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66
366
제 366화
364.
풍의 레벨은 분명 147이었다.
아무리 보너스 스텟을 공격에 투자했다고는 해도 고작 2개였다.
147에 상귀를 한 방에 죽일 정도의 공격력이라니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설마 내 지혜에 영향을 받나?’
문득 떠오른 생각에 수혁은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혜에 영향을 받았다면 지귀를 잡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삭제.
말 그대로 삭제시켰을 것이다.
‘그냥 바람의 길이 궁극기라 그런 거겠지.’
방금 전 풍이 사용한 ‘바람의 길’이란 스킬은 바람 속성 스킬 중 궁극기라 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스킬 자체가 강력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근데 다 죽이지는 못했어요. 쫓아갈까요??
“아니야, 그냥 가던 길 가자.”
-네!
풍은 수혁의 말에 답하며 다시 비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혁은 펫 창을 열어 풍의 레벨을 확인했다.
레벨이 얼마나 올랐을지 기대됐다.
종족 : 용 – 풍룡(風龍)
이름 : 풍
속성 : 바람, 빛, 어둠, 죽음, 독
레벨 : 187
용력 : 6800
‘40이나 올랐네.’
메시지에 나온 것은 포르셉뿐이다.
하지만 포르셉만 잡은 것은 아닐 것이다.
‘얼마나 있었던 거야?’
포르셉 근처에 있던 천귀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40이 오를 정도라면 꽤나 많은 수가 있었을 것이었다.
수혁은 스텟 창을 열고 고민했다.
‘이번에도 공격을 올릴까…….’
천귀왕을 한 번에 잡을 정도였다.
더 이상 공격에 투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방어는 필요 없을 것 같고.’
풍의 공격 사정거리는 매우 길다.
공격당할 것 같지 않았다.
거기다 만에 하나 공격을 당한다 하더라도 수혁이 있었다.
막으면 그만이었다.
‘생명력도 마찬가지고.’
방어와 같은 이유로 생명력도 필요 없어 보였다.
‘이동에 투자할까?’
남은 것은 이동뿐이었다.
‘그래, 투자할수록 빨라지니까.’
그렇지 않아도 이동 시 들어가는 시간이 아까웠던 수혁이었다.
고민을 끝낸 수혁은 바로 보너스 스텟을 이동에 투자했다.
스텟을 분배한 그 순간.
스아악!
풍의 비행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졌다.
펫 창을 닫고 수혁은 지상을 보았다.
‘장난 아닌데?’
전에도 빠르긴 했지만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상 광경이 휙휙 바뀌고 있었다.
‘이 속도면…….’
귀계가 얼마나 넓은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속도라면 귀계가 넓어도 금방 전역을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아빠.
풍이 수혁을 불렀다.
“응.”
휙휙 바뀌는 지상 광경에 미소를 짓고 있던 수혁은 풍의 부름에 답했고 이어 풍이 말하기 시작했다.
-아래에 특이한 애들이 있는데 좀 구경하고 가도 될까요?
“특이한 애들?”
-네, 둘인데 저랑 생김새도 비슷하고 한번 보고 싶어서요.
“……?”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가득 나타났다.
‘설마 용 귀신도 있나?’
귀계에는 인간, 엘프 등 다양한 종류의 귀신이 있다.
하지만 책에 용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나 풍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확인해보면 되겠지.’
수혁은 풍이 말한 두 존재가 누구인지 확인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비행을 멈춘 채 답을 기다리고 있는 풍에게 말했다.
“그래, 한 번 보러 가자.”
-네!
풍은 수혁의 답에 기쁜 목소리로 답하고는 바로 지상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경고!] [귀 : 화룡 누리가 나타났습니다.] [경고!] [귀 : 토룡 다온이 나타났습니다.]‘……진짜 용이 있네?’
풍이 말한 두 존재는 용이었다.
물론 살아 있는 용은 아니었다.
이미 죽어 귀신이 된 용이었다.
앞에 ‘귀’라는 단어가 붙은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책에 다 나와 있는 게 아니구나.’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생각보다 찾기 쉽겠는데?’
초귀, 대귀까지 성장하는 귀신의 종류가 많지 않아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 나온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지금 밝혀졌다.
생각보다 초귀와 대귀의 수가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상귀려나?’
수혁은 이제 곧 마주하게 될 두 용 누리와 다온에 대해 생각했다.
‘아니지, 그래도 용이라는 클라스가 있는데 초귀? 대귀?’
귀신이 되었지만 용은 용.
상귀보다는 높을 것이었다.
‘공격을 해주면 참 좋을 텐데.’
풍의 반응을 보아 먼저 공격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귀신이라 해도 동족이다.
수혁은 누리와 다온이 공격을 해주길 바랐다.
바로 그때였다.
풍이 비행을 멈췄다.
-호오? 우릴 보고 있는 건가?
-생명이 느껴지는데?
-문이 열렸나 보군.
-살아 있는 동족을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이야.
-근데 뭔가 이상해. 여러 가지가 섞인 느낌?
그리고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디서 말하는 거지?’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목소리가 들리는데 보이지를 않았다.
‘설마 멀리 있나?’
혹시나 풍이 천귀들을 공격했을 때처럼 보이지 않는 거리에 있는 것일까?
그러나 경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있지는 않을 것이었다.
“어디 있는 거야?”
결국 수혁은 풍에게 물었다.
-바로 앞이요! 지금 결계 때문에 보이지 않으실 거예요.
풍의 답을 듣고 수혁은 어째서 누리와 다온이 보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결계 때문이었다.
스르륵
풍의 말을 들은 것일까, 이내 허공이 갈라지며 새로운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수혁은 두 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빛과 함께 두 용은 인간과 엘프의 모습으로 변했다.
‘와, 폴리모프할 정도면…….’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드래곤은 헤츨링 때부터 폴리모프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용은 아니었다.
적어도 5천 살, 레벨로 치면 500은 되어야 폴리모프를 시전할 수 있었다.
즉, 누리와 다온은 최소 5천 년 이상을 산 용들이었다.
‘그럼 대귀일 확률이 높겠는데?’
수혁은 누리와 다온을 응시했다.
붉은 머리를 하고 있는 인간 누리와 갈색 머리를 하고 있는 엘프 다온.
-아이야, 여긴 어떻게 온 거지?
다온이 풍에게 물었다.
풍은 다온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대귀를 찾고 있는데.”
대신 수혁이 답을 했다.
-대귀? 설마 다섯 대귀를 말하는 건가?
수혁의 답에 가만히 분위기를 살피던 누리가 중얼거렸다.
‘다섯?’
그리고 누리의 중얼거림을 들은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마…….’
불안감이 엄습했다.
분명 대귀를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다섯이란 단어가 나왔다.
수혁은 불안이 담긴 목소리로 누리에게 물었다.
“대귀가 귀계에 다섯뿐이야?”
-그대가 말한 대귀가 귀계의 계급을 뜻하는 것이라면.
그러자 누리가 답했다.
“…….”
수혁은 누리의 답을 듣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다섯밖에…….’
적어도 수십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섯이라니?
찾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아니야.’
그러다 번뜩 떠오른 생각에 수혁은 누리와 다온을 보았다.
누리와 다온이 아는 대귀의 수가 다섯이라는 것이지 그 이상 있을 수 있다.
거기다 누리와 다온이 다섯 중 둘일 가능성도 있었다.
-구룡천마, 세계수의 수호자 세린, 신의 손 동병, 은둔귀 클로아스, 그리고 망할 솔라리 녀석까지.
“…….”
하지만 이어진 누리의 말에 수혁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너희는 대귀가 아니야?”
-대귀가 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솔라리 녀석을 소멸시켰겠지. 그들은 차원이 다른 존재들이다.
이번에는 다온이 답했다.
누리와 다온은 대귀가 아니었다.
“혹시 위치를 아는 대귀 있어?”
수혁이 물었다.
누리와 다온은 대귀 다섯을 알고 있었다.
위치도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구룡천마를 제외하고는 전부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라리 녀석을 피해 숨어다니는 상황이라 우리 역시 자세한 건 알지 못해.
-근데 대귀들은 왜 찾는 거지?
다온이 답했고 누리가 물었다.
누리는 어째서 수혁이 대귀들을 찾는 것인지 궁금했다.
* * *
“하아…….”
코단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전부 죽은 줄 알았는데.’
그리고 인상을 쓰며 편지를 내려놓았다.
‘이 녀석이 살아 있을 줄이야.’
편지는 아크 리치 코레몬드에게서 온 것이었다.
전부 죽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코레몬드가 살아 있었다.
“…….”
코단은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없이 생각했다.
용의 알을 수혁에게 빼앗겼다.
리치들과 연대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아니, 지금은 연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편지에는 만약 연대를 끊을 경우 연대 했던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코레몬드의 협박이 담겨 있었다.
코레몬드가 만약 폭로를 한다면?
리치들과의 연대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끝장이야.’
파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마탑장의 자리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살기 위해 도망을 다녀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들어줄 수도 없고.’
코레몬드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다.
들어주기에는 연대가 들킬 가능성이 너무나 높았다.
“그래!”
이내 코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해야겠어.”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코단은 비밀 공간을 열어 수정구를 꺼냈다.
그리고 마나를 주입해 아소멜에게 연락을 보냈다.
-무슨 일이십니까?
얼마 뒤 수정구에서 아소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코단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숲의 생존자가 있어.”
-호오, 누구입니까?
“코레몬드.”
-그렇군요. 연락이 온 겁니까?
“맞아.”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정리를 해줬으면 해. 깔끔히. 흑월대라면 쉽게 정리가 되겠지.”
코단은 코레몬드를 소멸시킬 생각이었다.
-위치는…….
“확인차 다녀올 생각이야. 확실해지면 알려줄게. 흑월대 동원 가능하지?”
-……예, 흑월대에 연락해두겠습니다.
-그런데 에리미는 어떻습니까?
아소멜이 물었다.
“에리미? 조용하지. 아주.”
-조용하다구요?
“그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최근에 마탑장 회의에서 에리미를 만났다.
에리미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아니, 차분하다 못해 차가웠다.
어떤 일이 있었기에 활발한 에리미의 분위기가 그리 변한 것인지 궁금했다.
-클레인 님이 죽었습니다.
“……뭐?”
아소멜의 답을 듣고 코단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말을 해주지 않은 거지?”
그리고 이어 미간을 찌푸렸다.
암당이 코단에게 모든 것을 알려 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클레인의 죽음은 다르다.
바로 에리미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말씀드리려 했는데 뒷수습을 하느라 늦었습니다. 그 점에 관해서는 죄송합니다.
숨기려 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습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하프 블러드와의 연결 고리가 끊겼고 수혁을 처리하러 갔던 흑월대 역시 죽었다.
“…….”
아소멜의 말에 코단은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에리미의 분위기가 차가웠던 것이 이해가 됐다.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결국 혈육은 혈육.
“근데 클레인 님이 어쩌다 죽으신 거지?”
코단이 물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수혁에게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