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4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40화
90. 중앙 돌파 계획(2)
난데없이 불려온 어니스트는 막사로 들어서자마자 온몸을 떨었다.
“화, 화, 황자 저하!”
“그대 떨림이 황궁까지 전해지겠구나. 긴장할 것 없다.”
그렇게 말해도 어니스트가 떨림을 조금 진정시키는 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에드워드는 약간 서운하단 표정이었다.
“나를 ‘친구’라 생각하면 덜 떨지 않겠는가?”
글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황자 저하씩이나 되는 사람을 ‘친구’라 생각하기 어디 편하겠습니까.
“저, 그, 그게, 노력 중입니다!”
“음. 가상하다.”
아무튼 그렇게 어니스트와 다시 대면한 에드워드는 녀석을 가만히 바라보다 물었다.
“그대가 탐험의 명수라고?”
“그, 그, 그렇…… 까요?”
어니스트는 지금 자기가 어떻게 대답하는지도 모르는 모양.
“데인이 나에게 말했다. 그대와 함께 정찰하면 적어도 위험할 일은 없다고.”
“그, 그렇게 말했어, 데인?”
“어. 사실이니까.”
나는 어니스트를 최대한 띄워 주었다.
이 녀석은 자신감이 있어야 뭔가 제대로 하는 타입이거든.
주눅 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주눅 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희 동아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죠. 손재주도 무척 좋고, 길눈이 무척 밝습니다. 함정도 그럭저럭 잘 다루고, 암호를 풀거나 지도를 보는 능력도 갖췄습니다.”
“호오. 제법이로군. 저번에 들었을 때 탐사학부라 들었는데, 그래. 딜런 가문이라고 했었지? 탐험 명문가 말이야.”
“그,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칭찬한 덕분에 이제 어니스트는 슬슬 평온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그럼 정찰 작전 이야기를 좀 해야겠군. 그대와 어니스트, 정말 둘이서도 괜찮겠나? 자네가 얼마나 뛰어난지도 알지만, 너무도 우려되네. 지휘관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친구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하니 나도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하지만 정말 괜찮다.
“충분합니다. 오히려 여기에 어설픈 인원이 추가되는 것보다는 나을 겁니다.”
“……후우.”
정보만 캐내고 돌아오는 만큼 우리 둘이면 충분하다.
나야 어딜 가든 한몸 빼낼 자신이 충분하고, 어니스트가 있으면 금상첨화.
때문에 이번 정찰에서 달라진 점을 파악하고 유적 중앙의 상황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그대들에게 너무 막중한 임무를 맡기는 게 아닌가 싶군.”
반면 에드워드는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는 황자다.
하지만 스스로 말했듯, 우리의 ‘친구’이기도 하다.
정찰대 두 개 분대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 곳에 친구 둘을 보내야 하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듣지 않으셨습니까?”
“…….”
에드워드는 한숨을 내쉬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마물 200마리를 상대로도 상처 하나 없이 멀쩡히 승리했는데, 정찰쯤이야.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
에드워드는 그러면서 우리에게 두 개의 물건을 쥐여 주었다.
“마법 신호탄과 비상 탈출 스크롤이다. 위험하면 지체 없이 사용하도록.”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저하.”
“감사는 무슨. 안전하게만 돌아오도록. 그대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에드워드는 신신당부했다.
그나저나 저번에 제한 구역으로 갈 때 큰누나가 준 것도 아직 못 썼는데.
뭐, 쓸 일은 없겠지.
“성공하면 더 좋겠고, 그에 걸맞은 합당한 보상도 있겠지만…… 역시 그대들이 정찰에서 돌아오지 못하면 난 평생을 자책할 것 같다.”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그리 믿지.”
그렇게 본격적으로 작전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의 주연은 어니스트다.
“음…… 여기 이곳 지형은 숨기가 어렵네요. 그러면서도 탁 트여서, 눈에 띄기 좋은 곳입니다. 이곳은 정찰 루트에서 빼는 게 좋겠고, 차라리 이쪽으로 우회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전문 분야 이야기가 시작되자 청산유수처럼 터져 나오는 어니스트의 제안들.
“이곳은 어떻지?”
“마물들의 종류를 보건대 썩 좋은 루트는 아닙니다. 하지만 통과는 가능할 겁니다. 단, 1분에 1m씩 전진한다면요.”
어니스트는 정찰대의 희생으로 확보한 루트를 수정하고 재구축하며 빠르게 작전을 수립하고 있었고-
“이렇게 하면 될 겁니다.”
마침내 에드워드가 감탄할 만큼 완벽한 정찰 제안을 건넸다.
“좋군. 마음이 더 놓여.”
“물론 실제 정찰에 나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죠.”
“음. 지금 이야기로만 보면 아주 완벽해 보이는군. 좋아.”
에드워드는 만족스레 웃었고, 나는 그런 에드워드에게 미리 생각해 둔 플랜 B도 이야기했다.
“저희가 신호를 드리면 즉각 공격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실 수 있습니까?”
“음. 어떤 경우를 말하는 거지? 그대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상황이라면 지체 없이 스크롤을 찢겠지만…… 도착해서 만약, 적을 공격할 만한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입니다.”
에드워드는 잠시 고민하다 주억거렸다.
“좋아. 신호탄을 사용하도록. 지체 없이 달려가겠다.”
이걸로 만일의 상황에서 제때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군수담당관에게 가서 뭐든 타 가도록. 내 미리 일러두겠다.”
“황송하옵니다.”
“어허. 그대도 이제 그런 단어들은 삼가게. 적어도 나랑 있을 때만큼은 말이야.”
“아, 알겠습니다.”
에드워드는 아마 ‘친구’라는 존재를 꽤 각별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황족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저렇게 스스럼없이 ‘친구’처럼 대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물론 반대쪽은 더 어렵다.
아마 어니스트가 에드워드를 ‘친구’로 대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좋아. 그럼 시작해 보자고.”
여하튼 나와 어니스트의 정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공을 세우고, 황자 저하의 면도 살려 주고, 유적 중앙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혹시 아는가?
뭐가 또 있을지.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탐험’이 시작된다고 여겼는지, 어니스트의 얼굴이 흥분으로 물들고 있었다.
“아, 그리고.”
에드워드는 깜빡할 뻔했다는 듯 한 가지 일러 주었다.
“직속대로서 수행하는 모든 임무는 개인 부문이든 학부 부문이든 모두 점수로 환산된다. 물론 그대가 그걸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것 같진 않지만…….”
과연 이번 임무를 성공시키면 점수가 얼마나 되려나.
“참고로 그대와 그대의 친구들이 보인 지난 야습에서의 활약도 반영될 것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에 난 씩 웃었다.
* * *
레일라, 도리안, 그리고 토벌대에 합류해서 만난 프리실라는 우리 둘만 간다는 사실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선생님!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도리안은 막무가내로 따라오겠다고 했으며-
“아주 매번 스케일이 커지는구나. 이번엔 유적 중앙? 나도 가면 안 돼?”
레일라는 핀잔을 던지면서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묻고 있었다.
반면 프리실라는…….
“이번엔 진짜 죽으러 가네. 잘 다녀와. 영혼만 돌아오면 내가 신성력 진하게 쏴 줄게.”
“…….”
뭐, 어쨌든 셋에게는 우리 둘만 가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었다.
이번에 중요한 건 안전이다.
가급적 전투는 피해야 하는 이상, 전투 쪽에 특화된 레일라와 도리안은 어쩔 수 없이 못 가는 셈.
“그래도 조금만 기다려. 아마 곧 큰 기회가 올걸?”
“큰 기회?”
나는 직속대에 추천할 만한 사들이 있냐던 에드워드의 물음을 떠올리며 씩 웃었다.
아무튼 우리는 그 길로 군수보급관에게 향해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수령한 후 출발했다.
“유적 안에 뭐가 있을까? 나중에 우리가 탐험할 수 있으려나?”
어니스트는 신이 나 있었고, 나는 유적 중앙에 도착해서 해야 할 일들을 떠올려 보았다.
“일단 중요한 건 유적 중앙에 뭐가 있는지 최대한 상세하게 파악하는 거야.”
“좋아. 그다음은?”
“가능하면 주변 지형을 모두 파악하고 오는 거지.”
여기에 하나 더.
정찰대 시체가 있으면, 유품만이라도 수습해 오면 좋을 것이다.
“데인 넌 역시 항상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생각하는구나…….”
정찰병 유품을 수거한다는 말에 어니스트가 보인 반응이다.
글쎄.
전생에서 부하들의 시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지고 돌아왔던 내 입장에선 대단할 것도 아니다.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밤이 되어 출발했다.
미리 언질을 받은 듯 유적 주변 진입로를 경비하던 병사들은 곧바로 길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유적 안으로 들어선 순간-
“데인. 이거…….”
“응. 무슨 느낌인지 알겠다.”
나는 유적 중앙에 있는 게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이 유적 안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감싸는 아주 익숙한 기분.
“안개의 정원.”
우리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했다.
안개의 정원에 깔려 있던 안개.
바로 그와 비슷한 느낌의 공기가 이곳에 깔려 있었다.
다만 보다 음산하고, 보다 끈적하다.
“마력 집약체가 중앙에 있을지도 모르겠군.”
뭔가 있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그게 마력 집약체라는 건 상당히 좋은 소식.
물론 직접 가서 봐야 확실해지겠지만, 만약 고대 마력의 집약체라면 앞선 일들도 대강 설명할 수 있다.
마력 집약체는 고대 마력이 그대로 압축된 결정체.
그 힘이라면 마물들을 지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그걸 누가 쓰고 있느냐다.
“큰누나 말에 따르면 간접적으로 사용은 가능하다던데…….”
지금 유적 전체에 이런 느낌이 깔려 있는 걸 보니 흡수 자체는 못한 듯하다.
그렇다면, 큰누나가 내가 가져 왔던 고대 마력 집약체를 분석한 것처럼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테지.
이를테면…….
“마력석.”
“응?”
“마력석에 넣어서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대 마력 집약체를? 네 몸 안에 있는 그거를?”
“아마도.”
일단 움직여야 한다.
추측이 맞아떨어지는 걸 확인하려면 중앙까지 가야 하니까.
“스케일이 왜 자꾸 커지지?”
나는 멍하니 중얼거리는 어니스트의 뒤를 따라 빠르게 이동했다.
유적 안쪽의 모습은 예상대로다. 마물들이 득실득실하다. 하지만 우리가 들킬 일은 없어 보였다.
“데인, 이쪽으로.”
시야에 안전한 길이 자동으로 표시되기라도 하는 걸까.
어니스트가 이끄는 길로 따라가니 마물들은 이쪽으로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크우우우…….”
심지어 마물들 사이를 지나가는데도 기가 막힌 타이밍 덕분에 전혀 들키지 않는다.
“너도 대단하다. 나중에 어디 갇혀도 걱정 없겠다?”
“헤헤, 그런가?”
나는 어니스트를 적당히 칭찬하며 띄워 주었다. 그렇다고 너무 칭찬하는 건 금물이다.
“우와, 하마터면 들킬 뻔했네.”
저렇게 흥분해서 실수할 뻔하거든.
그래도 아직 실수한 적은 없는 녀석이니, 과하게만 안 띄워 주면 괜찮을 것 같다.
“잠시만, 정지.”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어니스트도 사뭇 진지해졌다.
“저기 보여?”
“응. ‘디메라트’네.”
안쪽으로 향할수록 보이는 강력한 마물들.
특히, 지금 발견한 ‘디메라트’는 머리가 무려 네 개나 달린 사자 형상의 마물이다.
빠르기는 물론이고 힘도 엄청 강한 데다, 네 쌍의 눈으로 개미가 움직이는 것까지 잡아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게 곳곳에 다섯 마리나 있다.
“오늘 마물 도감 만들어도 되겠는데.”
“이거…… 통과하기가 쉽지 않겠어.”
어니스트는 미리 그려 온 간이 지도를 살펴 보여 우회로를 탐색했다.
쉽게 말해 예상 못한 변수다.
“왼쪽으로 가면 무조건 들키고…… 오른쪽으로 가자니 지형이 너무 애매한데.”
그렇다고 싸우는 건 이번 임무의 성격상 영 아니다.
들키면 그 길로 스크롤 찢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나는 전생에서 디메라트를 상대해 보았다.
정확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디메라트를 피하는 방법을 배워 보았다.
“방법 있어.”
“응?”
어니스트의 걱정스러운 시선 속에서 내가 꺼낸 건 천으로 잘 감싸 냄새를 차단한 마물의 고기였다.
야습이 끝나고 미리 채취해 둔 고기였다.
“끼륵?”
그런데도 용케 생고기 냄새를 맡은 카르나스가 고개를 쏙 내밀었다.
귀신 같은 녀석.
“가만히 있어. 좀 이따 간식 줄게.”
“끼르윽…….”
아등바등하는 걸 간신히 막고 난 어니스트에게 말했다.
“어니스트, 이거. 저 사이로 던져 볼 수 있겠어?”
“이거…… 고기네?”
“천은 열지 말고.”
마물들의 예민한 후각 탓에 던지기도 전에 끝날 수 있다.
“그럼 이걸로 시선을 돌리겠다는 거네?”
“응. 그 고기, 디메라트가 환장하거든.”
디메라트는 경계심이 강하고 감각이 무척이나 예민하다.
그래서 맞상대도 어렵고, 들키지 않고 지나가는 건 더더욱 어렵지만…….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고기를 던져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좋아.”
어니스트는 적당한 곳을 조준해 고기를 던졌고, 이후 눈이 휘둥그레져선 나에게 말했다.
“진짜네?”
디메라트들이 고기 냄새를 맡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든 것이다.
“대단하다, 데인.”
“다음에 잘 써먹어 봐.”
나중에 시간 되면 마물에 대해서도 좀 알려 줘야겠다.
마물, 마물 다들 말만 하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움직이자.”
힘들 것 같았던 돌파는 그렇게 손쉽게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그 길로 계속 나아가 마침내 유적 중앙 부근에 도착했다.
“여기 시체가 있어.”
마침 정찰병들의 시체가 보였다.
조금은 끔찍했다.
마물들에게 이리 뜯기고 저리 뜯겨 멀쩡한 형상은 아니다.
그래도 난 그들의 품을 뒤져 유품과 군번을 확인한 후 모두 갈무리했다.
“평안에 이르길.”
그나저나 정찰병들이 왜 못 살아 돌아왔는지 알겠다.
중앙 부근으로 향할수록 끈적한 기운이 더더욱 강해져선, 이젠 의도적으로 방해받는 느낌이 들 정도.
“뭔가…… 내가 느려진 기분이야.”
물론 나는 예외다.
고대 마력 덕인지, 아니면 타고난 것 때문인지 어니스트만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마 이 때문에 마물들의 공격에도 제대로 대처를 못 하고 죽은 것이겠지.
“이거 방벽 맞지?”
“그러네. 방벽이야.”
그리고 유적 중앙 부근을 빙 두른 마력 방벽도 있었다.
당연히 사울 행스턴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도 익숙한 기운이다.
“음…….”
잠시 고민하던 나는 방벽 위에 손을 올렸고-
“어?”
어니스트의 놀라움 속에서 별도의 조치 없이도 내 손이 마력 방벽을 쑥 통과한 걸 확인했다.
“나, 나는 안 되는데?”
당연히 어니스트는 안 된다.
역시나, 이건 고대 마력 집약체에서 나온 고대의 마력이다.
그것도 정제된 게 아니라 날것의 마력.
그렇기에 내가 이렇게 동화되어 통과할 수 있는 것.
“이거 생각보다 간단하겠는데.”
과연 이걸 지금 간접적으로나마 사용하고 있는 녀석은 상상이나 했을까?
하필 고대 마력을 제대로 운용하는 사람이 나타나는 바람에…….
지금 자신이 세운 계획들이 엉망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