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96
제96화 멕시코의 외환위기 (4)
1994년 9월 초.
갤럭시 전자회사에서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아이팟을 선보였다.
어떻게 보면 기능이 MP3 플레이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달랐다.
이어폰을 꽂아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MP3 플레이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기능에서 차이가 있었다.
깔끔한 흰색에 버튼도 거의 없고 가운데 부분에는 원형으로 독특한 모양으로 만들어져 세련되고 멋있었다.
“우와, 특이해.”
“이런 것은 처음 봐.”
“음악을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아서 들을 수도 있어.”
MP3 플레이어는 300달러인데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아이팟은 500달러였다.
좀 비싸기는 하지만 럭셔리하고 고성능이었다.
음질이 아주 좋고 휴대가 간편하여 운동이나 걸어 다닐 때 음악을 손쉽게 들을 수도 있었다.
300달러의 MP3 플레이어와 500달러의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아이팟을 놓고 비교를 해보더라도 확실히 아이팟이 우수해 보였다.
마치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구분해 놓은 거처럼 보일 정도였다.
동수는 판매 확대를 위하여 홈마트와 전략적인 제휴를 했다.
그 영향으로 홈마트에 판매 부스를 마련하여 갤럭시 2 핸드폰과 MP3 플레이어,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아이팟까지 판매했다.
놀라운 것은 홈마트의 간부들 예상보다 훨씬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홈마트에 생필품이나 각종 물건들을 구입하려고 찾아온 고객들이 판매 부스를 보고는 너도나도 구입해 갔기 때문이었다.
동수의 이런 뛰어난 판매 전략에 간부들이 또 한 번 감탄했다.
“역시 사장님은 대단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
“고정관념을 깨는 대단한 판매 전략이었어.”
동수는 갤럭시 전자회사의 일들을 이제는 간부들에게 맡겨놓고 한발 뒤로 물러났다.
지금은 9월이지만 12월에 멕시코의 외환위기가 발생한다.
이미 멕시코에 투자할 자금을 모아놓고 리허설까지 하면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멕시코의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풋옵션 파생상품 10억 달러를 투자하였기에 약 25배의 수익인 25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었다.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고 말이다.
어쨌든 약 25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면 그 자금을 이용하여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전생의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가 그랬던 거처럼 똑같지만 한발 먼저 움직여서 멕시코의 주요 사업인 금융과 정유, 방송, 타이어, 외식, 호텔, 항공 사업의 기업들을 무자비하게 인수할 거였다.
멕시코가 외환위기로 혼란한 틈을 타서 손쉽게 멕시코의 주요 사업에 진출하게 되는 거였다.
이미 동수는 통신회사 콜맥스 사를 인수하여 구조조정을 통하여 회사를 정상화 시켜 놓았다.
지금은 멕시코에서 잘 나가는 통신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콜맥스 사처럼 동수가 인수한 회사들도 구조조정을 통하여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 시켜서 성장시킬 거였다.
“외환위기 직전이지만 한번 멕시코에 들어가서 멕시코시티와 주요 도시들을 둘러보는 것이 좋겠군.”
동수가 경호원들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멕시코로 날아갔다.
멕시코시티와 주요 도시들을 관광하는 거처럼 하면서 이미 조사해놓은 회사들을 둘러보았다.
동수의 눈에는 아주 먹음직스러운 살찐 먹이로 보였다.
맹수가 노리는 것도 모르고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니 평화롭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곧 외환위기로 경제 지옥에 빠진다.
그럼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서 원하는 기업들을 인수하면 되었다.
야생의 약육강식처럼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갤럭시 투자회사가 만약 시카고 선물시장의 풋옵션 상품들을 사들이면 다른 투자회사들도 뛰어들 거였다.
그래서 약간 아깝기는 하지만 선물시장은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았다.
어차피 멕시코가 외환위기에 빠지면 이삭줍기를 하는 거처럼 먹음직스러운 큰 덩어리가 아니더라도 제법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넘쳐날 정도로 많았다.
갤럭시 투자회사의 회사 보유금과 10개의 펀드로 조성해놓은 자금까지 투입한다면 순식간에 멕시코의 부동산과 주요 회사들까지 먹을 수 있었다.
이미 동수가 조사하여 인수할 회사들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설마 역사가 바뀌거나 하지는 않겠지?”
세상에는 만일이라는 것이 있었다.
아무리 동수가 미래의 정보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역사가 바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행동이 더욱 조심스러운 거였다.
충분히 멕시코를 둘러본 동수는 전용기를 타고 뉴욕으로 이동했다.
시차적응과 그동안의 피로를 풀려고 3일을 푹 쉬었다.
70층짜리 콜롬버스 빌딩의 69층과 70층의 복층 펜트하우스를 거주지로 하여 살고 있었다.
1100평형의 아주 넓은 거주지는 특급호텔 스위트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었다.
거실 창가에 서서 머그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센트럴파크를 내려다보았다.
높고 전망이 좋아서 동수는 자주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서 밖을 내다본다.
“후후후, 곧 멕시코에서 초대박을 터뜨릴 외환위기가 찾아올 거야. 기대가 되는군.”
멕시코에게는 재앙이 될 테지만 동수에게는 초대박을 터뜨릴 아주 좋은 기회였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혼자만의 커피 타임을 즐겼다.
동수의 경호원들과 가사 도우미들은 동수의 사색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물러났다.
세월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 1994년 12월이 되었다.
역시나 미래의 정보대로 멕시코에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1994년 대선과정을 거치며 외환보유고가 꾸준히 유출되자 멕시코 당국도 문제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멕시코는 이자율을 올리는 대신 페소화를 평가 절하하는 쪽을 택했다.
1990년대 초반 외자유입이 활발했음에도 저성장에 그쳤던 산업경기가 이미 하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자율을 올리는 것은 자칫 내수시장의 붕괴를 야기할 위험이 있었기에 멕시코 정부에서는 달러대비 페소화를 15%나 절하하였다.
하지만 이는 멕시코 정부가 경제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위험요인들을 확실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평가절하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외환시장에는 추가적인 평가절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15%의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 페소화 하락에 대한 베팅이 지속되었다.
세계적인 투자회사들의 페소화 하락에 베팅의 영향이 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멕시코는 고정환율제를 포기했고, 페소화의 가치는 위기 이전의 50%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건 말도 안 돼!”
멕시코의 개혁은 통화가치의 폭락과 함께 파국을 맞았다.
시장에 멕시코 경제에 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외국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자금을 회수하자.”
“서둘러야 해.”
“곧 멕시코는 망하겠어.”
멕시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단기채무의 롤오버가 중단되었다.
멕시코 정부가 페소화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할 거라는 의지를 담보하기 위해 시장에 풀어놓았던 달러연동 채무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페소화가 폭락하면서 상환해야 할 달러표시 채무가 급증한 것이다.
금융위기는 공황 상태가 되어 실물경제로 번졌다.
이것은 1982년의 외환위기 때보다 더 극심한 후퇴였다.
“후후후, 이럴 줄 알았어.”
동수의 대리인들이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멕시코의 풋옵션 파생상품을 10억 달러나 사들였었다.
동수가 예측한대로 정확하게 맞추면서 25배의 수익을 예상했었는데 그것보다는 좀 더 많은 27배가 약간 넘었다.
금액으로는 무려 273억 달러(원금 10억 달러 포함)나 되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수익이었다.
멕시코는 외환위기에 빠져 기업들이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졌다.
탄탄하다고 하던 기업들도 크게 휘청거렸다.
“그동안 기다렸던 기회가 찾아왔어. 시작해!”
“예, 알겠습니다.”
동수의 지시에 갤럭시 투자회사의 직원들이 신속하게 각자 맡은 임무대로 움직였다.
풋옵션 파생상품으로 벌어들인 273억 달러(원금 10억 달러 포함)에 동수의 개인자금 327억 달러를 투입하여 무자비하게 멕시코의 주요 사업인 금융과 정유, 방송, 타이어, 외식, 호텔, 항공 사업의 기업들을 인수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일이었기에 불과 며칠 만에 휘청거리거나 쓰러진 회사들을 손쉽게 인수할 수 있었다.
상식적으로나 어떻게 보면 말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그게 가능했다.
멕시코가 외환위기가 아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전생의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가 그랬던 거처럼 이번에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동수가 회사들을 대거 인수해 버린 거였다.
“이, 이게?”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인수할 회사들을 조사하던 중에 동수가 먼저 인수를 해버린 거였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속담처럼 카를로스는 멍한 표정이 되었다.
동수가 무려 600억 달러를 쏟아 부었기에 멕시코의 기업들을 166개나 인수할 수 있었다.
확실하게 미리 조사하여 준비를 끝내 놓은 상태였기에 동수가 지시로 바로 회사들을 손쉽게 인수할 수 있었던 거였다.
로드리게즈 부사장이 동수에게 보고했다.
“사장님, 원하셨던 멕시코의 기업 166개를 인수했습니다.”
“수고했어요. 이제 계획대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동수의 지시가 내려지자 대기해 있던 간부들이 나서서 동수가 인수한 멕시코의 166개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것과는 별도로 갤럭시 투자회사와 10개의 펀드 자금도 움직여 멕시코의 부동산과 기업들을 쓸어 담듯이 그렇게 인수했다.
카를로스가 인수하려고 조사 중에 있던 회사들이 이번에도 허무하게 빼앗겼다.
동수가 멕시코의 외환위기에 개입을 하지 않았다면 카를로스가 멕시코의 주요 사업의 기업들을 인수하였을 것이기에 훗날 세계적인 기업인이 되었을 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수가 먼저 가로 채 버렸기에 카를로스가 허탕을 쳤다.
아주 중요한 기회였는데 그걸 놓쳐 버렸기에 세계적인 기업인이 되는 것도 이제 불투명하게 되었다.
대리인을 앞세워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멕시코의 풋옵션 파생상품을 10억 달러나 사들여서 273억 달러의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 소문났다.
“273억 달러라고?”
“말도 안 돼!”
“이번에도 풋옵션 파생상품으로 대박을 터뜨렸어.”
“정말 대단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자금에 동수의 개인자금을 투자하여 멕시코의 주요 사업의 기업들을 무자비하게 인수한 거였다.
무려 166개의 기업들이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갤럭시 투자회사와 10개의 사모펀드의 자금이 멕시코에 투자되어 부동산과 각종 기업들을 인수하였다.
안 그래도 갤럭시 투자회사를 주시하던 투자회사들이 많았었다.
이들은 갤럭시 투자회사가 멕시코에 투자하는 것을 보고는 뒤따라 달려들었다.
이삭줍기라도 하려는 의도였다.
동수가 인수한 멕시코의 166개 기업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비리가 있거나 무능한 간부들을 전부 해고시켰다.
갤럭시라는 이름으로 바꾸어서 통합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사용하던 기업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으로 체질개선을 하였기에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으면 확실하게 달라져 있을 거였다.
구조조정에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여 준비해 놓았기에 어렵지 않았다.
멕시코 사회는 양극화가 극심했다.
동수는 앞으로 인수한 166개 기업을 잘 운영하여 멕시코의 서민들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기존의 직장 월급보다 많이 지불할 생각이었다.
결국은 간부들이나 비리 직원들이 문제이지 생산직 사원들이나 사무원들은 죄가 없었다.
이것을 누구보다도 동수가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것들을 구조조정에 반영했다.
많은 보고가 동수에게 올라왔지만 당황하지 않고 적시적소에 지시를 내려 빠르게 해결했다.
동수가 디아스와 벨라스케스를 사장실로 불렀다.
이들은 헤드헌터 업체를 통하여 영입한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제법 유능한 인물들이었다.
“저번에 조사하라고 지시한 거 기억하지요?”
“예, 사장님.”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고 실리콘밸리로 날아가서 IT기업에 근무한 경력자와 컴퓨터를 전공한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세요.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연구원들도 말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디아스와 벨라스케스가 동수에게 인사하고 사장실을 나갔다.
이번에는 고문 변호사 스티브 한이 사장실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그래요. 일단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 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커피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동수가 직접 전자동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두잔 뽑아서 가져와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고문 변호사 스티브 한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동수를 쳐다보았다.
이번에 멕시코의 풋옵션 파생상품에 10억 달러를 투자하여 무려 273억 달러를 벌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자금과 개인자금을 포함하여 600억 달러를 멕시코에 투자하여 166개의 주요 기업들을 인수한 거였다.
지금은 한창 구조조정 중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인수한 166개의 회사들이 정상화가 된다면 몇 배의 수익이 되는 거였다.
지금도 보유한 회사들과 개인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추정하기로는 1천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였다.
이번에는 무슨 일로 자신을 사장실로 부른 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다.