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0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06화
137. 이건 기적이야
아무래도, 조만간 탐험할 거리가 하나 늘어난 것 같다.
“드, 드래곤의 둥지?”
“뭐 하는 곳이지?”
“그보다 드래곤의 둥지면…… 거기 드래곤이 있는 거 아냐? 카르나스 말고도 다른 드래곤이?”
나는 카르나스에게 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끼륵, 끼-륵.”
카르나스는 거기에 혹시 드래곤이 있냐는 질문과 드래곤이 없냐는 질문 모두에 고개를 저은 것.
“허…… 그럼 우리 여기 가는 게 맞아?”
레일라의 물음이었다.
이젠 지도만 보면 죄다 가니, 일단 가는 거라 생각한 모양.
물론 당연히 가려고 했다.
“궁금하지 않아? 드래곤의 둥지에 뭐가 있는지?”
어니스트가 잔뜩 흥분해서 물었다.
레일라는 대답하길 포기했고, 프리실라는 이제 도리어 흥미를 보인다.
프리실라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갈 기세인 도리안은 당연했고.
그리고 알투르는…….
“도대체 너희들이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우리에겐 무척이나 당연한 광경에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처음엔 다 그래.”
“…….”
그러면서도 은근슬쩍, 몸을 기울여 지도를 살피는 걸 보면 관심이 있긴 한 모양.
“드래곤이라니…… 이게 진짜였다니…….”
그럼 얘는 지금까지 카르나스를 정말 새끼 와이번 정도로만 생각한 건가.
뭐, 믿기 힘들긴 하지.
무려 전설 속의 생물인데.
그런데 그때 프리실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말이야, 탐험하고 이러는 건 좋은데…… 이게 어디 있는지는 알고 이러는 거야?”
“…….”
그러네.
생각해 보니 위치를 모른다.
하기야, 평소랑 순서가 뒤바뀌긴 했다.
원래는 위치를 알아낸 뒤에야 가서 뭐가 있는지 알아냈으니까.
“그러고 보니 이게…… 진짜 유추가 힘들긴 하네.”
차마 지도가 엉망이란 말은 할 수 없었다. 간신히 지도의 형식만 갖추고 있었으니까.
카르나스가 눈에 불을 켜고 있었거든.
“그럼 위치는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여기가 드래곤의 둥지…… 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건 알았는데.”
그래서 다시 난관.
“내가 최대한 잘 보이게 한번 다시 그려 볼게.”
어니스트가 낙서를 최대한 순화해 보긴 했는데-
“……뭔지 더 모르겠다.”
그래도 엉망인 건 매한가지.
“으음…….”
어니스트도 뾰족한 수가 안 보이는 모양.
위치라.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보통 지도에는 단서들이 나타나는 편이다. 해당 지역의 특별한 지형이라든가 하는 그런 단서들.
하지만 이 낙서, 아니 지도에는 별다른 게 보이지 않는다.
결국 어니스트는 하는 수 없다는 듯,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한번 뒤져볼게. 지도들. 아버지한테 부탁하면 우리 가문이 보유한 지도를 모두 볼 수 있으니까.”
“너희 가문 지도? 아! 탐험 명문!”
“응. 이건 비밀이야. 우리 가문엔 제국 곳곳의 지도들이 다 있어. 심지어…… 드레니크까지.”
그건 굳이 말할 필요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뭐, 좋은 수인 건 확실해 보인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근데 지금 아버지가 연락 두절이야.”
아.
“지금 장기 탐사 중이셔서……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거든.”
“통신 수정구는?”
“우리 아버지가…… ‘진정한 탐험가라면 통신 수정구는 사치다’라고 하면서 그것도 빼고 다니시거든…….”
진성 탐험가시구나…….
“그럼 가문에 다녀오는 게 제일 낫겠네?”
“그건 그런데, 거리가 꽤 있으니까…….”
“그럼 이렇게 하자.”
나는 계획을 간단하게 세워 보았다.
“그 전에 어니스트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으면 지도를 요청하고, 그게 안 된다면 1학기 끝나고 다녀오는 거야. 키론을 타면 금방일 테니까.”
“아, 키론!”
우리에겐 어지간한 말들은 명함도 못 내밀 명마 하나가 있다.
그 녀석을 타고 나와 어니스트가 다녀온다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겠지.
“그렇게 단서를 수집하고, 2학기 방학에 다녀오는 걸로. 어때?”
“좋아!”
“좋은 방법인데.”
좋아, 방학에 하나 할 일이 정해졌고.
그럼 탐사학부 강의도 수강했으니, 그날의 탐사를 위해 열심히 공부해 두어야겠다.
물론 내가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어니스트라는 걸출한 예비 탐험가가 있는 이상, 별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아무튼 방학에 할 일은 정해졌고, 우리는 또다시 계획을 세우고야 말았다.
“아, 맞다. 데인. 그거 알아?”
이런 가운데 어니스트가 문득 말했다.
“우리 교수님이 너 엄청 기대하고 계셔.”
“응? 탐사학부 교수님이?”
“응. 네가 탐사학부 강의 듣는다고.”
그 말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니스트뿐만이 아니었다.
“데인이 들어가는 강의의 교수님들은 보통 둘 중 하나지. 기대하거나, 기겁하거나.”
프리실라는 피식거리며 어니스트의 말에 맞장구쳤다.
뭐야.
이게 무슨 뜻이지?
* * *
탐사학부 교수이자 학과장, 로버트 헹겔란의 가슴이 두방망이질 쳤다.
세상에, 세상에.
이 파멸적인 학부 전공에 그 유명한 데인 소그레스가 수강 신청하다니!
처음에는 수강 명단을 받아들고 믿을 수 없었다.
탐사학부는 매번 수강 인원이 미달되어 골머리를 앓는 비인기 학부 중 하나였기 때문.
학부생 숫자 자체도 적고, 탐사학부 수업을 들으려는 타 학부생은 더더욱 적다.
‘이제 우리 학부도 살아나는 건가?’
아카데미는 학부생들의 학비, 황실의 지원, 그리고 각 귀족가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곳.
하지만 그렇다고 비인기 학부에게까지 너그러운 곳은 아니었다.
그래서 수강 인원이 미달될 때마다 학사 측 눈치가 보였고, 심지어 야금야금 학부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었는데…….
“제발 수강 취소하지 마라. 제발, 제발!”
로버트 교수는 빌고 또 빌었다.
데인 소그레스, 그 학생만 있으면 탐사학부는 비상한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학사 측 관심도 늘어날 테고, 무려 황실 시상까지 받은 데인이 온 이상 신경을 안 쓰려 안 쓸 수 없을 테니까.
그나저나 이럴 때가 아니다.
“간식거리라도 챙겨 가야 하나? 아니지, 탐험하면서 찾은 귀한 물건이라도 하나 쥐여 주는 게 좋으려나……?”
일단 다행스럽게도 데인은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그리고 로버트 교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오늘 저희 탐사학부 필수전공 ‘탐험과 발견의 역사’에 오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강의 정원 총 30명.
수강 인원 총 11명.
탐사학부 학부생 10명.
그리고 자율전공학부 학부생 1명.
자리는 절반 이상이나 비어 있다.
하지만 단 한 명, 데인 소그레스의 존재 덕에 로버트 교수에겐 강의실이 꽉 찬 거나 다름없었다.
“저희 탐사학부는 아카데미에서도 역사가 무척이나 깊은 학부로서, 탐험과 탐사의 역사와 그 방법 등에 대해…….”
덕분에 로버트 교수는 탐사학부의 장점을 어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물론 듣고 있던 학부생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말이다.
“이거 1학년 전공 아니잖아?”
“3학년 전공인데 왜 다 아는 이야기를 하시는 거지.”
“여기 1학년은 어니스트뿐이지 않나? 근데 쟤는 애초에 탐험 명문이라 알 거 다 알 텐데.”
굳이 설명할 거 없는 탐사학부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역사를 풀어내는 로버트 교수.
그는 그야말로 필수적이었다.
‘듣고 싶지? 계속 수강하고 싶지? 제발 드롭하지 마라…….’
그런 로버트 교수의 노력이 먹혔을까.
데인은 다음 강의에도 참여했다.
즉, 수강 변경을 하지 않고 확정한 것.
그리고 기적도 함께 일어났다.
“세, 세상에…….”
데인은 여전히 펜레터를 받는다.
그리고 개중에는 데인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갈 준비가 된 극성 팬도 있었다.
“저기, 데인이다.”
“이따 사인해 달라고 해야지!”
“근데 이 강의 재미있나? 난 탐사학부가 있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
강의 총원 30명.
그리고 지금-
강의실 자리를 빈틈없이 메운 학생들.
탐사학부생보다 소문을 듣고 데인을 보러 온 학생들이 더 많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건…… 기적이야…….”
로버트 교수는 훌쩍거렸다.
비인기 학부의 설움을 덜어낸다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일 줄이야.
물론 저 학생들이 탐사학부로 전과할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 해도 탐사학부 전공 강의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
“자, 그럼! 강의 시작하겠습니다!”
로버트 교수의 외침은 오늘따라 힘차 보였다.
그런 반면.
“왜, 왜? 왜? 왜 갑자기 수강을 취소한 거야아아아아!”
‘승마기초론’을 맡은 교양 교수는 난데없이 명단에서 사라진 데인을 외치며 절규했다.
데인 소그레스.
그 녀석 한 명만 있으면 되는데!
안 그래도 승마를 어릴 때부터 배우고 입학하는 추세라 폐지가 논의되는 교양 과목인데!
“왜, 왜 안 들으러 오는 건데…….”
이렇게 한 교수가 눈물을 흘리는 사이…….
“……왜 우리 학부 강의에 자율전공학부 데인 소그레스 학생이 들어와 있는 거죠?”
승마기초론 수강을 취소하고 언어학부 전공 수업을 고른 데인의 모습에 언어학부 교수는 무척이나 당황하고 있었다.
“분명히 오리엔테이션 때는 없었는데…….”
“갑자기 언어 해독 쪽에 흥미가 생겨서요, 교수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탐사학부든 언어학부든 한번 수강 신청을 하면 취소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한 명단만 확인하고 학생 명단은 확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데인 소그레스가 들어와 있을 줄이야.
“하, 하하하…… 그, 그래요. 잘 부탁해요. 왜 갑자기 우리 언어학부 강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정말 흥미가 생겨서요. 지도편달 잘 부탁드립니다.”
탐사학부와 마찬가지로 언어학부에게도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되었다.
물론 수강 변경 기간이 지나, 탐사학부 강의처럼 추가적인 인원이 들어올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관심을 끄는 데엔 성공했다.
같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입소문을 퍼뜨려 줄 테니까.
‘이거 대충대충은 못 하겠는데?’
이번 학기 들어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던 언어학부 교수의 정신이 번쩍 든 건 덤.
아무튼, 데인은 수강 신청만으로도 알게 모르게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
“6학년쯤 되면 뭐 아카데미에 있는 전공이란 전공은 한 번씩 다 찍어 먹어 볼 셈이냐?”
덕분에 켈타스 교수는 오늘 강의를 듣기 위해 찾아온 데인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왜요, 다 배우면 재미있지.”
“에잉. 남들은 검술만 한평생 파도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어디서 이런 녀석이 나와서.”
“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너한테 제일 안 어울리는 말이다, 이 녀석아. 나중에 커서 뭐 할 건지 그게 제일 궁금하다.”
데인은 켈타스 교수의 말에 피식거리며 연습용 검을 거머쥐었다.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자율전공학부 켈타스 교수의 강의는 그냥 간단하다.
대련, 또 대련.
사실 가르칠 만한 게 이거뿐이긴 하다.
“좋다. 오늘도 옷깃 건드리기다. 그나저나, 에스테란자 교수가 별말 없더냐?”
“딱히요.”
“혹시 건드리면 말해라. 그놈 그거, 내가 꽉 쥐고 있으니까.”
어울리지 않는 당부에 데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나름 담당 교수라고 챙겨 주려는 마음이 고마웠다.
“그럼 갑니다.”
“오냐.”
수강 신청만으로도 파란을 몰고 다니는 데인의 2학기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