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2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21화
149. 그 반대예요
휴리 에델바이스의 탈락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휴리 에델바이스에게 돈을 건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에델바이스 남작가를 위시한 북부의 가문들이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우승 후보 중 한 명이 예선 탈락이라니.
그것도 같은 우승 후보에게, 단 일 검에.
“휴리 에델바이스가 전 대회 준우승자 아닌가? 실력도 엄청나게 올렸다던데!”
“그야 모를 일이지. 준우승에 만족하고 대충대충 연습하다 당한 걸지도?”
“어허. 북부의 자존심을 어디 그런 식으로 깎아내리나!”
북부에서는 휴리가 탈락한 사실을 ‘별거 아닌 일’로 만들고 싶지 않아 데인을 열심히 띄워 주었다.
“데인 소그레스라는 그 친구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더군!”
“실력이 대단해. 휴리 에델바이스를 단숨에 제압했잖아?”
“물론 휴리도 엄청나게 강하지만, 소그레스 백작가도 엄청나다는 뜻이지!”
반면, 콘웰을 위시한 다른 우승 후보들은 북부를 조롱하고 데인을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얼마나 수련을 게을리했으면 고작 14살짜리에게 일 검에 패배하나?”
“그러게나 말이야. 아무리 데인 소그레스 그 소년이 여러 재능을 지니고 있다지만, 휴리는 너무 나약했어!”
“그게 어디 북부의 자존심인가? 북부의 수치지!”
여하튼, 데인의 최단시간 예선 통과와 휴리 에델바이스를 탈락시킨 일은 엄청나게 충격적인 일임이 확실했다.
도박장에서도 이를 두고 휴리에 걸린 돈을 모조리 데인 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범상치 않은 논의까지 벌어졌을 정도.
이런 가운데…….
“부인, 저기 보시오! 하하하. 이게 얼마 만이오.”
수도 거리에는 제국에서 손꼽히는 귀족 부부가 행복한 표정으로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그러게요. 좋네요. 한가한 남부 풍경만 보다가 이렇게 왁자지껄한 모습을 보는 것도.”
“옛날 생각나지 않소? 우리 몰래 빠져나와 데이트할 때 말이오.”
“흐음. 기억이 안 나는데. 누구랑 간 거예요?”
“그, 그럴 수가! 분명히 같이…….”
“농담이에요, 농담.”
바로 소그레스 백작부부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둘이 향한 곳은 바로 테르미온 공작저.
사실 도착하기도 전에 기다렸던 수행원들이 나오며 두 사람을 모셨다.
“허, 이게 누군가. 아스마르 경.”
“소그레스 백작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부부의 수행원 역을 맡은 아스마르 경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나 지금이나 이곳에 오실 때는 두 분만 이렇게 오붓하게 오시는군요.”
“어디 우리 둘에게 호위가 필요하던가? 하하.”
한 명은 제국 최고인 헥사급의 전설적인 창기사.
다른 한 명은 전설적인 암살자(전직).
둘만 있어도 병사 수백쯤이야 가볍게 제압하고 상처 하나 없이 유유히 빠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여기 올 때는 그게 편해. 친한 형님 뵈러 오는데 호위가 무슨 소용이고 수행원 주렁주렁 매달고 올 필요 없지.”
소그레스 백작부부는 그렇게 테르미온 공작저로 입성했다.
그리고 입구부터 기다리고 있던 테르미온 공작을 마주했다.
“허어.”
“어머.”
둘은 인사도 잊고 놀랐다.
테르미온 공작 바로 옆엔 레일라가 아니라…….
“세상에, 공작부인.”
“어머. 델워드 맞지?”
병상에서 일어난 테르미온 공작부인과 집 나갔다던 델워드 테르미온이 서 있었기 때문.
소식이야 이미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로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이게 얼마 만이오.”
“그간 잘 지내셨어요, 백작님, 백작부인?”
감격적인 시간이 흐른 뒤.
넷은 응접실로 이동하여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웠다.
“데인 덕분이지.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부인은 지금쯤…….”
“정말, 그러면서 보상에 대해 이야기하니 뭐라고 한 줄 아세요? 딸기 타르트를 먹고 싶다고. 어쩜. 너무 순수하지 않아요?”
시작부터 이어지는 아들내미에 대한 무한한 칭찬에 백작부부의 얼굴엔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내 데인 같은 아이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 아켄. 레일라와 함께하는 것도 그렇고, 부인의 병도 고쳐 주고…… 델워드도 돌아오게 만들었으니까.”
“허허. 그게 어디 우리 데인이 모두 한 일입니까. 다 같이 노력한 결과죠.”
“허어. 자기 아들이라고 그렇게 겸손 떨 거 없다니까? 정말 대단한 친구야.”
흐뭇한 분위기.
아들에 대한 칭찬을 듣는 건 언제나처럼 행복하고 좋은 일이다.
심지어 아들이 자신과 가장 친하게 지내는 형님을 돕고, 형님의 부인 병까지 낫게 해 주었다니.
‘누가 키운 건지, 참.’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고 어린 녀석이 어떻게 그렇게 척척 알아서 해내면서 어른들도 못 해내는 일을 할까.
자기 아들이지만, 신기하긴 매한가지였다.
“안 그래도 내 그것 때문에 선물들도 왕창 준비했으니, 이따 갈 때 꼭 챙겨 가게. 데인한테 아무리 말해도 필요한 게 없다고 하지 않는가.”
“하하. 꼭 제가 전달하겠습니다.”
“참, 그리고 말이야. 소식은 당연히 들었겠지만…… 아들 말이야. 우승할 것 같지? 예선도 최단 시간으로 통과했고, 예선에서 무려 우승 후보라는 휴리 에델바이스까지 떨어뜨렸다던데.”
당테르컵 이야기가 나오자 소그레스 백작이 씩 웃었다.
“드디어 우리 집안에도 당테르컵을 가져오는 거죠. 형님한테 계속 밀려서 우승컵 한 번 못 딴 과거는 안녕입니다.”
“허어. 그걸 담아두고 있었나? 나 참. 그러게 얌전히 소년·소녀부로 가면 되는 것을 박박 우겨서 내가 참가하는 청소년부까지 따라오고, 성년부에서도 그러고…….”
이제 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똑같았다.
소그레스 백작은 테르미온 공작을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도 더 위의 단계에 지원했던 것.
“그래도 데인은 다릅니다.”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나?”
테르미온 공작이 씩 웃었다.
“예. 형님 딸내미한테는 죄송한 일이지만요.”
“……우리 딸내미는 어쩌다 고 녀석 따라 청소년부에 나가서.”
“그래도 본선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그 다음부터가 문제지. 제발 자네 아들만 안 만났으면 좋겠네.”
한숨을 쉬던 테르미온 공작이 덧붙였다.
“아마, 자네 아들이 우승할 테니까.”
기다렸다는 듯 씩 웃는 백작부부.
데인의 우승.
당연한 말이었다
마치,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처럼.
* * *
본선에선 총 네 번의 경기가 치러진다.
본선 1, 2경기.
그리고 준결승과 결승.
그리고 난 이미 첫 번째 경기를 통과했다.
상대가 델베스 남작가 후계자였는데, 실컷 도발하길래 한 번에 제압해 버렸다.
“승자! 데인 소그레스!”
그리고 이어지는 두 번째 경기는 첫 번째 경기만큼은 아니었지만-
“제, 젠장. 넌 도대체 뭐냐!”
검을 세 번 휘두르기도 전에 상대가 항복해 버렸다.
두어 번 검격을 교환하더니, 얼굴이 새하얘져선 항복 선언을 한 것이다.
그렇게 세게 하지도 않았는데.
뭐 포기하겠다는데 나야 좋지.
아무튼, 본선 1, 2경기를 마치고 몇 시간 후.
마침내 준결승 추첨이 이루어졌다.
준결승 진출자 총 4인.
“란셀 페리온, 앞으로.”
추첨 방식은 간단하다.
1번부터 4번까지 공을 뽑고,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
그리고 1번과 2번이 맞붙고, 3번과 4번이 맞붙는다.
“1번입니다.”
“란셀 페리온, 1번. 데인 소그레스. 앞으로.”
이어서 나는 2번을 뽑았다.
즉.
더 이상 나머지 두 사람은 공을 뽑을 필요가 없게 된 것.
“준결승 대진표가 이걸로 확정되었다. 각 1번, 2번을 뽑은 란셀 페리온과 데인 소그레스가 붙는다.”
나는 란셀과 잠시 시선을 부딪쳤다.
녀석의 표정은 이전에 나에게 패배했다고 해서 주눅이 들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잘 부탁한다, 데인 소그레스.”
“좋은 경기 기대하지.”
그리고 나머지 3번, 4번.
“레일라 테르미온, 그리고 콘웰 아케우스가 붙는다.”
준결승까지 오른 레일라, 그리고 이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던 콘웰이 붙는다.
그러다 난 레일라의 표정을 보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날 바라보는 눈빛이 장난 아니다.
꼭 이겨서 결승으로 올라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레일라도 역시 재능은 재능이다.
겁먹을 줄 알았는데,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고 본선1, 2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2경기째에서 약간 고전하긴 했지만, 나와 수련한 게 성과가 있었는지 결국 이겨냈다.
상처 하나 없이.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하다.
레일라는 추첨식이 끝나자마자 추점이 열리는 곳을 나가버렸다.
아마 수련하러 가는 것 같았는데, 무리하게 힘만 안 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데인 소그레스.”
나 역시 나가려는데 날 불러세우는 목소리가 있었다.
콘웰이었다.
녀석은 나보다 머리 하나는 커 보였다.
“결승에서 만나지. 너와 꼭 붙어보고 싶었다.”
난 그 말에 덤덤하게 대꾸했다.
“레일라부터 이기고 오면.”
레일라는 절대 약하지 않다.
콘웰이 더 강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가볍게 이길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콘웰은 레일라의 이름이 나오자 피식거렸다.
“테르미온의 영애가 가진 바 재능이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내 상대는 아니지. 운이 좋아 준결승까지 왔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나는 똑같이 피식거리는 걸로 응수해 주었다.
녀셕은 조금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굴었다.
“……아무튼 결승에서 반드시 널 만나겠다. 그리고…… 우승컵은 내 거라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하지.”
자신감 넘치는 건 좋군.
“……난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래야…….”
“뭘 그렇게 중얼거려?”
“아, 아무것도 아니다. 결승에서 보지.”
콘웰은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뭐, 이겨야 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져야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좀 갑작스럽지만 이겨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쪽을 향한 시선.
기척을 숨기려 애를 쓰는 것 같았지만, 내 기감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단 모른 척 걸었고, 이후 나를 따라온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어디서 보냈을까.
“견제.”
대회 3연패가 간절한 아케우스 후작가?
아니면 자기들의 자랑거리를 예선부터 탈락시킨 것에 분개한 북부?
그도 아니면, 란셀 페리온 쪽?
나는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그림자로 숨어들었고, 얼마 후 날 따라 골목에 누군가 숨어드는 순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등 뒤에서.
“조용히.”
“…….”
상대는 체념한 듯 흠칫하며 멈춰 섰다.
그나저나 여자 암살자를 보내기라도 한 건가.
로브를 입고 후드를 눌러 써 볼 수 없었지만 체구가 작달막하다.
그런데 암살자가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코끝을 스치는 향수 냄새.
“천천히 돌아서는 게 좋을 겁니다.”
내 말에 그녀는 얌전히 몸을 돌렸다.
“후드를 벗으십시오.”
그리고 후드를 벗자, 나는 조금 놀랐다.
“……안심하세요. 그런 의도는 아니니까.”
“아케우스 후작부인……?”
바로 아케우스 후작부인이었다.
암살자라기엔 너무도 허술한 추적과 감시.
그래서 안심했는데, 그 정체가 후작부인이었을 줄이야.
하지만 이 상황이 적절하다는 건 아니다.
준결승과 결승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내 잠재적 대결 상대의 가족이 찾아온 거니까.
“저를 쫓으셨군요. 아까부터 계속.”
“……네. 불쾌했다면 미안해요.”
“솔직히 그렇습니다.”
나는 단검을 도로 집어 넣었다.
“데인 소그레스. 시간이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혹시 져 달라는 하실 생각이라면,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전 오늘 후작부인을 본 적이 없는 겁니다.”
그러던 그때였다.
“아뇨. 그 반대예요.”
후작부인은 굉장히 진지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우리 아들, 콘웰과 결승전에서 만나면…… 철저하게 이겨 주세요.”
철저하게 이겨 달라고?
“다시는 그 아이가 자만할 수 없도록.”
뭔가 이상한 부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