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26
426
제 426화
424.
방금 입장한 리더 길드였다.
그런데 리더 길드는 입장함과 동시에 관문을 통과해버렸다.
1등에 자리 잡고 있던 모아시스가 2등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기록 역시 8분 47초에서 21초로 바뀌었다.
8분 26초.
1등과 2등의 차이는 엄청났다.
아니, 엄청나다는 단어로는 부족했다.
차이가 나도 너무나 났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스웠다.
-다시 한번 볼까요?
사회자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스크린에 수혁이 나타났다.
그리고 어떻게 울트라 카우가 잡혔는지 영상이 재생됐다.
물론 영상은 빠르게 끝났다.
“뭐야…….”
“미친, 헬 파이어 한 방?”
“다른 랭커들이 공격한 것도 아니고.”
“혼자서…….”
영상이 끝나고 유저들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충격 그 자체였다.
울트라 카우를 공격한 것은 수혁뿐이다.
다른 리더 길드원들은 단 한 번의 공격도 하지 않았다.
도움을 준 것은 오로지 버프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트라 카우는 단숨에 죽음을 맞이했다.
스크린에 중간중간 등장했던 다른 길드의 전투를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길드의 경우 울트라 카우를 잡는 데 모든 이들이 달려들었다.
그럼에도 울트라 카우는 쉽게 죽지 않았다.
아니, 울트라 카우를 죽인 길드는 여전히 모아시스 길드뿐이었다.
“공격력이 얼마나 높길래…….”
“아니, 어떻게 저렇게 쎈 거지?”
“템빨인가?”
“신 등급으로 도배한 거 아니야?”
유저들은 온통 수혁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포일은 유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역시!’
모아시스 길드가 너무나도 빨라 혹시나 2등으로 통과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포일은 흐뭇한 표정으로 스크린에 잡힌 수혁을 보았다.
수혁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남은 관문은 9개.
과연 수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나 기대가 됐다.
‘이제 가볼까.’
포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장권을 산 것은 오로지 수혁을 보기 위해서였다.
수혁을 보았으니 이제 더 이상 대회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
황궁 밖으로 나온 포일은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따따따따따따!
캡슐에서 나옴과 동시에 귓가를 강타하는 벨 소리에 김형준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예, 윤지 씨.”
-큰일 났어요!
“무슨 일요?”
-지금 제국 길드 대회 난리 났거든요! 그래서 지금 국장님이 바로 생방 편성하셨어요! 지금 오실 수 있겠어요?
“아, 예. 알겠어요. 지금 갈게요.”
* * *
“……뭐라고?”
로페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몇 초라고?”
잘못 들은 것 같았다.
아니, 잘못 들은 게 분명했다.
“……21초입니다.”
로페드의 반문에 파라거스가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
파라거스의 답에 로페드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리더 길드가 1관문을 통과할 것이란 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1등으로 통과할 것도 이미 예상했다.
하지만 21초라니?
빨라도 너무 빨랐다.
“얼마나 버틴 거지?”
로페드가 파라거스에게 물었다.
리더 길드에게 배정된 울트라 카우는 보통 울트라 카우가 아니었다.
돌연변이었고 암당에서 시술을 해 다른 울트라 카우보다 몇 배는 강한 개체였다.
“2초도 버티지 못했습니다.”
파라거스가 답했다.
“…….”
그리고 로페드는 다시 침묵했다.
2초도 버티지 못했다는 말은 그냥 공격함과 동시에 죽었다는 뜻이었다.
‘얼마나 강한 거지?’
흑월대 서열 3위 우괴를 잡았기에 수혁이 얼마나 강한지 예측을 하고 있던 로페드였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것 같았다.
“으음…….”
로페드는 침음을 내뱉었다.
갑자기 불길함이 느껴졌다.
‘아니야.’
하지만 이내 로페드는 불길함을 떨쳤다.
1관문에서 수혁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1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
앞으로 남은 관문은 무수히 많았고 수혁은 차근차근 죽음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파일로브 후작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왜?”
“자세한 계획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끙.”
로페드는 미간을 찌푸렸다.
파일로브에게 1등을 시켜주겠다고 말을 했을 뿐 자세한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계획을 듣지 못해 불안해 하는 것 같았다.
파일로브가 불안해하는 이유를 로페드는 알고 있었다.
“배팅한 금액이 얼마라고 했지?”
“100만 골드를 배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로 배팅 때문이었다.
이렇게 큰 대회에는 필수적으로 도박판이 만들어진다.
누가 1등을 할지, 누가 우승을 할지 등등 수많은 종류의 도박판이 만들어지고 파일로브 후작 역시 배팅을 한 상황이었다.
“조만간 찾아가겠다고 연락 넣어놔.”
“알겠습니다.”
파라거스는 로페드의 말에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방에서 나갔다.
로페드는 파라거스가 나가자마자 의자에 기대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잘한 선택이겠지?”
* * *
카퉁의 대표 길드 ‘모아시스’의 대기실.
“고생하셨습니다.”
울트라 카우 사냥을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온 카루탄은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고생하셨어요!”
“이야, 저희 1등이네요!”
“못 잡는 길드도 나올 것 같은데요?”
“맞아, 엄청 단단하던데.”
길드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카루탄은 다음 관문에 대해 생각했다.
‘길도 알고 있고. 다음 관문도 무난하게 1등 하려나?’
두 번째 관문은 미궁이었다.
그리고 이미 파일로브에게 길을 전해 들었다.
즉, 마음만 먹으면 헤매지 않고 미궁을 탈출할 수 있다.
물론 바로 탈출할 생각은 없었다.
바로 탈출하면 미리 길을 알고 있던 거 아니냐? 하는 의문이 나올 수 있고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아도 의문이 나온 것 자체로 길드 이미지에 타격이 가기 때문이었다.
카루탄은 일부러 헤맬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어?”
“응?”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던 길드원들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다음 관문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던 카루탄은 길드원들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스크린을 보았다.
“……?”
그리고 카루탄의 표정에 의아함이 가득 나타났다.
‘21초?’
스크린에 21초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다.
무슨 숫자인가 생각을 하고 있던 카루탄은 그 아래 자리 잡고 있는 8분 47초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21초 만에 통과했다고?’
21초는 관문 통과 시간이 분명했다.
‘리더 길드…….’
그리고 예상대로 21초 만에 통과한 길드는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 리더 길드였다.
‘우승할 수 있는 건가?’
파일로브에게 관문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받았다.
그리고 관문을 관리하는 이들이 도움을 줄 것이라는 답도 들었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했던 파일로브.
그러나 리더 길드의 기록을 보니 의구심이 들었다.
7분 21초도 아니고 1분 21초도 아니다.
분이 존재하지 않는 그냥 21초였다.
우승이 가능한 것일까?
‘그래, 전투력으로 우승이 결정되는 건 아니니까.’
전투력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부도 아니었다.
‘바로 통과해야겠어.’
카루탄은 두 번째 관문에서 일부러 헤매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리더 길드의 기록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헤맬 필요가 없다.
그냥 바로 미궁을 탈출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점수에서 밀려 우승을 놓칠 수 있다.
‘근데 21초가 말이 되나?’
대회에 참가한 모아시스 길드원들은 모두가 랭커는 아니다.
하지만 준랭커 수준은 된다.
최소 준랭커 수준의 유저가 20명이나 달려들었다.
그럼에도 잡는 데 8분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21초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찜찜했다.
‘그냥 우승 포기할까?’
찜찜함에 카루탄은 순간 고민했다.
‘연중 님한테 이 정보 알리고 다른 걸 취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리더 길드의 마스터 ‘연중’.
카루탄은 연중과 친분이 있었다.
물론 게임 내에서 만들어진 친분은 아니었다.
지인을 통해 현실에서 우연히 함께 자리를 갖게 되었고 친분을 만들 수 있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연중에게 여러 정보를 넘겨주고 다른 것들을 취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으음…….’
카루탄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으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 * *
리더 길드의 대기실.
“안 가?”
수혁이 연중에게 물었다.
1관문이 끝났고 2관문의 시작은 2일 뒤였다.
“어, 잠시 확인할 게 있어서.”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실 내 비치되어 있는 스크린을 보았다.
“나 먼저 간다?”
수혁이 물었다.
“그래, 나중에 보자.”
연중의 답을 들은 수혁이 사라졌고 대기실에 홀로 남은 연중은 계속해서 스크린을 주시했다.
-아아, 독고 길드의 마스터 케인! 엄청난 파괴력입니다!
스크린에는 사회자의 목소리와 함께 독고 길드와 울트라 카우의 전투가 나오고 있었다.
-이야! 케인의 상징! 대폭발이 나왔습니다!
-울트라 카우! 대폭발에 결국 죽음을 맞이하네요!
-독고 길드의 기록은 8분 58초!
-3등으로 올라갑니다!
사회자의 설명을 들으며 스크린을 주시하던 연중은 생각했다.
‘이상해.’
확실히 이상했다.
그러나 아직 확신할 수는 없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
-엇! 지금 또 울트라 카우가 잡혔다고 합니다!
-이번에 통과한 길드는!
스크린에서는 계속해서 울트라 카우가 등장했다.
“역시.”
그리고 스크린을 주시하던 연중이 이내 확신이 가득 찬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우리만 달랐어.”
연중이 이상하게 느꼈던 것.
그것은 바로 울트라 카우의 크기였다.
지금까지 스크린에 나온 울트라 카우는 대부분 비슷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수혁이 죽인 울트라 카우는 다른 길드들이 상대한 울트라 카우보다 거대했다.
조금 차이가 나는 게 아니라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2배 이상이었다.
“실수인 건가?”
공정해야 하지만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연중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렇게 대놓고 나타나서는 안 된다.
제국에서 혹시 실수를 한 것일까?
아니면 알려져도 상관이 없다는 것일까?
“실수는 아닌 것 같은데.”
파비앙이 해준 말과 이번 상황을 보면 수혁을 노리는 세력이 있는 건 분명했다.
“암당, 파일로브 쪽에서 수를 쓴 거겠지…….”
의심이 가는 세력도 존재했다.
바로 암당이었다.
“한번 접촉해볼까?”
암당과 관련이 있는 파일로브.
그리고 파일로브가 다스리는 도시 ‘카퉁’의 대표 길드 ‘모아시스’. 모아시스의 길드 마스터 ‘카루탄’과 친분이 있는 연중이었다.
“그래.”
잠시 고민을 하던 연중은 결정을 내렸다.
“한번 접촉해봐야겠어.”
카루탄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결정을 내린 연중은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그리고 캡슐에서 나와 카루탄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 핸드폰을 들었다.
“……응?”
핸드폰을 확인한 연중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카루탄입니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연락 가능하실 때 연락 주세요!
카루탄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