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00
500
제 500화
498.
[라이트 스피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수혁이 라이트 스피어를 시전했다.
이내 빛의 창과 빛의 구슬이 마주했고.
쾅!
폭발했다.
“……!”
오렉은 빛의 구슬이 폭발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 수혁에게 날린 빛의 구슬은 마주하는 마법을 흡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당연히 라이트 스피어를 흡수하고 목표 지점에서 더 강한 폭발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빛의 구슬이 폭발했다.
빛의 구슬이 폭발했다는 것은 흡수할 수 있는 마나보다 더 많은 마나를 흡수했기 때문임이 분명했다.
‘얼마나 많은 마나가 담겨 있기에!’
고작 라이트 스피어였다.
시전하는 데 오래 걸린 것도 아니었다.
빛의 구슬이 폭발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라이트 스피어.”
수혁은 재차 라이트 스피어를 시전했다.
빛의 창이 나타나 오렉에게 날아갔다.
오렉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라이트 스피어를 보며 본능적으로 블링크를 시전했다.
블링크는 빛 속성 마법이 아니다.
즉, 블링크를 시전하면 탈락이다.
원래는 빛 속성 마법으로 라이트 스피어를 막아야 한다.
그럼에도 블링크를 시전한 이유는 막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마나가 얼마나 담겼는지 알 수 없는 라이트 스피어였다.
이어진 상황에 오렉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쾅!
대회장을 둘러싼 보호막에 라이트 스피어가 작렬하며 폭음이 울려 퍼졌다.
쩌저적!
관중석에 피해가 가지 않게 빛의 마탑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만든 보호막이었다.
그런 보호막에 금이 쩍쩍 나타났다.
‘피하지 않았으면…….’
만약 피하지 않고 빛 속성 마법으로 대항했다면?
본능을 따르지 않았다면?
금이 쩍쩍 가는 것은 보호막이 아니라 자신의 육체가 됐을 것이라는 생각에 오렉은 침을 꼴깍 삼켰다.
* * *
장경우는 모니터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모니터에는 빛의 대회가 중계되고 있었다.
중계를 보며 장경우가 중얼거렸다.
“역시 설정을 바꾸길 잘했어.”
대회장을 둘러싼 보호막.
장경우는 보호막의 내구도가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설정을 바꿨다.
설정을 바꾼 이유는 수혁 때문이었다.
장경우는 또 다른 모니터에 나와 있는 수치를 확인했다.
보호막의 내구도를 훨씬 상회하는 수혁의 마법 데미지가 모니터에 나와 있었다.
만약 설정을 바꾸지 않았다면?
수혁의 마법에 보호막은 파괴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관중들에게 피해가 갔을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띠링!
알림이 울렸고 장경우는 알림을 확인했다.
“오?”
장경우는 탄성을 내뱉었다.
“귀계 동상을?”
알림의 정체는 바로 암당에서 꾸미고 있는 함정에 대한 것이었다.
수혁을 죽이기 위해 암당에서는 함정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미끼로 귀계 동상을 쓰려 하고 있었다.
“다시 수혁의 수중으로 돌아가겠는데…….”
수혁이 함정에 당할 리 없다.
“변수가 되겠는걸…….”
귀계 동상은 수혁의 손에 다시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귀계에는 천마서고가 있다.
그리고 천마서고에는 수많은 책이 있다.
유저가 단 한 명도 없는 지금도 꾸준히 책이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귀계가 다시 수혁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수혁은 천마서고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고 아주 큰 변수가 될 것이었다.
띠링!
바로 그때 알림이 하나 더 나타났다.
마침 모니터를 보고 있던 장경우는 바로 알림을 확인할 수 있었고 놀랐다.
“이게 무슨…….”
어이가 없었다.
“아니지, 이러는 게 정상이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해가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탑장인 오렉도 압도적으로 패배했는데 다른 참가자들이 덤빌 리가.”
* * *
-수혁 님의 승리입니다!
사회자의 외침을 듣고 수혁은 오렉에게 살짝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대회장에서 내려와 입구로 향했다.
입구에는 오엔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오엔이 흥분이 가득한 목소리, 그리고 경외감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수혁에게 말했다.
“하하, 아닙니다.”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오엔의 안내를 받아 대기실로 돌아갔다.
“다음 대결 때 뵙겠습니다.”
오엔이 인사를 하고 대기실에서 나갔다.
수혁은 오엔이 나가고 바로 탁자 앞에 앉았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책을 꺼내 독서를 시작했다.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한참 책을 읽던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벌써 3시간이 지났다.
‘왜 시작을 안 하는 거지?’
참가자는 10명.
수혁과 오렉 둘을 제외하면 8명이었다.
3시간이면 이미 4번의 대결이 끝나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어째서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일까?
‘아직도 싸우나?’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중계 화면을 켜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똑똑
그러나 이어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수혁은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섰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오엔이 들어왔다.
오엔의 표정에는 난감함이 가득했다.
수혁은 무슨 일이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설마 내일로 미루어진 건 아니겠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괜히 걱정이 됐다.
그러나 수혁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참가자들이 전부 기권을 했습니다.”
오엔이 말했다.
“……네?”
수혁은 예상치 못한 오엔의 말에 반문했다.
그러자 오엔이 재차 말했다.
“대결에서 승리한 이들이 전부 기권을 했습니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마탑장님.”
말을 마친 오엔이 미소를 지었다.
수혁에 대한 오엔의 호칭 역시 바뀌어 있었다.
* * *
-노련함이 돋보이는 대결이었습니다!
-승자는 빛의 마탑 유스 왕국 총지부장 베르노스트 님입니다!
사회자의 외침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베르노스트는 환호성에 활짝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들며 입구로 내려왔다.
입구에 도착해 관중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베르노스트는 미소를 지웠다.
그리고 대기실로 안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오엔에게 말했다.
“기권하겠네.”
“……예?”
오엔은 베르노스트의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베르노스트는 오엔의 반문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다 기권했다면서?”
앞서 대결에서 승리한 이들 역시 전부 기권을 했다.
“그러면 내 다음 상대가 수혁 님이라는 이야기인데…….”
즉, 베르노스트의 다음 대결은 결승전이었고 상대는 수혁이었다.
“나보고 죽으라는 건가?”
“…….”
베르노스트의 말에 오엔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오엔이 말이 없자 베르노스트가 이어 말했다.
“보호막이 깨질 뻔했어. 고작 라이트 스피어 한 방에.”
대회장 보호막 설치 총괄자가 바로 베르노스트였다.
그 누구보다 보호막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라이트 스피어 한 방에 박살이 날 뻔했다.
베르노스트는 자신의 육체가 보호막보다 단단할 것이라 믿지 않았다.
“헥솔에게 전하게. 조만간 한번 찾아가겠다고.”
“알겠습니다.”
베르노스트는 오엔의 답을 듣고 워프해 사라졌다.
“큰일이군…….”
오엔은 난감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하나…….”
잠시 자리에 멈춰 서서 고민을 하던 오엔은 헥솔의 방으로 향했다.
어서 이 사실을 알려야 할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헥솔의 방에 도착한 오엔은 노크한 후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설마 베르노스트 님도 기권인가?”
그리고 들어감과 동시에 헥솔의 물음을 들을 수 있었다.
‘티가 났나.’
아무래도 표정을 읽은 것 같았다.
“예.”
오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
헥솔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어쩔 수 없지.”
수혁과 오렉의 대결을 보고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 헥솔이었다.
“대회는 끝. 수혁 님 아니, 마탑장님을 모시고 대회장으로 와.”
* * *
“와아아아아!”
“대박! 유저가 마탑장이라니!”
“저 좀 고용해주세요!”
“빛의 마탑 자리 하나만 주시면 안 되나요!”
귓가에 들려오는 수많은 이의 외침.
수혁은 외침을 들으며 메시지를 보았다.
[빛의 마탑장이 되었습니다.] [마탑 관리 창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마탑장의 방에서 더 많은 옵션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이렇게 될 줄이야.’
마탑장이 될 것이라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마탑장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수혁은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대회장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입구를 지나 복도에 온 수혁은 귓속말을 확인했다.
-연중 : 축하한다.
-사냥왕 : 축하드립니다.
-날씨 : 정말 축하드려요! 최고이십니다!
-연중 : 마탑장 됐는데 뭐 추가 효과 같은 거 없냐?
.
.
많은 이들에게서 귓속말이 와 있었다.
수혁은 하나하나 귓속말에 답을 해줬다.
그리고 그사이 헥솔이 다가왔다.
“축하드립니다. 마탑장님.”
헥솔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수혁 역시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에 답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렇고…….”
말끝을 흐린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혁은 헥솔에게 할 말이 있었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였다.
“제 방에서 이야기하죠.”
“옙.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헥솔이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수혁은 헥솔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관리 창을 열었다.
‘별로 관리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마탑장의 방이 아니라 그런 것일까?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옵션들이 비활성화되어 있었다.
‘가서 확인하자.’
수혁은 관리 창을 닫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워프 마법진에 도착했고 수혁은 헥솔과 함께 빛의 마탑에 도착했다.
도착함과 동시에 수혁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마법사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탑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마탑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마탑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마법사들이 외쳤다.
어떻게 답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한 수혁은 고민을 끝내고 입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말을 마친 수혁은 헥솔의 뒤를 따라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뒤 헥솔이 걸음을 멈췄다.
“여기가 제 방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헥솔은 수혁의 물음에 답하며 옆으로 비켜섰다.
수혁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빠르게 준비를 하겠습니다.”
따라 들어 온 헥솔이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 네.”
수혁은 헥솔의 말에 본론을 꺼냈다.
“지금 쫓고 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쫓고 있는 녀석이요?”
“예, 코단과 관련이 있는 녀석들이지요.”
“……!”
헥솔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기야 전 마탑장이자 배반자인 코단의 이름이 나왔는데 놀라는 게 당연했다.
수혁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수혁의 이야기를 듣던 헥솔의 표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심각해졌다.
“그래서 당분간 헥솔 님이 탑의 운영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이내 수혁이 이야기를 마쳤다.
수혁이 헥솔에게 암당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탑의 운영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헥솔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예, 말씀하십시오.”
또 어떤 심각한 이야기일까 헥솔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수혁의 말에 답했다.
“혹시 탑 내부에 책을 모아둔 곳이 있나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