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27
427
제 427화
425.
연중은 카루탄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통화 가능하세요?
문자를 보내고 10초가 지나기 전 카루탄에게서 답이 도착했다.
-물론입니다!
연중은 메시지를 보고 바로 카루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얼마 뒤 카루탄이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하실 말씀이란 게…….”
인사를 나눈 뒤 연중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음, 단도직입적으로 제안을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제안이요?”
-예, 실은 이번에…….
꽤나 오랜 시간 카루탄과의 통화가 이어졌다.
-그럼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예.”
연중의 답을 끝으로 통화가 끝났다.
통화를 끝낸 연중의 표정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연중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메일을 들어가 새로고침을 누르기 시작했다.
얼마 뒤 카루탄에게서 메일이 도착했다.
연중은 바로 메일을 클릭해 첨부된 문서를 확인했다.
“…….”
문서를 보던 연중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뭐야, 이거 1등이 이미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연중은 미간을 찌푸렸다.
문서에는 앞으로 진행될 관문들의 중대한 힌트들이 쓰여 있었다.
특히나 두 번째 관문 ‘미궁’은 탈출 루트가 쓰여 있었다.
만약 카루탄이 제안을 하지 않았다면?
첫 번째 관문이야 압도적으로 1등을 했지만 결국 최종 우승은 모아시스가 가져갔을 것이었다.
연중은 심각한 표정으로 문서들을 쭉 훑기 시작했다.
* * *
“뭐?”
수혁은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진짜 그래도 돼?”
“응.”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미궁을 탈출하는 거니까.”
현재 수혁과 연중은 내일 있을 두 번째 관문 ‘미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믿을 만한 사람이야?”
수혁은 연중에게 재차 물었다.
“어, 믿을 만한 사람이야. 그리고 애초에 함정이었으면 이렇게 대놓고 알려주지 않았을 거야.”
연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제 나눴던 카루탄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카루탄과의 대화에서 연중은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수혁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없지.’
그리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죽이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암당은 이번 대회에서 수혁을 노리고 있었다.
수혁을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다.
“거기다 길드원들 체력 분배도 해야 하고.”
물론 수혁 때문만은 아니었다.
길드 대회는 며칠 만에 끝나는 게 아니다.
길드원들의 체력 분배도 생각해야 했다.
“그럼 세 번째 관문 시작 전까지 사냥왕 님 돕는다?”
“그래, 마침 더 심각해지셨다고 하니까.”
연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기회에 사냥왕을 돕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수혁 : 사냥왕 님.
수혁은 바로 사냥왕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사냥왕 : 예, 수혁 님.
귓속말을 보내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냥왕이 답했다.
-수혁 : 지금부터 6일 정도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냥왕 : 헛, 대회 중 아니셨습니까?
-수혁 : 이번 관문은 쉬기로 해서요.
-사냥왕 : 그렇군요!
-수혁 : 어디로 가면 될까요?
-사냥왕 : 라만 왕국의 수도 라메느 워프 게이트로 오시면 모시러 가겠습니다!
-수혁 :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사냥왕 : 예!
사냥왕의 답을 끝으로 귓속말이 끝났다.
“갔다 올게.”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심히 다녀와!”
연중의 배웅을 받으며 길드 하우스에서 나온 수혁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그리고 라만 왕국의 수도 ‘라메느’로 워프했다.
라메느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사냥왕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도착했습니다.
“여기입니다!”
그리고 수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저 멀리 사냥왕이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가시죠!”
사냥왕이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수혁은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대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택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왔다 갔다 움직이고 있었다.
전부 제왕 길드의 마크를 달고 있었다.
‘역시 엄청 크구나.’
이곳에 있는 이들은 일부일 것이었다.
그럼에도 리더 길드의 총인원보다 더 많았다.
제왕 길드가 얼마나 큰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여깁니다.”
이내 사냥왕의 방에 도착했다.
사냥왕은 책상 위에 있던 서류와 지도를 가지고 수혁의 반대편에 앉아 탁자 위에 서류와 지도를 내려놓았다.
“전체적인 아니, 정확히는 라만 왕국 상황입니다.”
수혁은 사냥왕의 설명을 들으며 서류를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수혁은 서류를 읽으며 생각했다.
‘내가 했던 게임이 아닌데?’
서류에는 드라마 혹은 소설, 영화 속에서 보았던 첩보전이 느껴졌다.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흑월대만 잡으면 되는 건가요?”
서류를 다 읽은 수혁이 사냥왕에게 물었다.
“예, 마지막 장에 보시면 순서가 나와 있는데 그 순서대로 움직이시면서 흑월대를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냥왕은 물음에 답하며 탁자 위에 펼쳐진 지도 위로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 이곳, 이곳, 이곳, 이곳입니다.”
“지부는 아니죠?”
수혁이 물었다.
“예, 지부는 현재 찾고 있습니다. 조만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흑월대원들이 있는 곳은 암당의 지부가 아니었다.
암당에서 제왕 길드의 영향력을 갉아먹기 위해 만든 새로운 단체들의 본부와 지부였다.
“그렇군요.”
만약 지부였다면 암당에 타격을 입히는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정보, 정확히 말하자면 읽을거리들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부가 아니라니 살짝 아쉬웠다.
“바로 출발해도 되죠?”
아쉬움을 떨친 수혁이 물었다.
“물론입니다.”
사냥왕은 활짝 웃으며 답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그럼 알려주신 순서대로 이동하면서 처리할게요. 혹시 같이 가시나요?”
“음…….”
사냥왕은 수혁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방해가 되겠지?’
수혁은 주변에 아군이 있으면 신경을 쓴다.
즉, 따라가면 방해가 될 것이었다.
빠르게 고민을 끝낸 사냥왕은 답을 기다리고 있는 수혁에게 말했다.
“뒤따라 움직이며 뒤처리를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 지도는 가져가도 될까요?”
“예.”
“처리할 때마다 귓 드릴게요.”
“네!”
수혁은 사냥왕의 답에 지도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저택에서 나와 곧장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레포니아스요.”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첫 번째 목적지 ‘레포니아스’로 워프했다.
* * *
“하암.”
흑월대 서열 27위 파롬은 하품을 내뱉었다.
하품을 내뱉은 파롬의 표정에는 지루함이 가득했다.
“언제까지 여기에 있어야 하는 거야?”
처음에는 좋았다.
오랜만에 놀고먹는 임무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며칠 가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으니 지루해 미칠 것만 같았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싸웠던 임무들이 그리워졌다.
“그때 그 녀석들 또 안 오려나.”
파롬은 얼마 전 쳐들어왔던 이들을 떠올렸다.
극에 달했던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풀어 주었던 그들.
“적어도 한 번쯤 더 발악을 할 텐데.”
최소 한 번 정도는 발악을 할 것이다.
파롬은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
파롬은 의아한 표정으로 사내를 보았다.
사내를 향해 파롬은 손을 휙휙 내저으며 말했다.
“이봐, 여기는 들어오면 안 되는…….”
그러나 문득 떠오른 기억에 말을 멈췄다.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왠지 사내가 익숙했다.
‘잠깐 저 외관…….’
어째서 익숙한 것일까 생각하던 파롬은 이내 익숙함의 이유를 떠올릴 수 있었다.
“수혁!”
사내는 귀에 딱지가 들어앉을 정도로 이야기를 들었던 수혁이 분명했다.
“헬 파이어.”
수혁은 파롬의 부름에 바로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가속의 파롬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이내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안으로 쭉쭉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이 해야 할 일은 흑월대원을 죽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흑월대원 파롬을 죽였으니 할 일은 끝났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흑월대원이 하나가 아닐 수 있다.
수혁은 꼼꼼히 돌아다니며 깔끔히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누…….”
“플레임.”
“뭐…….”
“포이즌 스피어.”
수혁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주치는 이들을 향해 족족 마법을 날렸다.
‘서류 하나 없냐…….’
그리고 모든 곳을 확인한 수혁은 아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읽을거리가 조금이나마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없었다.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파롬을 죽였던 입구로 돌아왔다.
-수혁 : 끝났습니다.
그리고 사냥왕에게 귓속말을 보내며 밖으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 * *
“……그게 무슨 소리야?”
로페드는 인상을 구기며 파라거스에게 물었다.
“출전을 안 해?”
“……예.”
두 번째 관문 ‘미궁’.
당연히 출전할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이 출전을 하지 않았다.
물론 수혁만 출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혁을 포함해 거의 절반 정도가 출전하지 않았다.
“파일로브 후작에게 계속해서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혁의 불참가뿐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리더 길드는 단 한 번의 막힘도 없이 쭉쭉 이동해 미궁을 탈출했다.
마치 길을 알고 있다는 듯 말이다.
결국 근소한 차이로 리더 길드가 1위를 차지했다.
“…….”
로페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침묵했다.
“그리고…….”
정적을 깬 것은 파라거스였다.
아직 파라거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중요한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지금 라만 왕국에 비상이 떨어졌습니다.”
“비상?”
“예, 제왕 길드에서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흑월대 있잖아?”
로페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륙 전역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제왕 길드.
암당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제왕 길드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제왕 길드의 반격을 막기 위해 흑월대의 지원을 받았다.
흑월대가 있는 이상 제왕 길드에서 반격을 해봤자 소용이 없다.
제왕 길드가 강하다고 해도 흑월대에는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전부 당했습니다.”
“뭐?”
하지만 이어진 파라거스의 말에 로페드는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흑월대가 당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직 정확히 나온 것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말끝을 흐린 파라거스는 난감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수혁으로 추정됩니다.”
“…….”
로페드는 다시 침묵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끼이익
노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렇지 않아도 심란했던 로페드는 자신의 답을 듣지도 않고 문이 열리자 미간을 찌푸리며 문을 보았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온 이를 본 순간 로페드의 표정에서는 짜증이 단숨에 사라졌다.
그 자리를 놀람이 대신했다.
“……!”
로페드는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당주님을 뵙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바로 암당의 당주 아소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