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65
365
제 365화
363.
“예, 그것도 보통 재앙이 아니라 대재앙입니다.”
말을 마친 삼신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삼신의 반응에 구룡천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뜻이야?”
머리 쓰는 것은 질색이었다.
“쉽게 설명해봐.”
문을 통해 이승에서 무엇이 넘어왔길래 대재앙이라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구체적인 것은 저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섯 가지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대재앙이 정확히 무엇인지 삼신 역시 모른다.
그러나 삼신은 보았다.
대재앙의 선택에 따라 일어나게 될 다섯 가지의 미래를.
“그 미래가 뭔데?”
“첫 번째로…….”
말끝을 흐린 삼신은 구룡천마를 보았다.
그리고 고민이 가득한 표정으로 입을 오물조물거리다가 이내 깊게 숨을 내뱉으며 이어 말했다.
“구룡천마님의 죽음입니다.”
“……뭐?”
전혀 예상치 못한 삼신의 말에 구룡천마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소멸한다고?”
이미 한 번 죽음을 경험한 구룡천마였다.
한 번 더 죽는다면 완전한 소멸이었다.
“아닙니다. 다섯 가지 미래 중 하나가 구룡천마님의 죽음일 뿐입니다. 다른 미래가 다가올 수 있습니다.”
“…….”
구룡천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헛소리라 할 수도 없는 게 다른 이도 아니고 삼신의 말이었다.
“……다른 미래는?”
잠시 생각을 하던 구룡천마가 물었다.
미래는 총 다섯 가지였다.
그중 하나가 구룡천마의 죽음이었다.
“두 번째는…….”
삼신은 다시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몸을 부르르 떨며 이어 말했다.
“세린의 죽음입니다.”
“세린?”
두 번째 미래를 듣고 구룡천마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세린이 누구던가?
세계수의 수호자로 어마어마한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존재였다.
구룡천마도 세린의 방어를 뚫지 못해 패배하지 않았던가?
‘대재앙이 뭐길래…….’
대재앙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잠깐.’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구룡천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미래가 다섯이라고 했지?’
삼신은 분명 다섯 가지 미래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중 두 가지가 대귀인 구룡천마 본인과 세린의 죽음이었다.
‘날 포함해 다섯이니…….’
귀계에는 대귀가 총 다섯 있었다.
혹시나 아직 듣지 못한 세 가지 미래가 나머지 대귀들과 관련 있지 않을까?
“혹시 나머지 미래들이 클로아스, 동병, 폴라리야?”
생각을 마친 구룡천마가 물었다.
“……예.”
삼신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 구룡천마는 다시 말을 잃었다.
은둔귀 클로아스, 신의 손 동병, 슬레이어 폴라리.
구룡천마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강자들이었다.
그런 강자들이 죽는 미래라니?
“무조건 하나가 죽는 건가…….”
삼신이 본 미래다.
다섯 미래 중 하나는 무조건 일어날 것이다.
“피할 방법은?”
미래는 다섯 가지로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선택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구룡천마는 죽고 싶지 않았다.
“숨어야 합니다.”
어떤 선택에 의해 미래가 정해지는지 삼신 역시 제대로 알지 못했다.
“숨어?”
“예, 대재앙과 먼저 마주치게 되면…….”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삼신은 말을 마쳤다.
확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먼저 마주칠 경우 마주친 자가 죽는 미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즉, 대재앙과 마주치지 않게 숨는 것이 소멸을 피할 방법이었다.
“숨는다라…….”
삼신의 말에 구룡천마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
구룡천마는 다른 대귀들과 달리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세력도 아니고 귀계를 대표하는 여섯 세력 중 하나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다.
상황도 그렇고 자존심도 그렇고 숨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예, 지금은…….”
삼신이 본 미래는 한정적이었다.
죽음을 피할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그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미래라는 게 보고 싶다고 상시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당장 숨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룡천마의 표정을 본 삼신이 재빨리 이어 말했다.
숨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지만 당장 숨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승의 문이 있는 곳은 아주 머나먼 곳.”
대재앙은 이승의 문을 통해 귀계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이승의 문은 천마산맥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당장은 대재앙과 마주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흐음…….”
구룡천마는 삼신의 말에 침음을 내뱉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는 것이지 결국에는 숨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미래를 보게 되면, 대재앙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면 바로 알려 줄 수 있겠어?”
“예, 물론이지요. 그럼…….”
삼신은 구룡천마의 말에 답하고 다시 자신의 영역으로 사라졌다.
구룡천마는 삼신이 사라지고 방금 전 파괴한 전방의 산을 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뭐가 넘어온 거지?’
대재앙이 무엇일지 너무나 궁금했다.
무엇이기에 삼신이 그런 미래를 본 것일까?
‘이승은 어떻게 된 걸까.’
대재앙은 이승의 문을 통해 귀계로 왔다.
그렇다면 이승은 어떻게 됐을까?
이승의 상황 역시 궁금해졌다.
* * *
“마법진 설치 끝났습니다.”
“고생했다.”
코레몬드는 켈롭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이어 켈롭이 방에서 나갔고 코레몬드는 펜을 들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빛의 마탑장 ‘코단’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받을 건 받아야지.’
코단과 약속한 것이 있었다.
일이 틀어지긴 했지만 그것은 코레몬드의 잘못이 아니었다.
거기다 코단은 빛의 마탑장.
관계가 드러난다면?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즉, 코레몬드는 코단의 약점을 쥐었다고 할 수 있었다.
편지를 다 쓴 코레몬드는 다시 한 번 편지를 확인했다.
‘이 정도면.’
원하는 것과 압박 모든 게 다 들어가 있었다.
편지를 보면 코단 역시 깨달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코레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옆에 있는 새장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새장 속에서 새를 꺼내 다리에 편지를 넣고 창문을 열어 날려 보냈다.
* * *
풍룡을 타고 비행을 하던 수혁은 고민했다.
‘이름을 뭘로 해야 하나…….’
수혁이 하고 있는 고민은 바로 풍룡의 이름이었다.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제 이름이 뭐예요?
레벨 100이 되고 사고를 하게 된 풍룡이 자신의 이름을 물었다.
이름을 물어볼 것이라 생각지도 않았던 수혁은 당황해서 좋은 이름을 찾고 있다고 어물쩍 넘어갔었다.
‘풍룡? 풍? 바람?’
여러 이름들이 떠올랐다.
‘풍룡이 제일 괜찮은 것 같은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풍룡이었다.
거기다 여태까지 풍룡으로 부르지 않았던가?
‘구별이 안 되는 게 문제이긴 한데…….’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종족이 풍룡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좋은 이름을 찾고 있다고 했을 때 목소리에서 기쁨이 느껴졌다.
‘풍? 바람?’
수혁은 선택지를 좁혔다.
‘그래, 외자도 나쁘지 않겠지.’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름을 바꿀 수 없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정했다고 쭉 그 이름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저와 달리 펫의 이름은 언제든 변경이 가능했다.
수혁은 펫 창을 열었다.
그리고 풍룡의 이름을 설정했다.
-오! 아빠 제 이름이 풍인 건가요?
설정과 동시에 풍룡이 말했다.
“그래, 네 이름은 이제부터 풍이다.”
-좋아요! 그런데 아빠.
“응.”
-저기 앞에 뭔가 다가오는데요?
“응?”
수혁은 풍의 말에 반문하며 전방을 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빈 하늘일 뿐이었다.
-아, 아빠 눈에는 아직 안 보일 거예요.
수혁의 의아함을 느낀 풍이 말했다.
-여기서 좀 많이 떨어져 있어서.
풍의 말을 듣고 수혁은 생각했다.
‘어둠의 자식보다 탐색 범위가 더 넓은 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 거리에 있는 이들을 찾아낼 정도라면 어둠의 자식보다 더 넓은 탐색 범위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다가오는 애들이 어떻게 생겼니?”
수혁은 풍에게 물었다.
이미 귀계에 어떤 귀신들이 있는지 알고 있는 수혁이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귀신의 종류는 매우 적었다.
거기다 제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작은 단서로도 귀신의 종류를 알 수 있을 것이었다.
-머리에 뿔이 있어요.
-날개는 없구요.
-꼬리에 가시들이 가득 달려 있어요.
풍의 설명이 이어졌고 수혁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천귀!’
다가오고 있는 귀신들의 정체는 바로 ‘천귀’.
‘있겠지?’
최대 상귀까지 성장을 하는 귀신들이었다.
그리고 수혁은 상귀를 잡아야 했다.
-죽여도 돼요?
풍이 물었다.
퀘스트 생각을 하고 있던 수혁은 풍의 물음에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순하다고 했는데?’
용 설명서에는 풍룡, 수룡, 화룡 등 다양한 용들의 설명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풍룡은 먼저 공격을 받지 않는 이상 결코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리치들 때문인가.’
풍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태어난 게 아니다.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리치들에게 무슨 일을 당했었다.
아무래도 그 때문에 성격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닐까 싶었다.
‘죽음 속성 영향일지도.’
풍의 속성은 바람만 있는 게 아니다.
빛, 어둠, 죽음, 독 4가지가 더 있다.
죽음 속성을 가지고 있는 용은 없다.
풍룡임에도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죽음 속성 때문일 수도 있었다.
-아빠??
수혁이 말이 없자 풍이 재차 물었다.
“이 거리에서 죽일 수 있겠어?”
풍의 물음에 수혁은 물음으로 답했다.
사고를 하기 전까지는 직접 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사고를 한 이후에는 직접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
즉, 알아서 혼자 싸울 수 있다.
-네, 이 정도 거리면 충분해요!
수혁은 풍의 답을 듣고 생각했다.
‘보이지도 않는 거리를…….’
여전히 수혁의 눈에는 천귀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공격이 가능하다니 범위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됐다.
“그래, 죽여보렴.”
수혁은 풍에게 답했다.
-네!
풍은 수혁의 답에 답하고 비행을 멈췄다.
그리고 바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풍의 입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바람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스아아아아아악!
전방을 향해 반투명한 바람이 쏘아져 날아갔다.
파멸의 빛이 떠오를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다.
‘이게 바람의 길인가?’
처음 보는 스킬이었다.
아마도 100레벨이 되며 새롭게 나타난 스킬 ‘바람의 길’이 분명했다.
10초가 지나자 풍이 입을 다물었다.
-맞았어요!
이후 5초 뒤 풍이 외쳤다.
그리고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천귀왕 포르셉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죽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는 것은 보스급이라는 뜻이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를 확인했다.
마나의 정령에는 숨겨진 옵션이 있다. 아래 조건을 달성해 ‘마나의 정령’의 숨겨진 옵션을 개방하라!
[상귀 : 1 / 30] [초귀 : 0 / 3]퀘스트 보상 : 마나의 정령 옵션 하나 개방
‘……상귀였네.’
0이었던 상귀가 1로 올라가 있었다.
천귀왕 포르셉은 상귀였다.
‘레벨 147에 상귀를 한 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