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60
460
제 460화
458.
“작업이요?”
기로스가 반문했다.
“그래, 수혁을 이용한다.”
“……!”
아소멜의 말에 기로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상치 못한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어떤 식으로 이용하실 생각이신지…….”
기로스는 말끝을 흐린 뒤 아소멜을 보았다.
그러자 아소멜이 답했다.
“독의 마탑에 의뢰를 할 거야. 심해의 괴물을 잡아달라는.”
“아!”
아소멜의 말뜻을 이해한 기로스는 탄성을 내뱉었다.
“파르빌 상단에 연락을 넣어.”
아소멜은 기로스에게 말했다.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고.”
“파르빌 상단을 이용하실 생각이십니까?”
기로스가 물었다.
“그래야지, 지금 상황에서 아주 이용하기 좋은 패니까.”
아소멜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현 상황에서는 파르빌 상단만큼 좋은 패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파르빌 상단은 흑월과 접점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즉, 엮여 있는 부분이 다른 곳과 달리 현저히 적었다.
더구나 파르빌 상단은 로쿤 왕국으로의 상행을 엄청나게 늘린 상황이었다.
심해의 괴물들이 풀려나면 파르빌 상단의 상행에는 크나큰 차질이 생길 것이다.
즉, 의뢰를 한다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을 넣겠습니다.”
기로스는 고개를 끄덕인 뒤 밖으로 나갔다.
아소멜은 기로스가 나가고 생각에 잠겼다.
* * *
“이게…….”
라스칼은 말끝을 흐리며 수혁이 내민 서류를 받았다.
그리고 서류를 읽는 라스칼의 표정에 분노가 나타났다.
이내 라스칼이 서류를 다 읽었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역시.’
수혁의 예상대로 퀘스트 완료가 다음 챕터의 시작이었다.
“정말 고맙다.”
서류에 온 신경이 가 있던 라스칼은 고개를 들어 수혁에게 감사를 표했다.
“더 부탁하실 일은…….”
“잠시 로드와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아,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정말, 정말 고마워.”
라스칼은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수혁의 답을 들은 라스칼은 바로 독의 마탑을 떠났다.
라스칼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비앙이 들어왔다.
“이야기는 잘 끝났니?”
파비앙이 물었다.
“예, 나중에 다시 연락 주신다고 했습니다.”
“으음, 그렇구나.”
수혁의 답에 파비앙은 침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혁의 반대편에 앉은 뒤 이어 말했다.
“수혁아.”
“예.”
“빛의 대회에 관련해서 확인할 게 있는데 잠시 시간 되니? 1차 본선과 관련된 일이야.”
“네.”
파비앙의 말에 수혁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의 답에 파비앙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바로 가자.”
그리고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파비앙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내 독의 마탑 지하 3층에 도착한 수혁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석판을 볼 수 있었다.
“저 석판은…….”
파비앙은 석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빛의 마탑에서 특별히 만들어낸 석판이야. 그리고…….”
말끝을 흐린 파비앙은 손을 휘저었다.
스아악!
그러자 빛으로 만들어진 창이 나타나 석판으로 날아갔다.
쾅!
이내 빛의 창이 작렬했고 폭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석판에는 아무런 흠집도 없었다.
“빛 마법에 매우 강해.”
파비앙이 말했다.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지만 마탑장인 파비앙의 마법에 흠집 하나 나지 않을 정도로 석판은 빛 속성에 강했다.
“빛 마법으로 석판에 흠집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1차 본선이야.”
“아…….”
어째서 수혁은 파비앙이 이곳으로 자신을 데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한번 빛 마법 써볼래?”
파비앙이 말했다.
“네.”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답하며 앞으로 나섰다.
“라이트 스피어.”
[라이트 스피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그리고 석판을 향해 파비앙이 사용했던 빛의 창, 라이트 스피어를 시전했다.
스악!
빛의 창이 나타났고 석판으로 날아갔다.
쾅!
이내 빛의 창이 석판에 작렬하며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파비앙 때와 달리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
곧 먼지구름이 가라앉았고 파비앙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파비앙이 놀란 이유.
‘석판이…….’
그 이유는 바로 석판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루가 됐어?’
석판이 있던 바닥에는 하얀 가루가 있었다.
석판 가루가 분명했다.
스윽
파비앙은 고개를 돌려 수혁을 보았다.
빛 마법에 강한 석판.
수혁은 고위 마법을 사용한 게 아니다.
기본 마법이라 할 수 있는 라이트 스피어를 날렸다.
그런데 그 기본 마법으로 석판을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또 할 게 있나요?”
“아니, 이 정도면 충분해.”
수혁의 물음에 정신을 차린 파비앙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 이상 볼 게 없다.
이 정도면 충분히 보았다.
* * *
“…….”
수혁을 보내고 다시 지하 3층으로 돌아온 파비앙은 말없이 석판이 있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한동안 석판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던 파비앙은 씨익 웃었다.
“이 정도면…….”
수혁이라면 당연히 흠집을 낼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흠집이 아니라 파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혁은 흠집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즉, 1차 본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루로 만들 정도의 파괴력을 보인다면?
엄청나게 시선을 끌 것이다.
거기다 고위 마법이 아닌 하위 마법이 아니던가?
“오렉이나 브리니스도 가루로 만들지는 못할 테지.”
오렉과 브리니스의 빛 마법이 어느 수준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둘이 아무리 빛 마법을 잘 다룬다고 해도 수혁처럼 석판을 가루로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 난…….”
말끝을 흐린 파비앙은 다시 한번 활짝 웃으며 중얼거렸다.
“행운아야.”
수혁을 제자로 받아들인 것.
여태까지 살아오며 했던 수많은 선택 중 최고의 선택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걸 안 물어봤네.”
파비앙이 탄성을 내뱉었다.
수혁에게 물어볼 것이 하나 더 있었는데 석판이 가루가 된 것에 그만 잊고 묻지 못했다.
“다음에 물어봐야겠어.”
물론 급한 것은 아니었다.
다음에 물어보면 된다.
스윽
파비앙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석판 가루들이 움직이며 다시 형체를 갖춰 석판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스아아…….
마나를 끊자마자 다시 형체를 잃고 가루가 되었다.
“……?”
파비앙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왜 복구가…….”
석판에는 복구 마법이 각인되어 있었다.
수혁이 한 것처럼 가루가 되더라도 마나만 공급해주면 다시 복구가 된다.
그런데 왜 복구가 안 되는 걸까?
“불량품?”
혹시나 복구 마법이 제대로 각인되어 있지 않았던 것일까?
“이거이거…….”
파비앙은 말끝을 흐리며 인상을 구겼다.
아무래도 불량품을 받은 것 같았다.
“싼 것도 아닌데.”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게 빛의 석판이었다.
빛의 석판을 구할 때 독의 마탑에서도 큰 지출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불량품을 제공해주다니?
파비앙은 빛의 마탑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현재 마탑장 대행을 하고 있는 부마탑장 헥솔을 찾아갔다.
“파비앙 님? 여긴 어쩐 일로…….”
빛의 대회 준비로 서류 뭉치에 파묻혀 있던 헥솔은 파비앙을 보고 놀람 그리고 반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얼마 전에 구매한 빛의 석판. 그거 불량이야.”
“예?”
헥솔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복구가 안 돼.”
“그럴 리가요! 몇 번이고 확인을 했는데요.”
“진짜야, 가서 같이 확인해보든가.”
“……진짜입니까?”
“진짜라니까?”
“그럴 리가 없는데…….”
“따라와. 지하 3층이야.”
파비앙은 계속되는 헥솔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먼저 독의 마탑으로 워프했다.
지하 3층에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헥솔이 도착했다.
“복구해봐.”
파비앙이 가루가 된 빛의 석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스아악
헥솔이 지팡이를 들어 마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가루는 다시 석판의 형체를 갖췄다.
하지만 마나 주입을 멈춘 순간.
스아아…….
다시 가루로 흩어져 버렸다.
“……!”
헥솔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봐봐, 불량품이라니까?”
파비앙이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리기 직전에 제가 직접 확인을 했었습니다. 이거 어떻게 파괴하신 겁니까?”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헥솔이 물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파비앙이었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직접 확인을 했었다.
확인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라이트 스피어.”
파비앙이 답했다.
“예? 라이트 스피어로요?”
“응.”
헥솔의 반문에 파비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 그럴 리가요. 빛의 석판에는 하위…….”
말을 하던 헥솔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하위 뭐?”
파비앙은 헥솔이 말을 끊자 반문했다.
“그게…….”
헥솔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후, 실은.”
그리고 이내 짧게 한숨을 내뱉으며 설명했다.
빛의 석판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바로 하위 마법 무효화 마법진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무효화가 아니라 파괴력을 감소시킨다.
원래의 파괴력이 100이라면 석판에 가해지는 파괴력은 1이 되어 버린다.
즉, 하위 마법으로는 석판을 부수기는커녕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그게 진짜야?”
모든 설명을 들은 파비앙이 반문했다.
“예, 어떤 마법으로 파괴하신 겁니까?”
“…….”
파비앙은 더 이상 라이트 스피어라는 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대로 말해봤자 헥솔은 믿지 않을 것이다.
모든 설명을 들은 파비앙도 자신의 기억을 의심할 정도인데 보지 못한 헥솔이 믿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 * *
독의 마탑에서 나온 수혁은 생각했다.
‘레벨도 올릴 겸 퀘스트를 진행해야겠어.’
처음에는 드래고니아를 진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다음 진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책을 읽기로 했다.
하지만 방금 전 빛의 대회 1차 본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빛의 대회가 시작되기 전 빛 속성 스킬 퀘스트들을 완료하기로.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빛 속성 스킬 퀘스트들을 확인했다.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타락한 천족 : 0 / 300] [빛의 돌 : 300 / 100]퀘스트 보상 : 스킬 – 빛의 구름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은빛 웨어 울프 : 0 / 300] [빛의 돌 : 300 / 200] [달빛을 머금은 꽃 파레들 : 20 / 20]퀘스트 보상 : 스킬 – 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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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퀘스트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재료를 다 사둬서 다행이야.’
이미 재료는 경매장에서 전부 구매했다.
남은 것은 사냥뿐이었다.
몬스터들만 잡으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이미 수혁은 몬스터들에 대한 정보도 구해두었다.
‘달빛 초원부터 가야겠네.’
수혁의 첫 번째 목적지는 은빛 웨어 울프들이 서식하는 달빛 초원이었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