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36
536
제 536화
534.
‘이야, 진짜 다 나와 있네.’
서류를 통해 수혁은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암당의 본부 위치, 암당에 있는 인원에 대한 정보, 흑월 본부에 있는 인원에 대한 정보 등 하나 같이 ‘최고급’이란 단어가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정보들이었다.
이내 서류를 다 읽은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도서관이나 가야겠다.’
브리니스와 이야기도 나눴고 오늘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수혁은 서류 상자를 인벤토리에 넣고 방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무슨 제안을 들고 올까.’
워프 게이트로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아까 전 있었던 장경우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장경우는 흑월, 암당에 방문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가지 않는 대신 흡족한 제안을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
과연 그 제안이 어떤 제안일지 궁금했다.
‘그냥 차원 도서관 열어 주는 거면 좋겠는데…….’
수혁이 가장 흡족할 만한 제안은 바로 차원 도서관이었다.
차원 도서관만 개방시켜준다면 흑월에 갈 이유가 없다.
‘근데 귀계에 추가되는 책들도 차원 도서관에 추가되나?’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이틀 뒤 있을 만남에서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잠깐.’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치유의 길 끝나고 말할걸.’
순간 잊어버렸다.
도전할 수 있는 마탑의 길이 하나라는 것을.
즉, 브리니스가 중앙 마탑에 수혁의 도전을 알리고 준비에 들어간다면?
내일 치료의 길 도전이 불가능하다.
‘어떻게 하지.’
수혁은 잠시 고민했다.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지금 브리니스에게 가서 도전을 미루는 것이다.
‘아니야, 그냥 불의 길 준비되는 날 다 해버리자.’
시간을 생각하면 그냥 치유의 길 도전을 미루는 것이 나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다시 워프 게이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 * *
장경우는 사무실 내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장경우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바로 수혁에게 할 ‘제안’이었다.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조건 완화, 아이템 제공.
‘아이템 제공이 확실하긴 한데.’
장경우는 두 가지 중 아이템 제공에 마음이 가 있었다.
아이템 제공을 한다면 수혁이 흑월에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유저들에게 아이템 제공 사실이 알려질 때였다.
조건 완화는 상관없다.
그냥 패치를 한 거니까.
그러나 아이템 제공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무리 수혁이 일반 유저들과 다르다고 해도 유저는 유저.
운영자가 유저에게 아이템을 제공한 것이 되니 난리가 날 것이다.
‘그래, 확실하게 가야지.’
이내 장경우는 결정을 내렸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지금의 상황을 알리면 된다.
혼자서 메인 에피소드를 완료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장경우는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필요한 아이템이…….”
그리고 수혁의 퀘스트를 확인했다.
“중앙 마탑장이야 어차피 곧 될 테고. 차원의 열쇠, 정령의 열쇠, 크라스의 정수 3개가 끝인가.”
* * *
수혁은 반대편에 앉아 있는 장경우를 보았다.
장경우는 허공에서 손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스아악
그리고 이내 책상 위에 상자가 하나 나타났다.
“여기 있습니다.”
상자가 나타나고 장경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경우의 말에 수혁은 상자 뚜껑을 열었다.
상자 안에는 열쇠 2개, 그리고 검은색의 네모난 돌덩이가 들어있었다.
‘이게…….’
수혁은 침을 꼴깍 삼켰다.
‘정령의 열쇠, 차원의 열쇠, 크라스의 정수!’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아이템들은 바로 차원 도서관 개방에 필요한 아이템들이었다.
장경우는 수혁이 흑월과 암당에 방문하지 않는 대신 아이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것만 있으면…….’
퀘스트 3개를 완료할 수 있다.
남은 퀘스트는 중앙 마탑장이 되는 것.
이틀 뒤, 불의 길과 치료의 길에 도전한다.
그러면 모든 증표를 모으게 되고 중앙 마탑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틀만 있으면……!’
차원 도서관에 갈 수 있다.
“약속대로…….”
장경우가 말끝을 흐리며 수혁을 응시했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수혁은 장경우의 말에 답하기 시작했다.
“6개월 안에 제가 흑월이나 암당 본부에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장경우가 부탁한 시간은 6개월.
솔직히 6개월이 지나도 갈 생각이 없었다.
훗날 연중과 사냥왕이 부탁을 한다면 모를까 차원 도서관이 개방됐는데 갈 이유가 없다.
“감사합니다.”
장경우는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이어진 수혁의 말에 장경우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저 궁금한 게 있는데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
“네, 말씀하세요.”
수혁에게 확답을 들어 마음이 편안해진 장경우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귀계에 천마서고라는 도서관이 있는데 거기는 학사들이 계속해서 책을 만들고 있거든요. 혹시 거기서 만든 새로운 책도 차원 도서관에 추가되나요?”
“네, 물론입니다. 차원 도서관은 모든 책이 있는 곳이니까요.”
“아…….”
수혁은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 궁금하신 건……?”
장경우가 물었다.
수혁은 장경우의 물음에 서류 등 궁금했던 것을 전부 묻기 시작했다.
10분 동안 질답이 이어졌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질답이 끝난 뒤 장경우가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사라졌다.
수혁은 장경우가 사라지자마자 상자 안에 있는 아이템들을 습득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자리 잡은 열쇠 2개, 정수를 보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한동안 열쇠와 정수를 바라보던 수혁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정령왕들의 정수로 만든 열쇠다.
보유 시 정령들과의 친화력이 대폭 증가한다.
시간의 마왕 노르칸두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조각, 공간의 마왕 레비오니스가 가지고 있는 공간의 조각을 합쳐 만든 차원의 열쇠다.
사용 시 다른 세계와 연결된 포탈을 만들 수 있다.
1마계의 마왕 토피앙 크라스의 정수다.
‘다 신 등급이구나.’
난이도를 보고 이미 예상했던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이어 퀘스트 창을 열었다.
“후.”
수혁은 짧게 숨을 내뱉으며 차원 도서관 개방 퀘스트들을 완료하기 시작했다.
[퀘스트 ‘세 번째 조건’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네 번째 조건’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다섯 번째 조건’을 완료하셨습니다.]연달아 3개의 퀘스트를 완료한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남은 개방 퀘스트를 확인했다.
두 번째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중앙 마탑의 마탑장이 되어야 한다.
중앙 마탑의 마탑장이 되어라!
[중앙 마탑장 : X]퀘스트 보상 : 자물쇠 개방
남은 퀘스트는 단 하나.
‘이제 중앙 마탑장만 되면…….’
수혁은 차원 도서관을 떠올렸다.
* * *
코알은 서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서류에는 수혁이 불의 길을 통과했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이제 치료의 길 하나 남은 건가?”
불의 길을 통과함으로 수혁은 9개의 증표를 손에 넣었다.
남은 것은 치료의 증표뿐.
“준비가 끝났다고 하니 바로 도전하시겠지.”
이미 치료의 길은 독의 마탑장 파비앙에 의해 준비가 된 상태였다.
불의 길을 통과한 수혁은 지금쯤 치료의 길에 도전하기 위해 치료의 마탑으로 갔을 것이다.
아니, 이미 치료의 길에 도전하고 있을 수도 있다.
“바로 오셨으면 좋겠는데…….”
수혁이 치료의 길 통과를 하지 못할 리 없다.
가뿐히 통과할 것이고 코알은 한시라도 빨리 모든 증표를 모은 수혁을 만나고 싶었다.
* * *
“허허, 마지막이 중요한 법! 잘 다녀오시게!”
“예,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수혁은 카츄의 말에 답하며 워프 마법진으로 올라갔다.
스아악!
[치료의 길 – 첫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모든 짐승을 치료하십시오.]그리고 곧 수혁은 빛과 함께 첫 번째 관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명칭은 분명 치료인데 왜 치유로 부르는 걸까.’
메시지에는 ‘치유’가 아닌 ‘치료’라 쓰여 있었다.
즉, 치료가 정식 명칭이었다.
‘비슷해서 그런가?’
그런데 NPC들조차 치료를 치유로 부르는 일이 빈번했다.
물론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기에 수혁은 신경을 끄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토끼, 노루, 사자 등 수많은 짐승이 엎어져 있었다.
치료의 길 첫 번째 관문은 짐승들의 치료였다.
“힐, 패스트 힐, 생명의 마법진.”
수혁은 바로 치료를 시작했다.
지혜가 높아 힐량이 어마어마했기에 수혁이 마법을 한 번 시전할 때마다 적게는 하나, 많게는 다섯 이상의 짐승들이 생기를 되찾았다.
“슬로우 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엎어져 있던 사자에게 슬로우 힐을 시전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모든 짐승을 치료하셨습니다.] [출구가 열립니다.]그그긍
메시지와 함께 벽이 갈라지며 출구가 나타났다.
수혁은 그대로 출구로 향했고 곧 워프 마법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치료의 길 – 두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1분 안에 생명의 구슬을 복구하십시오.] [복구 실패 시 생명의 구슬이 파괴됩니다.]두 번째 관문에 도착한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중앙을 보았다.
중앙에는 금이 쩍 가 토막이 난 거대한 구슬이 자리 잡고 있었다.
‘힐을 하면 되는 건가?’
구슬 앞에 도착한 수혁은 힐을 시전했다.
“힐.”
그러자 토막이 났던 구슬에 빛이 스며들더니 메시지가 나타났다.
[생명의 구슬을 복구하셨습니다.] [출구가 열립니다.]그그긍
“…….”
힐 한 번에 관문을 통과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수혁은 말없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생명의 구슬을 보다가 출구로 향했다.
[치료의 길 – 세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모든 언데드를 처치하십시오.]‘전투가 아예 없지는 않구나.’
앞서 두 개의 관문 때문에 혹시나 전투가 하나도 없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던 수혁은 전방을 보았다.
수많은 묘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좀비, 구울 등 언데드들이 나오고 있었다.
‘리치까지…….’
하위 언데드만 있는 게 아니었다.
수혁의 반대편에는 헤진 로브를 입고 있는 해골 머리, 리치도 있었다.
-그대에게 죽음을!
이내 좀비와 구울 등 언데드들이 묘지에서 완전히 밖으로 나왔고 리치가 외쳤다.
리치의 외침과 동시에 언데드들이 수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생명의 마법진, 생명의 빛, 치유의 줄기.”
수혁은 언데드들을 향해 치유 마법을 시전했다.
죽음의 존재인 언데드들에게 치료 속성은 빛 속성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더구나 마법을 시전한 존재가 수혁이었다.
파스슥 파스슥
수혁의 치유 마법에 적중당한 언데드들은 좀비, 구울, 듀라한 등 종족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리치를 제외한 모든 언데드들이 소멸당했다.
수혁은 리치를 보았다.
리치는 주문을 외우고 있었고 리치의 머리 위에서는 검은색 구체가 크기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힐.”
수혁은 리치에게 힐을 시전했다.
스아악
주문을 시전 중이던 리치의 몸에 하얀빛이 서렸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은색 구체가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모든 언데드를 처치하셨습니다.] [출구가 열립니다.]‘힐 한 방에 죽을 정도면…….’
치료 속성이 언데드에게 강한 편이긴 하지만 힐은 치유 마법 중에서 아주 기본이 되는 마법이었다.
그런데 리치가 힐 한 번에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수혁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니지, 마왕도 픽픽 죽는데…….’
그러나 이내 든 생각에 수혁은 리치의 죽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상위 마법이긴 해도 마왕조차 픽픽 죽는 상황에 리치 따위가 버티는 것이 이상했다.
수혁은 출구로 향했다.
[치료의 길 – 네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죽지 않고 출구로 탈출하십시오.]“……?”
네 번째 관문에 도착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텅 비어 있었다.
짐승들이 있던 첫 번째 관문, 생명의 구슬이 있던 두 번째 관문, 묘지가 있었던 세 번째 관문과 달리 네 번째 관문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함정 같은 게 있는 건가?’
혹시나 바닥이나 천장, 벽에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 수혁은 공동 내부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함정을 간파할 수 있는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닌데 볼 수 있을 리 없었다.
수혁은 반대편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
그리고 안전지대를 벗어나자마자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독?’
메시지를 본 순간 수혁은 잠시 멈칫했다.
‘독이었구나.’
텅 비어 있던 게 아니었다.
지금 공동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독이 가득했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함정이어도 상관없지만 독은 더더욱 상관없었다.
중독이 되지 않아 평상시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이 속도면 금방 끝낼 수 있겠어.’
수혁은 쭉쭉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