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97
97
제97화
96.
‘이걸 발견 못 하셨다고?’
어째서 로아는 환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는 마법진을 발견하지 못한 것일까?
‘퀘스트 때문인가?’
혹시 퀘스트가 있어야 볼 수 있는 것일까? 수혁은 어떻게 된 것일까 생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파이어 스톰.”
뒤로 물러난 수혁은 복구 마법진에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불의 회오리가 나타나 마법진을 집어 삼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진이 일그러지며 빛을 잃었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복구 마법진이 파괴되었습니다.] [퀘스트 ‘마법진을 파괴하기 위해서’가 완료되었습니다.] [더 이상 키메라 소환 마법진 B가 복구되지 않습니다.] [복구 마법진이 파괴되며 함정 마법이 드러납니다.]“함정 마법?”
메시지를 본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로 주변을 확인했다. 그리고 뒤쪽을 확인한 수혁은 바닥 곳곳에 펼쳐져 있는 작은 마법진들을 볼 수 있었다.
“이거였구나.”
작은 마법진을 본 순간 수혁은 로아가 죽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거에 죽으신 거였어.”
로아가 죽은 이유는 바로 작은 마법진, 함정 마법 때문이 분명했다.
“근데 왜 올 때는 발동이 안 된 거지?”
함정 마법을 보며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곳에 오며 분명 함정 마법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을 밟았던 수혁이었다. 그런데 그때는 함정 마법이 발동 되지 않았다. 왜 발동이 되지 않았던 것일까?
“설마 끝에 도착해야 활성화 되는 건가?”
통로의 끝, 복구 마법진이 있는 곳에 도착해야 활성화가 되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가자.’
함정 마법을 보며 생각하던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복구 마법진을 파괴했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거기다 함정 마법이 왜 발동하지 않았는지는 중요한 것도 아니었고 가면서 생각해도 된다.
바로 그때였다.
-카미안 : 수혁 님!
첫 번째 함정 마법을 지나쳤을 때 카미안에게 귓속말이 왔다.
* * *
“뭐가 있을까요?”
케토토가 말했다.
“글쎄요. 뭔가 있는 건 분명한데…….”
가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복구 마법진이 있을까요?”
“아마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복구 마법진인데…….”
또 케토토가 말했고 가란 역시 말끝을 흐렸다.
“함정도 있겠죠?”
“그럴 것 같습니다. 로아 님이 죽었으니…….”
바로 그때였다.
“어!”
케이크로스가 탄성을 내뱉었다.
“……?”
“……?”
대화를 나누던 케토토와 가란이 의아한 표정으로 케이크로스를 보았다. 그리고 케토토와 가란은 케이크로스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그러세요?”
옆에서 같이 통로를 주시하고 있던 카미안 역시 일그러진 케이크로스의 표정을 보았고 물었다.
“설마 키메라가 나타난 겁니까?”
“…….”
카미안의 물음에 케이크로스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물론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케이크로스는 얼굴을 구기고 입을 열었다.
“예, 키메라가 나타났습니다.”
케이크로스는 키메라의 소환을 확인하기 위해 소환 마법진이 있는 곳에 스킬 ‘매의 눈’을 시전했었다. 그리고 매의 눈을 시전해 나타난 작은 화면을 통해 소환 마법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소환 마법진에서 키메라들이 소환되고 있었다.
“몇이나요?”
카미안이 재차 물었다. 한 마리라면 표정을 구길 리 없다. 한 마리가 아닐 것이다. 도대체 몇 마리가 다가오고 있기에 표정을 구긴 것일까?
“……적어도 10마리요. 방금 매의 눈이 파괴돼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소 10마리입니다. 정보 10개 떴어요.”
케이크로스가 답했다. 간파의 눈의 현재 숙련도로 확인할 수 있는 몬스터의 정보는 최대 10개였다. 그런데 정보가 10개 보였다.
매의 눈이 파괴되어 정확히 몇 마리가 소환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소환된 키메라의 수는 최소 10마리였다. 딱 10마리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될 수도 있는 것이다.
“10마리요? 최소?”
케이크로스의 외침에 카미안이 반문했다. 물론 답을 듣기 위해 반문한 것은 아니었다.
“생명력은 어떻게 돼요?”
“그나마 다행인 게 제가 확인한 10마리는 전부 150만 미만이었습니다.”
“150만 미만이면…….”
카미안은 말끝을 흐리며 생각했다.
‘절방지로 막을 수 있겠어.’
절방지, 절대 방어 지대의 줄임말로 특정 시간 동안 일정 부분에 보호막을 쳐 외부의 공격을 막아주는 사제들의 궁극 방어 스킬이었다.
물론 안쪽에서 밖으로 공격을 하는 것도 불가능해 위험하거나 혹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수혁 님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겠지.’
이곳에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수혁이 왼쪽 통로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카미안은 우선 절대 방어 지대로 오른쪽 통로 입구를 막아 수혁이 올 때까지 버틸 생각이었다.
150만 미만의 키메라들이라면 절대 방어 지대의 보호막을 절대 통과할 수 없다. 부술 수도 없다. 앞서 확인을 해 보았기에 확실했다.
“가란 님!”
생각을 마친 카미안은 가란을 불렀다.
“예!”
가란이 답했고 카미안이 이어 말했다.
“절방지 시전하실 수 있죠?”
“절방지를요?”
“네, 입구를 막으려고요. 수혁 님이 오실 때까지 버텨야 되니까요.”
“알겠습니다. 근데 10분 안에 오실까요?”
절대 방어 지대의 지속 시간은 10분이었다. 10분 안에 수혁이 올까?
“여쭤보겠습니다. 일단 시전해 주세요.”
“옙.”
카미안은 가란의 답을 듣고 수혁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카미안 : 수혁 님!
* * *
-카미안 : 버티고 있겠습니다!
-수혁 : 빨리 가겠습니다. 혹시나 절방지 박살나면 뒤로 피하세요.
-카미안 : 옙!
카미안의 답으로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속도를 올렸다.
쾅! 쾅!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벽 안쪽에서 들려오는 굉음을 들을 수 있었다. 키메라들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 같았다.
‘최소 10마리라…….’
수혁은 걸음을 옮기며 캐릭터 창을 열었다. 그리고 경험치를 보며 생각했다.
‘2업은 할 수 있겠어.’
현재 수혁의 경험치는 99%였다. 즉, 레벨 업 한 번은 확정이었다. 입구에 도착한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고 인벤토리를 열어 시야를 밝혀 주던 수정구를 넣었다.
“저 왔습니다!”
입구를 지나쳐 통로에서 나온 수혁은 카미안과 코마 길드원들에게 외쳤다. 그리고 곧장 오른쪽 통로를 확인했다.
‘이게 절방지구나.’
절대 방어 지대가 어떤 스킬인지 들어만 보았던 수혁은 입구를 막고 있는 투명한 보호막과 보호막 반대편에 있는 키메라들을 보았다.
쾅! 쾅!
늑대 위에 상체만 달려 있는 오크들이 보호막을 두들기고 있었다. 하지만 오크들의 공격에도 보호막은 실금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절방지 없앨까요?”
카미안이 다가와 물었다. 길드 퀘스트의 조건은 충족됐지만 수혁은 아니다. 수혁은 다시 한 번 마법진으로 가야 했다. 즉, 보호막을 두들기고 있는 키메라들을 뚫어야 했다.
“아뇨, 뒤쪽에 마법 시전하면 되니까요.”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보호막 때문에 파이어 스피어, 포이즌 스피어, 파이어 볼 등 투사체를 날리는 마법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수혁에게는 투사체를 날리는 마법 말고도 다양한 마법이 있었다.
“포이즌 스톰.”
수혁은 보호막 반대편에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취익?
-아우우!
독의 회오리가 나타나 키메라들을 휘젓기 시작했다. 보호막을 두들기던 키메라들이 고통스런 포효를 내뱉었다.
“케이 님 혹시 지금 간파의 눈 되나요?”
수혁은 키메라들의 비명을 들으며 케이크로스에게 물었다.
“…….”
그러나 케이크로스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
수혁은 케이크로스가 답이 없자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수혁은 케이크로스의 경악이 가득 담긴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케이 님?”
“아, 네.”
케이크로스는 수혁의 두 번째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간파의 눈 이미 켜 놨습니다.”
수혁이 포이즌 스톰을 시전하기 전에 이미 키메라들에게 간파의 눈을 시전한 케이크로스였다.
“이제 곧 죽을 것 같습니다.”
케이크로스가 경악스런 눈빛으로 수혁을 쳐다본 이유, 바로 답하지 않은 이유, 그것은 바로 엄청난 속도로 깎이는 키메라들의 생명력 때문이었다. 케이크로스는 수혁을 보며 생각했다.
‘독 공격에 강한 거 아니었나.’
키메라들은 독 공격을 한다. 그래서 독에 대한 내성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키메라들의 생명력은 독 공격에 당한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0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래요?”
수혁은 케이크로스의 말에 다시 고개를 돌려 보호막 반대편에서 비명을 내뱉는 키메라들을 보았다.
‘파이어 스톰은 쓸 필요 없겠네.’
파이어 스톰으로 폭발과 함께 한 번에 쓸어버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케이크로스의 말을 들어 보니 굳이 파이어 스톰을 쓸 필요는 없어 보였다.
-변형된 오크의 피부
-변형된 늑대의 피부
얼마 뒤 드랍 창이 나타났다. 그리고 갱신되기 시작했다. 키메라들이 죽기 시작했다.
-변형된 오크의 피부 7개
-변형된 늑대의 피부 11개
오크의 피부 7개, 늑대의 피부 11개가 되고 나서야 드랍 창의 갱신은 멈췄다. 수혁은 드랍 된 아이템을 습득 후 메시지를 보았다.
[레벨 업!]‘한 번밖에?’
메시지를 본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키메라를 잡기 전 수혁의 경험치는 99%였다. 한 마리만 잡아도 레벨업이었다.
‘몇 마리를 잡았는데…….’
문제는 수혁이 잡은 키메라의 수였다. 늑대의 피부가 11개 드랍 된 것으로 보아 최소 11마리를 잡았다.
수혁은 경험치를 확인하기 위해 캐릭터 창을 열었다. 그리고 경험치를 확인한 수혁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50%?’
100%에 가까운 것도 아니고 50%였다.
‘설마 생명력이 낮은 녀석들인가?’
생명력이 180만인 키메라를 잡았을 때 7%가 올랐다. 아무리 레벨이 올랐다고 하지만 경험치를 보니 방금 잡은 키메라들의 생명력은 180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케이 님 혹시 방금 잡은 키메라들 생명력이 어떻게 되죠?”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고 케이크로스에게 물었다.
“최고로 높은 놈이 150만이었습니다.”
“아…….”
케이크로스의 답에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이제 절방지 없앨까요?”
그리고 카미안이 다가와 물었다.
“예, 없애 주세요.”
“가란 님!”
수혁의 답에 카미안이 가란을 불렀고 기다렸다는 듯 입구를 막고 있던 보호막이 스르륵 사라졌다.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보호막이 사라지고 수혁이 말했다.
“엇, 포이즌 스톰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수혁의 말에 카미안이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보호막이 사라졌지만 아직 포이즌 스톰이 남아 있었다.
“예, 괜찮습니다.”
칭호 ‘독의 대가’로 인해 수혁은 자신의 독에 중독되지 않는다. 다른 이가 시전한 포이즌 스톰도 아니고 수혁 본인이 시전한 포이즌 스톰이었다. 피해를 입지 않는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