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19
319
제 319화
317.
-연중 : 잠시 구경 가도 될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정리를 하던 중 연중의 귓속말이 도착했다.
-수혁 : 응, 당연히.
포탈 주변은 이미 깔끔히 정리했다.
그리고 연중이라면 발록에게서도 홀로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생존력을 가지고 있었다.
-연중 : 그럼 사냥왕 님 도착하면 같이 갈게!
-수혁 : 응.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내고 마저 거점 주변을 정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리를 끝낸 수혁은 포탈로 향했다.
그리고 포탈에 도착한 수혁은 연중과 사냥왕을 만날 수 있었다.
“수혁아!”
연중이 수혁을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연중과 사냥왕에게 다가갔다.
“고생하셨습니다.”
사냥왕은 수혁이 다가오자 따라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아닙니다. 가시죠!”
수혁은 사냥왕의 말에 답하고 왔던 길을 돌아 석벽 밖으로 안내를 했다.
연중과 사냥왕이 11마계에 온 것은 구경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 이곳은 석벽으로 둘러싸여 제대로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연중과 사냥왕은 수혁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곧 입구를 지나 석벽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크게 다르지는 않군요.”
주변을 확인한 사냥왕이 말했다.
사냥왕이 보기에 11마계의 풍경은 10마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혁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같은 마계라 그런지 더 가도 다르지는 않더라구요.”
이곳뿐만이 아니라 꽤나 먼 곳까지 이동을 했던 수혁이었다.
그러나 그곳의 풍경 역시 10마계와 다르지 않았다.
“여기 계속 있을 거야?”
연중이 물었다.
“아니.”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리 끝났으니까 이제 나가봐야지.”
주기적으로 발록들이 나타나 거점을 뒤집을 경우 거점 완성이 늦어지기에 온 것이지 먼저 여행을 하기 위해 온 게 아니었다.
“알았다.”
이미 이런 수혁의 답변을 예상했던 연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 생기면 연락 줘!”
“응.”
“다음에 뵙겠습니다.”
“옙!”
연중의 답을 들은 수혁은 사냥왕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핸드폰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2층 서재로 올라가 다시 독서를 시작했다.
* * *
“…….”
에르테는 입을 다문 채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반대편에는 거점에서 돌아온 코잔이 앉아 있었다.
“…….”
코잔 역시 에르테와 마찬가지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러니까.”
이내 에르테가 입을 열어 정적을 깼다.
“쳐들어온 게 인간 하나라고?”
10마계에서 쳐들어왔고 거점이 날아갔다.
당연히 수많은 마족들과 수많은 인간들이 쳐들어온 줄 알았다.
“거점이 박살 났는데?”
그런데 아니었다.
11마계를 방문한 이는 인간 하나였다.
인간 혼자서 거점을 아작 낸 것이다.
“예.”
코잔은 에르테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
에르테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더 강한 것 같은데.’
강한 인간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 인간에 의해 전쟁이 끝날 것이란 보고에 꽤 강하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
인간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인간의 힘이 강한 것 같았다.
아니, 생각했던 수준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거점에는 수많은 발록들이 있다.
일반 발록만 있었다면 모를까 상급 발록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최상급 발록이 둘이나 있었다.
그런데도 인간은 홀로 거점을 누볐다.
단순히 돌아다니기만 한 것도 아니다.
‘아사크가 당할 정도라면…….’
11마계에서 여섯 번째로 강한 아사크가 죽임을 당했다.
‘하긴 그 인간과 인연이 있을 인간인데.’
에르테는 200년 전 도망이라는 굴욕을 주었던 인간을 떠올렸다.
코잔과 이야기를 나누며 들은 인간의 정보.
정보에 따르면 아사크를 죽인 인간은 200년 전 그 인간과 인연이 있는 게 확실했다.
“제 생각이지만…….”
에르테가 말이 없자 코잔이 입을 열었다.
“그 인간을 잡기 위해서는 직접 나서시거나 아니면 로비스의 부대를 동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인간을 잡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간을 잡기 위해서는 접근을 해야 하는데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코잔이 생각하기에 인간을 잡을 수 있는 이는 11마계에서 둘밖에 없었다.
최강자 에르테와 서열 2위이자 에겔라스의 마법을 대비해 몇몇 발록들과 함께 특수 훈련을 진행한 로비스!
둘 외에는 인간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발록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하에 연락했어.”
“로비스를 보내실 생각이시군요.”
“아니, 보내지는 않을 거야.”
에르테의 말에 코잔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로비스를 왜 부른단 말인가?
코잔의 의아한 반응을 본 에르테가 이어 말했다.
“지금이야 혼자 왔지만 이제 곧 10마계의 마족들도 넘어오겠지.”
정찰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처참하긴 했지만 인간이 11마계에 온 것은 정찰 때문임이 분명했다.
얼마나 걸릴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10마계에서 마족들이 넘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마족들이 넘어오면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이왕이면 우리 안방에서 싸우는 게 낫지 않겠어?”
어색한 환경에서 싸우는 것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싸우는 것이 훨씬 낫다.
10마계에서 쳐들어오지 않는다면 모를까 쳐들어오는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굳이 넘어갈 필요가 없었다.
“그럼…….”
코잔이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에르테가 이어 말했다.
“준비를 해야지. 지형도 유리하게 만들고.”
바로 그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비스입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로비스였다.
“준비해놓겠습니다.”
코잔은 에르테에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에르테는 고개를 끄덕인 뒤 이어 문을 바라보며 외쳤다.
“들어와!”
끼이익
에르테의 외침에 문이 열리며 로비스가 들어왔다.
그리고 코잔은 로비스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 됐어?”
에르테는 로비스가 반대편에 앉자마자 물었다.
“수준을 물으시는 거라면 만족스러울 정도는 됩니다. 넷이 모이면 에겔라스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좋군.”
에르테는 로비스의 답에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은은히 미소를 지었다.
에겔라스는 마법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그런 에겔라스를 상대할 수 있다면 지금 나타난 인간이나 이어 나타날 마족들의 마법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오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이야기?”
생각에 잠겨 있던 에르테는 로비스의 말에 생각을 멈추고 반문했다.
에르테의 반문에 로비스가 이어 말했다.
“아사크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말을 마친 로비스는 에르테를 빤히 쳐다보았다.
에르테는 다시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올 게 왔군.’
로비스와 아사크는 보통 관계가 아니었다.
서로 사랑한다는 뜻은 아니다.
고향도 같았고 태어난 날도 비슷해서 그런지 둘은 매우 친했다.
로비스에게 아사크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에르테는 로비스에게 아사크의 죽음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니 바로 인간을 찾아 거점으로 뛰쳐나갈 것 같았다.
하지만 인간은 정말 강하다.
아무리 로비스라 하더라도 홀로 인간을 상대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아니, 지금쯤 마족들이 넘어왔을 수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마족들과의 전투도 염두에 둬야 했다.
‘사실대로 말해줘야겠지.’
그러나 거짓을 말할 수도 없다.
거짓을 말해도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지금 당장뿐이다.
로비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즉, 대화가 끝나자마자 진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사실을 말하되 흥분을 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들었겠지만 10마계에서 쳐들어왔어.”
생각을 마친 에르테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10마계의 힘이 강했고 그걸 막다가 결국 아사크가 죽었다.”
정확히 말해 인간의 힘이었지만 인간 역시 10마계에 속해 있었다.
거짓은 아니었다.
“…….”
에르테의 말에 로비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내 로비스의 표정이 서서히 구겨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르테의 앞이기 때문일까?
“후. 그렇군요.”
로비스는 짧게 한숨을 내뱉으며 표정을 관리했다.
하지만 에르테는 로비스의 한숨에서 강렬한 분노와 투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다 넘어온 겁니까?”
로비스가 물었다.
“아직.”
에르테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제 곧 넘어올 거야. 널 부른 것도 그 때문이고.”
* * *
-마우 : 전설 등급 진짜 많이 풀린 것 같지 않음?
-워리어 : 인정. 많이 풀린 것 같음. 아니, 많이 풀렸지. 그때 종류별로 싹 다 올라왔는데.
-지존법사 : 진짜 부러움. 어디서 그렇게 얻은 건지.
-메카 : 근데 그렇게 전설 등급 푸는 거 보면 신 등급 가지고 있는 거 아님?
-워리어 : 에이, 신 등급을? 게임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메카 : 아니, 잘 생각해보셈. 전설 장비를 그렇게 쭉쭉 뽑아내는데 신 등급 장비가 없을까?
-워리어 : 아니야, 만드는 데 엄청 힘들다고 했음. 그리고 신 등급 장비가 있으면 벌써 연중 통해서 공개했겠지.
-수사모 : 수혁 님 진짜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떻게 그 많은 전설 아이템들을…….
-수사모 : 제왕 길드에서도 전설 장비 몇 개 못 구한 것 같던데.
-수사모 : 최고 길드보다 더 뛰어나신 갓수혁!
-내가일등전사 : 아니, 수사모 저 새끼는 전설 이야기 나올 때마다 수혁 이야기를 꺼내냐?
“역시.”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하던 장경우는 미소를 지었다.
“공지 안 한 게 신의 한 수였어.”
처음 오픈했을 때에는 신 등급 장비를 획득할 경우 접속해 있는 모든 유저들에게 메시지가 나타나게 설정되어 있었다.
신 등급 장비는 얻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혁이 너무나 빨리 신 등급 레시피를 입수했고 장경우는 고민 끝에 설정을 변경했다.
아무런 메시지도 뜨지 않게.
지금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아주 잘한 일이었다.
수혁이 신 등급 장비를 만들었을 때 만약 유저들에게 메시지가 공개됐다면?
허탈함, 공허함을 느끼는 유저들이 상당했을 것이었다.
“근데…….”
장경우는 말끝을 흐리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새로운 정보가 나타났다.
바로 수혁에 대한 정보였다.
“왜 접속을 안 할까.”
업데이트 때문에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고 사망 페널티를 받은 것도 아닌데 수혁이 접속을 하지 않고 있었다.
수혁의 최근 접속은 11마계에서 발록들을 잡은 5일 전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항상 접속을 하던 수혁이 접속을 하지 않으니 괜히 걱정이 들었다.
더구나 수혁은 판게아에서 상당히 중요한 직업을 갖고 있었다.
스토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열쇠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겨 수혁이 접속을 하지 못한다면?
“흐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유저 ‘해피’의 정보가 나타났다.
“허어.”
해피의 정보를 확인한 장경우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