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13
413
제 413화
411.
“……물론입니다!”
비욘드 후작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롤모델인 파일로브가 대화를 하자는데 거절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저택으로 가지!”
파일로브는 비욘드 후작의 답에 활짝 웃으며 앞장서 황궁 앞에 있는 자신의 대저택으로 향했다.
비욘드 후작은 파일로브의 뒤를 따랐다.
둘은 각종 이야기로 담소를 나누며 대저택으로 향했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도착함과 동시에 파일로브가 본론을 꺼냈다.
비욘드 후작은 파일로브의 진지해진 목소리에 집중했다.
“소개해 줄 분이 있다네.”
“소개요?”
“그래.”
파일로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말했다.
“자네를 꼭 만나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시네.”
비욘드 후작은 생각했다.
‘분이라면…….’
파일로브가 존칭을 쓸 정도라면 보통 존재가 아닐 것이었다.
도대체 누구일까?
‘공작님들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공작들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공작은 아닐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파벌이 달랐고 굳이 파일로브를 통해 만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누구일지 궁금증이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이제 곧 오실거네.”
“……지금이요?”
생각에 잠겨 있던 비욘드 후작은 파일로브의 말에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괜찮겠나?”
“……예, 그런데 누구인지 여쭈어 봐도 되겠…….”
끼이익
문이 열렸고 비욘드 후작은 중간에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비욘드 후작은 고개를 돌려 문을 보았다.
“……?”
그리고 문을 연 이를 본 비욘드 후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히 집사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건장한 체구에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중년 사내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비욘드 후작님.”
사내의 인사를 받은 비욘드 후작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는 로페드라고 합니다.”
사내의 이름은 로페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혹시…….”
비욘드 후작은 파일로브를 보았다.
파일로브는 비욘드 후작의 눈빛에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래, 저분이네.”
“아, 제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까?”
로페드가 파일로브에게 물었다.
“예,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까지만 말했습니다.”
파일로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군요.”
로페드는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비욘드 후작을 보았다.
“저는 정보 상인입니다. 모든 국가의 정보를 다루지요.”
“……!”
비욘드 후작은 로페드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든 국가?’
제국 최고의 정보 길드인 클로저도 주위 몇몇 국가의 정보만 다룰 뿐이었다.
그런데 모든 국가라니?
‘거짓은 아닐 것인데…….’
파일로브가 소개해 준 사내이다.
과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거짓은 아닐 것이다.
“근데 왜 저를…….”
그러다 문득 든 의문에 비욘드 후작은 로페드에게 물었다.
비욘드 후작은 모든 국가의 정보를 다룰 정도로 엄청난 거물 정보 상인이 어째서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 것인지 궁금했다.
“정보 길드 클로저를 잘 아십니까?”
“예, 잘 알고 있지요.”
비욘드 후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시 ‘비욘드’는 리더 길드만으로 유명한 게 아니었다.
제국 최고의 정보 길드인 ‘클로저’의 본부도 있었다.
“제가 후작님을 뵙고 싶어 했던 이유가 바로 클로저 때문입니다.”
“……?”
“최근에 정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로페드는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클로저가 로스탱과 깊은 연관이 되어 있다는.”
“로스탱이요?”
비욘드 후작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로스탱이 어떤 곳인가?
현재 배그와 함께 대륙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조직이었다.
“확실한 정보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믿기가 힘든 정보였다.
클로저가 무엇이 아쉬워 마탑과 척을 지려 하겠는가?
“예, 클로저뿐만이 아닙니다.”
로페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욘드 후작에게 말했다.
“일단 제국에서는 에필록 자작, 프롤 남작이 가담했습니다.”
“예? 에필록 자작과 프롤 남작이요?”
비욘드 후작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이미 마탑에서 비밀 공문을 보내왔네.”
그리고 이번 반문에는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파일로브가 답했다.
“조만간 영지를 회수하고 재판이 열릴 게야. 아마도 사형이겠지.”
로스탱 때문에 마탑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금 상황에서 로스탱을 후원한 두 귀족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척을 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제국이라 하더라도 마탑과 척을 지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아…….”
파일로브의 말에 비욘드 후작은 나지막이 탄식을 내뱉었다.
“이걸 말씀해주시기 위해 만나자고 하신 건 아닌 것 같고…….”
그리고 이어 로페드를 보며 말끝을 흐렸다.
클로저가 로스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자리를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로페드는 다시 한번 히죽 웃으며 이어 말했다.
“이번 기회에 자리를 잡고 싶습니다. 비욘드에.”
“……그런 이유였군요.”
정보 상인이라는 말을 듣고 혹시나 클로저의 자리를 대신하려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예상대로였다.
“제가 클로저의 자리를 차지해도 되겠습니까?”
로페드가 물었다.
“예, 물론입니다.”
비욘드는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답했다.
로스탱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어차피 클로저는 끝이었다.
로페드가 아니더라도 클로저의 빈자리는 누군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왕 파일로브와 깊은 관계에 있는 로페드가 차지하는 게 낫다.
로페드와 관계가 깊어진다면 파일로브와의 관계도 깊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감사합니다.”
비욘드 후작의 답에 로페드는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했다.
“근데…….”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로페드는 미소를 지우고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겁니다. 마탑에서도 클로저와 로스탱의 관계를 모르고 있습니다. 녀석들 역시 정보를 다루는지라 이미 대부분의 흔적을 지웠더군요.”
“……예?”
비욘드 후작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마탑에서 클로저와 로스탱의 관계를 모른다?
그 말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말이 아닌가?
“아, 거짓은 아닙니다. 이것부터 보시죠.”
비욘드 후작의 반문에 로페드는 품에서 마법 주머니를 꺼냈고 이어 그 안에서 서류들을 꺼냈다.
“남아 있는 흔적들을 모은 것이긴 한데…….”
갑자기 웬 서류일까 궁금해하던 비욘드 후작은 이어진 로페드의 말에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로페드가 서류를 내밀었다.
비욘드 후작은 기다렸다는 듯 서류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
그리고 서류를 읽던 비욘드 후작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서류에 나온 정보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니, 거짓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로페드는 파일로브가 소개해 준 사람이다.
즉, 이 정보에 대한 보증은 파일로브가 담당한다.
만약 파일로브 역시 거짓에 가담한 것이라 해도 상관없다.
이 정보가 거짓이든 아니든 믿기만 한다면 그토록 바랐던 파일로브의 라인을 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생각을 마친 비욘드 후작은 로페드에게 물었다.
로페드는 비욘드 후작의 말에 씨익 웃으며 말했다.
“……제게 좋은 계획이 하나 있습니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수혁은 책을 덮고 따뜻함이 가득 느껴지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소설이 더 재미있단 말이지.’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읽었던 책들을 반납하고 다음 책들을 가지러 책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곧이네…….’
책장으로 걸어가던 수혁의 얼굴에서 따뜻함이 사라지고 아쉬움이 나타났다.
빛을 뿜어내는 책의 수가 많지 않았다.
아주 적었다.
거기다 한 권 읽을 때마다 뭉텅뭉텅 사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빠르면 오늘 늦으면 내일 정복이 될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수혁이 미간을 찌푸린 이유, 그것은 바로 갑작스레 나타난 메시지 때문이었다.
[퀘스트 ‘클로저’가 생성되었습니다.]퀘스트 생성 메시지였고 퀘스트 명을 확인한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어 확인했다.
클로저의 뒷조사를 눈치챈 암당이 클로저에게 마수를 뻗었다.
행킹을 만나 클로저를 위기에서 구하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이런 식이었나.’
어떻게 클로저의 뒤를 봐줘야 하나 궁금했다.
그런데 이제 이해가 됐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책장 속 책과 퀘스트를 번갈아 쳐다보며 고민했다.
‘바로 가야겠지?’
시간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퀘스트 내용을 보면 한시라도 빨리 클로저로 가 행킹을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아공간으로.”
결정을 내린 수혁은 바로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마법진을 통해 도시 ‘비욘드’로 재차 워프했고 클로저의 본부로 향했다.
“……?”
본부에 도착한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본부가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설마 늦은 것일까?
그러나 퀘스트가 생성되자마자 왔다.
늦었을 리 없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성스러운 보호막.”
문이 열렸고 수혁은 반사적으로 보호막을 시전하며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수혁은 행킹을 볼 수 있었다.
“……수혁 님!”
[퀘스트 ‘클로저’를 완료하셨습니다.]행킹의 외침과 동시에 퀘스트가 완료됐다.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수혁은 행킹에게 물었다.
“그게…….”
말끝을 흐린 행킹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어 말했다.
“길드원 하나가 미친 짓을 저질렀습니다.”
“미친 짓이요?”
“예, 비욘드 후작의 식솔을 건드렸습니다. 당분간 숨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암당의 마수라고 했는데?’
퀘스트가 생성됐다.
암당의 마수에서 클로저를 구하라는.
‘설마 암당에서 작업한 일인가?’
문득 든 생각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이 모든 일을 암당에서 설계한 것이 아닐까?
“그 길드원 어디 있습니까?”
수혁은 행킹에게 물었다.
길드원이 갑자기 왜 그런 미친 짓을 한 것인지 이유를 들으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라졌습니다. 감쪽같이.”
행킹은 이를 악물며 물음에 답했다.
당연히 일을 벌인 길드원을 찾으려 했다.
최악의 상황을 면하려면 신병을 넘겨줘야 하니까.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감쪽같이 사라졌다.
클로저의 모든 정보력을 동원했으나 땅으로 꺼졌는지 하늘로 솟아올랐는지 작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암당에서 설계한 거구나.’
행킹의 답에 수혁은 확신했다.
암당에서 설계를 한 것이 분명했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긴 한데…….”
행킹이 입을 열었다.
“비욘드 후작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혁은 행킹의 말에 집중했다.
“마치 이미 일이 벌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요.”
“……?”
그리고 이어진 행킹의 말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행킹의 말은 비욘드 후작가가 이번 일에 개입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눠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행킹이 물었다.
그리고 퀘스트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