’
크라노손은 금지 ‘불의 들판’을 떠올렸다.
마계에서 중간계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여전히 가능했다.
혹시나 그곳에서 온 것일까?
“몇이지?”
생각에 잠겨 있던 크라노손은 카이온에게 물었다.
“셋입니다.”
“어디에 있나?”
“아일롬에 있습니다. 연락할까요?”
“그래.”
“알겠습니다.”
카이온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한 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크라노손은 다시 의자에 앉으며 생각했다.
‘셋이라…….’
* * *
윤진은 방 내부를 둘러보았다.
넓기도 넓었지만 고급스러운 가구와 장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왜 이렇게 극진한 대접이지?”
방을 둘러 본 윤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러게.”
레아 역시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말했다.
“우리를 대하는 분위기가 조심스러워.”
마족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분명 처음 보는 것인데 너무나 극진한 대접을 하고 있었고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키라드 애들이랑 너무 달라.”
다짜고짜 공격을 하려 했던 키라드 파벌의 마족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파벌의 성격 차이인가?”
윤진이 중얼거렸다.
파벌로 나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고 성격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았다.
“그 둘 때문 아닐까?”
하지만 레아의 생각은 달랐다.
수혁과 연중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움찔하거나 존경스런 눈빛을 짓는 마족들이 있었다.
그런 마족들의 반응을 보아 레아는 수혁과 연중 때문에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도대체…….’
사냥왕은 레아와 윤진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10마계에서 뭘 하신 거지?’
수혁과 연중은 사냥왕이 알고 있는 리더 길드의 수혁과 연중이 분명했다.
도대체 둘은 10마계에 언제 온 것일까?
와서 어떤 일을 한 것일까?
모든 게 다 궁금했다.
‘만나고 싶다.’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었다.
만나서 묻고 싶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노크와 함께 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사냥왕은 생각을 끝내고 답했다.
끼이익
그러자 문이 열리며 상급 마족 에밍이 들어왔다.
“크라노손 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만나자고 하시는데 가시겠습니까?”
방으로 들어온 에밍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물론입니다.”
사냥왕은 에밍의 말에 답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방에서 나와 에밍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에밍이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에밍의 앞에는 워프 게이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에밍은 워프 게이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알린과 연결된 임시 워프 게이트입니다. 마중 나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설명을 마친 에밍은 옆으로 비켜섰다.
“그곳에 수혁 님이 있습니까?”
사냥왕은 에밍에게 물었다.
10마계의 왕자인 크라노손보다 사냥왕은 수혁이 더욱 신경 쓰였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에밍 역시 알지 못했다.
사냥왕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제 알린에 간다.
직접 확인하면 된다.
사냥왕은 워프 게이트를 통해 도시 ‘알린’으로 워프했다.
“안녕하십니까. 알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알린을 관리하게 된 상급 마족 카이온이라고 합니다.”
도착 후 사냥왕은 상급 마족 카이온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이어 레아와 윤진이 도착하자 카이온이 앞장서 안내를 시작했다.
“혹시 지금 이곳에 수혁 님이 계십니까?”
걸음을 옮기며 사냥왕은 카이온에게 물었다.
사냥왕의 관심은 온통 수혁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아니요. 수혁 님은 연중 님과 함께 1시간 전에 떠나셨습니다.”
카이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떠나셨다구요?”
사냥왕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떠났다니?
“예, 정찰을 위해 두 분이서 키라드로 먼저 떠나셨습니다.”
“아…….”
사냥왕은 탄성을 내뱉었다.
‘단둘?’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도로 단둘이서 정찰을?’
카이온이 말한 ‘키라드’는 수도가 분명했다.
수많은 상급 마족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 위험천만한 곳을 단둘이서 갔다?
‘……얼마나 강한 거야?’
사냥왕은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고 생각했다.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